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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라밸리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 처음 방문한 곳은 brewery로 coldstream 이라는 곳이었다.

 레스토랑이랑 같이 운영되고 있어서, brewery 라기보다 음식점에 가까웠다. 사람들도 맥주 마시러 오는 사람보다 버거 먹으러 오는 사람이 더 많고. 딱 한 분 아주머니가 박스로 사가시는 것을 보았다.

요렇게 6개 패키지로 판매 하는데, 테이스팅한 손님에게는 10%인가 할인을 해준다고 한다. 암만봐도 내가 이 맥주를 먹어보았던 것 같아서, 이거 그냥  시티안에서 살수 있는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검색을 해본다. 그러더니 맞다고 살 수 있다고 그런다. 아놔 왜 온거야 ㅋㅋㅋㅋ 

바들바들떨고 있는 저 아저씨가 암만 봐도 낯이 익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넘나 귀여운 그림이다. 

그래도 산지에서 먹는 맥주 맛은 또 다르다며. 이번에도 나만 시음하고 멜번놈은 입헹굼만.  전날 이빨도 뽑아서 아마 억울하지는 않을 듯 하다. 나의 평은 두번쨰에 있던 필스너는 정말 별로였고(나머지 에일 맥주의 향이 매우 풍성하여 필스너는 이게 뭐야 싶을 정도의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다 괜찮았다. 사이다도  apple, pear 두가지 맛이 있었는데 둘 다 맛있었다. 이건 당연히 사가야돼!! 대신에 필스너는 제외하고 골든 에일을 2개로 넣어서 6개를 맞추었다. 헤헤. 


그나저나 여러분 맥주가 저렇게나 위험합니다. 쳐다만 보고 있어도 배가 저렇게 나와요.. 

여기 가게 일하는 언니가 엄청 예뻤다. 사실 얼굴 나온 사진도 있는데 그냥 안 나온 걸로 업로드 ㅋㅋ 초상권은 소중하니깐요..

박스로 쌓아놓고 판매하는 중. 그 사이에 재고가 많이 나갔는지 직원들이 계속 왔다갔다 하며 다시 이 정도 높이로 쌓아놨다. 한 일주일 더 있을 예정이라면 맘 같아선 박스째 사들고 가고 싶군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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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May 2017

전날 늦게까지 놀아서 그런지 다음날 피로에 찌들었다. 그러고보니 지난 번 방문시에는 저녁마다 크리스랑 모노폴리를 했었는데 모노폴리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날 저녁에는 반드시 크리스랑 놀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 크리스가 공항에서 사온 스도쿠 책이 있었는데, 스도쿠 덕후로써 그게 너무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그걸 계속 풀어버렸다. 한 여섯개 내리 푼 다음에는 책에다가 보란 듯이 Bitch!!(크리스가 나에게 호주에서 영어를 배웠으면, 친구를 bitch라고 부를 수 있어야 한다며 ㅋㅋㅋㅋㅋㅋ 해서 일부러 적어놨다) 라고 적어놨다. 계속해서 말도 안하고 스도쿠만 풀다가 멜번놈한테 제대로 혼났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어 ㅠㅠ


변함없는 아침. baked bean 좀 그만 주세요..... 내일 아침에는 흰쌀밥에 계란푼 북어국 주세요. 깍두기랑요.

.... 

치즈 강판에 치즈 갈다가 부셔먹으심 ㅋㅋㅋㅋㅋㅋ 크리스한테 다 이를꺼라고 엄청 놀려 먹었다. 크리스가 알아차리기 전에 똑같은 걸로 사놓을거라고 브랜드를 인터넷 검색 해보시고는 식겁함. 


기겁하심 ㅋㅋㅋ 뭔 놈의 강판 하나가 40불이나 하냐며 울월스 가면 10불이면 두개 산다고 ㅋㅋㅋ 또 움짤 제작해주시고. 이번여행은 기승전움짤.


집에서 밍기적 거리며 놀다가 이 날은 자기 치과 예약 되어 있다고 치과를 가기로 했다. 내가 오기 전 부터 사랑니가 썩어서 아팠는데(웃긴게 사랑니가 영어로 wisdom tooth였다.우리는 사랑할 나이때쯤 난다고 해서 사랑니고 얘네는 드디어 머리에 뭔가 찼을때 나는 치아라고 wisdom tooth 인 것일까), 휴일을 단 하루도 낼 수 없어서 겨우 이 날로 수술 예약을 잡은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날 나보고 자기를 하루 종일 nursing 해야 된다고 즐거워 함.. 하아.. 도망갈까?


nursing 보다 더 문제는, 이 날 이 놈 부모님이랑 점심약속-_- 이 있었다는 것이다. 4개월동안 한국을 세 번이나 방문하다보니 도대체 어느년인지 궁금해 하셨던 모양 -_- 오면 밥한번 먹게 데려와봐라 뭐 이러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뭐 그런데 이 놈도 변명을 하자면 치과 수술 후에는 운전을 못하니 운전해줄 사람이 필요하니 부모님네 집 근처 치과에 가서 마취기운이 풀릴때까지 뭉갤 곳이 필요했으니 그렇게 일정이 잡혔다고 이해해주기는 개뿔 -_- 한국에서도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만나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에 이번 자리는 역대급으로 awkward 했다 -_- 심지어 그 분들의 발음을 나는 더 못알아 먹을 것이고 김팔든으로 빙의해서 팔든 팔든만 내뱉고 오겠지.. ㅠㅠ


막판에 가기 싫어서 내가 너네 엄마 발음을 알아 들을 수 있을까? 대화가 안될텐데 내가 안 가는게 좋지 않을까? 라고 물었더니, 지네 엄마가 내 발음을 못 알아 들을꺼라고 하는 말에 개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그 생각은 못했네. 내가 너무 내 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어.. 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자기네 엄마 유치원 선생님이었다고 어린애들이랑 대화하는데 최적화 되어 있다며, 나에게 딱이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렇게 도착했다. 거리는 엄청 가까웠다. 차타고 15분 정도? 여동생도 차타고 15분 정도 거리에 있다고 한다. 개 키우고 있다며 보러 갈래 라고 하길래 됐다고 그 맘 넣어두시라고, 하루에 하나만 하겠다고 속삭여줬다. 부모님들과 쿨한 인사를 나누고(가드닝하시던 이놈의 아빠와는 악수를, 점심준비를 하시던 이놈의 엄마와는 그냥 하이만... 그렇게 2초만에 끝남) 이 놈 엄마는 차 세차부터 하라고. 으악 내가 멜번 공항에서 보자마자 한 소린데 ㅋㅋㅋㅋㅋ 그리하여 세차타임이 시작되었다. 

와.. 세차 하는 것만 봐도 내 속이 다 시원. 그 와중에도 꼼꼼하게 하지 않길래 내가 솔을 뺏아서 꼼꼼히 씻어줬다. 아오 개운해. 3일 양치질 안하다가 양치질 한 기분이랄까. 

정원에 있던 부엉이 인형,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었다.

꽃이 예쁘길래 사진도 하나 찍고. 

이제는 창고로 쓰이는 예전 방. 그림분야 책이 꽤 많다. 그래, 예술가가 맞군요.


몰랐는데, 아빠도 선님, 엄마도 유치원 선생님, 자기 여동생도 학교 선생님이라고 한다. 교육자 집안이시군요. 그런데 넌 왜 그래? 라고 했더니 자기만 stupid  하다며 학을 ㅋㅋㅋㅋ


점심 먹자고 테이블로 부르시길래 따라 갔더니 멜번놈이 이건 13살때 그린 그림 이건 몇살때 그린 그림이라며 집안에 걸려 있는 그림을 다 하나하나 소개시켜주신다. 이욜~ 미술에 재능있었네. 그리고 밥이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귓구멍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시간이 지나가고 치과 간다고 하길래 냅다 도망치다 시피 밖으로 튀어나왔다. 하아........... 이 한 마디로 모든 감정이 전해지길.......

심플한 치과. 뭔가 색다를게 있을 줄 알았는데 별 건 없었다. 그냥 외관으로 봐서는 치과인지도 모르겠다는게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멜번놈이 들어가고 탁자 위에 있는 잡지를 보며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배부르고 따뜻하니 엄청 졸린 것이다. 자리에 앉아서 목돌아갈때까지 잠들었다. 뭔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깼더니 멜번놈이 수술을 끝내고 나오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한시간 정도 잠들었던 듯 하다. 그나저나 나 원래 공공장소에서 절대 졸거나 하지 않는데.. 벌써 멜번 와서 두번째다.  비행기타고 와서 넘나 피곤했던 듯하다.

멍 때리고 있었더니 멜번놈이 계산하면서 카운터에 쌓여 있던 치약 샘플을 하나 던져 준다. 흠 이걸 보니 여기가 이제서야 치과 같구만. 멜번의 치과는 얼만가 하고 봤다가 '히이이익'을 육성으로 내뱉았다. 충치 하나 뺐는데 400불이 넘는 돈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치과 왤케 비싸냐고 기겁했더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보통 가격이라고 한다. 예전에 워킹홀리데이로 왔었을때 스시집 사장님이 외국인 신분으로 있는 한국인이 멜번에서 충치 2개 생기면 비행기타고 한국에서 치료 받는게 더 싸다고 하길래 농담인 줄 알았는데, 이거 진짜겠는데? 와.. 왤케 비싸냐 진짜. 한국에서는 이거 30불도 안할꺼라고 말해도 별로 놀라지 않는다.사실 충치로 발치해본 적이 없는데 그 정도면 되겠지? ㅋㅋㅋ 헛소문 낸 것이 아니길. 


  집에서 도보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치과였는데, 자기 걸어서 못 갈 것 같다며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또 이렇게 awkward time시작이염.. 

포도 먹으라며 가져다 주심. 배 엄청 부른데 할 게 없어서 꾸역꾸역 이거 반 정도 먹고 나왔다.


멜번놈은 마취 풀릴때까지 운전 못하겠다며 거실에 드러누으시고 나는 일초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을 따름이고,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안절부절 못하고 말이라도 걸까봐 초긴장상태. 이제서야 반년넘게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가 되고, 한국 돌아가면 기필코 영어 공부하마 다짐하고 또 다짐했지만 돌아오니 똑같다. 여태 단 1초도 하지 않았다. (난 쓰레기야)


그러고 있는데, 이 놈 엄마가 파슬리랑 페퍼 같은거 챙겨줄테니 가져 갈래? 라고 물으시는데 대답을 안한다. 몇번을 물으시는데.. 너무 황당해서 너 지금 뭐하냐고 핸드폰 그만하고 빨리 대답하라고 하는데도 듣는둥 마는둥 하길래 내가 아 챙겨간다고 달라고 했다. 순간 이놈이 미쳤나-_-? 왜 지네 엄마가 묻는데 말을 안해-_-? 라는 생각과 함께 어른에 대한 불공손함에 순간 욱할뻔했다. 그런데 지나서 생각해보니 아 맞다 이빨 뺐지.. 아니 그래도!!!!! 뭐 여하튼 울컥한 순간. 왜냐 얘가 대답 안하면 내가 대답 해야하잖아.. ㅡ,.ㅡ 우씌. ㅠㅠ 또 한번 영어듣기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그리고 득템(?)한 가지랑 파슬리랑 페퍼 조금. 


저녁에는 크리스랑 모노폴리를 하려고 했는데 크리스가 뜬금없이 자기 딸을 보러 가야 된다고 한다. 딸? 너 딸이 있었어? 라고 했더니 엄청 기뻐 하면서 얼마전에 태어 났다고 사진을 보여준다. 크리스랑 똑같이 생겼다. 깜짝 놀라서 너 여자친구 있었어? 라고 물었더니 여자친구가 아니라 그냥 아는 여자사람 친구였는데 정자를 기부했다고 한다. 뭐? 내가 지금 이 놈의 영어를 잘 못 알아 들어서 지금 혼돈을 느끼는 것인가 생각을 하다가 크리스가 가고 난 다음에 멜번놈에게 물어봤더니 진짜라고 한다. 


크리스에게는 생물학적으로 10명의 자식이 있다고 한다. 으악. 모르는 사람 9명에게 정자를 기부했고, 이번에는 크리스의 친구중 나이가 많은 여자가 있었는데 아이를 갖고 싶어했는데 크리스에게 기부 받았다고. 너무 황당해서 지인에게 기부하는게 일반적이냐고 물어봤더니 no!!! 라고 매우 단호하게 이야기를 한다. 그래 이거 나만 이상한거 아니지? 뭔가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는데 이거 유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크리스는 매우 유용한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 부양의 의무는 없이 자기의 유전자를 전파하고 있었다. 우와 이런 고효율 방법을 보았나. 크리스의 유전자는 매우 똑똑하게(?) 진화한 것일지도 몰랐다. 이거에 대해 수다 떨고 싶었는데 나의 영어도 부족하고  The selfish gene읽어봤냐고 물었는데 안 읽어봤다길래 말았다. 


 이 날 저녁에는 집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나보고 뭐 가져온거 있냐고 그러길래 파운더가 있다고 했더니 그건 얼마전에 크리스랑 봤다고 그런다. 그래서 그러면 홀로코스트 관련된 무비 2개가 있다고 했더니 왤케 홀로코스트에 집착하냐며 그리고 또 2개나 갖고 있냐고 ㅋㅋㅋㅋ크리스의 컴퓨터 설정을 30분간 헤집은 다음에 겨우 한글자막을 사용할 수 있게끔 세팅을 바꿨다. 그리고 관람한  denial. 이걸 보는데 어찌나 한국의 가짜 뉴스들이 생각이 나던지. 머나먼 타국으로 여행와서도 나라 걱정에 쉴틈 없는 나란 여자.. 매우 애국자구만 ㅋㅋㅋ 그렇게 술 없이(?) 보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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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24 16: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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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년 가을쯤인가. 회사에서 쓰던 스타벅스 텀블러가 사라진 적이 있었다. 항상 집에 가기전에 식기세척기에 컵을 꽂아 놓고 갔다. 그러면 다음날  Admin 에서 일하시는 분이 출근하시고 오전 8시 30분 쯤에 식기 세척기를 작동 10시면 모두 완료 되어 있다. 10시쯤에 텀블러를 가지러 캔틴에 갔는데 내 텀블러가 사라진 것이다. 처음에는 뭐지 하고 찬장을 다 뒤지고 모든 서랍은 다 확인했는데 그 어느곳에도 없는 것이다. 그 스타벅스 스댕 텀블러는 멜번에서 구매한 것이긴 하지만,  한국인들이 탐내는 도시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적힌 그 텀블러가 아니라, 그냥 한국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아니 전세계에서 구매 가능한 그냥 평범한 스댕 텀블러였다. 그래서 훔쳐갔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심지어 험하게 써서 찌그러진 부분도 있었다), 비슷한게 하도 많으니 누군가가 본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져갔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하루를 기다리고 이틀을 기다리고 일주일을 기다려도 나의 텀블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침 일찍 온날 사무실 자리를 돌아다니며 내 텀블러를 찾아 보기도 했지만, 그 많은 자리를 일일이, 그것도 누군가 본다면 수상하기 짝이 없는 짓을 하고 다닐 수는 없었다. 나는 내 물건에 애착이 심한 편이라 이 일을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쩌랴. 사람들에게 하소연을 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그리고 한달이 지난 어느 시점에, 내 텀블러는 어느 순간엔가 캔틴 찬장에 놓여져 있었다. 그때까지도 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일 아침 출근하면 캔틴의 찬장을 처음부터 열까지 뒤지고 다녔다. 그 이후로 그 텀블러는 두번 다시 식기세척기에 넣어두지 않고 내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올 해 2월. 이번에는 잘 쓰고 있던 머그 컵이 없어졌다. 2009년에 선물받은 엔젤리너스의 컵으로 손잡이가 날개모양으로 되어 있는 컵이다. 엔젤리너스라는 브랜드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나는 그 컵을 꽤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용량이 커서 한 번 물을 떠 놓으면 꽤 오래 마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텀블러를 잃어버리고도 이 머그컵은 꼬박 꼬박 식기세척기에 넣어두고 캔틴 찬장에 보관을 했는데, 그 이유는 그 누구도 훔쳐가지 않을 정도로 컵이 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컵이 없어진 것이다. 그리고 2달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남의 물건에 손 좀 대지 마라. 


#2


지난 주에 한달만에 헬스장을 방문했다. 다친 곳이 호전되고 있어서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운동화와 욕실용품을 집어 들고 탈의실을 나오려고 하는데 이번에 구매한 스니커즈가 없어졌다. 처음에는 신발이 없어질리가 있나 하고 하나하나 모두 확인해봤는데 정말이지 없어졌다. 하는 수 없이 운동화를 다시 신고 나와 카운터에 분실신고를 했다. 신발에 대한 설명과 함께 내가 입장한 시간 등등과 함께 이름을 남겼다. 간혹 손님들이 자기 것인줄 알고 가져갔다가 다시 돌려놓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 CCTV를 확인해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욕실용품을 들고 락커쪽으로 향하는데 어떤 여자가 운동화가 아닌 스니커즈를 신고 러닝머신 위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뭔가 이상해서 다가가서 보니 누가봐도 내 스니커즈다. 불러 세워서 왜 내 신발을 신고 있냐고 물었다.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진 그 여자는, 오늘 자기가 운동화를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힐을 신고 와서, 주인이 없는 신발인 줄 알고 신었다고 가져가 생각이 없었다고 그런다. 그 어떤 이유도 말이 되는 이유가 없어서(자기 운동화를 안 가지고 왔으면 운동을 안해야지 왜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이지?) 어처구니가 없고 화가 났지만 그래도 일단은 내 신발이 분실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안심이 되었다. 그렇다고 왜 남의 물건에 손을 대냐고 했더니 당황해하면서 다시 가서 갈아 신고 온다고 한다. 더 어처구니가 없어서 지금 당장 돌려 달라고 했더니, 신발을 벗고 맨발로(그렇다 양말도 신지 않고 남의 신발을 신고 있었다)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탈의실까지 뛰어갔다. 


카운터에다가는 어떤 여자가 신고 있는 걸 발견해서 돌려 받았다고 알려주었다. 한 번 더 지랄할까 하다가, 못생겨서 봐줬다. 인생이 불쌍.  외모패권주의로 바뀐 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적폐대상이라며 지인들이 욕을 해줘서 기분이 풀렸다.


#3


예전에 남미 여행기를 올릴때 어떤 분이 블로그 방명록으로 글을 남겨 주신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내 사진의 주소를 지우고(예전에는 사진에다가 주소를 일일이 다 박아넣었다) 자기가 남미를 다녀온 것마냥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단 것을. 처음에는 좀 분했는데 찾을 방법이 없었다.(인스타그램 아이디를 알려주시지 않음 ㅋㅋㅋ). 그랬더니 그냥 남미 여행을 가보지 못했는데 그런척을 하는데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그 사람이 좀 불쌍해졌다. 그랬더니 별로 화가 나지는 않았다. 공개 블로그에 글을 쓰면 그런 일도 있겠지. 그나저나 이젠 다시 사진에다가 주소를 박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4

그런데 과연 물건만 훔쳐 갈까? 나를 훔쳐가는 이도 봤다. 나로서 존재하게 만들어주는 나의 생각 말이다. 그런데 말을 못하겠다. 내가 명품이라면 너 이 이미테이션 주제에 라고 할텐데, 나 진짜 명품 맞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품이 아니라 오리지널리티로 따지고 들자면, 그 많은 시간동안 인류가 물려준 문화유산을 공동소유하고 있는데, 내가 오리지널이 맞나? 그건 경솔과 오만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수 없군. 절대 따라할 수 없게 나아가는 수 밖에. 


#5


기어이 보내버렸다. 일주일 전에 물을 좀 많이 줬더니 바로 썩어버렸다. 어쩔 수 없지. 버리고 다시 사야겠다. 나도. 썩어버린 부분은 도려내고 다시 도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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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ㅈㅇ 2017.05.23 2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텀블러 컵도 어이가 없었는데 신발은 정말 상상 초월이네요ㅋㅋㅋㅋㅋ 제 친구도 예전에 회사에서 키우는 화분을 날 좋아서 광합성 시킨다고 복도에 내놨더니 그걸 바로 훔쳐갔더라구요ㅋㅋ 회사 인트라넷에 보안실에 연락해 씨씨티비 확보했고 좋은 말 할 때 내일까지 갖다 놔라 했더니 바로 갖다 놨다고ㅋㅋ 훔쳐 가는 사람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네요... 사진 훔쳐서 자기 sns 올리는 사람들도 변하는 세상에 맞춘 신종 도벽인가 싶고...

    • BlogIcon 여름햇살 2017.05.24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진짜 훔쳐가는 사람들의 뇌를 한번 들여다 보고 싶어요!! 저도 남 못지 않은 찌질인데, 저를 능가하는 것 같다는.. 역시 세상은 넓고 찌질이는 많다능 ㅋㅋ

  2. 이뉴 2017.05.24 2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어이없고 화나는 주제인데~세미나의 특유의 말투가 글에서 느껴져~마지막에는 풋 하고 웃었네~아 진짜 훔쳐가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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