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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책 왕따의정치학

by 여름햇살 2017.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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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의 정치학
국내도서
저자 : 조기숙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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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11년부터 정봉주 전 국회의원의 팬이었다. 팬클럽에 가입하고 모임에 나갈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비록 그 기간이 3개월에 그치긴 하였지만..) 그리고 그 이후로 그의 팟캐스트 방송을 모두 챙겨 듣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정봉주의 전국구이다. 그리고 조기 대선 전 한동안 조기숙 교수님이 초대되어 '신좌파'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해주셨는데 ,그 내용이 매우 신선했다. 그래서 책으로 나오자마자 바로 구매하여 완독까지 하였는데 꽤나 재미있는 책이었다.


현재이 정치성향은 우파-좌파, 보수-진보의  양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경제적인 갈등을 벗어나 탈권위주의 문화와 탈물질주의 문화를 추구하는 '신좌파'가 추가 된 것이다. 서양에서는 이들을 비판적 시민 Critical Citizen 으로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책에서 보수와 진보라는 타이틀이 항상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을 한다. 자유를 추구하며 투쟁했던 진보의 자유당은, 투표권을 획득하면서 노동자 계급이 진보 세력으로 되면서 자유당은 보수당으로 편입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그 후에 물질적 행복의 추구를 넘어서 자아의 실현이라는 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세력이 등장했는데 이들이 '신좌파'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새로운 양식과 새로운 자기 정체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으로, 권위주의적인 인간관계를 보다 평등한 인간 관계를 지향하며 전통적인 노동운동을 벗어나 환경 운동, 여성 운동, 정보 운동, 반핵 운동 등의 다양한 운동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고마웠던 것이 그가 나의 정체성을 찾아 주었기 때문이다. 왜냐면 나는 사실 노동 시장에 불평등한 부분에 변화는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노동 운동에 그렇게 많은 관심은 없다. 나는 되려 환경 운동과 남녀 평등, 반핵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가 보수인가 라는 자아 정체성에 혼돈(?)을 잠시 가졌었다. 그런데 그의 설명을 읽고 나서야 내가 '신좌파'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나의 세대들은 80년대 노동운동가들과 같은 사고를 가질 수가 없다. 그들의 투쟁은 생존을 위한 것이었고 경제적인 권리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포함된 세대들은 그들의 투쟁 덕에 가장 풍요로운 세대로 자라날 수 있었다.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었던 대다수는 노동 운동이 아니라 문화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사실 우리세대는 좌우에 관심이 없다. 북한의 위협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에, 좌우의 대립 프레임이 그저 지겨울 뿐이다. 보수 정당이 아무리 우클릭을 해도 꿈쩍도 안 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그리고 경제적인 결핍이 없었기에 추구하는 대상은 물질이 될 수가 없다. 평등하게 살기를 원하고, 개개인의 가치가 존중 받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위해 투쟁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가치'의 시대이다. 


 책을 읽으며 사회 내 갈등의 변화 과정을 보자 사회 운동 또한 하나의 유기체같다는 생각을 들었다. 이 것들은 살아 움직이는 것이라, 앞으로 나아가며 진화를 하는 것이다. 자유를 위한 투쟁 그리고 경제권을 향한 노동자의 운동, 그리고 탈물질주의의 운동으로. 몇년전부터 유행했던 미니멀리즘 또한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는 신드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의 흐름이 한 눈에 보여서인지 나는 이 책이 꽤나 재미있었다. 단순히 '정치' 카테고리로 분류하기에는 생각보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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