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 244


13Apr2018​


회사에 화분들을 가져다 놓은 뒤로 나는 출근을 하자마자 항상 이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최근 외근이 잦아져서 아이들을 거의 돌보지 못하다가 특이한 점을 발견하였으니! 

꽃이 피어난 이후에 이 부분에서 새로운 아이가 2개 더 자란다고만 생각했는데, 알고봤더니 숨겨진 녀석(?)은 따로 있었다. ​

​바깥에 있는 아이들은 처음과 그 크기가 동일한데, 이 안의 녀석은 내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완전 신기해!! 동물들이 자라나는 것보다 식물들이 자라나는게 더 신기하고 경이롭게 느껴진다. 동물인 내가 하는 식사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필수요소들을 섭취하여 생장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간만에 김식당이 오픈되었다. 3월 한달간 집들이를 3번 했던 터라 한동안 집에 사람을 초대하지 않다가 이번 금요일에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기로 했다.  

​전날 영화보고 수다 떠느라 집에 늦게 들어와서 집들이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만만한 밀푀유나베. 꺄악. 그와 함께 생에 처음 김치전을 만들어 보았다. 윤식당 레시피가 있길래 찾아서 만들었는데 완전 맛있었다!! 김치+참치+부침가루+참치+옥수수캔이면 끝! 

​김치전을 한 이유는 친구가 가져다 준 동동주 때문이었다. 하지만 동동주는 맛이 살짝 간 상태였고(...) 되려 이 녀석이 맛있었으니!! 뭐 들어갔나 하고 뒤에 봤더니 과당이. 역시 당이 들어가야 맛있구나. ㅋㅋ


친구와의 수다는 흥미로웠다. 나는 항상 나의 ' 삶을 바라보는 작은 눈'을 확대시키는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친구의 인생은 나와 교집합이 적은 편이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눈을 가진 듯한 기분이었다. 그와 함께 작년까지의 나는 내 삶의 가치나 주관을 강화시키는 방식으로만 사람을 만나왔다는 생각을 했다.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조금 더 강하게 내 틀을 깨부술 필요를 느꼈다. 올해에는 책도 책이지만 사람도 많이 만나야겠다고 다시 다짐했다. 


D + 245


14Apr2018​

​그리고 2명이서 마신 술..... 동동주, 감와인, 산사춘 2, 매화수, 복분자, 덕산약주. ㅎ ㅏ 사실 여기에 백세주도 땄는데 그건 1/3 정도 마시다가 말았다. 그래, 백세주까지 마셨으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금수의 영역이다....... 


그 덕에 만취상태로 영어 스터디에 참석했고, 나는 거의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남들이 뭐라고 하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그리고 뒷풀이 없이 그대로 집에 와서 다시 앓아 누웠다. 28일에 술약속이 있으니 그 전까지는 술은 입에도 대지 않으리라.


D + 246


15Apr2018​

​아침에 일어나니 몸 상태가 괜찮아져서 관악산에 다녀왔다. 몸이 조금 피곤해도 1주를 빼먹으면 2주만에 가게 되고, 그러면 몸이 너무 찌뿌둥하기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부지런 떨며 가게 되는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그런지 요즘 관악산에 사람이 엄청 많다. 갑자기 고요했던 겨울산이 그리워질지경이다. 

​그렇게나 관악산을 왔건만 처음 만난 소와 호랑이! 완전 귀여워 ㅎㅎ


​아름다운 벚꽃이여~~ 아마도 이 광경이 올해의 마지막 벚꽃이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 다시 봄의 흥겨움을 벚꽃과 좋은 사람들과 술과 만끽해야지. 


나를 신경쓰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속해서 상대를 탓하고 있었다. 누가봐도, 객관적으로, 상식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쟤가 잘못한거지 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그래서 산만한 정신으로 등산을 하는데 찬찬히 내 생각의 논리를 따져보니 잘못된 것은 나였다. 그 상황에 괴로워 하는 것도 나이고, 거슬려 하는 것도 나였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나에게 그런 것 가지고 괴로워하거나 신경쓰어라 라고 강요하지 않았는데, 굳이 그러고 있는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것을 알게 된 계기는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계속해서 내면에서 상대를 탓하는 소리를 듣고 있다가, 산세가 험한 구간이 나타나자 집중해서 산을 올라가게 되었다. 한참 정신없이 헥헥 거리며 산을 오르다가 문득 내가 그 것을 더이상 신경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숨이 턱밑에 차오르고 힘들어 죽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자 몇일째 나를 괴롭히던 번뇌는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생각하고 싶어서 그러고 있었다는 깨달음이 왔다. 힘들어 하면서 다시 나의 번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의 사고의 회로는 떠올랐지만 그것이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잘못되게 집착하고 있었다. 어이쿠. 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더니, 진짜로구나. 


요즘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는 시간이 급증했다. 그덕에 맨날 시덥잖은 기사들을 읽고 카톡으로 몇시간씩 채팅을 한다. 핸드폰을 멀리하고, 책 좀 읽으며 마음 공부 해야지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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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15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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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여름햇살 2018.04.16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밀푀유나베 5살짜리도 할 수 있습니다 ㅋㅋㅋ 이런걸로 띄워주지 마세요 ㅋㅋㅋㅋㅋ
      만취스터디.... ㅠㅠ 스터디원에게 제대로 민폐 끼치고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