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일기

[출산일기] 창원한마음병원 제왕절개 수술 4일차

여름햇살 2024. 6. 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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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토요일 / 입원 5일차 수술 4일차


전날 열시도 되기 전에 일찍 잠들어서 한시 쯤 잠에서 깼다. 그간 낯설다고 병실에서 잠을 잘 못잤는데, 그간의
부채를 갚겠다고 피로와 졸음에 파도처럼 밀려들어와 이제는 잘 잔다. ㅎㅎ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랑 목덜미가 축축하다. 냄새가 나서 샤워하고 싶은데 아직 방수밴드 붙이기 전이라서 할 수가 없다. 끔찍하다.-

그래도 지난번에는 젖몸살로 밤새 끙끙 앓았는데, 이번엔 경력직이라고(?) 미리 수유 시작하고 유축했더니 그나마 좀 나은 듯 하다.

뒤척이다가 3:25에 진통제 맞았다.

지난 번에는 시간만 되면 꼬박꼬박 진통제 주사를 맞았는데, 이번에는 일정과 잠 때문에 기본 10시간은 지난 다음에 맞게 되는 것 같다. 진통제빨로 많이 걸어다니고 회복 빨리 해야되는데 ㅜㅜ 지난번에 비해 이번에는 너무 많이 누워서 지내는 것 같다. 유착 되지 않게 조심해야지.. 그나마 진통제 맞은 시간을 꼬박꼬박 기록해놔서 그마저도 챙길 수 있는 듯 하다.

여덟시 되기전에 누가 깨워서 보니 남편이 왔다. 엄마 아빠 깜찍이까지 왔다.

이날은 남편이 깜찍이 데리고 서울 가는 날이다. 2주간 서울할머니댁에서 지내고, 2주뒤에 다시 온다. 엄마를 찾지도 않는 23개월.. 엄마도 널 찾지 않을테니(양방향 쿨내 진동) 서울 할머니 할아버지랑 잘 지내려무나~~ ㅎㅎ

아침에는 역시나 미역국. 막 일어나서 입맛이 없어서 먹다 말았다.

9시에 잠들어서 열시 반에 엄마가 전화와서 일어났다. 손주는 잘 올라갔난지 궁금하신가보다.  아들래미 잘있나 전화걸어봤더니 남편이 진땀빼며 ktx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잘 있나보군. ㅋㅋㅋ



에어컨 자꾸 끄는 할머니때문에(어제부터 켜지도 않고 그냥 냅뒀다.. 포기) 병실이 복도보다 다 더워서 계속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며 돌아다니다가 지칠때쯤 병실에 왔다.

11:30에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 체크

어제부터 확실히 체크하는 빈도수가 줄었다.


12:30 점심 식사

이젠 병원밥이 맛이 없다. 흑흑.. 첫째때는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는데, 미역국이 너무 질린다. 맛 자체가 나쁜건 아닌데(심지어 미역국 간도 센 편), 땡기지가 않는다.

수술 4일차 점심부터 약이 나온다.

부루펜정 200mg
메디락에스장용캡슐 125mg
마그밀정 500mg

2년전과 똑같다.

한 시가 거의 다 되어서 외래에서 연락왔다.  4일차에는 방수 밴드 붙인다. 원래 10시쯤 내려갈거라고 안내 받았아서 병실에 가급적 붙어 있었는데… ㅠㅠ 너무 연락이 안와서 조금 조바심이 나고 있었다. 샤워를 너무나도 하고 싶었기 때문에.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지나가다가 수술대기실 전광판을 보니 담당교수님이 응급수술에 들어가셨던게 떠 있었다. 그래서 외래가 늦어졌나보다.

초음파로 수술자리 잘 아물고 있는거 확인하고 방수밴드 부착! 이제 드디어 샤워를 할 수가 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렸는데 씻지를 못해서 이게 사람 몸에서 나는 냄새인가 싶은 악취를 온 몸으로 풍기고 있었는데(의료진분들 죄송합니다…) 씻고나니 문명인으로 돌아온 것 같아 좋다.

샤워실에서 목욕하고 자리에 오자마자 신생아실에서 수유 가능하냐고 전화가 왔다. 바로 내려갔는데, 젖을 잘 물지 못해서 거의 못먹고는 짜증내고 운다. 분유수유를 요청했다.


병실로 다시 올라가기전 빠바에서 빵사가기, 밥은 맛 없지만 빵은 왜이리 맛있나요… 첫째때는 간식도 거의 안 먹었는디..


유축이 잘 안 되서, 유튜브보고 마사지 조금 한 다음에 유축했더니 전날보다 잘 된다. 3시간마다 수유나 유축을 해줘야 젖몸살이 안 온다는데, 새벽에 유축이라도 해야되나 싶다.

한마음병원은 신생아실에 내려가서 깔때기를 받아야 해서 너무 번거롭다. 번거로우니 횟수가 줄고, 울혈이 생긴다. 이부분은 좀 나은 방안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

15:12 진통제 주사 추가

거의 12시간 만에 맞았다.

진통제만 맞으면 그렇게 졸린다. 진통제빨로 잘 자다가 4시 40분쯤 수유콜와서 다녀왔다. 귀여운 씩씩이 젖이 잘 안나오니 엄청 발악하고 운다. 배가 많이 고팠나보다. 우는게 미안해서 분유 먹여달라고 했다. 직수는 시도도 못해보겠다.


다시 병실와서 좀 누워있으니 저녁식사를 가져다 주신다. 밥먹으니 수유실에서 다시 콜. 그리고 역시나 애는 안 먹는다. 지난번처럼 유축수유로 하기는 싫은데..(모든 방법 중 제일 번거롭고 힘든 유축수유)


면회시간에는 엄마아빠가 오셔서 같이 씩씩이 면회했다. 엄마가 우리 애라서 그런지 정말 예쁘게 보인다고… 왜 내눈에만 깜찍이 ver.2 로 보이는 것인가 ㅋㅋ

면회시간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코로나때와 달리 보호자외 다른 가족들도 같이 와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환경에서 나 혼자만 씩씩이 보러 왔으면 좀 울적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엄마아빠가 와주셔서 너무 좋았다.

신생아실에서 기껏 유축 깔때기 가지고 왔는데, 9층 병실에의 유축기가 모두 사용중이었다. 간호사쌤이 가져다 주신다고 했는데 계속 연락이 없으셔서 결국 유축은 못했다. 인기 많은 유축기.

그리고 병실로 돌아와있는데 더움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 심지어 병실이 습기 때문에 눅눅해졌고,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ㅠㅠ 그 표현하기 힘든 습하고 눅눅한 냄새.. 에어컨을 하루 종일 꺼놓고(하루종일도 아니고 거의 이틀..) 창문을(그것도 방충망도 안 하고) 계속 열어 놓더니 그런 것 같다.(그래서 밤에 모기까지 있었음 ㅠㅠ 창가자리의 다른 보호자는 계속 모기잡느라 바쁘셨음)

지난 입원 기간동안 무수히 산책하며 다 체크했는데(1,2인실은 문이 닫혀 있어서 볼 수는 없었음), 에어컨 꺼져 있는 병실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나이드신 분이 있는 병실도 어김없이 켜져 있었다. 진짜 유별난 환자랑 같은 병실에.. 이래서 1인실 가나보다.

복도가 더 시원해서 계속 밖에 계속 돌아다녔는데, 그것도 너무 힘들어져서 병실에 왔다. 돌아다닐때도 안나던 땀이 병실에 온지 3분만에 땀이 미친듯이 났다. 얼굴에서 뚝뚝 떨어지는 수준.

참다참다 8시즈음 창문도 닫고 에어컨도 틀었다. 그리고 한 오분 뒤에 병실로 돌아온 할머니는 오자마자 누가 에어컨 켰냐며 엄청 소리지르며 간호사분들 있는 곳에 간다.

할말하않…

결론은 할머니가 이불 두개 덮으시고 에어컨 켜놓는 걸로 마무리..

휴 나도 다인실에 어르신이라서 추위에 민감하시겠거니 하고 몇일을 참고 참은 건데.. 무조건 자기 원하는대로 해놓고 있냐고.. 배려는 양방향입니다…. 일방적인게 아니구요.

에어컨때문에 쾌적하신건지 아니면 주무실때가 되신건지 30분만에 코골면서 바로 주무신다.

참고로 내가 말도 안되게 온도를 낮추거나 하는게 아니라, 중앙통제라서 병실에서는 에어컨 온오프만 되고 온도나 풍량을 조절할 수가 없다. 온도도 25,26도이다. 그래서 에어컨을 켜도 춥거나 하는 그런 온도가 아니다 애시당초.

22:30에 유축기 기다리다 지쳐 결국 유축하러 내려갔다.

유축하고 병실 와서 23:15에 진통제 주사 요청. 통증도 없이 + 에어컨으로 쾌적하여 꿀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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