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24 - [Siesta/2017 Korea] - [순천여행] 2. 순천, 낙안읍성
02 Sep 2017
낙안읍성을 다녀오고 나서는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더운 날 돌아다녔더니 진이 쏙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에어컨 빵빵한 호텔에서 뒹굴뒹굴 놀다가 5시 쯤 호텔밖을 나왔다. 그리고... 이 놈의 버스는 또 삼십분을 기다려야 하고. 이번에도 택시를 탔는데 꽤나 가까워서(순천만에스호텔은 팔막경기장 근처였다) 6,000원 정도 나왔다.
순천만습지의 아름다움을 말로해서 무엇하랴. 미사여구따위 용산전망대에서 노을을 바라보지 않은 이에게는 다 무용지물이어라~ ㅎㅎ. 내 인생의 베스트로 꼽는 용산전망대의 노을. 그 것을 또 본다는 생각에 나는 순천 여행 내내 들떠있었다.
입장료는 8,000원이었는데 당일표로 순천만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을 함께 다녀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센스돋게! 오후에 발권한 표는 다음날 순천만국가정원을 무료로 방문할 수 있었다. 매표소 직원분이 설명해주는데 절로 꺅 소리가 났다.
구름이 낀 날씨라서 사진이 별로 예쁘진 않지만(사실 내가 못 찍어서.. ㅋㅋ), 실물이 훠얼씬 예쁘다. 탁트인 습지, 광활한 그 자연에 방문객은 저절로 겸허해지는 기분이다.
나는 사진을 찍는다고 천천히 걷는데, 그저 목표물로 슝슝 걸어만 가는 멜번놈에게 같이 좀 가자고 했더니 머쓱해하며 뒤돌아본다. 그래서 내 모든 사진은 그냥 스냅샷으로 찍혀있다. 고마워..
곳곳에 낭만있게 시도 있고.
그러고 보니 순천만에 가을에 한 번도 와보지 못했다. 10월 말즈음에 한 번도 방문하던가 해야지.
습지 바닥에는 게들이 많았다. 가끔 짱뚱어도 보였는데, 그 꼬물거림들이 너무 귀여웠다. 이런 생명체들이 나만 신기했던 것은 아닌지 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눈길을 두고 있었다. ㅎㅎ 다들 한마음이구만.
짱뚱어다리 ㅋㅋ 이름이 너무 귀엽다.
고고한 철새 한마리.
사진 방향에 따라 사진이 어두웠다 밝았다가 ㅋㅋㅋㅋㅋ
드디어 용산전망대로 향하는 길! 요 앞에 있는 화장실이 마지막 화장실이라 꼭 사용해주어야 한다.
명상의 길과 다리아픈길. ㅋㅋㅋ 너무나도 정직한 작명센스에 빵터졌다. 그리고 이걸 보는 방문객들마다 실소를 ㅋㅋ
용산전망대를 향해서 조금씩 올라가면서 순천만습지가 점차 한 눈에 들어오는데, 보면 볼수록 경이롭다. 그리고 참 평화롭다.
멜번놈이 뭐라고 적혀 있냐 묻길래 알려줬더니, 저렇게 글자 만드는 것도 환경파괴라며 훈수를 ㅋㅋ 옳소.
그리고 드디어 용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다리가 아프지만 자리에 앉고 싶지 않았다. 계속 멍하나 바라보게 된다. 멜번놈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는지 감탄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베스트 파트라고 했다.
구름이 잔뜩 끼어서 석양을 보기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우리는 꿋꿋이 기다렸다.
새들이 날아가는 모습도 평화롭고,
만에 비친 하늘과 구름도 평화롭다.
하늘 마저도 순천이 더 예쁜 듯 하다.
내 사진은 잘 찍어주지 않는 멜번놈을 나는 착실히 찍어주고~
파노라마도 한 번 찍어보고.
용산전망대에서 내려 오면서 더 노을이 잘 보였다. 위에서 바라본 것보다 조금 더 아래에서 바라본 것이 산 주변의 노을을 보기 좋았다.
너무나도 고운 자태. 올해에 꼭 다시 한 번 오리라.
+
돼지 갈비 먹고 싶다는 멜번놈의 요청에 다시 건양식당으로. 멜번놈은 혼자 여행다닐때에는 먹을 수 없는 비비큐를 나를 만났을때 한을 풀려는 듯 매끼니 비비큐를 요청한다. 크흑. 그나저나 건양식당의 돼지갈비는 참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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