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음식일기

창원 북면 카페 원효정

여름햇살 2019. 9. 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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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연차로만 따지면 창원에서 더 오래 살았지만, 내가 사는 곳이 창원인지 안드로메다인지 분간도 못하는 유년기 시절을 '창원에 살았다' 라고 하기에는 조금 양심이 없다. 그러고 보면 나는 이제 창원보다는 서울이 더 익숙하다. 대학생때에는 그래도 서울의 구석구석까지 돌아보지는 못해서 구석구석까지 아는 창원이 더 친숙했는데, 이제는 1년에 한두번, 그리고 갈때마다 변화하는 모습에 어리둥절한 것이 나는 영락없는 서울사람이 다 되어 버렸다. '난 특별한 도시 서울에 산다고!' 이 느낌의 서울사람이 아니라 '그냥 거길 더 잘 아니깐..'  느낌의 서울사람이랄까? 하핫.


그래서 창원은 친구들이 데리고 가줘야만 아는 곳이 많다. 이 곳도 그렇다. 일단 창원 시내에서 떨어져 있기도 해서 아마 나 혼자서는 절대 오지 않을 장소였을터이니.. 이것이야 말로 현지인들의 추천 장소?! ㅋㅋㅋㅋ

창원시에도 이런 논이 있다...!! 시내에서 한 삼십분은 차를 타고 와야되지만.. ㅋㅋㅋㅋ​

이정도면 얼마전 다녀온 힐링의 메카 우붓과 ​싱크로율 90%!! 

​주인분께서 나무 공예를 하시는 듯 카페 내외로 나무 제품들이 가득했다. (도마나 냄비밭침 등등) 하나 살까 했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사지는 못했다.. 흑


주문을 하고 커피가 나올 동안 가게를 돌아다니며 새겨진 문구들을 봤다. 친구와 함께 박장대소를 하며 문구들을 읽었는데...

『10년만에 뵌 엄마 친구분이

나를 보고

적절한 단어를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됐구나" 라고 하셨다​』


ㅋㅋㅋㅋㅋㅋ 웃겨서 미칠뻔한 문구 ㅋㅋㅋㅋㅋ 친구랑 이걸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가장 재미있었던 문구는 요것.. ㅋㅋㅋ 아오 어찌나 회사생활이 떠오르던지 깔깔깔. ​

​ㅋㅋㅋㅋㅋㅋ 초반에 친구랑 대화는 못하고 계속 문구만 읽다가 지쳤다...

​주문한 메뉴도 이렇게 나무 쟁반에 나온다. 스콘은 퍽퍽한 것이 많아 초반부터 난 안 먹겠다고 했는데, 친구가 한 입먹고는 먹어보라며 권한다. 먹기 싫었는데(...) 주니깐 그냥 한 조각 베어 물었는데 촉촉하니 맛있다! 스콘 맛집이로구나! 티라미수도 찐~한 커피맛이 나서 매우 맛있었다. 시트가 초크초크한 것이 제대로 된 티라미수였다. 아, 물론 커피도 맛있었다.

​요 깜찍한 장식. 프랜차이즈에서 느껴보지 못하는 섬세함.

​사장님으로 추정되시는 분이 나무토막에 원하는 문구를 적어 주신다길래 우리는 인터넷을 뒤져서 웃긴 문구들을 찾아냈다. ㅋㅋㅋㅋㅋ

이정도면 우붓의 논두렁이 부럽지 않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이다. 추석 연휴라 그런지 사장님은 싫으셨겠지만(...) 손님이 없이 한적한 것도 좋았다. 다만 저녁무렵이 되니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이, 우리가 운 좋게 한가한 시간을 즐겼던 것 같다. ​

밖에는 이렇게 새집들이 있다. 이걸 보니 이 건물도 지으신게 아닌가 궁금해졌다. 왠지 지으셨을 것 같어..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역시 조명빨. 크흑. 북적북적한 시내의 흔하디 흔한 카페가 아니라 너무 좋았다. 그 다음날에 부모님을 뫼시고 가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못갔네. 다음 기회를 노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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