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May 2017

사실 나는 이 날 아무 계획이 없었다. 이미 2박 3일로 다녀온 여행 한 번 만으로도 지쳐서(누가 들으면 내가 운전한 줄 ), 그냥 집에서 뭉개고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테이블에서 맥북으로 유트브에 올라온 대선토론회보며(꿀잼, 멈출 수가 없었음 ㅋㅋㅋ)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멜번놈도  나를 따라 맥북으로 열심히 뭔가를 하더니,(멍청하게도 나는 그때 당시는 그냥 자기 일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서야 매일 여행 루트 찾고 있었단 걸 알게 되었다 ㅠ_ㅠ 미안하오 ) 아침을 뭘 먹겠냐고 물어본다. 선택사항이 있냐고(너 맨날 오믈렛 주잖아의 완곡 어법) 물었더니 물론 있다고 물어본다. 찬장을 뒤지더니 오트밀 먹을래? 라고 하길래 좋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온 오트밀. 왜 버터를 올려 주는 거죠? 그냥 김치를 올려줘요.  제발. 

아침도 에피타이저와 본식이 있단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매번 두번씩 먹을 것을 주는데 내가 자꾸 껌딱지마냥 테이블에 붙어 있으니 저인간이 배가 고파서 자꾸 저기 앉아 있나 싶어서 계속 이것도 주고 저것도 주는 건가 싶기도 하다. 


계속 앉아 있었더니 계속 앉아 있을 거냐고 한다. 그러면? 했더니 야라 밸리 가야지! 라고 한다. 멜번에 가기 전에 야라 밸리 와이너리 가자~ 라고 했던 걸 기억했던 모양. 그제서야 후다닥 올 갈아 입고 가방을 챙겼다. 원래 머리를 저녁에 감기 때문에 10분이면 준비가 끝났다.

그래서 배나온 아저씨랑 브루어리도 가고.

2017/05/26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19. Cold stream


멋진 와이너리도 방문하고.

2017/05/26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20. Domaine Chandon


또 다른 와이너리도 방문하고

2017/05/27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21. Yering Station Winery

멜번놈이 밥 먹을꺼라고 또 다른 브루어리로 왔는데 식당 문 닫아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도 나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타이밍 감사합니다...

식사는 못했지만 예정된 디저트는 먹어야 된다며 아이스크림 팩토리에도 오고. 완벽했던 야라밸리에서의 하루였다. ㅎㅎ

2017/05/28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22. Yarra Valley Chocolaterie & Ice Creamery,

멜번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시티 보러가자고 하길래 알겠다고 했는데 어리둥절-_-? 응? 뭘 하겠다고?

이런 전망대가 있어서 높은 곳에서 주변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오른쪽 나무 너머가 시티라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네.. 시티는 시티가서 볼께요. 시큰둥했더니 같이 시큰둥한 멜번놈. 하아, 나도 학원가서 리액션 좀 배워와야되는데..

좁고 가파른 계단 오르다가 사망할뻔. 와.. 나 처럼 겁많은 애는 두 번은 못 오를 계단이었다.

밖에 나오니 코리아가 눈에 띄길래 사진 한 번 찍어줬다. 전쟁 관련된 장소인 듯 했다. 

그리고 지친 상태로 집에 도착했다. 두번째 Brewery에서 점심을 먹었어야 했는데 못 먹어서 더 힘이 빠졌던 것 같다. 

팬 프라이 했다며 다시 줬는데 여전히 맛 없구요.. 네..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먹고 두번째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크리스가 들어온다. 반갑게 인사하고 난리치고 ㅋㅋㅋㅋ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 크리스가 자기 배고프다고 김을 먹을까 하고 든다. 아직 하나도 뜯지 않은 상태인 김포장. 먹던 말던 니 맘대로 하라고 강하게(?) 나갔더니 의심쩍어 하며 김을 하나 뜯는다. 그러면서 안에 내용물을 보더니 과대포장이라고 지구환경에 안 좋다고 또 한소리 시작한다.  아 됐고 일단 먹기나 먹으라고 했더니 무서워하며 하나 먹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거 왤케 맛있냐고 물어본다. 걸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얏호. 처음 먹을 때 경이로움으로 인한 동공지진도 살짝 본 듯.


그러면서 멜번놈에게 이거 이렇게 맛있는 건 줄 알고 있었냐고 물어보니 멜번놈이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 집어 먹는다. 크리스는 김을 손에 놓지 못하고 계속해서 먹는다. 잠시 한눈 판 사이에 두 번째 김봉지를 뜯고 있는 크리스 ㅋㅋㅋㅋ 멈출 수 없다고. 귀여워서 죽을뻔했다. 음식에는 진짜 까다로워서(멜번놈이 Fussy라고 표현함 ㅋㅋ) 절대 안 먹을 줄 알았더니 결국엔 너도 한국김의 위용 앞에 무릎을 꿇는구나. 뭔가 쓸데 없이 우월감이 들었다. (누가 보면 김공장에서 일하는 줄) 

두번째 메뉴. 원래 멜번놈도 매우 건강하게 먹는 편이라 자기 평상시에 먹는 스타일대로 한 끼를 만들어 줬다. 얘도 전형적인 호주인-_- 답게 살찌는 걸 싫어해서(내가본 호주애들은 다 먹는 것과 몸에 신경을 쓰는데 왜 뚱뚱한지 모르겠다. 내가 알기로 호주 비만율이 세계 탑 5에 드는 것으로 아는데..) 저녁마다 roasted vegetables이라고 사진 찍어 보내주더니, 드디어 이날  한끼를  주셨다. 컬리플라워, 당근, 가지 호박, 그리고 팬에 구운 두부!  첫날 내가 나 베지테리언 할꺼라고 장난식으로 말했더니 마트에서 챙겨온 두부! 감사합니다.

세번째 김을 뜯어서(순식간에 다 먹어치움ㅋㅋㅋㅋ) 저렇게 올려 놓는 크리스가 웃겨서 크리스의 접시를 찍으려고 폰을 드밀었더니 자기 찍는 줄 알고 저렇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크리스를 찍을 생각은 1도 없었지만 노력이 가상하여 사진 한 장 찍어 드렸다... 


그리고 이날은 멜번놈과 내가 처음 만난 장소를 가기로 한 날이었다! ㅋㅋㅋ 예이! 이 얼마만의 밤문화 즐기기인가. 생각해보니 2016년 12월 31일에 멜번놈과 갔던 이태원 프로스트가 마지막인 듯했다. 와.. 역시 나이 드니 맨날 집에만 있게 되는구나. 하핫. 


밤 늦게 돌아올 방법이 없으니 차를 가지고 갔는데 시티에 주차시킬 곳이 없어서 고생을 좀 했다. 역시 시티의 밤은 화려하구나. 


1월 2일 사고 이후로 처음 힐을(아무래도 무서워서 탱고 배울때 연습화를 가지고 왔다. 왠지 허리에 제일 좋을 것 같아서 ) 신어봤는데 엉덩이와 허리는 많이 아프진 않았지만 되려 5개월 가량 스니커즈에 익숙해진 내 평발이 찢어질 듯 아팠다. 아놔 ㅋㅋ 그냥 스니커즈 신고 올 걸 그랬나. 괜히 비루한 몸뚱이로 설쳐댔구나..  

10시쯤에 갔는데 사람이 없이 한적하다. 일찍 가자고 결심하는 순간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나중에서는 꽤 붐볐다. 사람이 많아지니 괜히 더 흥겨워져서 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화장실 갔다올때마다 서로 누구랑 시덕거리고 있었냐고 체크하고 ㅋㅋㅋ 멜번놈이 자기 이제 늙어서 더이상 이런 곳에서 여자를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슬퍼하길래, 니 말이 맞다고 동의를 해줬다. 

구두 위에 서 있는 것이 너무나 지옥같아서 빨리 가고 싶어서 1시쯤에 가자고 했더니, 자기 이런 곳에 너무 오랜 만이라서 좀 더 있고 싶다고 해서 좀 더 기다려줬다.  몇개월동안 너무 일만 하시더니 간만에 유흥을 즐기셔서 행복해 보이는 듯 했다. 가만 있을 수 밖에. 집으로 돌아갈때 재미있었냐고 물었더니 좀 더 있을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는데 아이고 이놈아 미안하다 내가 눈치 없이 엎에 붙어 있었구나 진작에 알아서 집에 먼저 가줬어야 했는데 내죄다. 나역시 발바닥 찢어지는 고통만 없었다면 더 있자고 했을텐데, 쬐끔 아쉽긴 했다. ㅎㅎ 하지만 원래 아쉬울때까지만 놀아야 재미있는 법이니! 그렇게 또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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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May 2017

전날 늦게까지 놀아서 그런지 다음날 피로에 찌들었다. 그러고보니 지난 번 방문시에는 저녁마다 크리스랑 모노폴리를 했었는데 모노폴리를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날 저녁에는 반드시 크리스랑 놀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 크리스가 공항에서 사온 스도쿠 책이 있었는데, 스도쿠 덕후로써 그게 너무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그걸 계속 풀어버렸다. 한 여섯개 내리 푼 다음에는 책에다가 보란 듯이 Bitch!!(크리스가 나에게 호주에서 영어를 배웠으면, 친구를 bitch라고 부를 수 있어야 한다며 ㅋㅋㅋㅋㅋㅋ 해서 일부러 적어놨다) 라고 적어놨다. 계속해서 말도 안하고 스도쿠만 풀다가 멜번놈한테 제대로 혼났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어 ㅠㅠ


변함없는 아침. baked bean 좀 그만 주세요..... 내일 아침에는 흰쌀밥에 계란푼 북어국 주세요. 깍두기랑요.

.... 

치즈 강판에 치즈 갈다가 부셔먹으심 ㅋㅋㅋㅋㅋㅋ 크리스한테 다 이를꺼라고 엄청 놀려 먹었다. 크리스가 알아차리기 전에 똑같은 걸로 사놓을거라고 브랜드를 인터넷 검색 해보시고는 식겁함. 


기겁하심 ㅋㅋㅋ 뭔 놈의 강판 하나가 40불이나 하냐며 울월스 가면 10불이면 두개 산다고 ㅋㅋㅋ 또 움짤 제작해주시고. 이번여행은 기승전움짤.


집에서 밍기적 거리며 놀다가 이 날은 자기 치과 예약 되어 있다고 치과를 가기로 했다. 내가 오기 전 부터 사랑니가 썩어서 아팠는데(웃긴게 사랑니가 영어로 wisdom tooth였다.우리는 사랑할 나이때쯤 난다고 해서 사랑니고 얘네는 드디어 머리에 뭔가 찼을때 나는 치아라고 wisdom tooth 인 것일까), 휴일을 단 하루도 낼 수 없어서 겨우 이 날로 수술 예약을 잡은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날 나보고 자기를 하루 종일 nursing 해야 된다고 즐거워 함.. 하아.. 도망갈까?


nursing 보다 더 문제는, 이 날 이 놈 부모님이랑 점심약속-_- 이 있었다는 것이다. 4개월동안 한국을 세 번이나 방문하다보니 도대체 어느년인지 궁금해 하셨던 모양 -_- 오면 밥한번 먹게 데려와봐라 뭐 이러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뭐 그런데 이 놈도 변명을 하자면 치과 수술 후에는 운전을 못하니 운전해줄 사람이 필요하니 부모님네 집 근처 치과에 가서 마취기운이 풀릴때까지 뭉갤 곳이 필요했으니 그렇게 일정이 잡혔다고 이해해주기는 개뿔 -_- 한국에서도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만나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에 이번 자리는 역대급으로 awkward 했다 -_- 심지어 그 분들의 발음을 나는 더 못알아 먹을 것이고 김팔든으로 빙의해서 팔든 팔든만 내뱉고 오겠지.. ㅠㅠ


막판에 가기 싫어서 내가 너네 엄마 발음을 알아 들을 수 있을까? 대화가 안될텐데 내가 안 가는게 좋지 않을까? 라고 물었더니, 지네 엄마가 내 발음을 못 알아 들을꺼라고 하는 말에 개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그 생각은 못했네. 내가 너무 내 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어.. 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자기네 엄마 유치원 선생님이었다고 어린애들이랑 대화하는데 최적화 되어 있다며, 나에게 딱이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렇게 도착했다. 거리는 엄청 가까웠다. 차타고 15분 정도? 여동생도 차타고 15분 정도 거리에 있다고 한다. 개 키우고 있다며 보러 갈래 라고 하길래 됐다고 그 맘 넣어두시라고, 하루에 하나만 하겠다고 속삭여줬다. 부모님들과 쿨한 인사를 나누고(가드닝하시던 이놈의 아빠와는 악수를, 점심준비를 하시던 이놈의 엄마와는 그냥 하이만... 그렇게 2초만에 끝남) 이 놈 엄마는 차 세차부터 하라고. 으악 내가 멜번 공항에서 보자마자 한 소린데 ㅋㅋㅋㅋㅋ 그리하여 세차타임이 시작되었다. 

와.. 세차 하는 것만 봐도 내 속이 다 시원. 그 와중에도 꼼꼼하게 하지 않길래 내가 솔을 뺏아서 꼼꼼히 씻어줬다. 아오 개운해. 3일 양치질 안하다가 양치질 한 기분이랄까. 

정원에 있던 부엉이 인형,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었다.

꽃이 예쁘길래 사진도 하나 찍고. 

이제는 창고로 쓰이는 예전 방. 그림분야 책이 꽤 많다. 그래, 예술가가 맞군요.


몰랐는데, 아빠도 선님, 엄마도 유치원 선생님, 자기 여동생도 학교 선생님이라고 한다. 교육자 집안이시군요. 그런데 넌 왜 그래? 라고 했더니 자기만 stupid  하다며 학을 ㅋㅋㅋㅋ


점심 먹자고 테이블로 부르시길래 따라 갔더니 멜번놈이 이건 13살때 그린 그림 이건 몇살때 그린 그림이라며 집안에 걸려 있는 그림을 다 하나하나 소개시켜주신다. 이욜~ 미술에 재능있었네. 그리고 밥이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귓구멍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시간이 지나가고 치과 간다고 하길래 냅다 도망치다 시피 밖으로 튀어나왔다. 하아........... 이 한 마디로 모든 감정이 전해지길.......

심플한 치과. 뭔가 색다를게 있을 줄 알았는데 별 건 없었다. 그냥 외관으로 봐서는 치과인지도 모르겠다는게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멜번놈이 들어가고 탁자 위에 있는 잡지를 보며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배부르고 따뜻하니 엄청 졸린 것이다. 자리에 앉아서 목돌아갈때까지 잠들었다. 뭔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깼더니 멜번놈이 수술을 끝내고 나오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한시간 정도 잠들었던 듯 하다. 그나저나 나 원래 공공장소에서 절대 졸거나 하지 않는데.. 벌써 멜번 와서 두번째다.  비행기타고 와서 넘나 피곤했던 듯하다.

멍 때리고 있었더니 멜번놈이 계산하면서 카운터에 쌓여 있던 치약 샘플을 하나 던져 준다. 흠 이걸 보니 여기가 이제서야 치과 같구만. 멜번의 치과는 얼만가 하고 봤다가 '히이이익'을 육성으로 내뱉았다. 충치 하나 뺐는데 400불이 넘는 돈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치과 왤케 비싸냐고 기겁했더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보통 가격이라고 한다. 예전에 워킹홀리데이로 왔었을때 스시집 사장님이 외국인 신분으로 있는 한국인이 멜번에서 충치 2개 생기면 비행기타고 한국에서 치료 받는게 더 싸다고 하길래 농담인 줄 알았는데, 이거 진짜겠는데? 와.. 왤케 비싸냐 진짜. 한국에서는 이거 30불도 안할꺼라고 말해도 별로 놀라지 않는다.사실 충치로 발치해본 적이 없는데 그 정도면 되겠지? ㅋㅋㅋ 헛소문 낸 것이 아니길. 


  집에서 도보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치과였는데, 자기 걸어서 못 갈 것 같다며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또 이렇게 awkward time시작이염.. 

포도 먹으라며 가져다 주심. 배 엄청 부른데 할 게 없어서 꾸역꾸역 이거 반 정도 먹고 나왔다.


멜번놈은 마취 풀릴때까지 운전 못하겠다며 거실에 드러누으시고 나는 일초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을 따름이고,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안절부절 못하고 말이라도 걸까봐 초긴장상태. 이제서야 반년넘게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이 후회가 되고, 한국 돌아가면 기필코 영어 공부하마 다짐하고 또 다짐했지만 돌아오니 똑같다. 여태 단 1초도 하지 않았다. (난 쓰레기야)


그러고 있는데, 이 놈 엄마가 파슬리랑 페퍼 같은거 챙겨줄테니 가져 갈래? 라고 물으시는데 대답을 안한다. 몇번을 물으시는데.. 너무 황당해서 너 지금 뭐하냐고 핸드폰 그만하고 빨리 대답하라고 하는데도 듣는둥 마는둥 하길래 내가 아 챙겨간다고 달라고 했다. 순간 이놈이 미쳤나-_-? 왜 지네 엄마가 묻는데 말을 안해-_-? 라는 생각과 함께 어른에 대한 불공손함에 순간 욱할뻔했다. 그런데 지나서 생각해보니 아 맞다 이빨 뺐지.. 아니 그래도!!!!! 뭐 여하튼 울컥한 순간. 왜냐 얘가 대답 안하면 내가 대답 해야하잖아.. ㅡ,.ㅡ 우씌. ㅠㅠ 또 한번 영어듣기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그리고 득템(?)한 가지랑 파슬리랑 페퍼 조금. 


저녁에는 크리스랑 모노폴리를 하려고 했는데 크리스가 뜬금없이 자기 딸을 보러 가야 된다고 한다. 딸? 너 딸이 있었어? 라고 했더니 엄청 기뻐 하면서 얼마전에 태어 났다고 사진을 보여준다. 크리스랑 똑같이 생겼다. 깜짝 놀라서 너 여자친구 있었어? 라고 물었더니 여자친구가 아니라 그냥 아는 여자사람 친구였는데 정자를 기부했다고 한다. 뭐? 내가 지금 이 놈의 영어를 잘 못 알아 들어서 지금 혼돈을 느끼는 것인가 생각을 하다가 크리스가 가고 난 다음에 멜번놈에게 물어봤더니 진짜라고 한다. 


크리스에게는 생물학적으로 10명의 자식이 있다고 한다. 으악. 모르는 사람 9명에게 정자를 기부했고, 이번에는 크리스의 친구중 나이가 많은 여자가 있었는데 아이를 갖고 싶어했는데 크리스에게 기부 받았다고. 너무 황당해서 지인에게 기부하는게 일반적이냐고 물어봤더니 no!!! 라고 매우 단호하게 이야기를 한다. 그래 이거 나만 이상한거 아니지? 뭔가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는데 이거 유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크리스는 매우 유용한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 부양의 의무는 없이 자기의 유전자를 전파하고 있었다. 우와 이런 고효율 방법을 보았나. 크리스의 유전자는 매우 똑똑하게(?) 진화한 것일지도 몰랐다. 이거에 대해 수다 떨고 싶었는데 나의 영어도 부족하고  The selfish gene읽어봤냐고 물었는데 안 읽어봤다길래 말았다. 


 이 날 저녁에는 집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나보고 뭐 가져온거 있냐고 그러길래 파운더가 있다고 했더니 그건 얼마전에 크리스랑 봤다고 그런다. 그래서 그러면 홀로코스트 관련된 무비 2개가 있다고 했더니 왤케 홀로코스트에 집착하냐며 그리고 또 2개나 갖고 있냐고 ㅋㅋㅋㅋ크리스의 컴퓨터 설정을 30분간 헤집은 다음에 겨우 한글자막을 사용할 수 있게끔 세팅을 바꿨다. 그리고 관람한  denial. 이걸 보는데 어찌나 한국의 가짜 뉴스들이 생각이 나던지. 머나먼 타국으로 여행와서도 나라 걱정에 쉴틈 없는 나란 여자.. 매우 애국자구만 ㅋㅋㅋ 그렇게 술 없이(?) 보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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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24 16: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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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May 2017 


이 날은 멜번에 온 이래로 처음으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왜냐면 오 전에 페닌슐라 핫 스프링으로 뜨듯한 온천욕을 즐기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찍부터 부산스럽게 짐을 쌌더니, 산드라가 우리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본다. 벽 한쪽에 게스트 사진을을 붙여 놓고 게스트 북도 만들고 싶다고. 뭐 그게 어려운 일이라고 기꺼이 모델이 되주었다. ㅋㅋㅋ 사진을 찍고 나서 고맙다고 특히 나는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너무 조용하고 깨끗하게 있다가 간다고 칭찬 일색을. 나중에 차로 돌아와서 멜번놈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했던게 아니라 그냥 영어를 못해서 말을 안해서 그런거라고 또 놀리고 ㅋㅋ휴.. 살인 한 번이면 참을 인 세번을면한다는데 -_-???


페닌슐라 핫 스프링의 입장료는 이른 시간에 가면 조금 더 할인이 되기에 우리는 오전으로 예약을 했다. 제시간에 가기 위해 간만에 게으름을 누르고 아침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쳤다. 뭐 사실 아침일찍도 아닌 것이 숙소에서 자동차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였기에...흠흠.


출처: 홈페이지

https://www.peninsulahotsprings.com/bathing/bath-house-bathing/#BHprices

요렇게 9시 전에 입장하면 10불이나 할인! 예이! 우린 화욜 아침이었기에 25불에 입장했다. 하하. 얼리 버드라도 피크타임은 안되는 모양이다. 운이 좋았구만~


별거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좋아 보여서 조금 놀랬다. 뭐야, 나는 그냥 워터파크 같을 줄 알았는데, 좀 더 고급스런 분위기였다.

입구에서의 사진. 무료 라커는 오픈된 타입이라 우리는 유료 라커를 하나 빌려서 모든 물건을 다 처박아 두었다. 수영복도 이미 입고 와서 갈아 입을 것도 없이 그대로 탈의 ㅋㅋㅋ별로 사진 찍거나 하고 싶지도 않아서(아니 온천에 집중해야지 뭔 남 목욕하고 있는 사진은 찍어서 뭐해) 핸드폰도 함께 넣어 둬서 사진은 이걸로 끝이다. 


가운이 대여가 가능했는데 나는 두툼한 목욕 타월을 하나 챙겨갔기에 대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제일 꼭대기에 있는 온천으로 직행. 온천하러 왔다가 뜬금없이 하이킹(...)을 하게 되었지만 제일 꼭대기에 있는 온천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여기가 진짜 현실세계인가 싶을 정도로 몽롱한 분위기의 전경이 펼쳐지는데, 이래서 다들 이곳을 칭송했구나 라는 것을 이해했다. 진짜 너무 예뻐서 내려가기 싫을 정도였다. 


날씨도 적당히 쌀쌀해서 뜨끈한 온천물 속에 몸을 담그고 콧구멍으로는 시원한 공기를 맡는데.. 하아.. 저 집에 안갈래요 여기서 그냥 평생 살께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지인들 말에 의하면 저녁때 노을 질 무렵도 절경이라고 한다. 그때도 가보고 싶다! 


우리네 목욕탕에서 아줌마들이 수다 떨 듯, 여기서도 처음 보는 사람끼리 수다를 잘 떤다. 어떤 중년 커플이 들어오자 먼저 들어와있던 커플이 인사를 해서 네명이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는데 어디서 왔냐는 내용이었다. 한 쪽이 멜번에서 왔다고 그 쪽은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줌마 한 분이 천연덕스럽게 매우 가까운데서 왔다고. 퍼스. 라고 이야기했는데 엿듣고 있다가 풉 하고 터짐 ㅋㅋㅋㅋㅋㅋ 귀여워. 


그리고 밑으로 내려오면서 모든 온천에 몸을 담궈보았다. 뭐 온천물 자체가 좋은 것은 잘 모르겠고 그냥 풍경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터키탕이라고 꾸며 놓은 곳도 터키로 여행가서 이스탄불에서 진짜 터키탕을 갔다온 내가 보기에는 애기들 소꿉장난하나 싶을 정도로 허접.. 저기요, 터키 안 갔다 오신 것 아니세요? ㅋㅋㅋ 


여담으로 주인이 일본 여자와 러시아 남자 부부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나자 온천문화가 발달한 일본 사람이라서 요렇게 아기자기하게 잘 만든 것이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일 마지막에 내려와서는 내가 바라는 온도와 시원함 정도가 딱이라서, 다시 올라가서 사우나 좀 더 즐기겠다는 멜번놈만 올려보내고 나는 혼자 남아 탕 안에서 낮잠을 잤다. 탕안에서 잠드는 건 할머니 할아버지나 그러는 줄 알았지... 나중에는 목 디스크 걸릴 것 같은 느낌으로 목이 아프길래 밖으로 나가서 수건으로 몸을 동동 싸매고(날씨 때문에 온천 밖을 나가면 꽤나 추웠다) 썬배드에 누워서 다시 한숨잤다. 편안한 분위기와 노곤하게 만드는 온천물 온도 때문에 여태 쌓인 피로가 확 몰려와서 그랬던 것 같았다. 나중에 일어나서 시간 확인해보니 총 한시간 취침. 잘 잔다.


그렇게 짧은 2박 3일 peninsula여행이 종료. 다시 멜번으로 올라가는 길에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을 하는데 추운 날씨 탓에 뜨듯한 국물이 먹고 싶은 것이다. 락샤나 베트남 쌀국수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자기가 먹어본 락샤중 가장 맛있는 집으로 안내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구글맵에 락샤 킹을 검색해보라고 한다. 그래서 검색해봤더니 Flemington 에 딱 한 군데가 나온다. 여기까지 가자고? 라고 물었더니,  본인은 거기서 먹긴 했는데 체인점이라고 생각하고 찾아 보라고 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체인점이 아니라 그 곳을 가야만 하더라도 락샤를 먹겠다면 그 곳으로만 가겠다고 한다. 뭐 꼭 그럴 것 까지 있나 싶어서 그냥 베트남쌀국수를 먹기로 했다. 집이랑 가까운 northcote 에 몇군데 있긴했는데  오픈시간 + 리뷰 괜찮은 곳을 발견하여 이동했다.  레스토랑 이름은 pho bang bang. 


리뷰도 나쁘지 않더니, 실제로 맛도 괜찮았다. 특이한게 전부다 서양인들이 ㅋㅋㅋㅋ


다음 여행지를 검색하시는 중. 

나는 그냥 평범한 쌀국수를 고르고 놈은 똠양꿍을 골랐다. 가만 지켜보면 어느 동남아 음식점을 가더라도 이놈이 고르는 것은 똠양꿍이다. 얘도 음식에 대한 호기심은 없는 듯. 남자들은 다 이런가.  추운 곳에서 벌벌 떨다가 뜨듯한 국물이 배에 들어가는 기분이 좋은지, 숲 종류로 음식을 고른 나의 초이스가 베스트였다며 스마트했다고 칭찬을 엄청해준다. 

에헴, 이래뵈도 목욕탕 문화가 발달한 한국에서 왔다구. 겨울에 목욕하고 나서는 무조건 국물이지. 에헴에헴. 간만에 멜번에서 먹는 베트남쌀국수는 예술이었다. 최근 한국에서 베트남쌀국수를 몇번 먹었었는데 진짜 조미료맛만 나는 쌀국수들이었는데.. 이건 진짜 진한 맛이 그대로.. 그나저나 나 또 이렇게 고기를 먹고 있네.. 허허.

이건 멜번놈이 먹어보라며 주문한 에피타이저. 


포도잎에 고기를 싸서 구워낸 것 같은데 자기가 전에 먹어 봤는데 맛있더라면서 추천하길래 주문 해봤다. 그리고 오 진짜 맛있었다. 나는 그냥 심플하게 스프링롤이나 이런걸 시키려고 했는데(베트남 쌀국수에 야채가 많이 없으니), 괜찮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폭풍흡입. 호주를 한 번이라도 다녀와 본 사람은 다들 알겠지,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를. 왜냐면 멜번의 1인분은 농담아니라 한국의 2인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그 양이 어마무지 하기 때문이다. 괜히 뚱뚱한 애들이 많은 것이 아님.. 그런데 나는 남김없이 올킬. 또 이렇게 나의 위장의 크기에 나 스스로 또 한 번 놀라고.


그리고 도착한 집. 목욕때문인지 피곤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저녁 약속이 있었기에 잠들 수는 없었고, 약속 시간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침대에 벌러덩 누으면서 내가 한 것은 바로 마스크팩. 여행할때 매번 챙기는 물품은 아닌데 이번 여행에서는 기필코 챙겼는데, 그것은 극한으로 건조한 멜번의 날씨 때문이었다. 특히 이날은 아침에도 아무것도 안 바름+ 목욕후에도 아무것도 안바름 + 멜번의 건조한 바람에 집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피부가 터서 찢어질것같은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스킨 로션 같은 것 꼬박꼬박 바르는 타입이 아니라서 2박 3일동안 그냥 대충 보냈더니... 피부가 그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멜번놈이 테이블에서 인터넷 하는 동안 나는 마스크팩을 얼굴에 붙이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어와서는 박장 대소 하고 엄청 못생겼다고 그러더니 튀어나가서 핸드폰 다시 들고 와서는 사진 찍어대기 시작. 소리지르며 꺼지라고 외쳐댔지만 이미 늦었다는 느낌이..하아.. 


그러면서 이걸 보내며 자기 이제 핸드폰 볼 때마다 즐거울것이라며 괴롭히기 시작...... ㅋㅋㅋㅋ

화상 입은 환자 같다며 계속 껄껄껄. 나만 당할 수 없지 라는 생각에...

이 놈 얼굴 위에도 하나 올려줬다. 지 사진 보고 또 대박 웃음 터지심 ㅋㅋ  마스크팩을 태어나서 처음 보는 건가.. 신기하네. 


콧대가 높아서 코 부분에 시트가 찰싹 달라 붙지 않고 뜬다... 개부럽.


이거 언제까지 해야 되냐고 그러길래 한 30분은 해야 된다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더니 초반에는 궁시렁 궁시렁 거리더니 잠이 드셨다.  암암 나도 시원한 마스크팩 올려 놓으면 잠이 솔솔 와서 그 기분을 잘 안다. 하지만 그 꼴을 볼 수 없지. 잠들지 말고 저녁 만들라고 깨우니깐 자기 괴롭히지 말고 제발 냅두라고 이불 꽁꽁 싸매고 잠투정을 시전 하셨다.

그래서 마스크팩 떼어내고 수분감 작렬하여 광채돋는 얼굴로 잠든 모습을 놀릴 꺼라며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유치하게 노는 둘의 나이의 합은 도합 72세 ㅋㅋㅋ

그리고 또 움짤제작 (움짤 제작 왤케 재밌지)



밖으로 나와 테이블에 앉아서, 유투브에 올라온 멜번에 오느라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던 그 주의 대선후보토론회를 보며(핵꿀잼), 개콘의 위기를 걱정하고 있었다. 한참 보고 있었더니 쥐도새도 모르게 스멀스멀 기어나와서는 저녁을 만든다. 사실 베트남쌀국수 때문에 배는 고프지 않았는데, 뭐 준다니 먹어줘야지.


대선토론회에 정신 팔려서 뭘 만드나 감시하는 걸 깜빡했더니... 

브로컬리 데친 것 + 시판되는 라비올리? + 시판 토마토소스. 감사합니다. 에피타이저는 이탈리안 덤플링이고 메인은 차이니즈 덤플링이라고 그러길래 뭔 소린가 했더니 

본식으로 덤플링을 쪄서 가지고 온다. 저 새우 들어간 것은 맛있었는데, 돼지고기 만두는 진짜 못 먹을 정도로 맛이 없.. 그래서 나는 새우만 골라 먹었다. 놈도 이상하다면서 박스를 다시 확인 하더니 이거 팬프라이 해야 되는 거라고.. 차라리 내가 요리 하겠네 이 양반아.


이 날 저녁에는 시티의 max watts  라는 venue에서 있는 공연을 갔다. 자기 동료도 한 명 있다고 하길래 그 말을 듣는 순간 급 피곤해져서(또 발음이 익숙하지 않은 호주인과 나의 짧은 영어를 해야하다니 ㅠㅠ) 안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계속 분명 재미있을 거라고 가자고 가자고 졸라대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승락.. 하아.. 넌 나의 어려움을 몰라 ㅠㅠ


여기는 왜 가게 된 것이냐고 했더니, 멜번 코메디쇼 할때 공연장으로 쓰이던 곳 중 하나인데, 오늘 유명한 밴드 공연이 있어서 가게에서 얘랑 지 동료에게 공짜로 들여보내 줄테니 오라고 했다고 한다. 넌 내가 노래도 모르는 밴드의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고 끝까지 도망갈 구실을 만들어 보았지만 자기도 Kpop 가수가 누군지 가사도 이해 못하고 노래도 모르지만 뮤직비디오 보면 재미있다고 나보고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런다. 야 그건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여자애들 다 예쁘고 몸매도 좋으니깐 보는거잖아 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강력부인. 


시티로 갈때는 트레인을 탔다. 어둑어둑한 시간에 탔더니 역시나 한산한 트레인. 갑자기 예전에 트레인 타고 출퇴근 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눈 앞을 휩쓸고.


그리고 공연장 입구에서 만난 그의 동료 브리짓. 가기 전에 이름을 물어봤는데 브리짓이라고 알려주길래 브리짓 존슨의 다이어리의 그 브리짓? 이라고 했더니 맞다길래 그럼 그거가지고 농담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하지 말라고 해서 참았다. ㅡ,.ㅡ 

금발에 약간 통통한 브리짓은 정말 사람 좋게 생긴 외모였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대체로 나이에 비해 늙어보이는데 브리짓은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외모라 진짜 놀랬다. 그녀는 멜번놈을 보자마자 드디어 잘랐냐는 듯한 말투로 머리 잘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속이 답답했던 건 아니었구나?껄껄.


그리고 둘이서 스태프들이랑 인사하고 난리,,, 모르는 사람인 나는 그냥 멀뚱멀뚱 쳐다봤다. 뻘쭘하군요.

인사를 한참하고 나서 사람들 따라 줄 서 있는데, 입구에서 둘의 얼굴을 확인하고 결제 없이 공짜로 입장을 시켜준다. 

 팔뚝에 스탬프를 하사 받고 입장. 생각보다 내부 분위기가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메인 공연인 밴드 darkness 공연 이전에 5인조 여성 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너무나 발랄한 그녀들의 공연으로 인해서 금방 즐거워졌다. 

재치 넘치는 공연. 보컬의 끼가 돋보이는 팀이었다. 왼쪽 노란색 수트를 입으신 분은 동양계로 보였는데, 홀로 동양계라 독보적이었다. 괜히 눈길이 더 감. 묵묵히 공연하는데 걸 크러쉬 +_+

화장실 왔을때 찍어본 메뉴. 간단한 핑거푸들 그런지 엄청 싸다. 심지어 버거도 12불?? 오 착한 가게였구나.

여성 밴드의 공연이 끝나고 9시에 시작되는 darkness의 공연 준비가 시작되었다. 

조용한 무대. 뭔가 분위기가 있어 보여서 사진 한 장 남겼다. 여태 2층에서 보고 있었는데, 스태프가 오더니 1층으로 내려오라고 그런다. 그를 따라서 우리는 단체로 이동했고, 아래에 내려와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멜번놈이 주섬주섬 꺼내서 뭘 주길래 뭔가 해서 봤더니 귀마개다. 귀 나간다고 이거 꼭 하라고.  오 머리 좋은데 라는 생각으로 귀에다가 귀마개를 꽂았다. 이거 일반적인건가 하고 주위 사람을 둘러봤는데 반반인 듯 했다. 그리고 이런 공연용으로 나온 귀마개인지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귀마개도 발견 ㅋㅋㅋ 이야 기발하다 기발해. 딱 클럽용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Darkness의 공연. 나는 처음 들어본 그룹이었지만(사실 나는 왠만한 외국 가수는 다 모른다), 엄청 인기가 좋은지 사람들은 열광했다. 보아하니 동양인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보아 그냥 서양애들한테 인기있는 밴드인듯 했다. 그리고 충격적인 리더의 패션... 속옷은 안입은 것이 확실한 쫙 달라붙는 올인원으로, 그마저도 지퍼가 내려가면 어쩌려고 저러나 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옷차림. 멜번놈에게 니가 케이팝뮤비를 즐기듯이 나도 이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리고 시작부터 시작된 Mother Fu**, Suck my ****, 아아.. 이 훈훈한 영어교육의 현장이여. 가사도 모두 욕이고 왜인지 모르게 팬들도 밴드에다 대고 Fu** you라고 소리지르는 이 낯선 상황 ㅋㅋㅋㅋ 뭐 얘네는 다 이러고 노는 것인가? ㅋㅋㅋㅋㅋ 컬쳐쇼크구만요. 

막판에는 상체도 탈의해주시고.  씐난다~ 씐난다~ 소리질러대서 가사는 못 알아듣겠지만(하지만 욕으로 구성된 부분은 아주 찰지게 귀에 착착 달라붙음) 그래도 꽤나 흥겨운 시간이었다. 


공연사진 다 찍어서 예전에 기타 배우던 선생님(크랙샷이라는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를 하고 있는데, 예전에 공연 가보니 대충 이런 삘이었던 것 같았다)께 이정도 탈의 안하면 앞으로는 공연 보러 안 갈꺼라고 장난도 치고. 아 최근에 뮤직비디오도 찍었다고 홍보하던데, 이 틈을 타 깨알 홍보를.. 공연보러 와주세요. 


나중에 뻔하게 퇴장하고 사람들이 앵콜을 외치자(얘네는 one more song인가 뭐 이거였던 듯.. 정확한 워딩이 기억이 안나네 ) 다시 등장하여 진짜 불사르고 공연을 마감했다. 막판에 관객 옷 빌려 입고 천연덕스럽게 공연한 다음에 옷에다가 돈 팁 꽂아서 주는게 어찌나 웃기던지. 진짜 장난꾸러기 밴드였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무사히(?) 귀가 할 줄 알았는데.. 브리짓이 한 잔 하고 가자고 해서 다시 강제 잉글리쉬 스피킹 타임이.. ㅠ_ㅠ 히이잉.


술집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한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쓰레기통이 옆에 있던 뒷문을 열었다. 그러자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타나고 그 안에는 번듯하게 술집이 영업 중이었다. 뭔가 진짜 현지인만 아는 맛집 같았다. 이런 곳을 어떻게 아냐고 물었더니,  멜번 코메디 페스티벌 기간동안 스태프들은 출입증만 보여주면 할인을 해줘서 단골로 오던 곳이라서 왔다며. ㅋㅋㅋ 아하. 


와인을 마시겠다고 했더니 통큰뇨자 브리짓이 자기가 계산했다. 감사합니다. 


이번 멜번 코메디쇼에서 프로듀서로 일했던 그녀는 여러나라를 돌아 다녔는데( 분명 프로듀싱이라고 했는데 막상 staff 명단에는 director 로 되어있다. 둘은 다른디..) , 한국에서도 부산에 페스티벌로 몇번 가서 일했던 적이 있다며 아시아중 한국이 제일 좋다며 입발림을 시전하셨다. 그러면서 멜번 코메디쇼에서 옹알스 라는 한국팀이 있는데 멜번에서 인기 진짜 많다고 항상 만석이라고 엄청 칭찬을 했다. 공연도 웃기지만 실제로도 유쾌한 사람이라고 엄청 좋아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최종 목표는 라스베가스 쇼에 서는 것이라고 한다. 왜 라스베가스야? 라고 물었더니 라스베가스 쇼에 오르면 돈벌이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오.. 나도 이 팀의 공연을 예전에 멜번놈이 찾아줘서 유투브로 본 적이 있었는데 좀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잘나가고 있구나. 뭔가 같은 나라 사람으로서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에 속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하기에 딱 좋은 주제인 여행 이야기를 주구 장창 하다가, 멜번의 자랑 그놈의 커피 이야기. 그러면서 브리짓이 자기는 이틸리아 커피보다 멜번 커피가 더 맛있는 것 같다고 망언을.. 왜이리 하나같이 멜번인들은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쩌는 것인가.  그러면서 멜번의 극한직업인 바리스타에 대해서 이야길 하는데, 처음에는 사람들이 풀 크림 밀크 라떼를 마시다가 어느 순간 스키니 라떼를 마시고 그 다음에는 소이 밀크 라떼를 마신다며. 그리고 요즘에는 아몬드 밀크 를 주문하기 시작했다면서, 뭐 하나 마스터하면 갈수록 새로운 것이 나타난다고 약간 멜번의 커피 문화에 자부심을 느끼는 듯 했다. 나쁜 식으로 막 잘난척을 떨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나도 어디 가서 나의 조국 한국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엄청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해야겠다라는 오기(?)가 생겼다. 글쎄 뭐가 있을까, 평화로운 탄핵을 이끌어낸 민주주의? ㅋㅋㅋㅋㅋ 여하튼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 이번에 추가로 알게 된 것이 호주의 긴 휴가의 의미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한달이 휴가라고 하길래 나는 연차가 30개인줄 알았는데,  주말까지 다 포함하는 것이라서 working day만 치면 20일인 듯 했다. 내가 working day로 15일이 법적 연차라고 했더니 애들이 3 weeks 인 것이라고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뭐얌.. 나는 연차가 30일인 줄 알고 부러워했는데 ㅋㅋ 20일이면 뭐. 첫 회사가 입사하자마자 연차 18개를 주고 2년마다 1년씩 증가해줬고(+여름휴가 3일, + 월마다 하루 씩 쓰는 유급 생리휴가로 인해 총 휴일이 33일이 되었다) 지금 회사는 입사하면 15일로 시작하지면 1년마다 1개씩 추가(유급 sick leave 10개니 총 25일)되는 시스템이니, 한국 연차도 그다지 적은 편은 아니구나. 역시 알면 알수록 사랑스러운 대한민국이여. 


그렇게 커피 이야기를 하는데 밴드 공연장의 스태프가 친구들과 들어오면서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하아.. 뭔가 영어듣기가 엄청나게 늘어난 기분이었지만, 또 한 번 내 영어실력에 좌절하고... ㅠㅠ 그나마 브리짓이 너무나 착한 사람이라서 나의 시덥잖은 영어를 잘 들어줘서 기분이 좋았다. 


트레인은 끊겨서 늦게까지 하는 트램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 날 탄 트램이 이번 멜번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트램이었다. 오우 그래도 한 번은 타고 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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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May 2017

 여행 2일차. 일정이 바쁘지 않아서 늦게 일어났다. 에어비엔비에 분명 아침 준다고 되어 있는데 왜 아침 안 주냐며 궁시렁 거리는 멜번놈.  그리하여 멜번놈이 이럴까봐 혹시나 해서 챙겨왔다며 주섬주섬 꺼낸다. 그래놀라에 빵에 과일에 줄줄이 나온다. 도라에몽가방이라도 들고 온 것인가. ㅋㅋㅋㅋ 그래놀라가 맛있다고 칭찬해줬더니 나 오는 날 산 것이라고 상자 곽을 보여준다. 건과일 없이 nuts만 들어 있는 것이라며 알려준다. 이놈은 nuts 이 들어간 것만 먹는데 그래놀라 및 시리얼도, 아이스크림도, 초코렛도 무조건 nuts종류만 있는 것을 고른다. 내가 너 nuts되게 좋아하는구나 라고 했더니 nuts이 항상 베스트라고 대답한다. 그래서 장난친다고 because you are nuts?  이라고 장난쳤다가 또 밥그릇 뺏길 뻔.. 잘못했습니다.



이 날은 놈이 웨딩촬영알바 할때 왔었던 곳인데 너무 예뻐서 나를 꼭 보여 주고 싶다고 했던 곳을 방문했다. 해변을 따라서 가볍게 걸을 수 있는 트랙킹 코스였는데 지난 스키장에서 다쳤던 엉덩이가 아직도 낫지 않아서(이거 이야기하면 혈압이 300까지 치솟을 것 같아서 이만..) 나는 빠르게 걸을 수도 없고 한시간 이상 걷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짧게 걸었는데 꽤나 예쁜 트랙킹 코스로 다음에 또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Sorrento beach. 먼저 사람이 너무 없어서 좋다. 사실 뷰보다 한적함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날씨가 비가 올 것 같아서 사진이 별로 안 예쁘지만 꽤 좋다. 그리고 더 좋은 것은.. 우리 분이라  전세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_+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었는데, 이 쪽에는 나중에 저녁에 오기로 하고 왼쪽으로 이동했다.

도착해서는 저기가 기억 나냐며 가르친다. 뭔소린가 조금 헤매다가 놈이 사진을 보내줬던 것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때와 너무 다른 것.. 왜냐면 조명빨(?) 때문이었다. 

아래는 멜번놈이 보내주었던 사진으로 내가 본 것과 동일한 장소이지만 비교도 되지 않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흰색에 가까운 암석들이 노을과 만나자 노을의 그 색을 그대로 반사하여 헉소리 나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사진은 빛빨(?)이라며. 

요 사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낮에 와도 기괴한 바위와 그 색감 때문에 아름답긴 했다. 다음에 올 일이 있다면 저녁에 오고 싶구려. 잘 들었소 기사양반?


내려가볼래라고 물어 보길래 싫다고 그랬더니 뭘 해도 다 싫다고 그런다며 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냥 밑에서 보나 위에서 보나 똑같은 풍경일 것 같아서 안 내려가려고 한 것인데 뭐 삐칠것 까지야 ㅋㅋㅋ 그리하여 여기부터 행군 시작.  아오 다리도 긴 놈이 절대 나의 컨디션따위에는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따라가느라 죽을뻔했다. 

사진에서 보다 시피 진짜 사람이 없다!!!!! 아니 이럴 수가!!!!! 너무 좋아!!!!!! 풍경보다 한적함이 더 좋았다. 그리고 느낀 것이 이정도면 장시간 가야되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보다 여기가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이동시간도 짧고 사람도 한산하고 뷰도 멋지잖아?

기괴한 바위들의 모양. 정말 자연이 최고의 예술가이다.

어디하나 흠 잡을 곳이 없다. 내가 사진을 잘 못 찍어서 그렇지 실제가 훠얼씬 굉장하다.

길을 따라 걷는데 오른쪽은 바다 왼쪽은 이렇게 녹지를 볼 수 있다. 조경이라도 한 것마냥 나무들이 동글동글 예쁘다.

이건 한 삼십분 와서 찍은 것 같다. 위치를 알려주려고 찍었다. (아아 이 친절한 블로거 ㅋㅋㅋㅋㅋㅋ) 이 쪽에는 사람이 세명 보였는데, 한 명의 투어가이드가 두 명의 여행객에게 이리저리 안내해주고 있는 듯 했다.

이렇게 각도와 빛을 제대로 받은 타이밍에는 실물만큼이나 사진이 예쁘게 찍힌다. 아아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이여. 그리고 저렇게나 앞서 갈 정도로 내가 따라 오던 말던 신경도 안 쓰는 무심한 놈.

바람이 강해서인지 그에 따라 파도도 끝이 없다.

철썩 철썩. 자연의 소리외에는 자동차 경적소리도 사람들의 소리도 없다. 자연다큐멘터리 속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다이아몬드 베이라는 이름의 장소. 내 다이아몬드는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바다에 들어가서 나보고 찾으라고. 캬, 그 양반 낭만보소. 

역시 호주는 자연이다. 멜번시티가 유럽풍이라 아름답네 어쩌네 하지만 그래봤자 유럽짝퉁삘이고(...) 역시 최고는 자연 인 것 같다. 기나긴 비행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기분 좋은 트랙킹이었다. 라는 생각이 끝이 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이 쪽에도 마을이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해서 한 번 찍어봤다. 

한시간 정도 걸었는데 멜번놈이 저 멀리 봉오리를 가르키며 저기가 목표라고.. 아 농담하냐고 나 엉덩이랑 허리 아파서 오래 못 걷는다고 이제 안 걷겠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나는 중간에 차가 올 수 있는 지점에서 기다리고, 멜번놈은 다시 가서 차를 가지고 오기로.. 


한시간 정도 걸어서 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멜번놈이 나 없이갔더니 20분만에 갔다고 ㅋㅋ 아 예, 다리 짧아 죄송합니다... 어째 이 놈이랑 있으니 사과할 일이 많아지는 군...

멜번놈이 만들어준 점심 바나나+땅콩버터 샌드위치. 별거 없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역시 바나나+땅콩버터의 조합은 최고인 것 같다.

그리고 Sorrento town. 진짜 신기한 것이 이 거리에 콜스나 울월스가 없다!!! 나는 호주하면 캥거루보다 콜스나 울월스가 더 먼저 생각나는데 말이다!! 

사람이 진짜 없고 조용했다. 왜이리 한적하냐니깐 여름에는 로컬 주민들로 넘쳐 난다고 한다.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곳인데, 여름밤이면 젊은이들이 밤새 술마시고 논다고... ㅋㅋㅋㅋ 우리나라로 치면 해운대 정도 되나요.  트랙킹도 하고 왔으니 어디 가기는 싫고, 카페인 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리고 들어온 카페.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눈에 띄길래 들어왔다. 예전에는 어디가 좋나 인터넷으로 무한 검색하고 그랬는데, 단순한 멜번놈이랑 있으니 나도 함께 단순해지는 기분. 커피가 마시고 싶다. -> 눈앞에 카페가 보인다 -> 들어간다. 

꽃장식이 예쁘다. 호주감성이군요. ㅎㅎ

이 날의 메뉴는 라떼. 맛은 평범했다. 식사는 하지 않았지만 가격대도 무난한 듯. 

아침부터 운전하고 트랙킹한다고 돌아다녀서 지치신 듯. 웃음기가 사라짐 ㅋㅋㅋㅋ 말썽꾸러기 딸을 육아하시느라 혼이 나가신 표정.

핸드폰으로 찍고, 디에셀라로 찍고, 인스탁스로도 찍고. 고만 좀 찍으라고 할 때까지 찍었다. 아 왜.. 장식용으로 전락한 카메라 좀 사용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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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Apr 2017


머나먼 나라에서 날아온 다음날 바로 여행을 가는 것은 둘 다 무리라고 판단하여 하루 더 뭉개기로 했다. 사실 나만 하루 더 뭉개는 것이고, 이 놈은 휴일도 없이 주구장창 일을 해서 몇개월간 정말 개처럼 일했기에(ㅋㅋㅋㅋ) 진정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침 늦게 일어나서 맥북을 켜고 뭘 할까 시간을 보내고 있었더니 아침을 먹겠냐고 물어본다. 아니 아침을 먹겠냐니? 아침이 option 이란 이야기야? 아침은 mandatory 라구!!!! 울컥.

어제 산 과일을 뚝딱뚝딱 잘라서 접시에 담아 온다. 캬캬, 오물오물 처먹으며 그래서 아침식사는? 이라고 했더니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쳐다보며 요리시작. 장난하냐고 과일은 에피타이저지 아침이 될 수 없어. 또 한 번 울컥. 

요리시작. 오믈렛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앗 저 구수한 성경 녹차김은 크리스의 선물이다. ㅋㅋㅋㅋㅋ 지인들이 외국인에게 최고의 선물은 한국산 김이라며 만장일치를 던졌기 때문이다. ㅋㅋㅋㅋ

개발쇠발 만들어온 멜번놈의 오믈렛. 아니 이건 스크램블 에그 아니냐? 오믈렛을 잘 못 알고 있는 것 같구나... ㅋㅋㅋㅋ 그래도 맛은 꿀맛. 마늘이랑 버섯이랑 이것저것 들어갔는데 맛이 의외로 좋아서(역시 모든 음식에 마늘이 들어가면 다 맛있다고 느끼는 나는야 한국인) 군소리 않고 먹었다. 그나저나 얘네는 baked bean은 또 왜이리 좋아하는지. 꼬박꼬박 나오는 baked bean. 이걸 먹으면서 너네 나라는 진짜 이상하다고, 아침에 공장에서 나온 음식을 전통적으로 먹는 나라는 세상 천지에 없다고. 뭐가 공장에서 나온 거냐고 묻길래 baked bean도 깡통에 들어있는 공장식품(나는 이런식으로 표현하는 걸 꽤나 좋아한다 참고로 ㅋㅋ), vegemite도 공장에서 나온 식품, weetbix도 공장식품 아니냐며. 뭔 놈의 아침이 다 공장에서 나온 것이냐며 농장식품을 달라고 했다가 접시 뺏길 뻔.. 네 밥상머리 앞에서는 반찬 투정 안하겠습니다. 군말않고 싹싹 긁어먹고 다음부터 안 줄까봐 설거지까지 했다.


그리고 집에서 좀 더 게으름을 피우다가 자기 운동하러 갈껀데 같이 가자고 그런다. 운동하기 싫다고 ㅡ.,ㅡ 숨만 쉴거라고 그랬더니 그럼 일단 카페를 갔다가 자기가 운동하고 다녀 올테니 그 동안(45분이나 50분 정도 밖에 안 한다고) 카페에서 시간 좀 보내고 있으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기내에서 읽던 책을 계속 읽고 싶었던지라 옳다거니 하고 나왔다. 짐은 어디에 있냐고 물었더니 콜링우드에 있다고. 


가는 길에 자기가 자주 가는 곳이라고 가르킨 곳이.. 토욜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것이다. 아니 날씨도 추운데 ㅠ_ㅠ 그냥 안기다려도 되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자기도 그 외에는 모른다고 ㅋㅋㅋㅋㅋ 하여 우리는 카페를 찾아 헤매였다. 

이건 호주의 반달리즘이냐고 물었다가 씹힘. 젠장. 

그럴싸해보여서 여길 가려고 했는데 내부 공사 ㅡ,.ㅡ...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갑자기 비가 오는 바람에 그냥 눈에 보이는 카페로 뛰어들었다. organic fair trade coffee   라며 날 위해 왔다고 한다. (뭐만 하면 가난한 농민들을 도와야 하네 니가 마시는 커피를 키우는 그들은 가난하네 어쩌네 지랄해서 그런 듯 ㅋㅋㅋㅋ 그렇잖아도 전날 마트에서 사온 모카포트용 원두도 공정무역 커피 ㅋㅋㅋㅋ )

뭔가 느낌이 좋다.

아침 먹으면서 라떼를 마셨기에 우유가 없는 것이 마시고 싶어서 롱블랙을 주문했다. 내가 기억하는 멜번의 롱블랙은 카라멜마냥 끈적한 느낌의 맛인데 이건 조금 강한 아메리카노 정도이다. 나도 모르게 실망한 표정을 드러냈는지 멜번놈이 괜찮냐고 물어본다. 그냥 기대했던 맛이 아니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커피가루가 느껴지는 약간 텁텁한 맛이었는데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라 모카포트로 내린듯한 맛이었다. 


카페에 앉아 수다를 좀 떨다가 멜번은 운동을 하러 갔다. 나는 혼자 남아 책을 좀 읽다가 갑자기 이럴때가 아니야 라는 생각에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저 놈이 운동하는 동안 나도 운동이란 것을 좀 해야되지 않겠냐고. ㅋㅋㅋ 산책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스믈스믈 기어나갔다. 하지만 날씨가 정말 안 좋았으니... 산책 도중에 비가 내리기까지 해도 돌아갈 곳이 없어서(내가 차 키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계속 직진했다. 이놈의 fuck you weather  은 한 10분이면 지나가려니 싶어서. (아니나 다를까 10분 정도 지나니깐 비가 그쳤지만) 


비가 내리는 동안 갖고 있던 숄을 머리에 둘러싸고 히잡마냥 걷다가 전 주에 매니저님에게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나서 다시 뺐다. 시티였나 어디서 어떤 여자가 날씨가 추워서 스카프를 머리와 목에 두르고 지하철역을 내려가고 있었는데, 그게 히잡인줄 알고 인종차별자였던 젊은 남자애들이 그 여자를 폭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요즘 멜번이 흉흉하다는 이야기였다. 주먹 맞는 것보다 비 맞는 게 낫잖아? 라는 생각에 그냥 비를 맞았다. 그나저나 멜번에서 일어난 안 좋은 일들을 너무 많이 들은 상태라 혼자 돌아 다닐때마다 조금 무서웠다. 사실 사람 사는 곳에서는 항상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법이지만, 그래도 마냥 살기 좋은 도시 1위라고 생각했던 나의 사랑 멜번에서 그런 일이 일어 난다고 하니 더 무섭게 느껴졌다. 

오홍? 이것이 법원? 쿨하군요. 위엄따윈 전혀 없이 주택인줄. ㅋㅋㅋ

그리고 우편함. 저 동그라미들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한 장 찍어봤다.

그리고 도착한 Fitzroy. 다시 익숙한 거리가 나타나자 살짝 반가웠다. 지나가는데 몇번이고 지나쳤던 가게들이 눈에 띄이자 괜스레 엄마미소가 얼굴에 걸렸다. 

사람들이 줄 서 있길래 뭔가해서 봤더니 도너츠 가게다. 얘네도 참 줄 서 있는 것 좋아해.

주말인데 좀 한산했다.

그리고 반가운 아가씨 벽화. 내가 이 쪽 방향으로 턴 한 이유는.. 바로 smith street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 messina 를 가기 위함이었다. ㅡ,.ㅡ 아니 이정도 걸어줬으니 아이스크림 정도는 먹어줘도 되는것 아니냐며.. 

멜번의 반달리즘 2 ㅋㅋㅋㅋㅋ

어머, 저도 살 수 있나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이거 판매하는 것은 합법인가? 궁금하네. 

그리고 도착. 오지게 걸었다.

뭐 먹을까 고민고민하며 망설였더니 직원이 지쳐하는 것 같아서 하나는 먹어본놈으로 골랐다. ㅋㅋ

티라미수와 안작 브랙키인가 뭔가 하는 걸 골랐다. 이름이 기억 안 나네. 하지만 이름은 기억 나진 않지만 맛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존맛...+_+ 사랑합니다 나의 메시나여.


멜번놈이 카페 다시 왔는데 어디 간 거냐고 메세지가 왔다. 이거 사진 하나 찍어서 도망나와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고, 아이스크림도 주지 않는 놈에게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선언했더니 아래와 같은 캡쳐를 보냈다. 

어디 있는지 잡았다며. ㅋㅋㅋㅋㅋㅋ 아놔. 이 망할놈의 아이폰. 이런 거 트랙킹하지 말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lazy korean 이면서 아이스크림에는 매우 diligent 하다며 갈구기 시작 ㅋㅋㅋㅋㅋㅋ 나는 한 1시간은 걸은 것 같은데, 차타고 오더니 10분만에 온다. 하지만 나는 그 사이에 나의 아이스크림을 남김 없이 클리어했고... 아쉬워 하는 놈을 위해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휴.. 애 키우는 것도 아니고. 

궁시렁거리더니 엄청 잘 먹음. 숟가락 하나 더 가지고 와서 나보고 먹으라고 하더니, 싹싹 지가 다 긁어먹음. 진짜로 먹었으면 울었을지도.. 


다 먹었으니 집에 가자고 했더니 자기 이발을 해야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이발소에 가서 이발하는 것을 구경했다. ㅋㅋㅋ 아 멜번 여행와서 남 이발하는 것 구경이라니 ㅋㅋㅋㅋㅋ

아저씨가 머리 엄청 길다고 놀라심.  ㅋㅋㅋ 휴일이 없어서 몇개월동안 머리를 못 잘랐다고 받아치는 멜번놈. 바리깡으로 밀고 가위로 싹둑싹둑 다 자르고 난 아저씨는 나를 돌아보면서 happy? 라고 물으셨다. 그 함축적인 의미가 너무 웃겨서 육성으로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속이 다 시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가 길었을때는 70년대 풍+노안 크리더니만 이발하시고 나서 좀 어려졌다. 역시 사람은 머리빨이다.

그리고 저녁. 그린 커리 치킨. 그런데 치킨은 없고 야채만 한 가득.. 니 접시에만 치킨 있다고 나는 지금 야채만 주는거냐고 투정했더니 자기 접시에 치킨을 마지 못해 건네준다. 진짜 눈에 띄게 자기 접시에만 치킨이 한가득 있고 내 접시에는 야채만 한 가득 ㅋㅋㅋ 아놔 오함마를 가져왔어야했나...


다 먹고 났더니 디저트를 먹겠냐고 물어본다. 뭐가 있냐고 했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이걸 꺼내준다. 

노트북만한 초콜렛 토끼 ㅋㅋㅋㅋ 흐얼 완전 크다. 이걸 어떻게 먹냐고 그랬더니 나라면 다 먹을꺼라고..


그렇게 티격태격하고 있는 사이에 귀가한 크리스. 간만에 만난 크리스에 소리 지르며 인사하고 김을 줬더니 이건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외국인들은 다 한국김 좋아한다고 하던데? 라고 했더니 자긴 한번도 먹어본 적 없다고 그런다. 그래서 먹으라고 징징 거렸더니 의심스러워 하면서 끝끝내 안 먹.. 멜번놈이 만든 치킨커리만 먹었다. 제길. 뭔가 진 기분이었다. 그렇게 셋이서 수다 좀 떨다가 하루를 마감했다. 엄마가 돌아가셔서 우울해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똑같은 모습이라서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이렇게 아이스크림을 찾아 떠난 여정을(?) 무사히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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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메리메리 2017.05.13 2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스크림을 찾아가며 찍은 거리 사진들이 예쁘네요~ 이발사 아저씨의 happy? 넘나 센스 ㅋㅋㅋ 보는 사람이 happy 할 정도로 꼭 잘라야 할 상황이었나봐요 ㅎ




28 Apr 2017


드디어 멜번 공항에 도착했다. 기나긴 비행이여... 콴타스항공의 기내 좌석이 생각보다 넓지는 않아서 나의 거대한 몸을 좁은 좌석에 구겨서(!) 오느라 너무 힘들었다. 거기다가 잠도 못자고 완전 초췌한 상태로 이른 시간에 멜번 툴라마린 공항에 도착했다.


그래도 간만에 보는 Melbourne Victoria라는 sign은,  최근 여행 욕구가 완전히 죽어버린 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만큼 반가운 존재였다. 홍콩 공항에서 멜번놈이랑 연락을 할때 멜번놈이 아마 비호주인인 경우에는 짐 찾고 출국심사 하다 보면 1시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비행기가 7시 40분에 도착하면 8시 40분에나 끝날테니 그때에 맞추어 마중을 나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일이 흘러갔으니.... 일단 비행기가 20분 가량 일찍 도착했다. (우리 기장님 설레여서 엑셀 좀 밟으셨나요?) 그리고 두번째는 출국심사 시스템의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으니..

몇몇 국가의 전자여권의 경우 현지인마냥 자동으로 입국심사가 가능했다는 것이었다. 저 티켓을 발급받고 여권 스캔하면 통과! 이대로 끝이다. 농담아니라 1분만에 끝이 났다. 마지막에 짐검사 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면 걸렸지 입국심사의 시간은 정말 짧았다. 와. 세상좋아졌네. 그리고.. 소위 입국심사계의 하이패스라는 대한민국 여권만세!!!!!! ㅋㅋㅋ 멜번놈에게 이 사진을 찍어보내줬더니, 다른 나라 사람도 해당되는지 몰랐다며 출발하겠다고 한다.ㅋㅋㅋ

그렇게 나는 8시도 되기 전에 arrival hall에 도착했으며... 나의 도착 메세지를 받고 집에서 출발한 멜번놈은 아직 멀었구요.. 게을러 주셔서 감사하구요...

그렇게 나는 멀뚱멀뚱 공항에 혼자.. ㅡ,.ㅡ 그나마 다행인 것이 예전에 멜번 공항에 도착했었을 적에는 쪼잔하게 무료 와이파이를 1시간 밖에 제공하지 않더니, 지금은 무한히 사용할 수 있었던 점이었다. 발전하고 있는 사랑스런 호주여~ ㅋㅋ

멜번놈의 지시대로 약속 장소를 찾아서 밖으로 나왔다. 그나저나 멜번의 날씨는 나의 예상보다 더욱 쌀쌀했다. 내가 멜번의 바람을 간과했던 것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멜번에서 1년 지내는 동안 그렇게 춥다고 춥다고 입에 달고 살았으면서도 1년 반이 지나자 고새 까먹고 ㅡ,.ㅡ 덜렁덜렁 봄 옷들만 챙겨왔던 것이다. 하아... 나란 인간이란... 추위에 떨어도 싸다 싸 아주 그냥..

그나저나 한가해도 너무 한가한 툴라마린 공항. 인천 공항이랑은 비교가 안되는 군 ㅋㅋㅋ 인천공항 도착층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는데 말이지. 그리고 기나긴 대기시간 후에 멜번놈과의 재회. 1월 중순에 작별을 했으니 4개월 만이었다. 우리는 또 보자마자 서로를 갈구기 시작하고.. 허허 참 아름답구려. 


몇시까지 출근해야 되냐고 물어봤더니 10시라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8시 40분쯤에 도착했었고, 왠일인지 도로의 정체가 심했다. 그러더니 멍청한 한국인을 공항에 데리러 가야했기에 지각한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며.. ㅡ,.ㅡ 아놔.. 감사합니다.

집에 먹을 것이 없다면서 가는 중에 마트에 들러서 장도 보시고. 나는 너무나도 피곤하여 너 혼자 갔다 오라고 하고 차에 남아 있었다. 그나저나 멜번은 어찌나 이리 변한 것이 없는지. 그리고 변한 것이 너무 없어서 낯설음 또한 제로에 가까웠다. 마치 전날에도 멜번에 있었던 기분이었다. 지각한다고 궁시렁 거리더니 한참을 기다려도 안나타나는 놈. 그리고 양손 가득히 먹을 것을 싸들고 온다. ㅡ.,ㅡ 아니 제가 그 정도로 먹지는 않는데 말이죠... 흠흠. 역시 날 너무 잘 아는 놈이다.

그리고 집에 도착.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뉴질랜드로 날아간 크리스가 집을 비운 사이 집은 쓰레기장이 되어 있었고.. 나는 그 꼴을 보면서 너 이제 크리스오면 죽었다 라고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지각한다고 궁시렁 거리더니 아침 챙겨 드시고, 핸드폰 확인해주시며 세월아 네월아 시간 보내는 놈을 관찰. 나보고도 아침을 먹겠냐고 물어보았지만 여행 시작 이후로 줄곧 처먹어대서 그런지 전혀 식욕이 없었다. 그저 빨리 샤워하고 한숨 자고 싶었을 뿐.... ㅠㅠ

아침식사 하는 놈의 옆에서 공항에서 하나 가져온 관광 안내 브로셔를 펼쳐보는데... 역시 도움될 것은 하나도 없고 ㅋㅋㅋ 나는 그냥 이번 여행은 전적으로 개인 가이드(?)에게 맡기기로 결심했다.  


멜번놈이 출근하고 난 다음에(결국 11시 넘어서 나감...ㅋㅋ 바람직한 직원입니다) 일단 샤워를 하고 짐을 풀었다. 면세품을 가방에 마구잡이로 때려 넣어서 정리를 해야했고, 자주 쓸 물건들도 캐리어에서 다시 빼내야 했다. 그렇게 씐나는 면세품 개봉의 시간! ㅋㅋㅋㅋㅋㅋ

먼저 가장 신나했던 인스탁스 카메라. 와이드 버젼으로 하나 있긴 한데 너무 크고 무거워서(왠만한 디에셀라 크기와 무게;;) 잘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 아이의 장점은 가볍고 예쁜 디자인도 있지만 가장 획기적인 것으로 배터리가 충전신 배터리라는 것이다!!! 일회용 건전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다니. Good job, instax!!! 일회용건전지를 버릴때마다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죄의식을 느꼈었는데, 요건 일반 디지털카메라마냥 충전할 수 있어서 진짜 요긴하다. 사용하기 위해서 바로 배터리 충전에 들어가고. 그나저나 환경을 생각하려면 내가 그냥 일찍 죽어서 더이상의 쓰레기를 생산하지 않는 것이 맞는데 말이지... 흠흠. 

면세점에서 필름도 팔길래 20장을 구매했다. 모두 다 사용하고 귀국하려고 했는데, 4장인가 남긴 상태로 귀국해서 이 미션은 실패.

그리고 소소한 화장품. 생각보다 화장품이 살 것이 없어서 블러셔 하나랑 파우더 팩트를 하나만 구매했다. 요즘 블러셔에 맞들여서 화장할때면 꼬박꼬박 블러셔를 사용했는데, 사람들이 나스 블러셔가 그렇게 좋다고 칭찬을 하길래 한 번 구매해봤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실망. ㅠㅠ 그낭 길가다가 스킨푸드에서 산 만원도 안하는 블러셔가 개인적으로 발색이 훨씬 예뻤다. 색조는 비싼 것이 절대적으로 좋아 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나였는데, 이 블러셔 하나로 바로 마음을 접었다. 한국의 화장품 기술력이 장난이 아니구만. 


그리고 디올팩트는 한 번 쓰기 시작한 이후로 8년째 쓰고 있는 듯 하다. 한 번 호기심에 샤넬팩트를 써본 적이 있었는데 다 쓰자마자 바로 디올팩트로 돌아왔다. 역시 디올이 명불허전. 나랑 완전 찰떡궁합이다. 원래 지난번에 사둔 것을 다 사용하지 못했는데, 바닥에 떨어뜨려서 박살내는 바람에 예상에 없는 지출을...


그리고  나의 인생템 아르마니 파운데이션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호주로 입국할때 경유행 비행기를 이용할 시에는 절대 액체 제품을 구매하지 말 것을 경고받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어버이날 선물로 드리려했던 정관장도 구매하지 못했... ㅠ_ㅠ (사실 이게 더 아쉽다. 면세품 정관장이 가격도 싸지만 함량도 좋기 때문이다) 


수상쩍은 물건도 아니고 면세품인데다가, 포장도 철저하게 해서  소지하고 있는데도 진짜 안될까 궁금해서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봤는데 진짜 안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면세품 양도 받을때 경유행 비행기로 호주 간다고 했더니 직원이 액체류는 반입 안되는데 혹시 화장품 중에 구매한 것 있냐고 바로 물어보심.. 으악. 아니 직항은 되는데(친구가 얼마전 케언즈를 다녀왔는데 정관장을 사서 통과했다고 한다) 경유일때는 왜 안되냐고..ㅜㅜ 이 어처구니 없는 호주 정부야.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홍콩에서 경유할때 게이트에서 여권과 티켓 확인후 체크인한 뒤에 비행기 입구에 다시 한번 검사대가 있는데( ㅎ ㄷ ㄷ 이거보고  진짜 지독한 놈들이라며 기겁..), 거기서 액체류는 다 잡아 내고 있었다. 사람들 말에 의하면 기내용으로 소지가능한 사이즈의 투명 지퍼백에 담아서 원래 사용하던 물건처럼 해서 들어가면 된다고는 한다. 그런데.. 정관장은 부피가 너무 커서 포기했고(정해진 사이즈의 지퍼백에 안 들어감), 파운데이션도 그냥 혹시나 싶어서 구매하지 않았다. 뭐 담에 나갈때 구매하면 되지 뭐...(외국브랜드의 화장품은 면세점 아니면 절대 안사는 1인)


그리고 갖고 싶었던 진주 목걸이 하나 구매 +_+ 예이. 목걸이를 샀더니 왠 팔찌를 하나 증정품으로 주었다 .공짜라서 좋다고 환호를 질렀지만 너무 허접해서.. 흠.. 

그리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팔찌도 하나 구매. 캬.. 이렇게 나는 또 간만에 지갑을 털리고...


앞으로는 신장으로 결제하겠습니다. 


신나는 면세품타임이 지나가자 급피곤함이 몰려왔다. 12시 30분에 보기로 했던 동생과의 약속은 1시로 미루고, 면세점에서 받은 마스크를 얼굴에 붙이고 잠시 눈을 붙였다. 홍콩 공항에서 샤워후에 아무것도 얼굴에 바르지 않아서 피부가 쩍쩍 갈라지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1시 약속이니 12시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트레인을 타고 시티로 향했다.


이 얼마만에 보는 플린더스역이란 말인가. 누리끼리한 이 건물을 보자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역앞에 버스킹을 하는 젊은이가 두명이 있었는데 정말이지 노래를 못하는 것이다. 하아.. 슈퍼스타 케이가 애들을 다 망쳐놨어요...

관광객으로 빙의해서 사진 몇방 찍어주고. 스완스톤 거리에 한국인 여자분이 버스킹을 하고 있었는데, 이날 들은 버스킹 중에 가장 좋았다. 역시 세계 어딜가나 자랑스런 한국인이구만. 

그나저나 어쩜 이리도 멜번 시티는 그대로인지.. 나의 기억과 너무나도 동일해서 약간 맥이 빠졌다. 다시 오면 뭔가 엄청나게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감흥이 덜했다.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북적이는 것이 그냥 서울 강남에 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나도 변하는구나.


그리고 아는 동생을 만나자마자 브런치 가게로 돌진 ㅋㅋ

2017/05/11 - [Siesta/2017 Australia] - [멜번여행] 5. Cafe Higher Melbourne Ground


카페 화장실에서 발견한 핸드 드라이어. 다이슨이라는 상표가 눈에 띈다. 이게 그렇게나 비싼 가전 브랜드라며?? 나는 가성비를 따지는 사람이라 그런지 왜 사람들이 이 브랜드에 열광하는지 모르겠다. 친구 말에 의하면 드라이기가 막 오십만원 넘고 그렇다는데.... ㅎ ㄷ ㄷ 오만원짜리 드라이기로도 머리 잘 말려집니다요....


그리고 동생의 지인을 만나기 위해 QV로 돌아왔다. 양말을 넉넉하게 못 챙겨와서 양말을 사러 지하의 울월스에 갔는데 그간 내가 호주의 물가를 잊고 있었구나 라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 특히나 공산품.. 뭔놈의 양말이 이렇게 비싸단 말인가. 동생이 추천해주는 양말과 옵투스 심카드를 집어 들고 셀프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데 현금이 넣는 장소가 없는 것이다. 헤매고 있었더니 계산을 마친 동생이 와서 카드만 결제 되는 계산대에 와서 뭐하냐고.......그니깐 말이야....... 동생이 그 자리에서 카드로 계산해줬다. 아니 밥도 사주고 생필품도 사주다니... ㅠㅠ 언니로 부르겠나이다.......

그리고 아는 동생의 지인을 만나 QV 의 산츄로에서 아이스초코를 한잔. 캬, 맛난거 먹고 달달한거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물론 날씨가 너무 쌀쌀한 것이 문제였지만... ㅠㅠ 그나마 내가 도착하기 전에는 태풍이 와서 비가 엄청 쏟아져서 이 정도 날씨는 많이 괜찮아 진 것이라고 한다. 캬.. 멜번의 fuck you 시즌을 또 이렇게 체험하는구나.

하나 더 먹으라고 브라우니를 주문해주셨건만.. 배가 너무 불러서 손도 대지 못하고...


원래는 아는 동생네 집에 놀러가려고 했으나.. 눈이 자꾸 감기는 바람에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ㅠㅠ 신혼집들이 가고 싶었는데 히잉..

다시 플린더스역. 사람이 너무 많아 숨막히는 기분이었다. 이쯤되니 플린더스역의 낭만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집에 빨리 갔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동생의 리모트 안내(ㅋㅋㅋ)를 받아가며 심카드를 액티베이션 시켰다. 동생의 꿀팁은 바로 이러했다. 마트에서 2불짜리 옵투스 심카드를 산 다음, 인터넷으로 액티베이션을 할때 플랜 결정하는 것을 나중에 한다고 하고 액티베이션을 완료시킨다. 그러고 나서 데이터만 오불 충전하는 걸로 500 메가바이트를 얻어서 사용하면 단 돈 7불에 심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문자나 전화는 할 수 없지만, 사실 여행자가 문자나 전화할일이 뭐 있겠는가. 상대방이 전화해주면 되는 것이니 이것이야 말로 개꿀팁. 굳이 30불짜리 플랜따위를 결제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만세!!!!

요걸 구매한 뒤 인터넷에 접속. 

번호를 고르고( 나는 쿨하게 제일 위에 있는 것으로 선택했다), 변경도 귀찮음 ㅋㅋㅋ

이렇게 선택하라고 나와서 마치 뭔가를 선택해야 하는 것만 같지만 걍 무시 가능하다.

그냥 넘긴 다음 액티베이션 완료한 다음 recharge로 들어간 다음 딱 오불만 충전하면 된다. 캬.. 아무리 생각해도 기막힌 방법이다. 


액티베이션을 완료한 다음 일정이 끝이 났다. 원래 멜번놈이 이날 멜번 코메디쇼 마지막날이라고 사람들이랑 회식(?이라고 하진 않았지만 내맘대로 갖다붙임..) 한다고, 바에 밴드 공연을 보러 가기로 되어 있으니 7시에 시티로 넘어 오라고 했었다. 하지만 비몽사몽 상태였던 나는 별로 밴드 공연 보고 싶지도 않고, 모르는 사람들이랑 붙어 있는 것도 죽을 맛이라고 느껴져서 그냥 나는 안 간다고 했다. 지도 영어도 잘 못하는 나를 챙기려면 얼마나 귀찮겠는가. (캬 이렇게 이해심 쩔어주시고) 그렇게 나는 멜번에서의 첫 날을 마감했다. 오메, 일기를 쓰면서 그 날의 일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피곤하다.......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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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Λοβιν . 2017.05.13 2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스탁스는 어떻게 나오나요 ~? 저는 로모를 샀는데 뭘 잘 못하는지 항상 어둡게 나오네요 ㅠㅠ

  2. BlogIcon singenv 2017.05.18 1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플린더스역, 10년 전 기억이 납니다^^




시드니의 그 유명한 블루마운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여행이었지만, 우리나라의 왠만한 산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깨달음(?)을 안겨다 준 소중한 경험이기도 했다.



시드니의 타운홀 스테이션. 사람들이 북적북적 박작박작. 



시드니에서는 요런 2층 열차가 대세였는데, 2시간 넘게 열차를 타고 가야했기에 여행 기분 내려고 나는 2층에 앉았다. 하하.



그리고 무사히 Katoomba station에 도착. 빨빨거리며 혼자 돌아다닐 예정이라 역 앞에 있던 지도를 찍었다. 이 곳에서 에코 포인트까지는 직선거리라 걸어서도 갈 수 있다. 사람들은 버스도 많이 애용하요, 나는 마이멀티가 있어서 요금도 상관없었지만, 동네 구경이 하고 싶어서 튼튼한 다리로 걸어갔더랬지. +_+



나 같은 사람이 많아서, 그냥 방향 모르겠으면 이렇게 사람들 뒤꽁무니 졸졸 따라서 가면 된다 ㅋㅋㅋ







날씨가 정말 좋았던 날. 산책하기에도 딱이었다. 조용한 이 마을은, 보기와 달리 꽤나 부촌이라고 한다. 저도 집 한채만 주세요...☞☜ 집 없는 자의 설움 흑흑.



그리고 도착한 에코 포인트. 먼 길은 아니었지만, 날씨가 너무 쨍쨍해서.. 돌아갈때는 기필코 버스를 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ㅡ,.ㅡ



이건 뭐지? 그냥 심심해서 한 번 찍어보고.



어딜 가야 되나 멍때리다가 그냥 또 사람들이 따라 가는 곳으로 쫄래 쫄래 따라갔다. 사실.. 블루마운틴에 대해서 아무 정보도 조사하지 않고 왔던 터라, 하이킹을 예상하고 왔었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조금 당황했었다. 와이나피추 정도의 고난이도 하이킹은 아니더라도, 엘 찬뗀 정도는 기대했는데.. 이건 뭐...-_-; 몸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 나라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하였다. 그래도 시드니에서 갔던 곳 중에는 블루마운틴이 가장 좋았다. 역시, 가장 큰 감동을 주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자연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 세자매봉. 별로 기대안했는데 너무 세개가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어서, 누군지 몰라도 이름 잘 지었다는 생각을 ㅋㅋㅋ



나와 같은 사람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는 중 ㅋㅋ



그램피언에서 보았던 풍경과 비슷했는데, 블루마운틴이 규모가 조금 더 컸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지.. 이렇게 ㅋㅋ 괜히 반가웠다.




탁 트인 풍경. 기분이 좋아지는 자연. 하지만 우리나라의 산처럼 여러 봉우리가 솟아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플랫해서 뭔가 심심. -_-;



왼쪽으로 산책길이 나있길래 길을 따라 걸어들어갔다.





그랬더니 요런 아이들이 ㅎㅎ 맨리 비치에도 있더니, 시드니의 시그니처인가?! ㅋㅋㅋ




요건 또 다른 전망대.





그리고 다리가 후덜덜해지는 계단 내려가기.. ㅠㅠ 이런거 너무 싫어 고소공포증이라 무섭단 말이야.




이 다리는 공중에 떠 있다. 갈까말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두 눈 질끈감고 성큼성큼 건넜다. 아니면 그건 나의 상상이고, 실제로는 엉덩이 뒤로 쭉 빼고 엉거주춤 걸었을 수도 있고.. ㅡ,.ㅡ 진짜 너무 무서워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앉아서 사람들 겁내며 오는 모습 여유롭게 구경도 하고.



가파른 절벽들도 구경하고... ㅠㅠ 하지만 너무 무서웠다. 내가 블루마운틴을 구경하는 것인지, 블루마운틴에게 겁먹은 내가 구경당하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어딜가나 이렇게 낙서하는 인간들은 존재하고.. 어이쿠.



요건 시닉 월드 중 스카이레일로 향하는 길. 남들 타는 것만 봐도 무섭다..



가는 길에 전망대가 군데 군데 있다. 이 곳도 그 중 한 곳. 이름이 왜 달리일가?



절벽으로 내려 가는 길이 있다고 한다. 



... 저는 안가도 괜찮습니다만?



하지만 다행히 천길 낭떠러지는 아니었으니..



전체적으로 편평한 산세.




그늘이 너무 없어서 가는 길이 좀 힘들었다.......ㅠㅠ 어찌나 날씨는 좋은지.



계속 똑같은 풍경. 흠 -_-;;



공포의 순간은 점점 다가오고. 줄 하나에 매달려 저 크고 무거운 아이가 공중을 이동하다니. ㅎㄷㄷ




한국의 산 풍경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 저 앞에 가시는 두 분은 한국인이셨는데, 너무 대화가 적나라게 잘 들려서 ㅡ,.ㅡ 조금 멀찌감치 떨어져서 걸었다. 



그리고 도착한 스카이웨이. 왜 입장료 받는 곳이 없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 곳에는 없고 건너 가면 내릴때 입장료를 받는 시스템이었다. 공포의 순간을 견디고, 무사히 이동. 한국인 어르신 단체 관광객분들과 함께 탔는데, 나와 같이 무서워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묘하게 동질감을 ㅡ,.ㅡ 느꼈다. 



칼같이 돈 받아 내는 직원들 ㅋㅋ 


시닉 월드는 패스가 35불인데, 스카이웨이, 케이블웨이, 레일 웨이 총 세개의 케이블카를 하루 내에 무제한으로 사용 할 수 있다. 그런데 한 번씩만 타봐도 충분 한 것 같긴 하다.




시닉월드에서 바라보는 블루마운틴 풍경. 좀 더 예뻐 보였다. 그리고 시닉월드에서 케이블웨이를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면 요런 산책로가 나타난다. 케이블웨이로 오는 길보다 좀 더 쾌적하게 산책을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았다.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코스가 총 3개인데, 나는 가장 오래 걸리는 1시간짜리 코스를 택해 이곳저곳 다 걸어다녔다. 



걷다가 만난 예쁜 새. 새들은 다리가 얇아서 그런지 뭔가 우하한 맛이 있다. 물론 비둘기 제외..




요것이 시닉 월드에 대한 설명. 워크웨이는, 요기 이 산책로를 말하는 듯 했다. 케이블카 마지막 운영시간은 오후 4시 50분!




사람들이 산책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지, 이쪽 워크웨이는 한산해서 참 좋았다. 






그리고 탄광에 대한 코너도 마련되어 있어서, 구경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금을 지리게 만들었던 레일웨이... 이게 거의 수직으로 올라가고, 역방향에 스피드도 빨라서, 스카이다이빙 못지 않게 무서웠다... 엉엉 너무 무서워쪙..



무서운 놀이동산(?) 시닉월드야 안뇽.



이걸 보니 뭐하나가 준비중인가 보다. 도대체 뭘까?



그리고 돌아 올때는 버스를 타고 편안히 돌아 왔다.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며 있었는데, 인도네시아 여자 두명이서 말을 건넸다. 나보고 한국에서 왔냐며 ㅋㅋㅋㅋㅋ 한국애들은 어딜 가도 티가 나나보다.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 여의도에 있는 동아?동화?라는 회사에 몇번 파견근무 나갔다고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수다를 떠는데, 케이팝스타들의 위력을 또 한 번 실감했지. 원래도 연예인 잘 모르는데, 얘네는 정말이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돌아오는 길조차 심심하지 않았던, 즐거웠던 블루마운틴 나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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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코스트인지 시드니인지 여튼 그때쯔음 발견했던 것



Fuckyou 시즌 ㅋㅋㅋ

이게 사실 내용은 호주의 미치도록 더운 날씨에 대한 내용으로 올라왔던 것이었는데, 멜번에서 일년을 보냈던 나는 진심으로 웃음이 터졌다.

이걸 두고 페이스북엣 안드레랑 둘이 박장대소를 했더랬지. 확실히 멜번은 다섯개의 계절이 존재한다고 했더니 안드레왈. 뭔 소리냐며 멜번은 FuckYou 단일 시즌만 있다며 ㅋㅋㅋ

작가친구랑 크리스 모두 이거가지고 재미있어하며 매일같이 날씨 이야기를 했더랬지. 그때가 그립구만..

멜번에서 태어난 사람 혹은 멜번에서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큰웃음과 함께 공감하는 다섯번째 계정 FuckYou 시즌. 하하.



그리고 이번주는 어떤가 해서 봤더니, 그래 멜번은 여전히 FuckYou 시즌에 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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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올린 다음에나 올리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게으른 내가 에필로그 언제 올릴지?? 한국 들어가기 전에는 올릴 수 있을지 싶어서 올림 ㅋㅋ


11월 1일에 멜번에서 친하게 지냈던 언니가 다음 기사를 카톡으로 링크해줬다. 호주 발음이 이상한건 선조들이 술을 많이 마셔서 그렇다는 이론이 발표된 것이다.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1029601015


그래서 분명 해외기사 번역한 것이겠지 싶어서 The AGE 사이트 들어가서 확인을 했다. 역시나 ㅋㅋㅋ


http://www.theage.com.au/comment/the-fourth-r-missing-from-australian-education-20151025-gkhv8k



호주인들은 기분 나쁠수도 있는 기사인데 보는 나는 너무 웃겼음. ㅋㅋㅋ 


링크 복사해서 작가 친구한테 보내줬다. 내가 못 알아듣는 것은 당연하다고. 그랬더니 나보고 호주 발음 이해하려면 술을 마셔야 된다고. ㅋㅋㅋㅋ(아니 그렇게 마셨는데도 부족해?)


그리고 9일에는 저 이론에 반박 기사까지 떴다. 이게 꽤 논란이 되었던 모양.


http://www.theage.com.au/comment/what-does-storm-in-a-beer-glass-tell-us-20151106-gksp0f




해석은 없습니다.............왜냐면 저도 러프하게 이해해서........... 기자가 술마시고 글 쓴 것도 아닐텐데..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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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Oct 2015


D + 365



대망의 마지막. 호주에 입국한지 365일째 되는 날이었다. 비행기는 툴라마린에서 아침 10시 3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 작가 친구가 데려다주겠다고 했었지만, 전날 매니저님이 꼭 본인이 데려다 주고 싶다고 하셔서 오클리에 사시는 매니저님이 집앞까지 오시기로 되어 있었다. 사실 나는 누가 태워줘도 상관은 없었는데,,,,,,,,,, 아침일찍 오클리에서 매니저님을 오시게 하는 것이 너무나도 미안해서 계속 만류하였지만.. ㅠ_ㅠ 결국 매니저님의 승리.


나는 조급증이 있는 사람이라서 뭐든지 일찍 나서는 편이다. 공항도 3시간 전에만 가며 되는데 굳이 4시간 전에 가서 기웃기웃 거리고. 그런 내가 매니저님이 나 때문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출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7시까지 와주십사 부탁 드렸다. 그래도 한 30분이면 가겠지 싶어서..(결과적으로 시간이 빠듯했다 ㅠ_ㅠ)


6시에 알람을 맞춰두었는데 30분까지 일어나기 싫다고 이불에다가 하이킥 날리다가 파이널 알람(6시 30분 ㅋㅋ)이 울리고 나서야 샤워를 하러 갔다. 군대도 안갔다왔으면서 10분이면 머리 샤워까지 다 끝내서 전혀 문제 없었다. 짐도 세면도구만 넣으면 완료 되는 수준으로 싸놓았기에, 1분만에 종료. 아침부터 시끄럽게 굴었더니 작가친구도 일찍 일어나서 팬케이크를 굽는다.


애증의 팬케잌. 사실 이 팬케잌 문제(?)는 일요일에 시작되었다. 크리스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딘가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 나타난 그. 그날 저녁에 내가 일했냐고 그에게 물으니 일하러 간게 아니라 엄마 집에 갔다고 한다. 왜? 라고 했더니 프로젝트 설치해주고 팬케이크 엄청 많이 만들고 왔다고 대답한 그. 그래서 내꺼는? 이라고 했더니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있는 니가 날 위해 만들라며 대꾸하는 크리스. 그때부터 팬케이크 전쟁(?)에 돌입하였지.


나랑 눈만 마주치면 팬케이크 언제 만들꺼냐고 물어보는데 그럴때마다 영어를 못 알아 듣는 척을 했다. 미안한데 너도 알다시피 내 영어가 거지 같아서. 도저히 못알아 듣겠어. 뭐라고 했어? 라고 선수를 치면 크리스는 아주 천천히 이렇게 대답을 한다 I.said.are.you.from.fucking.North.Korea? 라고 ㅋㅋㅋㅋ 아 정말 크리스의 유머는 딱 내스타일이다. 이빨 터는걸로 봐서는 엑스 와이프가 한 열명은 있을 것 같은데 왜 혼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전날 저녁. 크리스가 타코 먹고 디저트로 팬케이크 만들테니 먹자고 했는데.. 나나 작가친구나 둘다 배찢어질것 같아서 거부했더랬지. 대신에 나 떠나는 아침에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본인은 내가 집에서 나갈때까지 잘 예정이라며 바로 나이스 투 미 츄 시유 어게인 바이바이 라고 외쳐버리는 그 ㅋㅋㅋㅋㅋ



그래도 착한 작가친구가 이렇게 개발쇠발 이렇게 만들어줬다. 넌.. 직업이 작가라서 참 다행이야 그치? 하하하. 그리고 커피도 만들어줬다! 사실 작가친구는 매일같이 커피를 만들어 줬다. 뭔가 손님을 대접해야 한다는 사실에 크게 부담감을 갖고 있는 듯 보였다.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저 팬케이크 뭔가 일반적인 팬케이크와는 달라서 메이플 시럽을 엄청 뿌려 먹었다. ㅠㅠ 단맛이 없고 퍼석퍼석. 만들어줬으니깐 먹긴 먹는데.. 먹으면서 이거 뭘로 만들었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팬케이크 믹스 포장 박스를 내민다.



아.. 메밀이구나. 그리고 망할놈의 글루텐프리. 이거 왜 글루텐 프리냐니깐 크리스가 사둔거라서 글루텐 프리라고 한다. 글루텐 어디 있냐고 나는 퍼킹 글루텐이 필요하니깐 당장 내놓으라고. 글루텐 프리라서 이렇게 맛이 없잖아 라고 했더니 깔깔 넘어 간다. 지도 맛이 없었나보지?



크리스의 글루텐 프리 사랑.. 아....... 작작 합시다...... 나는 글루텐이 필요합니다. 네?


둘이서 시끄럽게 해서 그런지 크리스가 7시에 인상을 찌푸리며 방에서 나온다. 내 얼굴 보자마자 왜 아직 안갔냐고 물어봄 ㅋㅋㅋㅋㅋ 그리고 매니저님이 차가 막혀서 30분에 도착하셔서 크리스가 팬케이크 먹는 걸 보면서 수다를 떠는데, 내가 너 팬케이크도 안 만들꺼면서 왜 일찍 일어냤냐고 물었더니, 코리안이 자기 집에서 나가는 걸 자기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이 된다고 ㅋㅋㅋㅋㅋㅋ 이것보라고 7시에 간다고 해놓고 30분이나 더 머무르고 있다고. 작가 친구는 옆에서 그래서 자기가 다시 자러 들어가지 않고 킵 와칭 하고 있는거라며 맞장구에. 전날까지만 해도 내가 그리울꺼라면서 스카이프로 종종 보자고 하더니, 이것들이 아주 신이 났다. 



그리고 기념사진. 키 큰 두놈들때문에 팔을 거의 수직으로 들다 시피해서 가까스로 찍은 셀카. 그덕에 원래 못생긴 내 얼굴 더 못생기게 나와주시고.. 스티커가 있어서 다행이야.........???????? 팔긴 지네가 좀 핸드폰 잡아주지, 크리스는 자기가 안 들꺼라고 뒷짐까지 지고 있네? 멜번에서의 나의 두번째 가족. 맨날 자기전에 크리스가 floss time~ 이라고 외치며 자신의 floss를 끊어주곤 했지. 가족끼리는 같이 하는거라며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매니저님의 마중. 체크인까지 같이 있어주셨던 나의 매니저님. 하하. 이렇게 애정을 듬뿍 받다니 나도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인가 보다. 그리고 또한 매우 행복한 사람이고!!



그리고.. 멜번 공항이 생각보다 너무 붐벼서 게이트 열리기 30분전에 출국장을 빠져나왔다. 와........ 정말 지옥이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도 물어보니 멜번 공항 은근 붐빈다고 자기네들도 빠듯했다고 그런다. 미리미리 가서 준비합시다...ㅠ_ㅠ



분명 아침으로 팬케이크 한 덩어리 먹었는데....☞☜.. 작가 친구가 하나 더 먹으라고 권유한거 안 먹었더니 배가 고팠다. (아니 메밀 팬케이크는 좀.. ) 그래서 헝그리잭 흡입. 호주에서의 마지막 패스트 푸드.



에어아시아에서 밀을 신청하지 않아서 간식거리로 팀탐을 하나 샀다. 공항에서 이거 7불임.......와......바가지. 전날 콜스나 울월스에서 사둘껄. 그리고 몇개 집어 먹고 느끼함에 치를 떨었다. 아.. 내가 이래서 초반에 좀 먹다가 안 먹었구나......


그리고 탑승 시간에 맞추어 비행기에 탑승. 그렇게 호주에서의 나의 1년이 그렇게 끝이 났다. 호주에서 겪은 일, 호주에서 만난 인연 그 모두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나의 마지막 20대(만으로 나는 아직 29세!!!!!!!!!!!!!!)를 함께 한 호주여, 멜번이여. 안녕.


+


일기만 끝났을뿐! 아직 워킹에 대한 최종 감상이 남았다! 이건 생각날때마다 수시로 쓸 것이다. 내게 호주는 그만큼 특별하니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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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Λοβιν . 2015.10.31 0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하드려요 :) 한국에서의 포스팅도 애독하겠습니다. 덕분에 저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ㅎㅎ 추운 날씨에 적응하시며 여유를 더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

  2. 2015.11.01 08: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여름햇살 2015.11.02 1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기를 '매일' 기록하는거에 중점을 둬서 날림이에요 ㅎㅎ 퀄리티 떨어지는 일기. 헤헤. 아직 멜번에 있으시니 정말 부럽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 몫까지 멜번을 맘껏 누리고 와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

  3. BlogIcon 드쏭 2015.11.02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아.. 그동안 게을러서 블로그에 안 들어왔더니 어느새 호주를 떠나셨네요ㅠㅠ 그동안 호주에서 고생 많으셨어요! 한국에서의 포스팅 저도 애독할게요^^

  4. BlogIcon Quijotería 2015.11.14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꿈 같은 호주 생활의 마지막 날이라니요 ~~~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의 날에 좋은 추석으로 남길 바라요!

  5. 방문자 2015.11.26 1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재밌게 잘 봤어요! 저도 29살인데 워홀이 가기가 두려운데 여름햇살님의 용기가 부러워요! 한국에서도 즐거운 생활하고 계시길 바래요.

  6. goma 2015.12.02 1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일 주일 뒤면 멜버른으로 떠나요! 최근에 올라온 멜번 워홀 후기를 찾다가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그 뒤로 며칠간 정신없이 다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