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서 눈물을 터뜨리게 만들었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했는데, 영화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담백한 배우 정우성의 내이션이 차분함을 증폭시켰다. 영화는 2014년 4월 15일 밤 인천항을 출발하여 다음날 병풍도 부근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일정을 과학적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 논리적인 탄탄함 흥미진진하게 구성되어가는 스토리에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지루함이 없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물론 함께 본 지인은 초반에 살짝 졸렸다고 했지만)


이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아니 진실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에 조금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김어준 총수가 3년간의 조사가 아이들을 애도하는 자신의 방법이라고 나지막이 읊조렸다. 그 말을 들었을때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어떤 방법으로 아이들을 애도하였을까? 말도 안되는 정부의 발표가 나올때마다, 세월호 유가족에 정치적인 프레임을 만들며 국민적인 갈등을 조장해나가는 사회를 볼 때마다 나는 단지 화만 냈다. 옳지 못한 일에 분노하는 것으로 나는 애도를 충분히 했다고 여겼던 것은 아닐까. 그 분노가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을 씻을 수 있는 면죄부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4년 간의 나의 생각과 행동을 돌이켜봤다. 아직은 너무 늦지 않길 바라며, 좀 더 성숙된 애도의 방법을 찾아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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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Apr2018 

​대구로 출장을 다녀왔다. 서울역에만 가면 항상 맥도날드에 들러서 맥모닝세트를 먹었는데, 오늘은 텀블러에 얼그레이를 가득챙겨왔다. 일회용컵을 사용하기 싫어서 옆 파리크라상에서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그런데 이렇게 또 비닐은 사용하게 되었네? 생각해보니 외국에서는 빵을 만들더라도 포장해놓지 않고, 고객이 주문을 하면 그제서야 종이에 포장을 해주었던 것이 기억났다. 한국도 좀 그러면 안될까? 편리함이란 이름으로 우리는 환경을 얼마나 망치고 있는 것일까.  

​전날 막걸리 1병을 깔끔하게 비운 죄로(?) 잠을 설쳤다. 5시에는 일어나야하는데 혹시 꾸물거리고 7시 열차를 놓칠까봐 긴장해서 잠을 거의 자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대구로 내려가는 열차안에서는 열심히 헤드뱅잉을 했다. 

​병원 지하 푸드코트. 네프킨. 묘하게 그릭풍이야?????

​병원 앞 분수대가 시원해보여 사진을 찍었다. 

​역에서는 청도반시로 만들었다는 감와인을 하나 구매했다. 이젠 출장가면 지역술을 구매해오는 중년이 되버린 느낌이다. 맛이 좋다고 하니 기대된다. 얏호! 


인스타그램을 계정을 삭제했다. 사실 그전부터 사진들을 조금씩 지우고 있었는데, 너무 귀찮아서 그냥 삭제해버렸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의 게시물도 꽤 많이 삭제해나가고 있다. 나는 이미 블로그에 TMI 뿌려대고 있으면서 뭘 더 뿌려댄단 말인가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추가로 접하고 싶지 않은 정보의 과잉도 거슬렸다. 필요한 정보들은 블로그에서만 찾아봐야겠다. SNS는 정보와 광고의 영역이 모호하다.

집에서 창밖 바라보며 잠시 한숨 돌리기. 요즘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이 주체가 되지 않는다. 내 통제를 벗어나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요즘 눈뜨고 있을때마다 노래를 듣고 있는 것이 그 원인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여태까지의 나는 통제가능할 정도의 상황에만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마음이 일렁이는 사람이나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 아직도 무방비상태와 다름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내 감정을 지켜보는 것이니, 아침 저녁으로 명상을 하며 내 마음을 관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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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11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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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Apr2017

​​


월요일은 월래 술마시는 날.

지인이 보성 막걸리와 동동주를 집앞까지 가져다 주어서(고향인듯) 시음해보았다. 아니 시음이 아니라 사실 한 병 다 마셨다. 맛이 좋다. 쓴맛이 덜하다. 남은 동동주는 금요일에 마셔야지.




노을이 예뻐서 찍은 사진이다. 사실 별 것 없는 풍경이지만 굳이 찍은 이유는 이 풍경이 멜번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노을지는 무렵 집으로 돌아갈 때, La trobe 도로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그 짧은 찰나에 바라보던 노을, 그 노을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월요일 퇴근길, 나는 노을을 바라보며 멜번을 추억했다. 그때가 그리운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순간이 생각났을 뿐이다. 어쩌면 그때와 지금의 나 사이의 3년의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 시간동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살아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왜 노을을 바라보며 쓸데없이 무기력감을 느꼈을까.



집에 도착해서는 간만에 창밖을 내다보았다. 이 고요한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 전까지의 한시간 반 정도 내 마음에서 일어났던 감정들에 대해 생각했다. 반년전부터 명상을 시작했다며 나대고다녔는데,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난 반년간 의미없는 즐거움에 도취되어있었던 것은 아닐까.

감성적인 것을 싫어한다. 감정은 주관적일따름이고, 주관적이고 자기관점대로만 내뱉는 말은 유아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 비난하는 내 마음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오늘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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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12 1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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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8.04.12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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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여름햇살 2018.04.13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명상전문가 아니에요! ㅋㅋㅋㅋ
      그리고 명상이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해봐야 아는 것이니 한 번 시도해보셔요. 해보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안해보면 아무 효과가 없는 것은 확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