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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7 Malaysia

[말라카여행] 8. 말라카의 치킨 라이스 볼 맛집 Ee Ji Ban Chicken rice ball

by 여름햇살 2017.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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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를 실컷하고 허기가 져서 스멀스멀 기어나온 저녁. 이 날 저녁은 말라카의 명물(!)이라는 치킨 라이스 볼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우리가 묶었던 호텔에서 5분거리라 기분이 좋았다. 이 날 전까지 방문했던 맛집이 존커 스트릿에 있었기에(그래봤자 2군에 갔으면서.. ) 거기까지 가기에는 너무나 귀찮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버를 부르면 뒤쪽으로 돌아갔기 때문에(이게 우버 기사가 장난치는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한것이, 호텔 셔틀버스가 딱 그 경로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걷는게 더 빨라서 대부분 걸어 갔는데, 그러면 너무 더웠기 때문이다.. ㅡ,.ㅡ 동남아 오더니 나의 게으름이 더 증폭한 기분이었다.

호텔 바로 옆에 카페베네가 있었다! 이야! 카페베네 안간지 4년은 됐는데 반갑다며 밥먹기 전에 들어갈뻔했다.

멀리서 보이는 Ee Ji Ban Chicken Rice Ball restaurant! 뭔가 미디어에 많이 나왔는지 사진들이 많다. 우리나라로 치면 생생정보통, 6시 내고향 이런데서 취재왔던 건가 ㅡ,.ㅡ 현지 맛집 분위기 포스를 풍기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이른 시간에 와서 가게가 전체적으로 한산한 편이었다. 나중에 먹다보니 만석이 되는 걸 보고 역시 식사 시간보다 일찍오는 것이 좋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일찍 먹지 암암. 

주소는 요기. ㅋㅋ 페이스북은 전세계적으로 흥하는구나. 여자분이 와서 주문을 받아 주셨는데 맙소사. 핸드폰 어플을 통해서 주문을 받으셨다. 뭐야.. ㅡ,.ㅡ 내가 생각했던 동남아가 아니야. 예전에 내가 좋아하는 그알싫 에서 요즘 중국이 작은 레스토랑에서조차 현금을 쓰지 않고 위챗페이(머니인가?)로 예약부터 결재까지 다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IT강국 이라는 우리나라가 더 뒤쳐지는 기분을 느꼈었다. 그런데!! 말레이시아조차!!! 


개인적으로 종이에 주문을 받고 종이 영수증을 발급하면 종이를 사용하고 볼펜도 사용하고 잉크도 사용하면서 자원을 낭비하게 되니 전산화를 완전 찬성한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전산화를 하면 그 비용들을 아끼는 대신에 전자제품을 만들고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어느쪽의 기회비용이 더 저렴한지 모르겠다. 친환경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2년 쓰면 수명이 다하는 디바이스들이 아니라 튼튼한 제품들이 생산되면 후자가 더 자원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겠지? 난 또 이렇게 밥상머리에서 밥맛 떨어지는 소리를 하고 ㅋㅋㅋㅋ 예전에는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을 들먹이여 육식을 하지 말아야 하는 3가지 이유에 근거하여(우리 유시민찡이 3가지 근거가 젤 좋다고 했어 ㅋㅋㅋ), 같이 밥먹고 있는 사람들의 밥맛을 떨어뜨렸는데 ㅋㅋㅋㅋㅋ 나란 인간은 그 소재만 바뀔뿐 이러나 저러나 밥상머리에서 밥맛 떨어 뜨리는 짓을 하는 군 ㅋㅋㅋ  다행히 짧은 영어덕에 외국인에게는 덜 annoying  할 수 있었다. ㅋㅋㅋㅋ

치킨 라이스 볼(한 사람당 5개 이상은 주문해야 된다고 했다)과 야채. 메뉴는 반반치킨을 주문했다. 요것들이 먼저 나왔다. 

조미가 된 라이스볼로 짭짤한 것이 아주 입에 착착 달라 붙는다. 적당히 찰기도 있어서 한국인도 좋아할 맛이었다. 우리네 주먹밥마냥 이것만 있어도 다른 것 없이 꿀떡꿀떡 잘 넘어 간다.

야채. 어떤 종류였는지 이름이 기억 나지 않는다...ㅠ 여하튼 간장 베이스 소스로 버무린 것이었는데 맛있었다. 그런데.. 멜번놈이 자꾸 이걸 에피타이저마냥 다 처먹는 것이었다. ㅠㅠ 아놔. 한국에서도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반찬으로 나온 것을 메인요리 나오기전에 다 먹어치워서 ㅡ,.ㅡ 이건 에피타이저가 아니니깐 좀 날 위해 남겨 두라고 그랬는데, 이번에도 또 남김 없이 다 쓸어 담는 것이었다.. 이건 에피타이저용 샐러드가 아니라 사이드 디쉬야!! 라고 설명하였지만 자기는 stupid foreigner 라며 걍 다 먹어치우심...-_-

혼냈더니 머쓱한 표정을 지으시는 중. ㅋㅋㅋㅋㅋㅋ

요건 레몬에이드. 설탕이 들어간다는 설명을 듣고 기겁한 멜번놈이 설탕을 빼달라고 그런다. 어지간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설탕을 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만들어진 시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즉석에서 만드는 듯 했다. 그렇다면 나도 설탕을 빼달라고. 건강한 멜번놈덕에 강제로 건강해지고 있었다.

요것이 그 유명한 치킨!!!roasted, steamed 반반이었다. 사실 이걸 먹기 전에 치킨이 뭐 별다르 것이 있겠어. 치킨은 한국 치킨이 최고라고!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거 완전 맛있다. 일단 steamed 는 우리네 백숙마냥  살이 완전 야들야들하다. 퍽퍽한 느낌 없이 진짜 촉촉한 것이 예술이었다. roasted 또한 살이 야들야들해서 씹지도 않고 넘어가는 기분이었다. 뭐야.. 이거 완전 맛있다. 육질 자체가 다른 기분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양은 작아서 둘이서 순식간에 다 해치워버렸다. 


그래서 또 하나 주문하기로 했다. 메뉴를 살펴보다가 다른 사람들도 많이 먹는 듯 한 메뉴를 하나 골랐다.

오징어와 새우가 들어간 볶음 같은 것이었는데, 직원이 말라카에서 많이 먹는 sticky bean 도 추천해줘서 그걸 추가해서 주문했다. 계속 느끼는 것이지만 말레이시아 요리들이 비싼 가격은 아닌데 그에 따라 양 자체는 많지 않은 듯 했다. 양대비 가격으로 치면 우리나라랑 비슷한 정도? 그래도 적게 여러개 먹을 수 있어서 여행자 입장에서는 더 좋지만!


요건 약간 불향이 나는 볶음 요리였는데 이것도 완전 맛있었다. 내게는 조금 매웠지만,  꽤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sticky bean이라는 것도 독특한 느낌이라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도 좋았다. 보통 생각하는 콩과 달리 뭔가 상큼한 야채를 먹는 기분이었는데, 씹는 재미가 있었다.

요건 또 추가한 라이스볼. 라이스볼을 처음 4개씩만 주문한다고 했더니, 다른 웨이터가 안된다고 최소 5개 이상 주문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알겠다고 5개씩 달라고 했더니 주문을 넣고 다시 우리 테이블로 와서 추가 주문인지 몰랐다고 ㅋㅋㅋㅋ 원하는 만큼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4개씩 시켰다. 왠지 두번째 메뉴가 매콤해서 밥이 필요해 보였기 때문이다. ㅡ,.ㅡ

계산을 했더니 가게 점원이 웃으면서 이걸 준다. 뭐지? 둘이서 많이 먹었다고 주는 건가? ㅋㅋㅋ 이 링같은 것이 한 때 유행했음에도 나는 이 것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나는 핸드폰에 케이스도 없고 액정 보호 필름도 없다 ㅋㅋㅋㅋ), 멜번놈이 자꾸 붙이라고 하는 바람에 붙였다. 뭐야.. 자기 핸드폰에는 안 붙이면서. ㅡ,.ㅡ 여하튼 말라카 맛집 인정. 쩝쩝쩝. 나도 이렇게 치킨 요리 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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