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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7 Melbourne

[멜번여행] 15.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트랙킹, Sorrento

by 여름햇살 2017.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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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May 2017

 여행 2일차. 일정이 바쁘지 않아서 늦게 일어났다. 에어비엔비에 분명 아침 준다고 되어 있는데 왜 아침 안 주냐며 궁시렁 거리는 멜번놈.  그리하여 멜번놈이 이럴까봐 혹시나 해서 챙겨왔다며 주섬주섬 꺼낸다. 그래놀라에 빵에 과일에 줄줄이 나온다. 도라에몽가방이라도 들고 온 것인가. ㅋㅋㅋㅋ 그래놀라가 맛있다고 칭찬해줬더니 나 오는 날 산 것이라고 상자 곽을 보여준다. 건과일 없이 nuts만 들어 있는 것이라며 알려준다. 이놈은 nuts 이 들어간 것만 먹는데 그래놀라 및 시리얼도, 아이스크림도, 초코렛도 무조건 nuts종류만 있는 것을 고른다. 내가 너 nuts되게 좋아하는구나 라고 했더니 nuts이 항상 베스트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장난친다고 because you are nuts?  이라고 장난쳤다가 또 밥그릇 뺏길 뻔.. 잘못했습니다.



이 날은 놈이 웨딩촬영알바 할때 왔었던 곳인데 너무 예뻐서 나를 꼭 보여 주고 싶다고 했던 곳을 방문했다. 해변을 따라서 가볍게 걸을 수 있는 트랙킹 코스였는데 지난 스키장에서 다쳤던 엉덩이가 아직도 낫지 않아서(이거 이야기하면 혈압이 300까지 치솟을 것 같아서 이만..) 나는 빠르게 걸을 수도 없고 한시간 이상 걷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짧게 걸었는데 꽤나 예쁜 트랙킹 코스로 다음에 또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Sorrento beach. 먼저 사람이 너무 없어서 좋다. 사실 뷰보다 한적함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날씨가 비가 올 것 같아서 사진이 별로 안 예쁘지만 꽤 좋다. 그리고 더 좋은 것은.. 우리 분이라  전세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_+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었는데, 이 쪽에는 나중에 저녁에 오기로 하고 왼쪽으로 이동했다.

도착해서는 저기가 기억 나냐며 가르친다. 뭔소린가 조금 헤매다가 놈이 사진을 보내줬던 것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때와 너무 다른 것.. 왜냐면 조명빨(?) 때문이었다. 

아래는 멜번놈이 보내주었던 사진으로 내가 본 것과 동일한 장소이지만 비교도 되지 않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흰색에 가까운 암석들이 노을과 만나자 노을의 그 색을 그대로 반사하여 헉소리 나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사진은 빛빨(?)이라며. 

요 사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낮에 와도 기괴한 바위와 그 색감 때문에 아름답긴 했다. 다음에 올 일이 있다면 저녁에 오고 싶구려. 잘 들었소 기사양반?


내려가볼래라고 물어 보길래 싫다고 그랬더니 뭘 해도 다 싫다고 그런다며 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냥 밑에서 보나 위에서 보나 똑같은 풍경일 것 같아서 안 내려가려고 한 것인데 뭐 삐칠것 까지야 ㅋㅋㅋ 그리하여 여기부터 행군 시작.  아오 다리도 긴 놈이 절대 나의 컨디션따위에는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따라가느라 죽을뻔했다. 

사진에서 보다 시피 진짜 사람이 없다!!!!! 아니 이럴 수가!!!!! 너무 좋아!!!!!! 풍경보다 한적함이 더 좋았다. 그리고 느낀 것이 이정도면 장시간 가야되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보다 여기가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이동시간도 짧고 사람도 한산하고 뷰도 멋지잖아?

기괴한 바위들의 모양. 정말 자연이 최고의 예술가이다.

어디하나 흠 잡을 곳이 없다. 내가 사진을 잘 못 찍어서 그렇지 실제가 훠얼씬 굉장하다.

길을 따라 걷는데 오른쪽은 바다 왼쪽은 이렇게 녹지를 볼 수 있다. 조경이라도 한 것마냥 나무들이 동글동글 예쁘다.

이건 한 삼십분 와서 찍은 것 같다. 위치를 알려주려고 찍었다. (아아 이 친절한 블로거 ㅋㅋㅋㅋㅋㅋ) 이 쪽에는 사람이 세명 보였는데, 한 명의 투어가이드가 두 명의 여행객에게 이리저리 안내해주고 있는 듯 했다.

이렇게 각도와 빛을 제대로 받은 타이밍에는 실물만큼이나 사진이 예쁘게 찍힌다. 아아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이여. 그리고 저렇게나 앞서 갈 정도로 내가 따라 오던 말던 신경도 안 쓰는 무심한 놈.

바람이 강해서인지 그에 따라 파도도 끝이 없다.

철썩 철썩. 자연의 소리외에는 자동차 경적소리도 사람들의 소리도 없다. 자연다큐멘터리 속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다이아몬드 베이라는 이름의 장소. 내 다이아몬드는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바다에 들어가서 나보고 찾으라고. 캬, 그 양반 낭만보소. 

역시 호주는 자연이다. 멜번시티가 유럽풍이라 아름답네 어쩌네 하지만 그래봤자 유럽짝퉁삘이고(...) 역시 최고는 자연 인 것 같다. 기나긴 비행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기분 좋은 트랙킹이었다. 라는 생각이 끝이 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이 쪽에도 마을이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해서 한 번 찍어봤다. 

한시간 정도 걸었는데 멜번놈이 저 멀리 봉오리를 가르키며 저기가 목표라고.. 아 농담하냐고 나 엉덩이랑 허리 아파서 오래 못 걷는다고 이제 안 걷겠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나는 중간에 차가 올 수 있는 지점에서 기다리고, 멜번놈은 다시 가서 차를 가지고 오기로.. 


한시간 정도 걸어서 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멜번놈이 나 없이갔더니 20분만에 갔다고 ㅋㅋ 아 예, 다리 짧아 죄송합니다... 어째 이 놈이랑 있으니 사과할 일이 많아지는 군...

멜번놈이 만들어준 점심 바나나+땅콩버터 샌드위치. 별거 없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역시 바나나+땅콩버터의 조합은 최고인 것 같다.

그리고 Sorrento town. 진짜 신기한 것이 이 거리에 콜스나 울월스가 없다!!! 나는 호주하면 캥거루보다 콜스나 울월스가 더 먼저 생각나는데 말이다!! 

사람이 진짜 없고 조용했다. 왜이리 한적하냐니깐 여름에는 로컬 주민들로 넘쳐 난다고 한다.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곳인데, 여름밤이면 젊은이들이 밤새 술마시고 논다고... ㅋㅋㅋㅋ 우리나라로 치면 해운대 정도 되나요.  트랙킹도 하고 왔으니 어디 가기는 싫고, 카페인 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리고 들어온 카페.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눈에 띄길래 들어왔다. 예전에는 어디가 좋나 인터넷으로 무한 검색하고 그랬는데, 단순한 멜번놈이랑 있으니 나도 함께 단순해지는 기분. 커피가 마시고 싶다. -> 눈앞에 카페가 보인다 -> 들어간다. 

꽃장식이 예쁘다. 호주감성이군요. ㅎㅎ

이 날의 메뉴는 라떼. 맛은 평범했다. 식사는 하지 않았지만 가격대도 무난한 듯. 

아침부터 운전하고 트랙킹한다고 돌아다녀서 지치신 듯. 웃음기가 사라짐 ㅋㅋㅋㅋ 말썽꾸러기 딸을 육아하시느라 혼이 나가신 표정.

핸드폰으로 찍고, 디에셀라로 찍고, 인스탁스로도 찍고. 고만 좀 찍으라고 할 때까지 찍었다. 아 왜.. 장식용으로 전락한 카메라 좀 사용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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