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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커플라이프

[육아일기] ~ 30일

by 여름햇살 202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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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는 지난 30일.

생각해보면 병원에서 6박 7일, 조리원에서 13박 14일을 있었으니 30일동안 온전히 집에서 육아를 한 기간은 9-10일 밖에 되지 않는다. 으아아.. 이렇게 계산하니 더 끔찍(?)한 육아였다. 두달은 고생한 느낌인데 고작 이주정도밖에 되지 않는 기간이었다니.. 그간의 고충을 늘어놓는다면 글의 길이가 구구절절 구만리는 되리라..

끔찍할 정도의 수면부족

조리원에서는 순하디 순한 아가였는데(선생님들도 다들 순하다고 귀여워라 했다, 배고파도 잘 울지 않는 아기였으니 ㅠㅠ) 집에 온 순간부터 돌변했다. 배가고프면 악을 써대며 울어댔고,(그래서 퇴소 당일에 너무 당혹스러웠다)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퇴소 이틀후부터는 갑자기 밤에 잠도 자지않고 발악적으로 울어대서, 동이 틀때까지 안고 다독여야했다.(사실 지금도 그렇다 ㅠㅠ)

잠귀 어두운 우리아빠마저 일어날 정도니, 내 생각에는 우리 아파트 통로 사람들은 다 깨지 않았을까 싶다.(죄송합니다 ㅠㅠ) 하지만 이유는 모르겠고 애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더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것은 엄마가 안아주면 애가 울음을 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엄마 또한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

어느날 밤, 그 날도 깜찍이는 새벽 내내 울어댔고 엄마가 주무시다가 울음소리를 듣고 방으로 들어오셨다. 안고 있으면 울지 않는 깜찍이때문에 엄마는 계속 깜찍이를 안고 계셨고, 안은 채로 잠든 모습을 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나자신에게도 화가 많이 났다.

그날밤을 이후로 엄마에게 아기가 울어도 절대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그럼에도 들어오시지만 빈도수는 줄어들었다..) 대신에 내가 단 한숨도 자지 않고 아기가 울려고 하면 얼른 분유를 타서 줘버리고, 또 아기가 울려고만하면 얼른 안아들고 방을 좀비처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엄마아빠가 일어나셔서 나랑 바통터치를 해줄수 있는 여섯시,일곱시가 될때까지..

그렇게 밤에 쪽잠도 없이 밤을 아예 새버리니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다. 그러고나서도 잠을 푹 잤냐면 그것도 아니다. 엄마에게 육아를 전담하는 것이 미안해서 아기가 우는 소리만 들리면 벌떡 일어나서 아기에게 달려갔고, 그러고 나면 다시 잠들기도 쉽지 않아 3,40분의 쪽잠을 서너번 겨우 잤다.

조리원에 있는 동안 7kg밖에 빠지지 않았다고 궁시렁 거렸는데, 집에 와서는 일주일만에 4kg이 빠져버렸다. 평생 두통없이 살았는데, 요즘은 바늘로 머리를 콕콕 찌르는 통증이 머리 전체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뇌가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다.

얼마전 신랑이 주말에 왔을때 간만에 두시간 연속 잠을 잔 적이 있었는데 요란한 꿈을 꿨다.(조선시대 배경으로 한옥에서 결혼식날인데 신랑이 없어서 찾으러 다니는 부산스러운 내용) 꿈이 재미있어서 신랑에게 말을 하면서 문득 깨달았다. 집에서 꿈을 꾼게 처음이란걸 ㅠㅠ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수면의 질이 떨어져있었다. 아니 수면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건가?

무기력함과 우울감

수면부족만으로도 무기력하고 우울했을것이다. 그런데 거기다가 아기가 그 어떤 방법으로 울음을 그치지 않으니 강한 좌절과 함께 무기력감, 우울감이 생겼다. 아기가 예뻐보이지도 않았고, 밤새 울어댈때에는 아기에게 짜증도 냈다. 이제 제발 그만하라고..

그런 모습 때문에 아마도 엄마는 굳이 자다가도 일어나서 나와 아기를 돌봐주러 방에 들어왔을 것이다. 항상 들어오면 본인이 아기를 돌볼테니 나보고 자라고 하신다.

아마 내가 서울에서 신랑이 출근하고 혼자 집에 남겨져 혼자 육아를 했다면 매우 심각하게 우울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친정집에서 엄마아빠의 도움을 받으며 신생아를 돌본 덕에 그나마 감정적으로는 덜 힘든 것 같다. 그럼에도 사실.. 매우 힘들다. (웃긴게 나는 엄마덕에 그어떤 집안일을 하지 않는 몸은 매우 편안한 상황임에도 힘들다는 소리를 달고 산다)

동문 언니가 얼마전 나의 이야기를 듣고 카톡으로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언니는 스위스에서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아 키우고 있다) 출산 전에는 일상을 통제할수 있었지만(완벽주의자 성향까지 비슷함..) 육아는 똑똑함이나 부지런함만으로 컨트롤 되지 않아서 더욱 좌절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맞다. 살아있는 생명을 키우는 일은 예측불가능하고 통제하기 어렵다. 이걸 그렇게 삽질하고 잠못자며 깨달았으니, 나도 조금은 성장했다고 믿어본다.



그래도 잘 때는 너무나 귀엽다. 아기 천사라는 말은 아기의 자는 모습을 200% 표현한 말이다.

모로반사용 스와들을 추천 받아 구매했는데 초반에는 잘 썼다. (그래서 미리 m사이즈도 추가로 구매했다) 그런데 왜인지 갈수록 모로반사가 심해지면서 속싸개로 꽁꽁 싸매야 잠을 푹 자길래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스와들 스트랩 또한 구매했는데, 그건 팔을 너무 쉽게 빼버려서 이틀 쓰고 포기했다. 요즘은 낮잠 잘때에는 그냥 자게 냅두고(엄청 끙끙거리다가 울어버린다) 밤에는 숙면하라고 속싸개를 해둔다.


수유쿠션.

조리원에 있는게 너무 편해서 같은걸 찾아 구매했다. 탄탄해서 좋다. 애도 여기 위에 올려두면 이상하게 잘 잔다. 우리 엄마가 너무 좋아하는 아이템.

방수패드.

이건 무조건 필수다. 없으면 기저귀 갈때마다 바닥을 다 버렸을 것 같다. 이걸 사용해도 물총 쏘아대서 침대 시트를 하루에 두번 간 적도 있긴 하다. 그래도 너무나도 유용한 아이템이다. 2개 구매해서 번갈아가며 사용중이다. 세탁기로 빨래가 안되는 점이 너무나 아쉽다.


조리원복/환자복.

아기 태열 때문에 24시간 에어컨을 틀고 있으니 너무너무 추웠다. 병원에서도 그렇고 조리원에서도 그렇고 도톰한 면으로 된 원피스(단추까지 달려 있어서 수유와 유축시에 정말 편하다)가 간절하게 그리웠다. 면이라 땀 흡수도 잘되고(애기를 돌보다보면 땀을 한바가지 흘릴일이 많다) 두꺼워서 보온의 효과도 좋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서 찾아내서 2개 구매했다. 나의 최애 아이템이다. 집에서는 이것과 긴 바지로 생활한다.


1차 영유아검진을 다녀왔다. 설소대 수술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이날부터 직수가 가능해졌다. 그래서 직수의 시간을 늘리고 싶은데 이미 쉬운 젖병에 익숙해진 아기는 직수를 힘들어한다. 그럼에도 그놈의 모유를 먹이고픈 마음 때문에 노력중이다.

나는 제일 힘들다는 유축 혼합수유중이다. 분유, 유축한 모유를 먹이니 설거지할 젖병은 계속해서 쌓이고, 유축을 해야하니 아기가 잠들어도 나는 30분간 의자에 앉아 유축을 해야한다. 유축을 끝내고 좀 쉬어볼까 하면 자던 아기는 배가 고파서 깨어나고 다시 사이클 반복된다. 기저귀 갈고 먹이고 트림 시키고 재우고 다시 유축. 시감 남으면 젖병 소독. 쉴틈이 전혀 없다.

완모를 꿈꾸지만 모유만 먹으면 너무 배고파해서 계속해서 혼합으로 가야 할 것 같다. 게다가 요즘 잠을 못자니 한번 유축할때 양이 130에서 60으로 확 줄어버렸다. 슬프다.

쪽쪽이, 역류방지쿠션.

쪽쪽이는 두개 회사 제품이 있는데(마더케이, 아벤트) 아벤트만 문다. 아벤트는 지인이 추천해준 것인데, 추천해주는데는 이유가 있나보다. 아주 잘 문다. 초반에 시도때도 없이 자주 물렸는데(울음을 그치지 않으니 ㅠㅠ) 책에서 울음을 그치게 할 목적으로 쪽쪽이를 주는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길래 요즘은 자제중이다.

역류방지쿠션은 친구에게 선물 받았는데 요긴하다.(역시 경험자가 추천하는 것은 뭐든 좋다.) 트림시키다가 힘들때 눕히기도 하고, 배앓이로 힘들어할때 잠깐 재우기도 좋다.(척추에 안 좋아서 여기서 계속 재우는건 좋지 않다고 한다.) 고정용 스트랩도 있어서 속싸개 하지 않고 눕힐 수 있어서 특히 여름에 좋은 것 같다.


기저귀는 하기스.

조리원에서는 리베로 기저귀를 사용했는데, 가격이 비싸서 하기스 네이처메이드+네이처메이드 오가닉으로 합의봤다. 밤기저귀로는 맥스드라이가 좋다고 해서 이것도 구매했는데, 우리 아기는 아직 밤이라고 더 자는 것이 아니라 아무 의미가 없다. ㅠㅠ 괜히 샀다 싶다. 흡수체가 딱히 몸에 좋을 것 같지는 않다. (오가닉이 좀 더 부드럽고 고급라인)

얼마전 쿠팡에서 육아용품 30만원치 구매하면 3만원 할인을 해주길래 기저귀만으로 30만원을 채웠다. 지금은 2단계를 사용하지만 금방 3,4단계로 넘어갈것 같아서 미리 구매했다. 기저귀값 벌려고 일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었다.


위드맘.

조리원에서 먹이던 제품을 계속해서 먹이고 있다. 사실 조리원에서는 위드맘 산양이었는데 그걸 모르고 그냥 위드맘을 주문했다. 교환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삐뽀삐뽀119에서는 소젖이 가장 좋다고 하고(산양분유 비추), 더 좋은 분유란건 딱히 없으니 아기가 잘 먹고 있는 걸 먹이라고 하길래 그냥 교환하지 않았다. 혼합수유 중이라 그런지 한통 다 비우는데 정확히 14일이 걸렸다. 먹는양 늘어남+유축양 줄어듬으로 좀 더 분유통 비워지는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체온계.

맘카페에서 추천하는 걸로 구매했다. 사용법이 쉬워서 좋다. 아기가 좀 뜨거울때(!)마다 측정하는데 항상 체온은 정상범위이다. 그냥 혼자 울면서 악 써서 일시적으로 피부 표면의 온도만 상승하는걸 내가 혼자 유난떨며 체온측정하는 것 같다..


기저귀커버.

여름이라 스트랩도 구매했는데 첫날 사용하고 바로 이불이 젖어버려(…) 그 이후로는 사용하지 않았다. 방수패드위에 아이를 올려 놓을 때에는 써도 될 것 같다.

대신에 방수되는 기저귀커버를 사용한다. 낮에는 가급적 천기저귀를 채우도록 하려고 하고, 저녁 목욕 이후부터 점심까지는(보통 엄마와 바통터치 후 내가 쪽잠을 계속해서 자는 시간) 종이기저귀를 사용한다. 쓰레기도 적게 나오고 무엇보다 종이기저귀로 생기는 피부마찰이 눈에띄게 줄어드는 것이 보인다. 4kg이 넘어가면서 4-8kg의 아이가 사용가능한 2단계를 쓰고 있는데 종종 허벅지와 배부분에 빨간선이 남는다. 작아서 그런 것도 아닌데(답답해할까봐 나는 되려 배설물이 가끔 샐 정도로 느슨하게 채워놓는다 ㅠㅠ) 종종 그런 현상을 보게 되는데, 낮동안 천기저귀를 채워 놓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 사라진다.

단점은 천기저귀는 너무 자주 갈아주어야된다. 아기가 여러번 소변을 보더라도 뽀송한 종이기저귀와는 달리 천기저귀는 거의 일회용(!)이다. 한번 싸면 갈아주어서 어떤 때에는 10분만에 교체해준적도 있다. 또 세탁은 어쩔.. 하지만 번거로워도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천기저귀를 사용하면 기저귀를 떼는 시기도 빨라진다고 하니 계속 사용 예정이다.

목욕타월.

천기저귀로 목욕타월 쓴다기에 구매하지 않았는데 친구에게 선물 받았다. 그런데 써보니 정말 좋다. 폭신해서 목욕후에 아기를 감싸기에도 좋고, 그 상태에서 로션과 오일을 발라 아기 체온을 유지하는데도 좋은 것 같다. 굳이 살 필요는 없지만 선물 받으면 좋은 용품인 것 같다.


손싸개와 발싸개.

발싸개는 너무 잘 벗겨져서 양말이 더 좋다.

배앓이방지 젖병.

배앓이로 밤에 잠을 못 자는 것 같아서 구매했다. 닥터브라운, 헤겐등이 있었지만 내가 선택한 건 유미젖병. 이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배앓이 방지를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한 것이 너무 많다) 사용 후에는 배앓이를 덜 한다.



유산균.

안먹이다가 배앓이 때문에 급하게 주문했다. 원래 변을 하루에 2-3번씩 잘 보고 있어서 배변이 크게 달라진 건 모르겠다. 그래도 배앓이에 뭐라도 좋겠거니 하고 먹이는 중이다. 1회 섭취량이 6드롭이라 너무 어렵다. 분유에 타 먹이자니 다 먹지 않고 남아서 기름이 그대로 동동 떠 있다. 입에 바로 넣자니 애가 항상 바둥 거려서 먹는 것 반 옆으로 흘리는 것 반이다. 스포이드 형식이 아니라 아쉽다.



그라이프 워터.

배앓이로 고생한다고 하니 친구가 추천해준 제품. 친구는 딸국질 때문에 구매했다고 한다. 확실히 딸국질에 효과가 좋았다. 배앓이에도 어떤 때에는 효과가 있고 어떤때에는 없었다. 성분은 생강과 회향. 한의학에서는 둘다 소화와 관련 있는 약재다. 그래서 가스 제거에 효과가 있겠구나 해서 의심없이 먹이고 있다.

내가 관찰해보니 트림을 시켜도 가끔 숨쉴때마다(특히 눕혀 놨을때) 목에서 끅끅 끄릉 같은 소리를 낼 때가 있는데, 그 순간 세워서 트림을 안 시키면 꼭 딸국질을 시작한다. 그때 먹이면 100%효과 본다. 추워서 딸국질 할 때에는 효과가 없다. 그때에는 그냥 모자 씌우면 일이분내로 딸국질을 멈춘다.

딸국질해서 씌운 모자. 너무 귀여워..


손목보호대.

뭔 보호대까지 필요하나 라고 생각했는데(평상시 이런걸 사용하는걸 귀찮아하는 성격이다) 아기가 무거워짐에 따라 손목부담이 커져서 구매했다. 확실히 덜 아프다. 임신 후반부터 손가락 마디마디와 손목이 아파왔는데, 육아를 하니 그 증상이 조금씩 악화되어 신경이 거슬릴 정도가 되었다. 관악구 보건소에서는(서울아기 건강 첫걸음 사업 담당자분이 전화주셔서 이런 저런 교육을 시켜주셨다) 임신중 나왔던 릴랙신 호르몬 때문이라고 100일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 기간동안은 특히 손목을 아껴 써야지.

귀염둥이 30일 기념사진. 별 생각 없었는데, 엄마가 30일인데 케익 사서 축하 파티 해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해서 케잌도 사왔고, 귀여운 옷도 입히고 간만에 날짜달력 꺼내서 사진도 찍었다.

처음 입는 옷(신랑 지인이 선물로 보내줬다) 을 입혔더니 울고불고 난리치며 정신머리를 쏙 빼놓는 바람에 세팅하다말고 그냥 일단 사진부터 찍었다. 사진 찍고 나니깐 그때부터 웃으면서 놀고 있는 깜찍이….. 그래, 내 맘대로 되는게 어디있겠어. 오늘도 나와 깜찍이는 성장중.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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