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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책 맨 박스 Man box

by 여름햇살 2018.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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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박스
국내도서
저자 : 토니 포터(Tony Porter) / 김영진역
출판 : 한빛비즈 201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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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박스 Man box. 남자다움이라는 미명하에 남성들에게 씌워진 고정관념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타의적으로 맨 박스에 갖힌 남자들도 있지만, 반대로 우월감이나 권위를 위해 맨박스를 강화시키는 삶을 살아오는 남자들도 있으며, 성별전쟁에 참전하지 않는 평범한 아니 착하기까지 하지만 맨박스를 강화시키는데 일조하는 남자들도 있다. 책은 그 모든 남자들에게 맨박스에 대해 알려주고, 어떻게 맨박스에서 벗어나 남녀 모두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구체적인 일화등은 조금은 뻔한 내용이라, 기존에 갖고 있던 의견을 강화시키는 용도로밖에 사용하지 못한 책이다.


맨박스를 읽으며 생각했던 첫번째는 '경제력에 따른 주도권'이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남자들의 수입이 더 많았고(혹은 가정의 유일한 수입원일 가능성도 높았다), 경제력에 따라 주도권이라는 것이 생겨나는데 이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도 그리고 당연하지 않다고 말 할 수도 있다. 커플 혹은 부부에서 여자의 경제력이 더 높다고 해서 여자가 항상 주도권을 갖지는 않는다. 그런데 남자의 경우에는 그럴 확률이 조금 더 높다. 그래서 책에도 자신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여자를 부담스러워 하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관계에서 오는 주도권을 잃기 싫다는 이유에서이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이런 뻔한 통계치(?)는 아니다. 이 현상 그 자체가 흥미롭다.


사실 경제력이고 주도권이고 다 차치하고서라도 관계에서 '파워'를 갖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조금 이상하다.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우월감을 느끼려고 또는 상대를 좌지우지 하려고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류의 관계는 꽤 많다. 맨박스에 갖힌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 쪽에서 '강한 남자' '자신을 리드 할 수 있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따지면 단순히 맨박스의 개념보다는, 어떤 인간관계를 맺고 싶은지의 문제가 된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부분이 아닌가 싶다. 


두번째로 생각했던 부분은 맨박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는 박스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내가 갖힌 박스는 '장녀 박스'이다. '남자'인 동생보다 나는 더 남자답게 자랐고, 감정을 잘 노출하지 않고 독립적이고 강한 모델을 꿈꾸며(혹은 꿈꿈 당하며) 자랐다. 여자임에도 첫째 아이라는 이유로 맨박스와 함께 또래보다 일찍 철들 것을 암암리에 강요 받은 것이다. 내가 장녀라서 이런 생각을 하겠지만, 둘째 아이, 셋째 아이도 각자 강요 받았던 각자의 박스들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생각이 드니, 우리 모두는 각자를 꼭 가두는 박스를 하나씩 끼고 사회를 살아가는 것 같다. 


예수가 그랬던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그 진리는 우리는 고작 사회따위가 규정한 박스에 갖혀 살 필요 없이, 존재 하고 싶은 그 모습 그대로 존재 가능하다는 말은 아닐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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