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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일기

홍대 힐링카페 심신프리

by 여름햇살 2016.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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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 홍대에서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맥북을 구매할 예정이라고하여, 함께 현대백화점에서 들러 맥북을 구경했다. 원하는 모델이 없어서 결국 친구는 프리스비에서 구매하기로 마음 먹었고, 우리는 간만에 걷자며 현대백화점에서 홍대 프리스비까지 걸었다가 만신창이가 되었다. 친구가 맥북을 득템하고(나도 빨리 사고프다.. 언제 돈 다 모으지 ㅠㅠ) 재빨리 자리에 앉아 노닥거릴 수 있는 커피숍을 찾기 시작했다. 딱딱한 나무의자가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숍 말고 푹신푹신한 소파가 있는 카페가 가고 싶었는데, 둘 다 딱히 아는 곳이 없었다. 그러다가 친구가 하나 발견했다며 외쳤는데, 간판을 보니 힐링 카페로 되어 있었다. 힐링이라는 단어에서 우리 둘은 푹신한 의자와 시원한 에어컨을 기대하며 들어갔는데, 이 곳은 마사지의자에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카페였다. 어쩌지 고민하다가 소파에서 수다떠나 마사지의자에서 수다떠나 그게 그거 아니냐며, 신기하기도 해서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코스는 30분 코스와 60분 코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60분 코스로 골랐다. 60분 코스는 12,900원에 60분간의 마사지, 그리고 원하는 음료가 제공되는 것이었다. 가격은 꽤 괜찮은 것 같았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마사지 의자들이 있는 좀 어두운 곳으로 들어갔다. 숲속의 산소 농도와 같은 수준으로 되어 있다고 되어 있어서 산소테라피 어쩌라고 했는데, 사실 그런 차이는 잘 못 느끼는 둔감한 인간이라.. 흠.. 그냥 에어컨 빵빵하게 틀면 다 이런거 아닌가? ㅋㅋ 라는 생각을 했다.


소지품을 앞에 내려 놓고, 장신구를 벗은 뒤에  덧신을 신고 의자에 앉으라고 안내를 받았다. 그 말을 듣고 친구가 "다 벗어야 되요?"라고 직원에게 질문을 했고, 직원은 당황하며 팔찌나 반지 같은 악세서리는 마사지압때문에 아플 수가 있어서 착용을 벗어 달라고 한거라고 대답을 했다. 나는 친구에게 제발 좀 어디서든 훌렁훌렁 옷 벗을 생각 좀 하지 말라고, 창피해하며 면박을 줬다. 이런 애를 데리고 와서 다 제잘못이라며 ...........



요런 의자. 나는 먼저 앉아 있고 친구가 화장실 간 사이에 사진을 한 번 찍어보았다. 이런 의자에 처음 앉아보는 촌스런 인간인지라 너무 신기했다. ​배에 대고 찜질할 수 있는 온열팩과 담요를 주는데, 여자들은 치마를 입고 있으니 담요가 참 유용한 것 같았다. 온열팩은 찾아서 하지 않는 인간이라, 뭐 이럴때 한번씩 하면 좋겠지 라는 마음에 착실히 배에 가져다댔다. ㅋㅋ



이렇게 파티션으로 의자들을 분리해놓고, 나중에는 직원이 블라인더도 내려줘서 좀 더 프라이빗해졌다. 친구랑 나는 폭풍 수다 떨려고 들어온 것인데 너무 조용했다. 여기서 수다 떨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직원분이 당황하며, 대화는 나누어도 되지만 다른 쪽에서 어떤 손님이 수면모드로 주무시고 계시다며 크게만 떠들지만 않으면 된다고 했다. 우린 직원을 여러번 당황시키는 진상손님이었다.


친구는 하반신에 살을 빼야 겠다며, 하반신 집중 모드, 나는 가장 강도가 세다는 시원모드로 시작을 했다.(여섯개 모드가 있었던 것 같다) 마사지 기계들이 내 몸 전신을 주물러주고 롤링을 마사지해주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나중에는 친구가 리모컨 작동하는 방법을 알아내어, 직원 없이 우리끼리 수동모드로 강도를 조금 올렸다. 하체를 주물러 주면서 하루종일 부었던 하체가 이완되는 느낌이 너무 좋다고 했더니 친구가 정말 무식하게 압을 최대로 작동시켰는데,  발바닥이 아작나고 종아리뼈가 으스러질 것 같은 통증에 소리를 질렀다. 이년이 기어코 나를 죽이려고 드는구나, 아까 면박은 주지 말껄 이라는 생각도 잠시 했다.  다시 강도를 낮추어준 친구는,  나를 고문하던 재미가 없어졌는지 수면모드로 맞춰놓고 바로 숙면에 빠졌고, 나는 마사지의 감촉을 느끼며 기분 좋은 시간을 가졌다.


약속 없는 금요일에 들러서 1시간 정도 마사지 받으면서 조용히 책을 읽어도 진짜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회사 근처에 있는지 한 번 찾아봐야겠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돈 조금 더 보태서 아예 마사지샵을 가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흠 뭐 그래도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끝나고 나면 직원이 차를 간단한 과자를 준비해주는데 나는 어린잎 녹차를 골랐다. 맛은 뭐 그냥 녹차. 과자는 저녁을 너무 배부르게 먹고 가서 하나만 먹었는데 친구는 맛있다며 다 먹었다.


요건 현대백화점에서 홍대로 가는 길에 만난 공원. 친구는 홍대에서 살고 있는데, 몇 년 동안 공사가 진행되더니, 드디어 완공됐다며 이 곳을 보여주었다. 친구의 동생과 가족들은 이런게 생기는 바람에,  여기로 밴드들이 몰려와서 버스킹할 것 같다고 싫어했다고 한다. 홍대 메인 거리에서 점점 더 주거 공간을 침범하고 이런 공간이 확장되는 것이 주민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다고 했다. 나같이 가끔씩 홍대에 들르는 이방인으로서는 이런 공간이 많으면 좋긴 하지만(홍대에 한 번 왔을때 볼 것이 많으니깐) 주민들은 달가워하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홍대나들이. 너무 즐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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