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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책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답답하면 물어라

by 여름햇살 2017.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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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인기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고, 내가 처음 이름을 들었던 것은 6년전 나의 사수가 읽던 '스님의 주례사'를 통해서였다. 결혼을 앞두고 있던 그 분은 결혼 전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읽게 되었다고 말을 하면서 책 자체도 매우 재미있다고 알려줌과 함께 법륜스님의 존재를 처음 내게 알려주었다. 그러나 나는 종교와 관련된 그 모든 것들을 질색팔색하는 인간이었고, 그 이후로 법륜 스님에 관심이 없다가 최근 지인의 정토회 활동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와 함께 스님의 즉문즉설이 매우 속이 시원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단 것을 알게 되었고, 어느 잠오지 않는 밤 즉석에서 구매하여 읽기 시작했다.


즉문즉설 법회란 누군가 질문을 하면 법사가 적절한 답을 하는 대기설법의 전통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민을 질문하고 그 것에 대해 답을 해주는 스님의 말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들이 하는 질문은 내 인생을 알고 있나 싶을 정도로 내가 궁금했던 질문들로만 쏙쏙 구성되어 있었다.


이 책을 지금에서야 읽게 된 것은 나에게 참 좋았던 것 같다. 정확히 4년전만해도 오만방자함이 그지 없었던 나는 무슨 이런 해결책이 다있냐며 화를 내었을 것이 내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 보니 스님의 설명처럼 우리 인간사를 꿰뚫는 것이 없다. 우리는 너무나도 이기적이고 멍청하여 너무 당연한 답을 두고 내 입맛에 맞고 내 마음 대로 되는 답은 없나 하며 인생을 소모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집에 있는 파랑새를 두고 파랑새를 찾으러 여행을 떠났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내가 욕심이 매우 많다는 것이었다. 스님이 예를 들며 해준 답변  중 가장 와닿은 것은 밤송이었다. 뾰족한 밤송이의 밤을 까먹고 싶은데 밤송이에 찔리지 않고 먹는 법을 묻는데, 찔리고 싶지 않으면 밤을 포기해야 하고 밤이 먹고 싶으면 찔리면서도 밤 껍질을 까야 하는데, 자꾸 안 찔리면서도 밤을 어떻게 먹는지 물어보면 어떻게 하냐고 하신다. 그 표현을 읽으며 나는 박장대소를 했다. 그렇다, 밤이 먹고 싶으면 조금 따가워도 참고 껍질을 까야 하고, 찔리는게 아프면 밤을 먹지 말아야 한다. 찔리지 않고 밤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면 그 방법을 찾을 때까지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그냥 달콤한 밤을 먹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내 인생은 왜이러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 삶은 이미 충분히 완벽한데 내가 너무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 번 내 삶과 내 주변의 인연에 감사함을 느낀다.


내 의견을 내 취향을, 내 생각을 고집하기 때문에 답답하고 화가나고 괴롭고 슬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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