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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7 Korea

[제주여행] 2. 3년만의 제주, 서귀포, 이중섭거리

by 여름햇살 2017.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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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Sep 2017

나는 이 제주 여행을 기대했다. 왜냐면 2번째 회사를 퇴사하자마자 향했던 2014년 9월 이후 3년만에 방문하는 제주였기 때문이다. 아마 멜번놈이 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놈이 제주를 가겠다고 하지 않았다면 나는 또 차일피일 미루다가 내년에 방문하기로 결심했을 지도 모른다.


제주 방문에 대한 열망이 사그라든 것은 1. 이제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 2. 제주여행의 문화가 조금 달라진 것이 느껴져서 였다. 그럼에도 제주 자연은 변하지 않았을터이니, 나는 이번에도 만족하리라 생각했다.


회사에 7시에 도착해서 4시에 퇴근을 했다. Flexible working time은 우리회사의 최대장점! 적극 활용하여 4시에 사무실을 뛰쳐나와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회사 바로 앞에 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이 오지만 서울의 도로사정이야 뻔하기에 지하철을 이용해서 공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간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시아나에서 비행기티켓을 구매하여 모바일티켓을 신청하였는데 완전 신기했다. 

핸드폰에 항상 저 티켓이 떠 있다. 슬라이드를 하면,

이렇게 바로 모바일 티켓이 나온다. 내가 따로 저장하지 않았는데 아이폰의 wallet 기능으로 이렇게 된다. 완전 신기해! 

저녁을 먹지 못하고 바로 공항으로 가서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이것저것 샀다.그 중에서 가장 특이했던 것이 요 아이스크림. 공차에서 아이스크림도 나오고 있었어....??

탑승구에서 바라본 활주로. 김포공항은 확실히 작다. 그래도 가까워서 참 좋다.

앞 비행기가 delay 되는 바람에 내가 탑승할 비행기도 늦어졌다. 멜번놈이 빨리 오라고 쪼아대고 있어서 압박받고 있었는데! 


멜번놈이 남부쪽에서 머무르고 싶다고 해서 남부쪽에서 열심히 숙소를 찾았다. 회사 동료에게 추천 받은 2개의 호텔의 예약이 다 차서 아쉽게도 하지 못했지만 괜찮은 가격의 호텔을 찾았다. 짐이나 수영장 등의 시설은 없지만 1박에 7만원 정도로(엄청 잘 뒤져야된다. 몇일동안 헤맸다.) 가격이 훌륭했다. 동문로터리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교통도 좋았다.  그러고보니 사진이 하나도 없네.




 호텔에 도착하니 10시가 다 되었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가 끝이 났다.


09 Sep


호텔 예약시 조식을 선택하지 않았다. 1인당 2만원이라 기본 숙박료에 4만원이 추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밥을 먹으러 어슬렁 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나는 너무나도 도시여자였나보다. 24시간 음식점은 물론이거니와 왠만한 식당들도 7시면 문을 열어 아침식사를 판매하는 역삼에 회사가 있어서, 나는 모든 곳이 다 그러리라 생각했다. 9시가 넘었는데 김밥천국조차 문을 열지 않았다. 포털에 검색을 해보니 서귀포 올레 시장 내에 아침식사가 가능한 식당이 있다는 포스트를 읽고 시장으로 달려왔다.

시장 안이 생각보다 잘 꾸며져 있어서 놀랬다. 이건 시장에서 산 주전부리를 먹거나 조금 쉬어 갈 수 있는 벤치. 와.. 제주 놀랍구만.



장기간의 여행(동남아에서부터 시작해서 한국 여행까지, 호주를 떠난 것으로 치면 3개월째 여행중)으로 살이 많이 빠지고 지치신 멜번놈. 

메뉴는 요렇다. 가볍게 순두부로 주문했다. 멜번놈은 날 따라 주문했다. 나는 우리만 이 곳에서 아침을 먹을 줄 알았는데 꽤 많은 사람(대부분이 관광객)들이 아침을 먹으러 왔다. 다들 근처 호텔 조식이 비싸서 온 것인가...ㅋㅋㅋㅋ 숨겨진 맛집인 듯 했다.

순두부찌개를 처음 먹어보는 멜번놈. 맛있다고 한다. 암, 이거 처음 먹으면 완전 맛있지. 


그리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 나는.. 노트북을 바리바리 싸들고 호텔 근처에 있던 스타벅스로 갔다. 금요일까지 Timeline이었던 일이 있었기에 마무리를 지어야했다. 멜번놈도 같이 붙어 있겠다며 따라 왔으나, 옆에 있어봤자 걸리적거리기만 해서 커피를 다 마셨을때 놀러나 가라고 쫓아냈다.

네.. 3년만에 제주와서 서울에도 있는 스타벅스에 와있구요..

달달한게 먹고 싶어져서 케이크를 골랐다. 제주에만 판매하는 현무 당근 케잌. 맛이쪙. 


하루 종일 있어야 될 업무량이었는데, 하다보니 금방 끝이 났다. 2시쯤에 멜번놈에게 문자를 보내보니 한라산을 갔다고 한다. 멀리 나가기는 싫고, 그렇다고 20분만 걸어가면 나오는 해변조차 가기 싫을만큼 게을러져서 이중섭거리를 산책하기로 했다. 제주에 오면 이것도 보고 저것도 봐야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제주에 내려오니 제주에 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모든 욕심이 사라졌다. 역시 제주의 힘이란.




거리가 하나의 미술관이다.

이중섭 거리는 4년만인가. 예전에 제주 현대 미술관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관람을 시작할때부터 내렸던 빗방울의 굵기가 더 굵어져서 관람을 마쳤을때에는 폭우로 변해있었다.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미술관 벤치에 앉아 있는데, 나와 같은 시기에 방문한 남자분이 차를 태워주셨는데, 어쩌다보니 그날 하루 같이 여행을 하게 되어 서귀포쪽을 와서 이중섭 거리를 방문하게 되었다. 뚜벅이 여행자였던 나는 정말 운 좋게 자동차를 타고 슝슝 여행을 했던 즐거웠던 추억이었는데, 이 곳을 방문하니 그 분이 생각났다. 번호도 교환해서 연락을 한 두번 주고 받았는데 그때 당시의 남자친구가 굉장히 언짢아해서 연락이 끊겼었다. 잘 지내시겠지?

쨍한 하늘에 우뚝 솟은 건물이 예뻐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독특한 모양의 건물.

자전거. 내년에는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를 해볼까 한다. 내 튼튼한 다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핫.

공방이 많아서인지 독특한 가게들이 많았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괜히 뭔가 사고 싶은 마음이라도 일까봐. 여행지에서는 쇼핑에 지갑이 마구마구 열리니 조심해야 한다. 

이중섭 거리도 올레길에 포함되나보다. 올레길 표식이 반갑다. 

이중섭의 생가인데 이중섭은 이 작은 단칸방에 세들어 살았다고 한다. 한 사람이 지내기도 좁은 곳에서 한 가족이 지냈다고 하니 왠지 슬펐지만 이중섭은 이 시기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고 했다고 한다. 역시 행복은 가진 것에 비례하지 않는다, 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했다.

훈남...? (이와중에 외모 보는 외모지상주의)

좋다니까, 나도 좋아. 

나도나도!!

독특한 외관의 카페. 최악의 스타벅스커피(왜인지 모르게 라떼가 정말 맛이 없었다...)를 먹은 죄로 커피는 마시지 못하고 밖에서만 기웃기웃. 

사진으로 보이면 별거 없어 보이지만 가본 사람만 아는 그 정취. 제주에 존재해있는 그 순간 모든 경험이 특별해진다. 그래서 그 모든 감각이 살아나고 순간을 즐기게 된다. 이중섭 거리 또한 그렇다.

미술관인데 햇빛을 쬐며 산책을 하는 것이 너무 좋아 들어가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지난 번에 왔을때도 안 왔던 것 같은데, 헤헤. 다음에 와야지.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 골목길이 참 예쁘다.


호텔 사진이 이거 하나가 다이다.

호텔 내부는 좁은데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은 좋은 편이다. 특히 화장실 마감이 괜찮은 편. 거기다가 잘 찾으면 가격도 저렴해서 참 좋다. 

이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 

멜번놈이 보성 녹차밭 갔다가 사온 쿠키. 이거 진짜 맛있다! 많이 달지 않고 담백한 쿠키인데 녹차향이 진짜 풍부해서 완전 내스타일이었다. 어느 정도로 맛있냐면 혹시 인터넷으로 파는가 해서 뒤져보기까지 했다.(판다! 추석 연휴 끝나면 주문할 예정 ㅋㅋㅋ)

저녁먹으러 가는 길. 어쩜 이리 안 예쁜 곳이 없니 제주야.

그리고 서귀포 맛집임이 확실한 새섬갈비!

2017/09/29 - [Siesta/2017 Korea] - [제주여행] 1. 새섬갈비


식사 후에는 산책을 하고자 근처에 있는 새섬으로 향했다.


새섬으로 향하는 다리. 핸드폰으로 찍어서 화질이 별로지만 꽤 예쁘다.

그리고 귀신 나올 것 같은 산책코스. 내가 겁쟁이라서가 아니라 진짜 무섭다. 멜번놈도 무섭다고 했다. 이렇게 겁쟁이 커플 인정. 하지만 조용해서 섬 자체를 전세낸 기분이라 기분 내기에는 좋다. 굳이 올필요는 없지만 서귀포가 숙소라면 꼭 오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


이런 건 다 시키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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