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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7 Malaysia

[말라카여행] 3. 말라카의 락사 맛집, Jonker 88

by 여름햇살 2017.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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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카 여행에서 우리의 첫 방문 장소는 관광지도 아닌 음식점. 아침 늦게 일어나 풍족한 조식을 즐기고 침대에서 맥북으로 영화를 보고, 오후 4시까지 호텔 짐과 수영장에서 놀았다. 그러고 나서야 양심적으로(?) 밖에 좀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4시 30분에 네덜란드 광장으로 출발하는 호텔의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배가 고파서 관광이고 뭐고 일단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우리가 방문한 곳은 Jonker street에서 소문난 락사 맛집인 Jonker 88.


그냥 지나칠뻔 했는데 천막 색감이 예뻐보이길래 뭐하는 가게지하고 유심히 쳐다보다가 Jonker 88을 발견하고 환호성을 외쳤다. 

가게는 천막처럼 새삥(?)의 느낌은 아니었다. 오래된 풍경이 '나 맛집이오'의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입구는 홀이라서 테이블만 있었다. 주문은 좀 더 안으로 들어가서 주방이 있는 곳에서 할 수 있었다.

높은 천장이 인상적인 공간. 그래서 건물 자체는 낡았음에도 답답한 느낌이 없어서 좋았다. 안으로 들어섰더니 진짜 사람 좋아 보이는 남자분 한분이(웃는 것이 너무나 해맑아서 같이 웃게 된다 ㅋㅋ) 안내를 해준다. 그러면서 baba laksa(아빠 락사 ㅋㅋ 이름 넘나 귀여워 ㅋㅋ) 는 안된다고 Nyonya laksa(엄마 락사 ㅋㅋ)만 된다고 한다. 바바 락사가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것이라 매운 맛이 좀 중화된 요리인데 반해 뇨냐 락사는 매운 편이라 조금 긴장했지만, 그래도 맛있다고 하니 먹고 가기로 했다.

그 외에도 메뉴가 좀 많았다. 현지인들의 테이블을 슬쩍 훔쳐보니 이런 저런 사이드도 시키고 했던데 뭐가 뭔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ㅠ_ㅠ 그냥 락사만 주문했다.

허름한 가게 인테리어. 그런데 로컬 분위기 나고 완전 좋다. 여행자라 그런지 이런 분위기 마저 신기했다. 가게 인테리어만 봐도 맛집 포스란 말이지 ㅋㅋ

시~뻘건 국물의 뇨냐 락사. 개인적으로 매운 것을 정말 못 먹는 인간이라(가끔 김치도 울면서 먹음) 긴장했다. 그리고 한 숟가락 떠 먹어봤는데 맵다. 그런데?! 맛이 정말 오묘하다. 독특하게 캔참치가 들어가 있었는데 떡볶이 국물에 피쉬 소스를 넣은 맛이다. 그런데 또 매우니 참치김치찌개 느낌도 있는데 피쉬 소스가 수렴하는 맛을 잡아 줘서 또 느낌이 굉장히 깔끔하다. 이거 완전 신세계다. 함께 먹은 멜번놈도 맵다고 함께 울면서 먹었는데 진짜 맛있다고 감탄했다. 특히 면이 독특했는데, 투명하고 오동통한 면발의 느낌이 신기했다. 어떻게 만든 걸까??

말도 안하고 폭풍흡입 하시는 중. 그런데 매워서 죽으려고 했다. ㅋㅋ 외국인 치고 매운 음식을 잘 먹는 편인데 고생했다. 둘다 먹다가 가게에 티슈를 요청했는데 구매해야 한다고 해서 하나를 샀는데 그 자리에서 코풀고 땀닦고 눈물 닦는데 다 썼다. 왤케 매운겨...... 그래도 맛있다.


매운 것을 먹고 나니 차가운 디저트 생각이 간절해서 디저트를 주문했다. 늦게 도착한 게으름뱅이들은 이번에도 첸돌이라는 말레이시아 디저트를 주문할 수 없었다. 아이스까창이라는 디저트를 주문했다. 간얼음에 이래저래 소스를 끼얹어 주었다.

왼쪽은 코코넛이고 오른쪽은 망고. 그런데.. 이게 참.. 뭐라 표현해야할지 모를 오묘한 맛이었다. 일단 시럽맛이 너무 많이 났다. 그래서 먹부림쟁이 우리는 심지어 이걸 남겼다. 역시 빙수는 한국 빙수가 짱이구나.. 흑..

그리고 다음날은 점심 시간에 방문해서 드디어 바바 락사를 주문했다! 요것도 좀 매운 편이었는데 그래도 꽤 맛있었다. 멜번놈의 페이보릿 락사를 판매하는 멜번 레스토랑 '락사 킹'과 비교 해볼때 뭐가 더 맛있냐고 했더니 고민을 하더니 락사 킹이라고 이야길 한다. ㅋㅋㅋ 내가 그래서 그건 진짜 말레이시아 푸드가 아니라 멜번에 도착해서 localized 되서 그런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웃는다. 역시 사람에겐 익숙한 맛이 최고인 듯 ㅋㅋ 내 개인적인 평은 확실히 락사 킹의 락사가 맛있긴 하지만 그건 좀 뭔가 세련된 맛이었다는 생각을 들었다. 이건 좀 더 투박한 스타일인데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가게를 나설때는 독특한 가게 내부의 사진을 좀 찍어보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있었는데..

아니 이것은 북한의 돈?? 진짠가 하고 가까이서 봤더니 진짜다.

남의 나라 맛집에 와서 북한 지폐 구경이라니 ㅋㅋㅋㅋㅋ 음식도 맛있고, 구경거리도 훌륭한 맛집이었다.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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