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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영화 예스맨

by 여름햇살 2017.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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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지대넓얕 히로인 김도인님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이다. 꽤 재밌게 보았지만 사실 김도인님의 설명이 더 재미있었다는 것이 함정이었다. 옛날 라이어 라이어 를 끝으로 나는 짐 캐리의 코메디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 그의 영화는 거의 보지 않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그의 코메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그의 영화를 보니 그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라는 생각과 함께 짐 캐리를 다시 보게 되었다. 유명한 사람은 괜히 유명한 것이 아닌가 보다.


 무기력에 빠져서 모든 일에 No만 외치는 것인지 아니면 모든 일에 No만 외쳤기에 무기력해졌는지 모를 주인공 칼. 그는 친구의 제안으로 우연히 모든 일에 예스라고만 외치는 예스맨으로 살기로 맹세한다. 그리고 그가 그러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그의 삶은 예측불가능한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항상 No 만 외침으로써, 자신의 통제 아래에 있던  삶의 모든 일들이, 예스를 외치면서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칼은 잠시 뒤에 누구를 만날지도 ,어떤 일을 맡게 될지, 어떤 일에 뛰어들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벗어난 순간 그의 삶은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된다. 통제불능의 상황일 수록 그의 삶은 재미있어 지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느끼던 것을 다시 한 번 이 영화로 확인하고 나서 또 반성했다. 생각해보면 어느 순간엔가 나도 항상 No만 외치는 인간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20대가 지금보다 조금 더 재미있었던 이유는,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갖고 '그래 한 번 해보지 뭐!' 라는 생각으로 삶을 살았기 때문이란 걸 깨달았다. 그 덕에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로부터 많은 것도 배웠으며, 그로 인해 지금의 나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오만해진 나는 원래 내가 그랬던 인간인 것마냥 이제 와서는 팔짱을 끼고 모든 일에 no 만 외치는 거드름쟁이가 되어 있다. 20대에는 강물을 따라 흘러가며 성장하는 기분이었는데, 30대의 지금은 고여서 썩어가는 4대강이 된 기분이다.  내 삶의 활력을 꺼뜨리는 no를 지양하고 계속 20대의 호기심을 유지해야겠다. 사람이건 삶이건 그 모든 대상으로부터. 나의 삶도 조금 즐거워지겠지? 


짐 캐리는 아직도 한국어를 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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