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Apr 2018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한 2018 꽃놀이의 날! 꽃놀이 이야기가 나왔을때 처음 내가 제안한 날짜는 4월 14일이었다. 그런데 지난주 뒷풀이에서, 4월 14일은 벚꽃이 질 확률이 높다는 의견들이 있어서 4월 7일로 조정되었다. 3일 연속 내린 비로 인해 날씨가 급 추워짐과 함께 황사가 몰려온다는 날씨 뉴스에 이 날의 꽃놀이를 걱정했지만, 다행히 하늘은 끝~장나게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날씨 체크. 좋아 좋아 일단 맑군!


미세먼지와 황사도 오케이! ㅋㅋ 사람들에게 오늘 무조건 꽃놀이를 가야 한다고 아침 8시도 되기전에 단톡방에 메세지를 날렸다.


그리고 나는 4시간동안 김밥 싸기에 들어갔다. 


난 원래 나들이갈때 내가 김밥을 싸거나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들때에는 요리의 특성(불, 칼)으로 인해 온전히 요리에 집중하게 되는데, 나는 그 몰입의 경험이 참 좋다. 내가 만든 음식을 타인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지만, 내가 요리를 좋아하는 절대적인 이유는 그 몰입감에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누구하나 시키지 않았는데도 자처하고 김밥을 싸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프랩부터 마무리까지 4시간이 걸릴줄은 몰랐... 2018년에는 이게 첨이자 마지막이다...


마트에서 김밥세트(김,단무지,맛살,햄)을 구매했더니 내용물이 별로 없어서 깻잎, 치즈, 어묵, 계란, 참치+마요, 당근과 오이를 준비했다. 간만에 채칼들고 당근과 오이를 채써는데 와우, 호주에서 스시가게 알바하던 생각나고 아주 재미있었다. 그와 함께 유부초밥까지!! 처음 오기로 했던 인원은 12명이라 아주 푸짐하게 준비했는데, 10명이 오는 바람에 남았다는 껄껄껄. 

제일 처음 싼 김밥. 2014년 4월 이후로 4년만에 처음 싼 것 치고는 잘 만들었지만 모양이 왜 이럼...?? 나 원래 김밥 음청 잘 쌌는데....?? 자존심이 상하네..? ㅋㅋ

두번째. 모양이 좀 더 낫다. 이렇게 싸면 쌀수록 원래의 실력(?)을 발휘했다는. ㅋㅋㅋ 



아주 이사가는 줄 알겠.....? 빵빵하게 한 짐 챙겼다. 쇼핑백에 다 들어가지 않아 백팩도 멨다. 아주 김밥으로 배터지게 만들겠다 작정했다. 그와 함께 내가 마실 옥수수차도 따뜻하게 끓여서 챙겼다. 이렇게 소풍 준비 완료! 원래 과천 서울대공원 2번 출구에서 3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1시간이나 먼저 일찍 가서 혼자 나들이를 시작했다. 


처음 와본 서울대공원! 생각보다 규모가 크길래 깜짝 놀랬다. 그와 함께 어마무지한 인파에 다시 한 번 놀랬다. 다들 날씨가 좋은 주말이라 나들이를 나온 듯 했다. 햇살은 이다지도 포근했지만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서 몹시도 추웠으니.. 나는 이때 집으로 도망갔어야했다...


한 손에 무거운 짐을 들, 또 다른 손으로는 한손에 잡히지도 않는 아이폰으로 대충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 참 사진이 기록용이구나. ㅋㅋ 원래 디에쎌라를 가지고 오려고 했는데 짐이 너무 무거워서 가져오지 못했다. (대신 폴라로이드를 가져갔는데, 집에서는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가져갔는데, 막상 쓰려고 했더니 에러가 떴... 추워서 그랬나) 


입구에서 왼쪽으로 길을 따라 돌아가기 시작했는데, 사실 이때까지는 조금 실망을 했다. 풍경이 정말 별로였기 때문이다. 뭔가 황량하고 크기만한 공원인가, 이딴 벚꽃을 보러 오다니 라며 궁시렁 거렸는데, 이는 나의 잘못된 속단이었다. 

코끼리열차. 결국 이걸 타보지 못하고 왔는데, 날도 추운데 주구장창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아니 돈도 많이 버시는 분들이 이거 얼마라고 안 타냐고 농담반 진담 반 멘트를 날렸는데 다들 귓등으로 들...ㅠㅠ 담에 오면 꼭 타야지. 

서울대공원은 호수를 중심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는데, 입구에서부터 1/4 지점정도가 지났을 무렵부터 벚꽃이 화려해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여기저기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까지 들뜨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발견했다! 이 모습은 내가 케언즈를 여행할때 방문했던 포트더글라스의 언덕이 생각나는 풍경이었다! 물론 풍경 자체는 다르지만 느껴지는 포근함은 비슷했다. 이번 방문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장소다. 

위치는 이 곳! 완전 강추! 

바로 그 자리에 자리 깔고 드러눕는 나의 실행력. 돗자리가 없어서 비치타올가져 온 슬픈 이야기가.. ㅋㅋ


그리고 나무 밑에 드러누워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언제 또 이런 평화로운 시간을 가져보았을까? 타국으로 여행온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나뭇가지와 나뭇잎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니 저절로 마음의 모든 근심걱정이 달아나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았다. 소리가 너무 좋아 동영상 촬영까지 했다.


그리고... 나는 정확히 30분 뒤에 동태가 되었다. 따스한 햇살을 두꺼운 구름이 가리고, 바람이 정말 문자 그대로 미친듯이 부는 것이 아닌가! 우어어. 단톡방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들에게 전기장판과 온수매트를 가져와 달라고 요청했다. 진심이라는 말과 함께. 그랬더니 오라버니 한 분이 담요를 3개나 사가지고 오셨다. 꺅, 센스쟁이. 

그 전에 도착한 언니는 센스있게 아메리카노를 사왔다! 이열~ 이런 센스는 배워야해!!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며 맛깔나는 수다를 떨었다. 요 멤버는 지난번에 번개도 함께 할만큼 친해진 멤버였는데, 말이 너무 잘 통해서 좋다. 완전 패밀리 수준으로 진화했다는. ㅋㅋ


약속시간이 3시였는데, 3시 40분이나 지나서야 사람들이 다 모일 수 있었으니... 코리안타임 너무 한거 아닙니까?! ㅠㅠ 그렇게 나는 피크닉이 드디어 시작되는 시간에 이미 강추위에 2시간이 노출된 상황이었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이만 집에 가겠다고 했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아서 도망가려는 나의 시도는 실패했다. 


그리고 도시락 타임~! 다들 맛있다고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바람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불어서 김밥 먹다가 다들 추워서 자리에서 일어나버림. ㅋㅋㅋ 휴.. 이날로 피크닉 날짜 옮긴 인간 누굽니까.


그리고 근처 카페베네로 바람을 피해 잠시 피한 갔다가 그냥 재빠르게 한 바퀴 돌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입구까지 구안와사 걸리게 만들 강력한 바람을 맞으며 행군을 감행했다. 사진으로 보면 햇살은 진짜 말도 안되게 포근한데 바람은 더 말도 안 되게 세차게 불어댔다. 잊을 수 없는 꽃놀이었다. 앞으로 동호회에서 이 날의 에피소드는 한 3년간 사골국 우려내듯 우려 먹을 것이라는 느낌이 팍팍 온다. 


그리고 진짜 감동한 Bose  블루투스 스피커! 20대 청년이 가져온 힙한 물건으로, 음질이 진짜 제대로였다. 과장이 아니라 음질이 진짜 좋다고 감탄을 10번 정도 했다. 나는 순수하게 그 음질에 감탄한 것인데, 옆에서 오빠들은 저 정도로 감탄하면 그냥 쟤 주라고 놀려대서 빵터졌다는.. ㅋㅋㅋㅋ

한국에서는 가격대가 좀 높은편(26만원, 아마존으로는 190불 정도)이라 이번에 홍콩 갔을때 가격이 괜찮으면 나도 하나 사와야겠다. 그렇지 않아도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려고 했었는데, Bose 너로 정했다!!!!

동물원 구경도 하고 싶었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거부하였기에 ㅋㅋ 패스했다. 다음에 진짜 날씨 좋을 때 한 번 방문해보고 싶다. 이 추위에 리프트 타신 분들.. 다들 구스다운이라도 입고 꽃놀이 오신겁니까?


벚꽃 하나는 정말 예뻤던 날이었다. 그리고 공원 그 자체도 예뻐서 조금 놀랐다. 언니 한명은 한국에 이런 곳이 있었냐고, 외국에 온 것 같다고 감탄하기까지했다. 나 역시도 공원의 풍경이 아름다워서 내심 놀랐다. 서울에 10년넘게 살면서 이 곳을 한번도 와보지 않았다니!! 다음에 날씨가 좋을 때 꼭 다시 오기를 다짐해본다. 억울해서라도 동호회 사람들이랑 한 번 더와야겠어. 

그리고 마무리는 훈훈하게 사당역에서 삼겹살로 했다. 따뜻한 온돌에 앉아 술 한잔 걸치니, 긴장되어 있던 근육들이 이완되면서 기분좋은 노곤함이 몰려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그와 함께 내가 준비한 게임인 Tongue Twister 도 함께 즐겼다. 생각보다 다들 잘해서 조금 놀랐다. 역시 괜히 영어동호회가 아니군. ㅋㅋ


예선은 

I wish to wash my Irish wristwatch   

X 3


본선은

Peter piper picked a peck of pickled peppers; 

A peck of pickled peppers Peter Piper picked

If Peter Piper picked a peck of pickled peppers,

Where’s the peck of pickled peppers Peter Piper picked?


그리고 대망의 결선은 초고난이도 레벨!

Sixth sick  sheikh’s   sixth  sheep sick


후훗, 다들 혀 꼬이는 모습 보는게 어찌나 즐겁던지. 마지막 문장은 "씩 씩 씩" 거리셨던 분 때문에 다들 육성으로 터짐 ㅋㅋㅋㅋ


그리고 사비로 준비한 선물(입에서 단내나게 연습해줘서 고맙다고 구취제거용 민트캔디와 립밤)을 1등(씩 씩 씩)에게 수여했다. 호호 원래의 계획은 햇볓 잔 드는 잔디밭 위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즐기는 것이었는데, 삼겹살 구우며 하게 될 줄은 몰랐네.... ㅋㅋㅋㅋㅋㅋ


투덜거림이 대부분인 내용이지만, 난 그래도 이 날이 너무 즐거웠다. 투덜거림없이(내가제일투덜쟁이) 하하호호 즐길 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좋은 날씨에, 맛있는 음식 즐기며, 좋은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함께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5월에는 MT를 가자고 꼬드겨봐야겠구먼. 홍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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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 막계동 159-1 | 서울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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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봄 나들이  (0) 2018.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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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Dec 2017


아마도 올해 마지막이 될 관악산 등산. 전날 저녁에 눈이 살짝 내리더니 아니나 다를까, 도심에는 눈이 한 톨도 쌓이지 않았는데 산에는 소복히 그대로 쌓여 있었다. 아마 이대로 내년 봄까지 가겠지?

꽁꽁 얼어버린 물레방아.

호수의 물도 얼어붙었다. 

​아직 한가득 눈이 산을 압도하 것도 아닌데, 이것만으로도 예쁘다. 추위도 싫고 질퍽거리는 눈길을 걷는 것도 싫지만, 그럼에도 눈은 예쁘다. 


2달동안 매주 관악산에 오르고 있었으면서도, 관악산이 바위산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원래는 청계산을 많이 갔었는데, 청계산에 비해 관악산은 계단 대신 바위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산의 이름에 '악'이 들어가는 것은 바위가 많다는 이야기가 '오늘에서야' 생각이 났다. 맨날 정신줄 놓고 가느라 까먹었구만. ㅋㅋㅋ



​맨날 보던 물인데, 겨울이라 그런지 물이 더 차갑고 더 투명하게 보였다. 신기했다. 

​올라갈수록 눈이 더 두껍게 쌓여있다. 춥고 볕이 잘 들지 않아서 그런 듯 했다. 

낙엽과 눈이 섞여서 쌓여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사실 이 날 보고 싶었던 전시회에 갈까 고민을 하다가 관악산으로 왔는데, 갇혀진 미술관에서 보는 작품과는 차원이 다른 자연이라는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다. 나이가 드니깐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이로움을 느끼는 횟수가 많아진다.

영화의 장면 같기도 하고 한 편의 수묵화 같기도 한 광경. 


너무 예뻐서 끼고 있던 장갑을 꼈다 뺐다 하면서 사진을 30장도 넘게 찍었다. 그때는 너무나도 예뻐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그때 받았던 감동이 전해지지 않아 슬프다.

연주대에서 바라보는 관악산 풍경. 햇빛이 잘 드는 곳이라 그런지 윗 쪽에는 눈이 하나도 없었다.

나의 블로거 친구가 로아커 티라미수 맛을 먹어보라고 했는데, 내가 가는 마트의 과자코너를 10분간 살폈는데 로아커 티라미수가 없다. 아쉬운대로 오레오 티라미수로. 맛있다. 


낙엽과 햇빛 눈은 완벽한 오브제이다.



눈이 있는지 몰라 장비 없이 갔다가(어차피 없지만) 비명횡사할뻔한 산행. 겁이 많아서 장비가 있어도 맘편히 가지는 못할 듯 하니 관악산 등산은 이로 종료해야겠다. (이래놓고 장비 사서 다음주에 당장 갈지도 ㅎㅎ) 


매주 등산을 가면서 아이팟에 지대넓얕 팟캐스트를 가득 담아서 몇시간을 내내 들으면서 간다. 내가 살아오며 생각해보지 않았던 혹은 궁금함을 느꼈지만 답을 찾지 못했던 내용에 대해 끝없이 생각하는데 나는 그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예전에는 쉬거나 놀러가고 싶어서 주말을 기다렸는데, 이제는 등산을 가고 그 시간에 지대넓얕을 듣는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그 시간을 기다린다. 지대넓얕은 모든 회차를 1번 다 들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3,4번까지 반복해서 들은 에피스드도 있는데 그럼에도 즐겁다.


어제는 하산 길에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만족이 아니라 너무 행복해서 계속 얼굴에 미소 짓는 행복. 아침에 내가 차린 밥을 먹고 적당한 운동인 등산을 하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팟캐스트를 듣는 것만으로도 나는 내가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느낀 기분이었다. 


한동안은 주말에 다른 활동할 것을 찾아봐야겠다. 지금의 1순위는 블로그친구가 공유해진 넷플릭스 계정으로 이불위에서 황달걸릴때까지 귤까먹으며 미드를 실컷 보는 것인데, 몸을 움직여야 또 행복감도 느끼니 뭘 할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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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2일


허리 재활을 위해 시작한 등산. 이제 2주차인데 지난주 주말보다 단풍이 훨씬 더 물들었다. 예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망가진 아이폰이 아니라 카메라를 가져 왔었으면 좋았을텐데. 다음주에는 카메라를 가져가야겠다.  


등산로 초입길. 이 길을 걸을 때가 제일 좋다. 평탄하고 가장 에너지가 많은 상태이기 때문 :-P

연주대로 향하는 갈림길. 삼성산과 연주대 방향으로 나뉘는데 내가 연주대로 가는 이유는 별거 없고 삼성산으로 사람들이 더 많이 가기 때문이다. 북적이는게 싫어서 하는 항상 연주대 쪽을 택하지만, 그렇다고 이 길이 절대 한적한 길은 아니다. 동네에서 가까운 산이라 그런지 등산객이 어마무지하게 많다. 

진짜 헉소리 나오게 예쁜 스팟. 인증샷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진짜 너무 예뻐서 나도 10장은 찍어댔다. 그런데 실제 풍경의 1/1000 으로 나온다. 이 망할 아이폰. 실력없는 목수는 연장을 탓해봅니다.

그리고 연주대. 바람이 너무 불어서 휘청거릴 지경이라 대충 인증샷을 찍고 바위에 앉았다. 내가 서 있었을때에는 무서웠는데 앉고 나니 여기저기서 들리는 사람들의 꺅꺅 비명소리가 즐거웠다. 변태인증.


이 쪽 산봉우리에도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진짜 전문가 포스를 풍겼다. 저 바위 위를 어떻게 간거지?

도보 속도가 같아서 어쩌다보니 연주대에서 아래까지 같이 내려간 아저씨 세분. 덕택에 장례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는 잘 들었습니다. 팟캐스트 듣고 있었는데 목소리가 크셔서 그냥 끄고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들었다. 라디오 사연 듣는셈쳤다.

진짜 이렇게 예뻐도 되는 겁니까? 단풍에 정신을 못차린 하루. 벌써 다음주가 기대된다. 주말이면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는 엄마아빠의 심정이 이해가 됨과 동시에 왜 나는 안 데리고 다녔대? 라는 억울한 마음이 살짝 울컥. 


도토리 발견. 도토리를 수집하는 아주머니 아저씨들보다 다람쥐가 재빨리 낚아채야 할텐데!


다음주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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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시 중앙동 85-2 | 연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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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1 - [Siesta/2017 Korea] - [제주여행] 7. 우진해장국, 진짜 최고


10 Sep 2017

 

우진 해장국에서 국한그릇 뚝딱하고 드디어! 내가 가장 바랬던 협재해변으로 향했다. 이제서야 협재 해변으로 향할 수 있었던 이 현실에 나는 다음 제주여행은 반드시 혼자 오겠다고 다짐까지 했.. 어차피 인생은 혼자니깐염.


4번째 방문하는 협재. 날이 어두워짐과 함께 하늘도 흐려지기 시작해서 내가 바랬던 쨍한 하늘과 그보다 더 쨍한 에메랄드 바다를 보지는 못했지만, 이 풍경에 다시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함을 느꼈다. 멜번놈은 협재를 보더니만 어제 왜 자기가 용머리해안을 가자고 우기게끔 냅뒀냐며, 여기가 최고라고, 여태 자기가 방문했던 제주 중 여기가 최고인데 왜 산방산을 가고 용머리를 간 것이냐며 자기 자신에게 분노한 멜번놈. ㅋㅋㅋㅋ 그러면서 론니 플래닛은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아니 그러게~ 진작에 제주여행 전문가에게 물어볼일이지 뭔 고집을 부려 ㅋㅋ

그래도 아직 날이 더워서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멜번놈이 이 풍경을 보고 그냥 있을 수 없다며 캔맥주를 하나 사오자고 한다. 



협재에서는 수입맥주를 먹으면 안된다. 꼭 국산맥주를 마셔줘야 제맛이다. 하핫. 그래서 고른 맥스. 멜번놈에게도 이거 먹어보라고 내가 한국에서 젤 좋아하는 맥주라고 했더니 따라 고른다. 그러고는 이거 진짜 맛있다고. ㅋㅋㅋㅋ 치킨이랑 먹던 맥주랑은 맛이 다르다고. 암암. 맥주는 맥스지. 


구름이 많아서 사진이 별로 예쁘진 않다.


맥주를 먹고 나서는 협재 해변의 산책을 했다. 산책 내내 멜버놈은 이 곳이 베스트라고 읊조리고.. 고만해 

투명한 바닷물보소. 

돌탑. 나도 하나 올리고 소원을 빌었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바람에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그래도 간만에 보는 협재는 눈물나게 좋았다. 안녕, 내년에 또 보자.


그리고 다시 서귀포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서귀포 맛집은 어딜까 찾아 봤는데 제주맛집으로 유명한 삼보식당이 숙소 근처가 아닌가. 그래서 가는 길에 버스에서 내려서 삼보식당으로 향했건만... 마감시간이 다 되어 저녁식사를 할 수는 없었다. 아침에 다시오마 다짐하며 아쉽게 호텔로 돌아갔다. 그런데 점심을 늦게, 그리고 많이 먹어서인지 배가 고프지 않아 저녁을 패스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눈뜨자마자 달려간 삼보식당. ㅋㅋ



일등이었다. 전복뚝배기와 고등어구이를 하나 골랐다. 

색감부터 진한맛을 낼 것 같은 전복뚝배기. 맛있다. 국물이 제대로다.

그리고 어마무지한 고등어구이. 별거 있을까 했는데 이게 잘 익어서 맛있다. 그리고 이날 알게되었다. 생선구이도 기름을 많이 써야 맛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 이후로 집에와서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생선을 구웠더니.. 진짜 맛있다. 역시 모든 음식은 기승전기름이구나. 


그리고 오후 1시에 서울행 비행기를 타야해서 나는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날 내가 버스를 기다릴때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서 비를 쫄딱 맞았다. 멜번놈은 같이 기다려주면서 자기 호텔로 못 돌아갈 것같다고 겁을 내고 ㅋㅋㅋ 진짜 이래서 비행기가 뜨긴 뜰까 싶을 정도의 폭우였지만, 공항에 도착해서는 다행히 비가 그쳤다.  



간만에 비행기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 다음 제주는 내년 봄인가? 고사리육개장은 지금 예약해둘까? 

다음 번에는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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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450 | 협재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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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에게 소개받은 우진해장국. 그런데, 여기가 지인의 맛집이 아니라 전국민의 맛집이었던 것이다. 제주를 그렇게나 방문하면서 나는 왜 한번도 몰랐을꼬? 라고 생각했더니 제주의 맛집에 그닥 관심이 없었다. (숙소가 오는정김밥 바로 옆 건물인데 3박 4일동안 단 한번도 먹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번만은 제주의 맛집을 방문하고자 결심하였는데, 그 결심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우진해장국이었다.  


쫄쫄 굶은 상태로 우진 해장국에 도착하고 끝없는 대기줄을 보고 깜짝 놀랬다. 설마 하고 가게안으로 들어갔더니 대기표를 바로 주신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했더니 얼마나 기다려야하는지 대신에 현재 000번이 입장했다고 했는데 내가 가진 표와 30번 정도의 차이가 났다. 순간 그냥 되돌아 갈까 라고 생각을 했는데 근처에 뭐가 있는지 전혀 정보가 없어서(처음 방문하는 동네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렇게 기다리면 맛있겠거니 해서 기다리기로 했다. 나보다 더 큰 허기를 느끼고 있었던 멜번놈은 어이상실한 표정을 지었지만 전날 지은 죄가 있어서(죄라 쓰고 용머리해안사변이라 읽는다)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ㅋㅋ

 햇살이 너무 따가워 그늘로 피신을 갔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40분을 기다렸다. 아니 50분이었나. 기다리다 지쳐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세는 것도 잊었다.

심통난 멜번놈. 하지만 막판에 잘못을 저질러 되려 나를 화나게 만들었지. 


우리의 대기번호가 호명되는 순간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기분이었다.  

일단 밥부터 통과. 맛있었다. 

그리고 우진해장국의 시그니처 고사리육개장. 그리고, 나는 신세계를 맛보았다. 아니 세상에 이런 해장국이 존재했나? 국물이 일단 진짜 진하고 고사리가.. 고사리가.. 맨날 제삿상에 올라오는 고사리나물만 먹다가, 이렇게 연하고 맛있는 고사리를 처음 보았다. 하아.. 사람들이 다 맛있다고 칭찬하는 이유가 있구나. 단박에 이해가 되는 맛이었다. 앞으로 제주도를 내려갈때마다 이 곳을 들르리라 다짐하였다. 멜번놈도 맛있다고. 이 놈 은근 한국인 입맛이야. 

그리고 빈대떡. 고사리육개장만큼 놀라운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있는 빈대떡이었다.  아 다시 가고 싶은 우진해장국이여. 내가 제주도에서 먹었던 음식 중 베스트였다. 왜 이걸 이제서야 알았을꼬.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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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도2동 831 | 우진해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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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1 - [Siesta/2017 Korea] - [제주여행] 5. 용머리 해안


10 Sep 2017


전날 맥주에 치킨에 한바탕 파티(?)를 버렸더니 아침에 일어나서도 속이 더부룩했다. 그리고 그런 것이 나만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침식사를 건너뛴채 이 날의 여행지 샤려니숲길로 향했다. 그리고 4시가 다 되어갈때까지 식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지.. 하하.


멜번놈이 샤려니 숲길을 가고 싶긴 하지만 이제 제주 여행에서 모든 것은 내 결정에 맡기겠다고 한다. ㅋㅋ 빵터져서 나도 샤려니 숲길을 좋아한다고, 니가 가고싶어하는 곳은 다 갈꺼라고 안심하라고 했다. 트레이닝의 효과는 매우 강력했다.


서귀포에서 샤려니숲길을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1번 갈아 타야했다. 먼저 성판악으로 향하는 버스를 탄 다음 그 곳에서 한 번만 갈아타면 바로 샤려니 숲길 입구로 향할 수 있었다. 


짜잔. 시간은 오래 걸리는데 전날과 달리 환승하는데 시간이 1분도 걸리지 않아 매우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 인생은 새옹지마다. 나에게는 벌써 3번째 방문이다.


2012년 겨울부터 2014년 회사를 그만둘때까지 나는 한달에 한 번씩 업무 때문에 제주도를 방문했었다. 그래서 종종 목요일에 업무약속을 잡고 금토일을 놀고 서울로 간다거나 화요일로 업무를 잡고 토일월을 논다거나 하는 식으로 회사돈으로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제주 여행을 꽤 했었다. 그리고 그 덕에 제주의 4계절을 온전히 맛보는 호사를 누렸는데, 이전 회사에서 가장 좋았던 추억이 요 회사돈으로 제주여행하기였던 것 같다. ㅎㅎ 그때 혼자 샤려니숲길을 오고 회사분들과 샤려니 숲길을 방문했었는데 이렇게 다시 오게되니 그때 생각이 나서 더 좋았던 방문이었다. 

문제가 시작되었다. 예전에 기억으로 샤려니 숲길 앞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팔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전혀 없는 것이다. 멜번놈은 배고프다고 하기 시작하고.. 다행히 내가 가방안에 녹차쿠키를 가지고 와서 그것으로 대충 끼니를 때웠다. 

도종환 시인이 샤려니숲길로 지은 시가 있었다. 샤려니숲길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이 시가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한글을 못 읽는 멜번놈은 자꾸 해석해달라고.. 야... 자꾸 challenge 하지마..

난 이 돌탑만 보면 왤케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앙증맞은 한국의 문화 중 하나. 아, 아시아권인가? 그래도 한국 돌탑이 제일 예쁘다. ㅎ

나는 여행할때에는 별의별 시시콜콜한 것까지, 그 모든 것들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데 멜번놈은 전혀 흥미가 없다. 핸드폰으로도 사진을 거의 찍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사진 찍는다고 좀만 주춤하면 저 멀리 달아나있... 그래서 모든 사진이 맘이 급한 상태로 찍은 사진들 뿐이다. 하핫. 

요것도 나뭇가지가 아니라 나무기둥에서 잎들이 자라나서 신기해서 찍었다 샤려니 숲길에는 요런 나무가 거의 다였다. 신기했다. 

자연은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다. 나뭇잎 풀꽃 하나도 경이로움의 대상이다. 이걸 왜 나이가 들어서야 깨달았을까?

우리와 함께 샤려니숲길을 종주한 분들. 시작이 비슷해서 계속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산책했다. 동행같은 느낌. 

모든 오름이 통제 된 상태라 어떤 것도 오를 수 없었지만, 솔직히 말한다면 오픈되어 있었도 배가 고파서 갈 에너지가 없었다.... 길가다가 풀뿌리를 캐먹을 뻔 했다.  

피톤치드를 맘껏 들이킬 수 있는 산책길. 

처음보는 꽃. 아기자기한 꽃들이 진짜 예뻤다. 자세히 보면서 그 작은 것들을 어떻게 피웠을까 하며 놀랐다. 


가도가도 끝은 없고. 한끼도 먹지 못한 채 샤려니숲길의 산책이 종료되었다. 다음부터는 반드시 먹을 것을 챙겨 오리라. 그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종주(?)한 우리둘에게 박수를 보냈다. 출구로 나오자마자 제주시로 향하는 버스가 와서 단 1초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대신에.. 그 근처에서 먹을 것을 판매하고 있는 푸드 트럭을 그냥 지나쳐야만 했다. 이렇게 장시간 강제 단식 제주여행이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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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1 - [Siesta/2017 Korea] - [제주여행] 4. 마라도


09 Sep 2017

마라도에서 돌아와서는 의견차이가 있었다. 나는 그대로 협재해변으로 가서 석양을 보고 싶었는데 멜번놈은 굳이 산방산으로 돌아가서 용머리 해안을 봐야겠다고 한다. 맘같아서는 그냥 냅두고 협재로 혼자 가고 싶었지만 또 그럴수는 없지. 협재는 다음날 가기로 하고 함께 용머리 해안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리고 두번째 문제. 지독하게 긴 버스간격으로 인해 1시간은 족히 땡볕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같이 기다리던 어떤 남자분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도저히 이렇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멜번놈에게 걸어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올레코스에 대해 이야길 하며 여기 어차피 걸어다니기 예쁜 길이라고 기다리는 시간이나 걸어가는 시간이나 동일하다고 설명했더니 기꺼이 그런다고 한다. 그리하여 송악산에서 용머리 해안까지 걸어가기!

찍은 사진이 이것 뿐이지만.. 사실 훠얼~씬 예쁘다. 이 이후에는 풍경을 즐기느라 찍은 사진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우리밖에 없는 그 길을, 그리고 가끔씩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여행자들을 구경하는 여행의 묘미.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만 딱 내리고 목적지 구경을 끝내고 다시 버스에 올라타는 식의 여행은 나에게 맞지 않았다. 이제서야 나는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하고 여유를 느끼는 기분이었다. 멜번놈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ㅋㅋ

머나먼 길을 걸어 드디어 도착한 산방산. 관광지답게 관광버스가 득실거렸다.

반가운 표지판들. 그리고 요 주변이 지질트레일로 유명한 곳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멜번놈은 호기심을 갖고 내가 제주도를 떠난 다음에 여행을 하려고 야심차게 계획했었지만, 내가 떠나는 날 비가 너무 심하게 내려서.. 그러지 못했다고 한다. ㅋ

바이킹도 있다. 

"외로워요! 껴안아 주세요!"


그리고 용머리해안으로 향하는 길. 사람들이 북적거려서 송악산에서 이 곳으로 오는 길이 더 좋게 느껴졌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늘어선것만으로도 뭔가 기분이 안좋아졌던 것이, 나란 인간은 이렇게나 삐뚤빼뚤했나보다.  


용머리해안에는 하멜상선전시관이 있다. 이게 왜 있나 하고 봤더니 하멜이 표류한 곳이 제주도였다. 하핫, 이걸 이제서야 알았네. 역사적인 장소에 온 것인가~ 라는 생각에 괜히 설레였다. 

뷰가 괜찮은 편이다.

네덜란드 하면 한국에서는 하멜보다 히딩크!. 난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니깐.. 나는 왜이리 먹어도 먹어도 배가 왜이렇게 고픈거냐구..

해변을 방문하는 것에 입장료가 있다는 말에 어이없어 하는 멜번놈. 왜 해변가를 돈 주고 가야 되냐고 묻는다. 너같은 놈들이 와서 테이크 어웨이 컵도 아무곳에 던져 놓고 환경을 너무 많이 훼손시켜서 그렇다고 말해줬다. 호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하는 놈. 하지만 어느 블로그에서 이 곳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결국 입장하긴 했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멜번놈의 분노 폭발. 지금 이거 가지고 입장료 받는 것이냐고. 멜번 쏘렌토 기억나냐며 공짜에다가 이렇게 관광객도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며. 계속 불만을 터뜨리길래 한 마디 했다. 내가 협재해변 가자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에 오고 싶다고 한 것도 너고, 입장료를 낸 것도 넌데 그럼 내가 너보다 더 분노해야 하지 않겠냐고, 너는 나한테 미안해할 생각은 안하고 왜 니가 화내고 있냐고 차분하게 한마디 했더니 멋쩍어서 웃는다. 


그 이후로는 불만이 쏙들어갔다. 그러면서 왜 협재해변으로 자기를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았냐고 또 헛소리 하길래, 니 선택이 거지 같은걸 경험해봐야 다음 부터 내 말을 잘 따르지 않겠냐고. 여기 오지 않고 협재 해변을 갔다면 너는 여기에 계속 오고 싶어 했을 것이고, 여기가 협재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을거라고. 하지만 이제 여기가 거지같은 것을 알았고 니 선택이 틀린걸 알았으니 넌 이제 앞으로 남은 여행은 무조건 내 의견대로 하게 되어있는데 내가 왜 오지 않겠냐고 했더니 나보고 너무 똑똑하다고 ㅋㅋㅋㅋㅋㅋ


사람들 관계에서 의견부조화로 다툴 일이 많은데 대체로 나는 이 편을 선택하는 편이다. 내 의견이 있고 상대의 의견에 따르면 새된다는 것은 알지만, 흔쾌히 기쁜마음으로 함께 새가 되어준다. 그러면 상대는 미안한 부채의식을 갖게 되고 그 이후로는 내 선택을 잘 따라주게 된다. ㅎㅎ 부채의식을 갖게 만드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멜번놈의 선택으로 이 날뿐만 아니라 여러번 새된 경우가 많았기에 멜번놈은 내 말을 잘 듣게 되었더랬지. ㅋㅋㅋㅋ 


중간 중간에 아주머니들이 이렇게 해산물을 판매한다. 보통의 나는 이런 것을 먹지 않는데 멜번놈에게 좋은 경험이 되겠다 싶어서 시도했다. 가격은 양에 비해 비싼 듯 했다. 아주머니들 말에 의하면 당일에 해녀들이 바다에서 따온 것이라고 했는데,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할머니의 부엌. 위생적이지는 않지만 한 번정도는 먹을만하다.

우리가 고른 것은 멍게와 소라. 각각 1만원이라 총 2만원. 멜번놈이 멍게를 가르키며 통영 호스텔에서 사람들이랑 파티할때 먹어봤다며 아는 척을 하길래 그래~? 이름이 뭐야~? 라고 했더니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ㅋㅋㅋ 잘난척은. 소주는 내가 좋아하지 않아서 먹지 않았지만 술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올해 5월에 다녀온 멜번여행에서 멜번놈과 함께 지겹도록 본 풍경 ㅋㅋ 색깔만 다를 뿐이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이 풍경이 아름답다고 생각했기에 맘껏 즐겼다.


저녁이 다가와서 그런지 파도가 거세어졌다.




중간 지점에 이렇게 물이 고여 있었는데 이 안에 생선과 게들이 있었는데, 멜번놈이 이 아쿠아리움이 이 곳의 가장 재미있는 파트라고 하는 바람에 빵터졌다. ㅋㅋㅋ


사진을 찍고 또 찍고. 자연이라는 것은 봐도 봐도 신기한 존재이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기다렸다. 그런데 이 버스 간격이 말도 안되게 긴 것이 아닌가. 같이 기다리는 사람마다 나에게 와서 도대체 언제 오냐고 묻는데.. 하핫.. 저도 지역주민은 아니라 잘 모르는데.. 그렇게 1시간을 기다려 서귀포시를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이 곳에 대신 협재해변으로 가고 싶어했던 나에게 멜번놈은 계속 미안해했다. stupid blog라고 계속 궁시렁 거렸지만, 사실 나는 지가 더 stupid해 보였.. 뭐 동행자가 있는 여행은 이런 것 아니겠는가. 협재에 가지 못해서 약간 짜증은 났지만 다음날 가면 되니깐~ 이라는 마음으로 있었다. 


겨우 도착한 서귀포시. 9시가 다되어가고 있었다. 칼로리를 많이 소모해서 그런지 치킨이 먹고 싶었다. 알고봤더니 서귀포 올레시장에 닭강정이 유명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갔는데.. 너무 늦게 가서 식당은 문이 닫혀 있었고, 다른 곳은 테이크 아웃만 가능한 상황. 굳이 호텔로 돌아가서 식사를 하고 싶지 않았기에 어디 식당이 없나라는 심정으로 찾아보다가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하나 발견하고 총알같이 달려갔다. 


진짜 몇년만에 온 멕시카나. 손님은 우리 뿐이었다. 

일단 맥주부터. 

우수가맹점으로 상도 받았구나. 

뜬금없이 벽에 걸려 있던 기타는 손님을 위한 것인가..?

그리고 치킨. 후라이드와 마늘?간장? 여하튼 뭔지 기억 안나는 것을 시켰는데 후라이드가 훨~씬 맛있었다. 소스가 별로였다. 

멜번놈의 요청으로 파채도 추가했다. 이 놈은 이 파를 너무나 좋아한다. 


먹고 있는데 치킨 배달하는 남자가 들어오면서 멜번놈에게 아는 척을 하며 인사를 했다. 뭐지? 하고 봤더니 영어공부를 많이 한 것인지 미국에서 학교라도 다니는지(발음이 미국식이었고 정말 좋았다) 젊은 남자가 멜번놈과 대화를 시작했다. 처음에 못 알아 들었는데, 나중에 뭐냐고 물었더니 그 남자가 들어오자마자 안경을 쓴 멜번놈을 Clark 이라고 부르며 장난을 친 것이었다. 왜 Clark이냐고 했더니 슈퍼맨에서 슈퍼맨으로 변신하기 전에 안경 쓴 상태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 클락이라고.. 와 슈퍼맨 한번도 안 본 사람은 어리둥절. 멜번놈이 굉장히 스튜핏한 농담이었지만 영어는 매우 훌륭했다고 자기는 미국인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게, 나도 깜짝 놀랐네. 주인집 아들인 것 같던데 치킨배달하는 엘리트였다. 이렇게 또 여행지에서 하루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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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4 - [Siesta/2017 Korea] - [제주여행] 3. 산방산과 송악산


09 Sep 2017


마라도는 부모님과 2009년에 여행한 이후로 처음이었다. 왕복 소요되는 시간도 있고, 배를 기다리는 시간도 있고 해서 좋아하는 장소이지만 그 이후로 오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멜번놈이 와보고 싶다고 해서 또 이렇게 찾게 되었다. 멜번놈에게 중국식 블랙 누들이 마라도의 인기 음식이라고 설명하면서 모바일 광고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했더니 어이없어하며 웃었다. 전통음식이 아니라 광고 때문이라고를 몇번이나 되물었다. Welcome to Korea~ ㅋㅋ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았다. 어쩜 이럴 수가 있지? 마라도에서도 숙박이 가능한데 날이 좋은 하루 정도는 아무것도 안하고 마라도에서 빈둥대며 책이나 읽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한 오분 경치를 감상하고 바로 식사를 하러 근처 짜장면집으로 향했다.

반찬을 가지러 간 사이 젤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옆모습을 도찰해주셨다. 남들 보니 막 최대한 예쁘게 찍어주려고 그러던데 고마워. 

허기져서 나오기도 전에 수저를 야무지게 챙겨드심.

나의 짜장면이 먼저 나왔다. 헤헤. 멜번놈은 짬뽕을 시켰는데 썩 맛이 없어 보였지만 자기는 해물이 냄비 가득 있는 이 요리가 계속 먹고 싶었다며 아주 만족했다. ㅋㅋㅋ 주문할줄 몰라서 계속 먹지 못했다고 한다. ㅋㅋ


밥 먹고 나서 먹은 후식. 근처 GS에서 샀는데 이게 은근 맛있는 것이다. 멜번놈이 자가기 한국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다며 ㅋㅋㅋ 내 개인적으로는 녹차풍미가 풍부하지 않아서 보통이었는데, 땀흘리고 난 뒤 차갑고 달달한 걸 먹어서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리고 끝내주는 마라도의 뷰. 지난 번에 왔을때도 날씨가 좋아서 마라도의 풍경이 그렇게나 아름답더니, 이날도 정말 한 폭의 그림이었다. 


날 기다려주지 않는 멜번놈 때문에 디에셀라로 스냅샷을 찍었지만 어디 하나 멋지지 않은 곳이 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 투명해보이는 하늘색을 가지는 하늘과 대비되는 초록색 대지가 나오는 사진인데, 마라도에서는 어디서 찍어도 그렇게 나온다.  

식사를 하고 마라도를 따라서 느긋하게 걸으면 되는데, 그 어떤 액티비티가 아무것도 없어도 산책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하영주쿠타~ 뭐지 ㅎㅎ

앙증맞은 건물들. 외국스멜이 물씬물씬.

눈길이 가는 곳 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마라도. 캬, 언제 또 내려가보나.

멜번놈은 자꾸 마라도가 어떻게 만들어진거냐, 마라도 자체가 작은 섬이었냐, 용암이 흘러온거냐 자꾸 캐물었는데 매우 성가셨다...... 그런건 네이버에 물어보라구...

태양열전지판!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써 이 풍경을 보고 매우 좋았다. 

투명한 마라도의 바다. 발을 퐁당 담가 보고 싶었지만 운동화를 신고 있어서 꾹 참았다.

가 생뚱맞게 이것만 있어서 웃겼다.

도도한 까치. 

마라도는 작아서 한 바퀴를 금방 돈다. 그런데 햇살이 넘나 따가워서.. 모자를 가지고 갔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얼굴이 제대로 시커멓게 그을렸다.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는 중. 그런데 멜번놈이 없어진 것이다. 핸드폰으로 연락도 안되는데 이 놈이 어디 간 것인지 당황해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하나 둘 씩 배에 타고. 이름을 부르며 찾았더니 저 멀리에 서 있다. 뭐하냐고 빨리 오라고 했더니 해맑게 웃으며 아까 먹었던 녹차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온다. 가까운 GS에 갔는데 없길래 우리가 샀던데까지 갔다왔다고. .... 아무래도 지능검사가 필요하다. 다행히 탑승자들이 많아 배를 놓치는 일은 없이 제주도로 돌아오는 배에 탑승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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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Λοβιν . 2017.10.21 1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옆모습 세상에 넘 예뻐요 김태리처럼 예뻐요

    • BlogIcon 여름햇살 2017.10.22 1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보통 비공개 댓글달면서 안티양성하려고 공개로 와 언젠가 복수하리라

    • BlogIcon Λοβιν . 2017.10.22 1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닌데 ㅋㅋ 좋은 소리이기 때무네 ㅋㅋㅋㅋㅋ 옆모습 사진만 보고 아니 저기 일 하시는 분이 저렇게 이쁘신가 했는데 글을 보니 햇살님 홍홍

    • BlogIcon 여름햇살 2017.10.22 1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대학교 다닐때 동기 남자애들이 저 옆모습 이상하게 생겼다고 놀렸.. ㅋㅋ 제가 좀 평면적으로 생겨서 옆모습은 제가 봐도 이상하게 생겼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09 Sep 2017


본격적인 제주여행의 시작. 멜번놈이 지난 번 방문시에 남부쪽은 여행하지 못했다고 남부쪽을 고집하였기에 이번은 남부쪽에 숙소를 잡고 남부쪽을 돌아다녔다. 나는 제주에 가면 애월에 지내면서 하루종일 바다나 바라보며 저녁노을이나 보고 싶었지만, 그래도 멀리서 오신분의 의견을 적극 따르기로 했다.

멜번놈이 렌트를 위하여 국제면허증도 발급받아 왔지만, 나는 렌트를 허락(?) 할 수 없었다. 멜번놈은 유럽 여행시에 오른쪽으로 운전하는 곳을 많이 돌아다녀서 괜찮았다고 주장했지만, 유럽과 한국은 교통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친절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공격적이기까지 한 한국의 도로를 달리게 하기에는 내 목숨이 위협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번에 버스 여행을 했다. 월드컵경지장 근처에서 두번째 버스의 환승을 기다리며 찍은 사진들. ㅎㅎ 한 30분은 기다린 듯 하다.


나는 매번 제주에서 버스 여행을 했었기에 번거로움을 못 느끼지만, 렌트카로만 여행했던 사람들은 버스로 어떻게 여행하냐고 기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 것은 여행의 목표의 차이에 근거하는 것 같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장소를 방문하고, 구석구석에 있는 맛집은 꼭 방문해야 하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렌트카가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나같이 여행하는 그 순간 자체를 즐기고, 하루에 많아봤자 2군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맛집은 그다지 관심없는 사람은 버스 여행 만한 것이 없다. 덜컹 거리는 버스에서 탑승객들을 구경하고 창밖 바깥 경치를 구경한다. 느릿느릿 동네 구석구석 방문하는 버스를 통해서 실제 제주를 더 많이 볼 수 있다. 진짜 느릿느릿 제주 여행을 원한다면 버스 여행을 강력추천한다!


그리고 도착한 산방산. 산방산은 관광지로 유명한 곳인데 나는 수학여행 이후로는 방문한 적이 없다. 딱히 매력적인 곳이라 못 느꼈기 때문인데, 제주가 2번째인 멜번놈은 굳이 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놈의 Lonely planet) 




요기 산 아래에 있는 절은 무료인데, 산방굴 쪽으로 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은근 입장료를 내야 하는 곳이 많아서 조금 놀랬다. 용머리 해안과 함께 가는 티켓은 할인이 되는데, 우리가 방문한 시기에는 만조여서 내려갈 수가 없어 해당 티켓을 구매할 수는 없었다. 나중에 다시 오기로 하고 산방산만 구경하기로 했다. 그런데 산방산 자체의 트레킹은 자연보호로 인해 금지였다. 오는 날이 장 날이라더니. 허허.

귀여운 조각상들. 하핫. 이거 진짜 너무 깜찍하다.

엄청 큰 부처님. 이렇게 큰 불상이 있는 절은 흔한 편인데도 볼때마다 그 규모에 감탄하게 되는 것 같다.

산방산에서 내려다 본 용머리 해안쪽. 출입이 되지 않는데 그 근처까지는 사람들이 가서 하멜기념관을 구경하는 듯 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은 성으로 따지면 여자로 자비로운 부처라고 한다. 예전에 템플스테이때 스님이 해주신 말씀 중 이거 하나만 내 기억에 남았다. 그 자비로움으로 중생의 어려움을 보살피는 부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불교신자가 아닌 나조차도 이 기도문을 알고 있다. 어려운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의지했겠지? 그런 생각과 함께 조금은 이 불상앞에서 겸손한 마음가짐이 생겨났다. 나란 인간은 '종교 따위' 라고 생각했던 인간인데, 삶을 살아가고 어려움을 몇번 겪으니 그 기세가 푹 꺾여서 종교라는 것의 중요성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뼈속까지 유물론에 입각한 나라서 종교가 가져지지는 않지만. 헤헷.


절에서 바라보는 풍경. 작은 마을들이 보기가 좋다. 

흑흑 10년간 입산 금지.  그래도 제주의 자연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산방굴로 오르는 중간중간에 이런 안내판들이 있는데, 공부가 되는 것이 매우 유익했다. 평상시에는 이런 거 잘 읽지 않는데 호기심이 갈 정도로 올라가는 길은 아무것도 없었다. ...

올라가면서 계속 풍경 사진을 찍고.

드디어 도착한 산방굴. 멜번놈이 설악산의 금강굴이 더 멋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치 당연히 그 곳이 더 멋있을 수 밖에. 나는 거기 올라가다가 죽을뻔했는데.. 더 좋아야지.. 암암..


산방굴에 약수가 있어서 사람들이 계단을 타고 올라가서 절을 드리고 한 모금씩 내려오는 것을 보고 컵 더럽다고 기겁하는 멜번놈. ㅋㅋ

산방굴에서 바라보는 풍경. 높은 곳이라서 더 멀리 보인다. 저 멀리 보이는 다음 목적지 송악산.

내 가방을 메고 빨빨 거리며 돌아다녔던 멜번놈. 뒷 모습을 한 장 찍어보았다.

용머리 해안으로 내려가지는 못하지만 몇시까지 하는지, 순찰(?)가는 멜번놈. 나는 귀찮아서 그냥 위에서 그를 기다렸다.



이렇게 산방산과 작별인사. 다시 저녁에 돌아와서 용머리 해안을 보기로 약속하고 송악산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송악산에 도착하자마자 마라도로 향하는 배편을 알아봤다. 안타깝게도 바로 출발하는 11:45 배편은 매진이라 12:45에 출발하는 표로 예매를 했다. 2시간 가량 시간이 붕떠버리는 바람에 우리는 마라도를 구경하기 전에 송악산을 산책하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너무너무 좋았지만, 햇살이 따가울 정도라 카페에서 빈둥거리고 싶었지만, 씐난 멜번놈덕에 땡볕에 걷느라 이날 시커멓게 타버렸다. 아놔, 송악산은 노을질 무렵에 오면 예쁜데 이놈이 제주를 모르네 그려~ ㅋㅋ





4번째 방문하게 되는 송악산. 풍경이 진짜 그림같은 곳이다. 

햇살이 너무 좋아 사진의 색감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색감으로 나왔는데, 나는 너무 덥고 힘들어 죽을 뻔했다..

송악산에서 바라보는 산방산. 뷰가 너무 멋있다. 진짜 제주는 자연이다. 


길지 않은 트랙킹길인데, 날씨가 더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마라도를 다녀와도 방문해도 될 것을 굳이 이시간에 걷자고 한 멜번놈에게도 살짝 짜증이 났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마라도를 다녀와서는 용머리 해안으로 갈 예정이니 이 시간에 송악산을 방문하는 것이 맞았다. 그런데 왜 나는 멜번놈에게 괜한 분노가 치밀었을까? 생각해보면 멜번놈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내가 힘들고 피곤하니깐 짜증이 났던 것 같다. 그런데 그걸 저 놈때문이야 라고 이유를 전가시킨 것도 깨달았다. 그러자 내 짜증을 다 받아주는 멜번놈이 진짜 착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자기도 피곤하고 힘들고 나라는 인간 역시 만만찮게 성가신 편인데 어쩜 짜증한번 안 낼꼬? 멜번놈이랑은 진짜 하이 레벨로 극악한 여행, 아프리카 여행이나 북극 여행 등등도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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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Sep 2017

나는 이 제주 여행을 기대했다. 왜냐면 2번째 회사를 퇴사하자마자 향했던 2014년 9월 이후 3년만에 방문하는 제주였기 때문이다. 아마 멜번놈이 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놈이 제주를 가겠다고 하지 않았다면 나는 또 차일피일 미루다가 내년에 방문하기로 결심했을 지도 모른다.


제주 방문에 대한 열망이 사그라든 것은 1. 이제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 2. 제주여행의 문화가 조금 달라진 것이 느껴져서 였다. 그럼에도 제주 자연은 변하지 않았을터이니, 나는 이번에도 만족하리라 생각했다.


회사에 7시에 도착해서 4시에 퇴근을 했다. Flexible working time은 우리회사의 최대장점! 적극 활용하여 4시에 사무실을 뛰쳐나와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회사 바로 앞에 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이 오지만 서울의 도로사정이야 뻔하기에 지하철을 이용해서 공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간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아시아나에서 비행기티켓을 구매하여 모바일티켓을 신청하였는데 완전 신기했다. 

핸드폰에 항상 저 티켓이 떠 있다. 슬라이드를 하면,

이렇게 바로 모바일 티켓이 나온다. 내가 따로 저장하지 않았는데 아이폰의 wallet 기능으로 이렇게 된다. 완전 신기해! 

저녁을 먹지 못하고 바로 공항으로 가서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이것저것 샀다.그 중에서 가장 특이했던 것이 요 아이스크림. 공차에서 아이스크림도 나오고 있었어....??

탑승구에서 바라본 활주로. 김포공항은 확실히 작다. 그래도 가까워서 참 좋다.

앞 비행기가 delay 되는 바람에 내가 탑승할 비행기도 늦어졌다. 멜번놈이 빨리 오라고 쪼아대고 있어서 압박받고 있었는데! 


멜번놈이 남부쪽에서 머무르고 싶다고 해서 남부쪽에서 열심히 숙소를 찾았다. 회사 동료에게 추천 받은 2개의 호텔의 예약이 다 차서 아쉽게도 하지 못했지만 괜찮은 가격의 호텔을 찾았다. 짐이나 수영장 등의 시설은 없지만 1박에 7만원 정도로(엄청 잘 뒤져야된다. 몇일동안 헤맸다.) 가격이 훌륭했다. 동문로터리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교통도 좋았다.  그러고보니 사진이 하나도 없네.




 호텔에 도착하니 10시가 다 되었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가 끝이 났다.


09 Sep


호텔 예약시 조식을 선택하지 않았다. 1인당 2만원이라 기본 숙박료에 4만원이 추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밥을 먹으러 어슬렁 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나는 너무나도 도시여자였나보다. 24시간 음식점은 물론이거니와 왠만한 식당들도 7시면 문을 열어 아침식사를 판매하는 역삼에 회사가 있어서, 나는 모든 곳이 다 그러리라 생각했다. 9시가 넘었는데 김밥천국조차 문을 열지 않았다. 포털에 검색을 해보니 서귀포 올레 시장 내에 아침식사가 가능한 식당이 있다는 포스트를 읽고 시장으로 달려왔다.

시장 안이 생각보다 잘 꾸며져 있어서 놀랬다. 이건 시장에서 산 주전부리를 먹거나 조금 쉬어 갈 수 있는 벤치. 와.. 제주 놀랍구만.



장기간의 여행(동남아에서부터 시작해서 한국 여행까지, 호주를 떠난 것으로 치면 3개월째 여행중)으로 살이 많이 빠지고 지치신 멜번놈. 

메뉴는 요렇다. 가볍게 순두부로 주문했다. 멜번놈은 날 따라 주문했다. 나는 우리만 이 곳에서 아침을 먹을 줄 알았는데 꽤 많은 사람(대부분이 관광객)들이 아침을 먹으러 왔다. 다들 근처 호텔 조식이 비싸서 온 것인가...ㅋㅋㅋㅋ 숨겨진 맛집인 듯 했다.

순두부찌개를 처음 먹어보는 멜번놈. 맛있다고 한다. 암, 이거 처음 먹으면 완전 맛있지. 


그리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 나는.. 노트북을 바리바리 싸들고 호텔 근처에 있던 스타벅스로 갔다. 금요일까지 Timeline이었던 일이 있었기에 마무리를 지어야했다. 멜번놈도 같이 붙어 있겠다며 따라 왔으나, 옆에 있어봤자 걸리적거리기만 해서 커피를 다 마셨을때 놀러나 가라고 쫓아냈다.

네.. 3년만에 제주와서 서울에도 있는 스타벅스에 와있구요..

달달한게 먹고 싶어져서 케이크를 골랐다. 제주에만 판매하는 현무 당근 케잌. 맛이쪙. 


하루 종일 있어야 될 업무량이었는데, 하다보니 금방 끝이 났다. 2시쯤에 멜번놈에게 문자를 보내보니 한라산을 갔다고 한다. 멀리 나가기는 싫고, 그렇다고 20분만 걸어가면 나오는 해변조차 가기 싫을만큼 게을러져서 이중섭거리를 산책하기로 했다. 제주에 오면 이것도 보고 저것도 봐야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제주에 내려오니 제주에 있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모든 욕심이 사라졌다. 역시 제주의 힘이란.




거리가 하나의 미술관이다.

이중섭 거리는 4년만인가. 예전에 제주 현대 미술관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관람을 시작할때부터 내렸던 빗방울의 굵기가 더 굵어져서 관람을 마쳤을때에는 폭우로 변해있었다.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미술관 벤치에 앉아 있는데, 나와 같은 시기에 방문한 남자분이 차를 태워주셨는데, 어쩌다보니 그날 하루 같이 여행을 하게 되어 서귀포쪽을 와서 이중섭 거리를 방문하게 되었다. 뚜벅이 여행자였던 나는 정말 운 좋게 자동차를 타고 슝슝 여행을 했던 즐거웠던 추억이었는데, 이 곳을 방문하니 그 분이 생각났다. 번호도 교환해서 연락을 한 두번 주고 받았는데 그때 당시의 남자친구가 굉장히 언짢아해서 연락이 끊겼었다. 잘 지내시겠지?

쨍한 하늘에 우뚝 솟은 건물이 예뻐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독특한 모양의 건물.

자전거. 내년에는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를 해볼까 한다. 내 튼튼한 다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핫.

공방이 많아서인지 독특한 가게들이 많았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괜히 뭔가 사고 싶은 마음이라도 일까봐. 여행지에서는 쇼핑에 지갑이 마구마구 열리니 조심해야 한다. 

이중섭 거리도 올레길에 포함되나보다. 올레길 표식이 반갑다. 

이중섭의 생가인데 이중섭은 이 작은 단칸방에 세들어 살았다고 한다. 한 사람이 지내기도 좁은 곳에서 한 가족이 지냈다고 하니 왠지 슬펐지만 이중섭은 이 시기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고 했다고 한다. 역시 행복은 가진 것에 비례하지 않는다, 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했다.

훈남...? (이와중에 외모 보는 외모지상주의)

좋다니까, 나도 좋아. 

나도나도!!

독특한 외관의 카페. 최악의 스타벅스커피(왜인지 모르게 라떼가 정말 맛이 없었다...)를 먹은 죄로 커피는 마시지 못하고 밖에서만 기웃기웃. 

사진으로 보이면 별거 없어 보이지만 가본 사람만 아는 그 정취. 제주에 존재해있는 그 순간 모든 경험이 특별해진다. 그래서 그 모든 감각이 살아나고 순간을 즐기게 된다. 이중섭 거리 또한 그렇다.

미술관인데 햇빛을 쬐며 산책을 하는 것이 너무 좋아 들어가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지난 번에 왔을때도 안 왔던 것 같은데, 헤헤. 다음에 와야지.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 골목길이 참 예쁘다.


호텔 사진이 이거 하나가 다이다.

호텔 내부는 좁은데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은 좋은 편이다. 특히 화장실 마감이 괜찮은 편. 거기다가 잘 찾으면 가격도 저렴해서 참 좋다. 

이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 

멜번놈이 보성 녹차밭 갔다가 사온 쿠키. 이거 진짜 맛있다! 많이 달지 않고 담백한 쿠키인데 녹차향이 진짜 풍부해서 완전 내스타일이었다. 어느 정도로 맛있냐면 혹시 인터넷으로 파는가 해서 뒤져보기까지 했다.(판다! 추석 연휴 끝나면 주문할 예정 ㅋㅋㅋ)

저녁먹으러 가는 길. 어쩜 이리 안 예쁜 곳이 없니 제주야.

그리고 서귀포 맛집임이 확실한 새섬갈비!

2017/09/29 - [Siesta/2017 Korea] - [제주여행] 1. 새섬갈비


식사 후에는 산책을 하고자 근처에 있는 새섬으로 향했다.


새섬으로 향하는 다리. 핸드폰으로 찍어서 화질이 별로지만 꽤 예쁘다.

그리고 귀신 나올 것 같은 산책코스. 내가 겁쟁이라서가 아니라 진짜 무섭다. 멜번놈도 무섭다고 했다. 이렇게 겁쟁이 커플 인정. 하지만 조용해서 섬 자체를 전세낸 기분이라 기분 내기에는 좋다. 굳이 올필요는 없지만 서귀포가 숙소라면 꼭 오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


이런 건 다 시키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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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ㅈㅇ 2017.09.29 2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년엔 제주시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ㅋㅋ

  2. ㅈㅇ 2017.09.29 2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능한 걸로 알고 있습니당ㅋㅋ+_+

  3. BlogIcon Λοβιν . 2017.09.30 0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녹차 쿠키 주문하러 주섬주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