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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7 Malaysia

[말라카여행] 9. 존커 스트릿의 신나는 나이트 마켓, 낭만의 레게바

by 여름햇살 2017.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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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물놀이가 끝난 뒤, 말라카의 명물(?) 치킨 라이스를 먹었다.

2017/07/25 - [Siesta/2017 Malaysia] - [말라카여행] 8. 말라카의 치킨 라이스 볼 맛집 Ee Ji Ban Chicken rice ball


식사를 한 후에는 존커 스트릿 쪽으로 향했다. 왜냐면 금요일과 토요일에 나이트 마켓이 열린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말라카 시내는 꽤 작고, 먹은 음식을 소화시킬요량으로 산책삼아 걸어가다가 박물관 앞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전날과 달리 사람들이 득실득실 거려서 뭔가 하고 봤다. 내가 존커 스트릿에서 시작이 아니라 이 곳에서 이미 나이트 마켓이 시작되는거냐고 멜번놈에게 물었더니 자기가 알기로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뭔가 다른 행사를 하는 것 같다고 구경을 하자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음식도 판매하고 그러는데? 이거 진짜 나이트 마켓 아니야? 라고 물어봤는데 그래도 아니라고 한다. 뭘까.. 궁금해서 이리저리 보고 있는데, 멜번놈이 음식이 공짜인 것 같다고 한다. 여기서 거지근성 보이지 말라고 한 번 눈치를 준 다음에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음식을 받아가면서 아무도 돈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말을 듣고 다시 유심히 보니 그 누구도 돈을 지불하지 않고 음식을 받아간다. 그래도 뭔가 의심쩍었는데, 외국인 관광객 남자 두 명이 계산하지 않고 음식을 받아 가는 것을 보고 확신했다. 진짜 공짜구나! 멜번놈과 나는 음료수를 나눠주는 곳에 쭈볏쭈볏 갔다. 그랬더니 부스안에 있던 분들이 우리를 보며 해맑게 웃으며 Free 라고 한다. 예이! 둘이서 좋다고 검은색 음료수를 받았다. 날이 더워서 차가운 것을 받았는데.... 내 평생 처음 마셔보는 맛이었다. 정말 기이한 맛이라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디저트 같아 보이는 것을 몇개 받아 왔다. 식사류도 있었는데 우리는 밥을 먹고 와서 그건 받지 않았다. 떡같은 질감의 디저트도 있었고 우리나라의 약밥 같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정말이지.. 못 먹겠는 것이다. 치킨 라이스땜에 배가 불러서였는지, 아니면 그냥 내 입맛에 맛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별로였다. 아마 말레이시아 전통음식 같은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멜번놈에게도 물어보니 자기도 못 먹겠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진짜 무슨 맛인지 모르겠어서 먹다가 버렸어요....... ㅠㅠ


이 날의 행사는 매우 호화로웠다. 전날보다 사람은 더 많았고 경찰들도 많이 보였다. 그래서 어제의 행사가 리허설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뭔가 주민들은 즐거워보이지만 무슨 행사인지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어서 우리는 그냥 멀뚱멀뚱 어색해(?)하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그냥 자리를 떠날 참이었다. 멜번놈이 왕이 온다는 것이다. 왕? 왕인 줄 어떻게 알아? 라고 물어봤더니 스크린을 가르킨다.

으아니?! 

진짜 왕 같아 보이는 사람이네? 그래서 음식도 공짜로 주고 그렇게 댄스 연습도 하고 사람들이 이렇게 득실득실 모여있었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우리의 감흥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ㅡ,.ㅡ 여전히 뭘 하는지 모르고 멀뚱멀뚱. 

바깥 쪽에는 퍼레이드를 하기 위해 각종 의상을 입고 대기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의 화려한 의상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했다. 남의 나라 축제를 구경하게 되다니. 운이 좋았다.

마차에 전구가 주렁 주렁 달려 있었다. 이국적인 색감의 천들과 조화를 이루어 매우 운치 있어 보였다. :-)

존커 스트릿으로 넘어가는 다리. 카메라 고자라 사진을 잘 못 찍었다... 하지만 사진이 중요한게 아니니 그냥 한 장만 찍고 쿨하게 넘어간다. ㅋㅋㅋㅋ

조명들로 엄청나게 화려한 존커 스트릿. 사람뿐만 아니라 거리에 있는 건물들도 함께 신이 난 듯한 분위기였다. 

동남아시아의 다른 나이트 마켓처럼 먹거리와 사봤자 아무 쓸데 없는(ㅋㅋㅋ) 장난감이나 악세서리 등이 노점의 매대에 올려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큰소리가 들린다. 뭐지 하고 뒤를 돌아봤더니..!! 축제가 일어나는 곳으로 추측 되는 곳에서 폭죽을 쏘아 올리고 있었다. 럭키! +_+


펑펑펑퍼퍼퍼퍼퍼펑. 우렁찬 소리와 함께 화려한 불꽃들이 밤하늘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새해 전날 밤에 내가 도망가서 불꽃 놀이를 같이 못봤는데 드디어 같이 보게 되었다고 농담한다. ㅋㅋㅋ 뒤끝 쩌네염..  멜번에서 1년 지내면서 불꽃놀이는 원없이 봤기에 불꽃놀이에 더이상 흥이 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불꽃놀이는 어디서 보든 멋있다! 그것이 짧게 머무르는 여행지에서라면 더욱!


불꽃놀이가 끝난 뒤에는 다시 사람들이 북적북적이는 통로를 헤집으며 존커 스트릿의 나이트 마켓을 구경하며 쏘다녔다.

햄스터인 줄 알았는데 꼬리가 쥐처럼 길다. 뭐,뭐지?

먹음직스러운 나이트 마켓의 음식들. 하지만 우리는 배가 너무 불렀기에 그 어떤 것도 시도할 수 없었다. ㅠ_ㅠ

손금을 봐주는 곳도 있다. 내가 이거 재미삼아 해보자고 그랬는데 낭만 없는 멜번놈이 싫다고 했다. 쳇. 

존커 스트릿이 메인이라면 왼쪽이나 오른쪽에 작게 나 있는 골목 중간 중간에는 이렇게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이런데서 보면 그 모든 음식들이 다 맛있어 보이는 것이 참 신기하다. ㅠ_ㅠ 저녁을 여기서 해결했어야했어. 다음 날에는 꼭 이 곳에서 저녁을 먹겠다며 우리 둘 모두 다짐했다. 다 먹어주겠어!!!!

거의 끝에서 찍은 사진. 다시 이 인파를 헤집고 존커 스트릿의 초입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했다. 오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그리하여 이 메인 거리 말고 그 옆으로 빠져나와서 사람들과 노점이 없는 조용한 골목길을 통해 다시 강으로 돌아갔다. 강에 도착하니 호텔로 다시 돌아가기가 아쉬워서 맥주를 한 잔 하고 들어가기로 했다. 리버 크루저를 타고 구경할때 레게바를 하나 발견했었다. 그 곳을 찾아가서 맥주를 한 잔 하기로 했다. 다행히 존커 스트릿에서 꽤 가까웠다.

사람이 붐비는 나이트 마켓과 달리 이곳은 매우 평화로웠다. 그래서인지 손님들이 모두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지나가는 리버 크루저를 보며, 그 크루저가 만들어낸 물결 위에서 일렁이는 반사된 빛과 선선한 바람을 즐기는 것만이 전부인 이 곳이 나는 정말 좋았다. 

리버 크루저가 지나갈때마다 바보처럼 헤벌쭉 웃으며 손을 흔드는 것도 꿀잼이었다. ㅋㅋ

그런 내가 부끄러운 멜번놈. 


내가 자꾸 옆에서 사진을 찍어대니 사진을 하나 찍어주셨는데, 얼굴이 반이 짤렸다. 네..... 멀쩡한 사진은 이제 기대 안합니다. 사진 잘 찍는 한국인 손 삽니다. -_-

강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기를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예쁜 것만 찍고 있으니 못생긴 멜번놈에서 초점은 의도적으로 날려주고. 

내가 계속 사진을 찍고 있으니 멜번놈이 자기가 사진을 찍어 보겠다고 한다. 

네? 요즘은 사진도 추상화 기법으로 찍나요?

수전증 있으세요? 그러니깐 술 좀 그만 끊으라구요...

수평이 안 맞아요 아저씨 ㅠㅠ 술 좀 줄이세요. 

그리고 그냥 카메라를 빼앗았다.


앉아 있는데 물방울이 머리 위로 떨어졌다. 방금 비 맞았다고 하니깐 비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3초 뒤에 자기도 비 맞았다고 한다. ㅡ.,ㅡ 가게 주인이 조금 있다가 비가 온다는데 많이 쏟아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러면서 테라스 자리의 의자와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 ㅡ.,ㅡ 그걸 보고 우리는 아무래도 비가 많이 오게 될 것 같다며 호텔로 향하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호텔로 가는 도중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건물의 지붕 아래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지만, 기약없이 기다리기 싫었던 우리는 그냥 최대한 빨리 호텔에 도착하는 것으로 했다. 그렇게 내 카메라는 샤워를 또 한 번 하시게 되었고... 생각해보면 나는 모든 카메라를 다 이렇게 ㅡ,.ㅡ 목욕을 시켜주는 듯 하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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