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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오늘도 맑음

프랭클린플래너 위클리 콤파스 활용하기

by 여름햇살 2016.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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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렸을때부터 다이어리를 좋아했다. 중학생시절, 그나이 또래의 여자애들이 그랬듯이 마음에 드는 잡지를 오려 붙이거나, 손발 오글거리는 사랑시라던지, 우정에 관한 글, 명언 혹은 정말이지 쓰잘데기 없는 것들을 가득 적어서 그게 마치 보물인양 들고 다녔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그런 것에는 흥미를 잃고, 계획을 세우는데(실천은 안하는 게으름뱅이임) 엄청나게 재미를 들였다. 다음날에 할 일들을 하루 24시간을 다 사용하더라도 절대 끝내지 못할 일들을 30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해나갈때마다 하나씩 밑줄을 좍좍 그어버리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사람들이 구글 캘린더나 아웃룩 등의 캘린더를 많이 사용하는데, 나는 아직도 손으로 직접 써내려 가는 다이어리가 참 좋다. 첫번째 회사에서 매년 시작할때마다 그해의 프랭클린 플래너를 제공했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시스템이 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첫번째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도 계속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프랭클린 플래너의 가장 단점이 하루를 9-6시까지로만 설정해놓았다는 것이다. 나는 아침부터 빨빨거리며 설치는 인간이라 9시 이전에도 나름의 스케쥴이 있는데, 그것들을 기재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내년에는 윈키아 플래너의 파피루스로 옮겨갈까 생각중이다. 그 외의 것은 다 마음에 드는데 말이지, 흠흠. 인터넷을 서치하다 보면 본인의 스타일의 맞게 속지를 제작해서 사용하는 사람들도 간혹 보이는데, 나는 그정도로 부지런하지는 못해서 2017년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 같다. 


프랭클린 플래너중 위클리 콤파스라는 아이템이 있는데 이건 내가 가장 애정하는(?) 아이템이다. 여러 사람들이 각자의 목표에 맞게 사용하는데, 나는 요걸 윈키아 habit maker를 보고 아이디어를 빌려와서 적용해서 쓰고 있다. 


나의 다이어리. 올해 1월에 구매했는데, 요놈은 반년만에 거지같은 주인을 만나 산전수전 거치며 엄청 긁혀서 만신창이가 되었다. 이 다이어리를 볼때마다 우리엄마가 입버릇처럼 했던 말 '넌 모든 것을 험하게 써서 비싼 걸 사주고 싶지 않아' 가 떠오른다. ...........

그간 위클리 콤파스를 사용하고 하나둘씩 모아 두고 볼때마다 뿌듯해했는데, 도대체 난 뭘 뿌듯해 하는 것인가, 지키지도 못한 것들을 보며 뿌듯해 하는 것인가 아니면 세월 가는 것을 뿌듯해 하는 것인가 라는 자괴감(?)을 느끼고 몽땅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 버리기 전에 그냥 사진을 한 번 찍어보았다. 2월 22일부터 사용한 것이 모아져 있었다. 그 이전에는 CEO 사이즈의 위클리 콤파스를 사용했었는데, 사이즈를 Compact 로 변경하면서 더이상 쓰지 않았다. CEO 사이즈의 위클리 콤파스 책갈피가 부서져 버린 이유가 가장 크지만. ㅎㅎ

나의 활용법은 이렇다. 일단 모든 칸을 7등분하여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해당 목표들을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 체크하는 용도. 항상 일요일 저녁에 다이어리를 리뷰하며 지난 한 주는 어떻게 보냈나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데, 그러고 나서 그 주에 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을 목표로 삼는다. 그리고 했는지 안했는지 동그라미, 세모, 엑스로 매일매일 다시 확인한다. 요즘은 바빠서 모두 빨간 엑스로 점철되어 있는데, 그럴때마다 움찔하며 자책하게 된다. 지난 주도 쓰레기같이 살았구나.. 라며.  이번 주 일요일에 계획을 세우면서 블로그에 올릴 요량으로 작성하면서 한 번 찍어보았다. 콤파스 책갈피에 눈금이 있어서 좀 더 정확하게 줄을 그을 수 있어서 좋다. ㅎㅎ 


목표는 사실 별 거 없다. (별거 없어서 모자이크 처리 ㅋㅋ )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운동하기, 영어 공부하기, 독서 게을리하지 않기 등등이다. 요즘 갈수록 엑스가 많아지고 있어서 나에게 많이 실망중이다.


뒷페이지에는 목표를 좀 더 디테일하게 기재하는 공간으로 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이번주에 읽은 책은 무엇인지 등등. 그 외에 까먹지 않고 싶은 일들도 기재한다. 

그리고 요렇게 해당되는 일에 매일 바꿔가며 끼우게 되는데, 끼울때마다 오늘 내가 뭘 빼먹었나 혹은 뭘 해야 하는가를 확인 할 수 있어서 좋다. 난 벌써 빨간색 엑스가 잔뜩 있는 위클리 콤파스를 마주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자학의 방법도 가지가지다. 그래도 계속 하다보면 더 나은 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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