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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7 Malaysia

[말라카여행] 2. 출국의 험난함 징징대기

by 여름햇살 2017.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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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Jul 2017


출국전에 말도 못하게 바빴다. 나의 블로그를 자주 방문해주시는 분들은 눈치챘겠지만, 예약 블로그만 잔뜩 걸어 놓고 사실 일기 다운 일기는 쓴 적이 요 근래에 거의 없었다. 사실 회사가 못되처먹어서 일을 많이 시켜먹고 이런건 아닌데.. 그냥 내가 게을러서 하루 이틀 미루었던 일들이 그냥 타이밍 나쁘게 폭발했다. 엉엉, 이래서 게으름 피우면 안 되는데, 이번에 제대로 또 반성했다.


출국 이틀전인 월요일에는 오전 7시에 사무실에 출근해서 오후 11시 25분에 택시에 탑승하는 기염을 토했으며(간만에 야근), 그 다음날은 대전 출장이라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7시 30분 열차를 타고 대전에 내려가 6시 5분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8시에 집에 도착해서 10시까지 밀린 업무를 하였으며, 다음날은 재택근무로 7시 20분에 업무 시작하여 정확히 오후 12시 2분까지 메일을 보내고 후다닥 노트북을 켰다. -_-.. 뭐 이정도의 일정이었으니, 쓰레기장보다 더 못한 집안 꼴이었다. 원래 재택일에는 재택 시작 시간에 매니저인 팀장님에게 메일을 보내고 재택 종료 시간에 또 메일을 보내서 시작과 끝을 알려야 한다. 그래서 나의 이날의 일정은 7시에 시작해서 11시에 업무를 끝내고 여유롭게 리무진에 올라 1시전에 공항에 도착하여, 4시 2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었다.


허나 처음부터 꼬였으니.. 일단 이틀의 과도한 노동(?)으로 아침에 몸져누워서 7시에나 겨우 일어나서 7시 20분에 근무 시작 메일을 보냈다. 그럼 11시 20분에 끝내주마 라며 초고속으로 집중하여 업무를 시작했지만 업무는 끝나지 않고 ㅜㅜ 기어이 12시를 넘겼다. 레포트 하나가 승인된 것을 확인하자마자 팀장님에게 업무 근무 종료 메일도 안 보내고 노트북을 닫아 버리고 짐들을 짊어지고 냅다 뛰었다. 건물을 벗어 나서야 재택 근무 종료 메일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다시 집에 가서 부팅하는데 10분 잡아 먹는 노트북으로 메일을 보내면 지각할 것이 분명했다. -_- 그리하여 팀장님께 사죄의 문자를 보내며.. ㅠ_ㅠ 나 절대 오전부터 놀러 간거 아니라고 내가 오늘 보낸 메일 발신 시간까지 사진찍어서 보내주겠다고 한 번만 용서해달라며 ㅠ_ㅠ 그러나 쿨한 팀장님은 휴가나 잘 다녀오라며 ㅋㅋㅋㅋㅋ 역시. 나는 우리 팀장님이 이다지도 쿨해서 좋다 ㅋㅋ 물론 오늘 출근하자마자 ㅡ,.ㅡ 증빙자료는 다 보냈다. 나 또한 이상한 결벽이 있어서 이런건 마무리 지어야 맘이 놓인다.

그리고 바로 올라탄 공항 리무진. 리무진 버스안에서는 왠만해선 잠을 안 자는데 그간의 피로가 쌓여서 그런지 올라타자마자 잠에 골아떨어졌다. 나중에 목동 쯤에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울화통 터지는 6003번 버스. 예전에 선릉역 대치동에서 살때 코엑스 도심공항에서 다이렉트로 공항으로 날아가는 버스가 익숙해서인지, 이렇게 온갖 정거장에서 다 정차하는 이 6003번 버스만 타면 그 놈의 조급증때문에 안달이 난다. 12시 10분 쯤에 탔는데, 공항에 1시 50분에 도착했으니 말 다했........ 으아. 

그렇게 겨우 도착한 공항. 그대로 카운터로 달려갔다. 다행히 수화물 체크인만 하는 줄은 길지 않아서 10분만에 수속을 끝냈다. 그런데 억울한 것이 있었으니 비행기가 지연되서 5시 10분까지만 게이트로 오라는 것이 아닌가. 거의 한시간이나 늦어지다니.. ㅠ_ㅠ 쿠알라룸푸르 공하에 먼저 도착한 멜번놈에게 이 비보(?)를 알렸더니 쿨하게 알겠다고 한다. 멜번놈은 크라비에서 휴가를 마치고 그 날 쿠알라룸푸르로 넘어 오기로 했는데, 나보다 일찍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4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1시간이 더 추가되어 나는 미안할 뿐이었고..ㅠ_ㅠ


괜히 쓸데 없이 빨리 왔네, 이럴 줄 알았으면 업무 종료 메일 보내고 오는건데 라며 궁시렁 거리며, 환전을 하기 위해 우리은행 ATM기를 찾았다. 원래 항상 우리은행 인터넷환전을 이용하는데 최근에 바빠서 그럴 정신머리조차 -_-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김멍청이가 또 일을 저질렀으니..  스키장사고 이후로 조금만 무거운 것만 매면 왼쪽 허리가 아팠던 나는 가방의 무게를 1g이라도 줄이고자 지갑을 캐리어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 그 지갑에 체크카드가 있었을 따름이고.. 나는 그렇게  수화물 체크인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해버렸을 뿐이고... 내 손에 남은 것은 공항버스 탈때 사용했던 신용카드 한장 뿐이고.. 뭐..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ATM으로 뽑으면 되지 뭐.. 하하..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기전에 편의점에 들러서 절대 빼먹으면 안될 마법용품을 구매했다. 생리컵을 챙겨가기는 하지만 여행지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회용생리대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뭘 더 빼먹은 것은 없겠지 불안한 마음에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

수요일이라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어서 정말 빠르게 탑승동으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요런 이벤트도 만나주고. 헤헤. ㅋㅋ 역시 세계1위 인천공항 클라쓰란. 

요기도 예전에는 공사중이더니 예쁘게 변했다. 면세점에서 살 것도 구경할 것도 없어서 셔틀트레인을 타고 그대로 탑승동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내리자마자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양도받았다. 지난번 멜번갈때 늦장 부리다가 비행기 놓칠뻔했던 기억 때문에 면세품부터 수령을 마쳤다. 

나의 수화물, 11kg. 아쉽다. 20kg을 신청했으니 9kg이 남았다. 진심으로 아까웠다. ㅋㅋㅋ 수화물 선택에 10kg가 있으면 그걸로 했을텐데. 


그리고 그대로 2층에 있다는 스카이허브라운지로 향했다. 그런데..  

공항에 이런 곳이 있었어....? 이거 완전 라운지보다 더 낫네 라는 생각을 했다. 라운지는 먹을게 있다 뿐이지 좌석은 별로 편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와.... 이런 명소가 있었다니. 여러분 인천공항에 이런 곳이 있습니다. 대기할 때 무조건 이용하세요. 

시원하게 활주로 사진 한 번 찍어주고.

여기 자리는 더 좋다. 활주로를 바라보며 드러누울 수 있다. 와.. 내가 이날 일한다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만 아니었다면 나는 라운지에 가지 않고 진심 이 곳에 있었을 것이다. ㅠ_ㅠ 배도 고프고 발급받은 pp카드(레드카드로 발급받으면 횟수가 무제한이라고 한다 ㅎ ㄷ ㄷ)도 사용해먹기 위해 라운지로 발을 돌렸다. 

텅텅 비어 있는 라운지. 한적해서 좋았다. 하지만 의자는 무료인 바깥 의자가 더 좋구려..

일단 가볍게 1접시. 치킨이었는데 너무 짰다. ㅠㅠ 옆에 있던 밥 안 가져 왔으면 큰일날뻔. 에피타이저(?)로 한 접시 먹고나니 좀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즐거운 면세품 개봉의 시간! +_+

넘나 귀여운 라이언 ㅋㅋㅋㅋ 롯데 인터넷 면세점에 카카오친구들이 입점되어 있길래 주문했다. 라이언 얼굴쿠션과 수면안대, 그리고 목베개. 슬리퍼가 있으면 주문하고 싶었는데 없어서 주문하지 못했다. 목베게는 이거 말고 후드가 달린 것도 있었는데, 나는 라이언이 굳이 ㅋㅋ 사고 싶어서 요걸로 골랐다. 흐엉 너무 귀여워. ㅠ_ㅠ


이번에 면세점에서는 딱히 산 것도 없고 요 라이언들과 인스탁스 필름 20매, 엄마가 좋아하시는 오휘 선크림, 그리고 아빠 선물용으로 정관장 요렇게 딱 네개만 구매했다. ㅡ,.ㅡ 뭐 이제 딱히 사고 싶은 것도 없고, 화장품도 필요한게 없어서 별로 구매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숨 좀 돌리고 아는 동생이랑 카톡을 하는데, 정신 없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여행자보험은 가입했냐고 그런다. 아......................... 제발 나에게 이러지마. 나 이미 탑승동이라구. ㅠㅠ 


다행히 인터넷을 뒤져보니 출국 직전에 인터넷으로 공인인증서 없이(형광펜, 별표 ) 여행자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하여 당장 그 자리에서 여행자보험을 가입했다. 어플 설치하고 3분 만에 끝냈다. 


마이뱅크라는 어플인데, 인터넷은행 어플인 듯 했다. 여행자보험이 있길래 바로 클릭하고 여행일자와 생년월일등의 개인정보를 입력했더니 요렇게 해외여행보험료가 산출된다. 10,000원도 하지 않다니!! 그대로 카드 결제로 보험 가입 완료. 캬, 요즘 세상이 이렇게나 좋다. 자 이렇게 진짜 모든 걸 다 마쳤으니 본식에 들어갈 차례였다.

비빔밥 한그릇 먹어주시고. 이거 완전 맛있었다.(들기름까지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간장소스를 너무 많이 넣어 버려서 ㅠㅠ 너무 짰다. 

반찬도 함께 먹어주고. 매운 소면에 고문당했지만, 배부르니 기분이 좋아져서 매운 맛도 용서 되었다. 더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맵다고 짜다고 밥먹으며 물을 두 통 들이켰더니 물배가 차서 -_- 더이상 먹지 못했다. 물 때문에 맥주도 못 마셨다... 

악착같이 들고온 인스탁스. 이거 배터리가 충전용이라 너무 좋다. 와이드도 리튬 배터리로 바뀐다면 가지고 있는 놈을 팔고 다시 사고 싶을 정도다. 

아무 의미 없이 라운지에서 사진 한 장 찍어주시고....... 심심했다.


그리고 요즘 빠진 broke girls 미드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이거 지인이 알려준건데, 진짜 말도 안되고 혐오 유머 쩌는데도 웃겨서 자꾸 보게 된다. ㅋㅋㅋㅋㅋ 시즌 1을 비행기타기 직전까지 에피소드 7개를 남겨 놓고 다 보았다. 하핫.  부지런한지고.

그리고 비행기에 탑승 하기 전에

면세점에 들러서 시계를 하나 샀다. 왜냐면 시계를 안 가져왔기 때문이었다. 내 이럴 줄 알았.. 여행지에서 은근 핸드폰으로 시계확인하는 것이 번거로워서(보안때문에 꼭 가방 안쪽에 넣어서 한 번 꺼내려면 가방안을 다 헤집어 놓기 때문이다) 꼬박 시계를 가지고 가는데 이날 안가져 온 것이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가장 싼 스와치로 하나 샀는데, 어차피 여름에 땀차서 가죽시계를 잘 안차니 이번 여름에 뽕 뽑겠다고 자기합리화.................를 또 이렇게 해봅니다. 


그렇게 비행기에 탑승. 주문하지 않으면 물 한잔 주지 않는 에어아시아지만, 라운지에서 실컷 먹고 와서 다행히 배는 고프지 않았다. 옆좌석에 학생같아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앉았는데 둘다 호주로 가는 듯 했다. 그런데.. 남자애가 여자애한테 끝없이 말을 거는 것이었다. 대화를 들어보니(절대 엿 들은 것이 아니라-_- 강제적으로 대화를 듣게 되었다) 남자는 24살이고 여자는 28살인 듯 했다. 그런데 남자애가 여자애가 귀찮아하는 듯 보이는데도 끝없이 말을 거는 것이었다. 내용도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랑에 가까운 자기 소개.. 얌전히 크레마로 우리 문대통령님의 책을 읽는데, 남자애가 너무 말을 많이해서 ㅠㅠ 집중 할 수가 없어서 그냥 맥북을 켜고 미드를 보았다. 그렇게 나는 2 broke girls  시즌 1을 비행기 안에서 끝내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6시간의 비행 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 수속을 끝내고 나니 11시였다. 그리고 2개월만에 멜번놈과 상봉. 얼씨구나! :D 


우리는 바로 말라카로 가야했기에 밖으로 나오자마자 우버를 호출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우버가 택시보다 싸고 좋다고 한다. 태국이랑 비슷한 듯) 다행히 바로 잡아 탈 수 있었고, 그대로 말라카로 향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라카까지는 2시간이 안 걸리는데, 특히나 밤이라 고속도로가 뻥 뚫려 있어서 막힘없이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호텔. 체크인을 끝내고 바로 룸으로 올라갔다. 

운이 좋아서 뷰가 좋은 방을 얻었다. 수영장뿐만 아니라 구시가지도 보이는 곳이었다. 우리가 묶은 곳은 Hatten Hotel 이었는데, 가격대비 꽤 좋은 호텔이었다. (완전 추천!) 그렇게 피곤에 쩔어 있는 우리 둘은 다음날 관광이고 뭐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만 쉬고 수영장에서 물장구나 치고 짐에서 운동이나 하자고 약속을 하고 기나긴 이동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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