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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일기

커피 프렌치 프레스

by 여름햇살 201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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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늘어지고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시차때문인지 아니면 그 전에 잠을 많이 자서인지, 새벽 3시부터 잠에서 깨어나 말똥말똥하다가 막상 아침이 되고 날이 밝아오니 되려 나른해진다. 그렇다고 누워있어도 졸립지가 않다. 이에 커피를 한 잔 마시기로 했다. 에스프레소머신을 쓸지, 아니면 좀 수고스럽더라도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마실지 고민을 하다가, 테이블 위에 구입한 이후로 세 달 넘게 방치되어 있던 프렌치프레스를 발견했다. 


꼭 커피뿐만 아니라 차를 우려낼때도 요긴하게 쓰이는 놈이기에 집에서 간단하게 차를 마실때도 요긴하게 쓰려고 구입했는데 막상 한 번도 사용한적이 없다. 필요가 아닌 물욕이 나를 구매로 이끈 걸까. 씁쓸한 마음과 함께, 물욕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 오늘은 요놈을 사용해야지 마음 먹게 되었다.



원두의 굵기가 프렌치프레스용으로 분쇄되도록 커피밀의 분쇄정도를 조절했다. 그리고 나서는 프렌치프레스에 뜨거운 물을 붓고 프렌치프레스가 데워지기를 기다렸다. 


프렌치프레스는 가장 간편한 커피추출 기구의 하나이다. 물론 원두를 분쇄하는 과정은 결코 간편하지는 않지만, 추출 방법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비커에 프렌치프레스용으로 거칠게 간 원두를 넣고 끓인 물을 붓고 나서 커피가 우러날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피스톤으로 눌러, 필터가 커피찌꺼기를 바닥으로 밀려나가게 하고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커피 한 잔이 완성. 


필터로 커피가 한 번 걸러지는 핸드드립커피에 반해, 굵은 커피 찌꺼기만 걸러지는 프렌치프레스의 커피는 지방이나 콜로이드 같은 성분을 훨씬 더 많이 함유하게 된다. 이를 '바디가 풍부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사실 난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런 표현을 쓰지는 않는다. 일반인인 내가 쓰는 표현은 일반 아메리카노나 핸드드립커피보다 훨씬 '묵직하다' 이다. 같은 맥락이겠지만, 왜인지 '바디가 풍부하다' 라는 타짜 냄새가 풍기는 표현은 나에게는 과분하다고 느껴진다.


프렌치 프레스가 데워지길 기다리면서 이번에 구매한 캐논 6D를 꺼내서 사진을 찍었다. 단렌즈를 익숙하게 하고 싶어서 50mm 1.8 렌즈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는데 영 엉망이다. 집의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예쁜 사진이 나오게 찍기가 쉽지가 않다.



따뜻해진 프렌치프레스에 원두를 넣고 다시 뜨거운 물을 부었다. 물이 금방 커피색으로 물든다. 사진 찍겠다며 이번엔 반대편에서 찍어보지만, 전혀 마음에는 들지 않는다. 프렌치프레스 하나 가지고 여기 가져다 놓아보고, 저기 가져다 놓아보며 커피 한 잔 집에서 마시면서 참 많이 분주하다. 


원두는 콜롬비아 수프리모.



이번 폴란드 여행을 갔다가 구매한 커피잔. 폴스카라고 적히고 작은 사이즈가 참 마음에 든다. 여담으로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면 스타벅스에서 해당 국가의 이름이 적힌 기념컵을 사오는데, 이번에는 스타벅스에서 사고 싶지 않아서 그냥 일반 기념컵을 샀다. 이게 더 예쁘기도 하고 말이다.


내가 내렸지만 참 맛있는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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