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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8 Korea

[제주여행] 5. 한라산 등반, 그리고 백록담에서의 멋진 뷰!

by 여름햇살 2018.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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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09 


제주에서 둘째날에는 한라산을 등반하기로 했다. 도착 바로 다음날로 정한 첫번째 이유는 수목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 예보 두번째 이유는 다른 곳에 돌아다니고 난 다음에는 한라산을 등반할 체력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쌍했기 때문이다... 헤헤.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 시각이 정해져 있어서 아침도 먹지 않고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다. 

아침부터 열일하는 제주하늘. 버스를 기다리며 동복리에서 사진 한 장 찰칵.

고등학교 수학여행때를 제외하고(그때는 어떤 코스로 갔는지 전혀 모른다), 내 의지로 한라산에 올랐던 지난 2번의 등산 때는 나는 항상 성판악 코스로 올라가서 성판악으로 다시 내려온다. 관음사 코스는 힘들다고 악명이 높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성판악으로 올라가 성판악으로 내려왔는데, 다음번에는 관음사 코스를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그전에 체력을 잔뜩 키우고 말이지. 

진달래밭 대피소를 12시 30분까지는 통과해야 하는 날. 8시 30분에 출발해서 시간은 넉넉했다. 요 시각제한 때문에 아침일찍 와야 된다. 매점에서 김밥을 하나 사서 등산로를 따라 올랐다. 


매~우 평탄한 성판악 코스. 난이도로 따지면 하에 가깝다. 길이만 길뿐이지 경사도 완만하고 길도 깔끔하다.

아직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시기는 아니라 초록잎 가운데 노란잎이 군데군데 섞여있다. 한라산에서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으면 좋을텐데! 


완죤 힘든 계단.. 살려주세요.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너무 힘들었다. 거의 울면서 올라갔다. 

짐을 나르는 헬기. 헬기를 이렇게 가까이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헬기가 만들어내는 바람의 세기에 깜짝 놀랐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정상까지의 길. 하늘을 가렸던 높은 나무들은 사라지고 이렇게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매번 이 곳을 방문할때 마다 내가 죽어서 천국에 온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멋진 광경에 압도되어 소란스러운 사람들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정신이 약간 멍해진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풍경이다. 


거기다가 이 날 더 환상적이었던 것은 날씨였다. 4번째 방문이지만 이 곳에서 서귀포시가 내려다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구름 건너 보이는 건물과 바다를 보며 천국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신차리고 다시 본 다음에야 그 곳이 서귀포방향인 것을 깨달았다. 해발 1950에서 바라보이는 도시라니. 




백록담에 고인 물. 이렇게 많이 차 있는 것 또한 처음이다. 이 날은 참 운이 좋았다. 




사실 이번의 나는 진달래 대피소까지만 오르려고 했다. 예전보다 저하된 체력과 아픈 허리로 인해 많이 힘들고 슬펐기 떄문이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는 적절한 속도로 오르고 있었는데, 빨리 오르던 과거 그리고 빨리 오르고 싶은 내 욕심, 그 성에 차지 않아 내가 등산을 포기하려고 했음을 말이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고 한발 한발 내딛었다. 이렇게 맨날 포기만 해서 뭘 할 수 있겠어 라며 나를 자책하는 마음과 함께 포기 하지 않으면 늦더라도 완주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난 번의 나는 백록담에서 30분 낮잠을 자도 왕복 7시간 30분이 걸렸다. 이번에는 썩 많이 쉬지도 못했는데 8시간이 걸렸다. 그것도 막판에는 거의 다리를 끌면서 말이다. 왕복 9시간 걸리는 코스니 이번에도 늦은 편은 아니었다. 남들보다 빨리 가고파 하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뜻대로, 내 욕심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아야지.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나에게 한라산이 알려준 교훈이었다.

김밥과 바나나, 초코 다이제스티브를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상태에 요 라면은 너무나 매웠지만, 그래도 너무나 맛있었다. 이렇게 이번 제주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날이 지나갔다. 


한라산에서 촬영한 영상, 넘나 멋지구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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