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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영화 Civil war(시빌 워)

by 여름햇살 2016.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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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와서 내 의지로 본 첫 영화이자 차수로는 두번째 영화. 처음 본 영화는 창원에서 지낼때 친구가 무료 영화 티켓이 생겼다며 함께 보게 된 검사외전. 킬링타임 용으로는 좋았던 영화였다. 영화 시작전에 친구에게 강동원을 좋아하는 이유를 모르겠어, 내스타일이 아니야, 심지어 내눈에는 잘생겨보이지도 않아, 라는 망언을 내뱉고 관람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왜 사람들이 강동원을 잘생겼다고 하는지 나로 하여금 이해 하게 만든 영화였다. (뭐 그래도 여전히 내 개인취향은 아니지만)


 영화를 본 소감을 쓰기에 앞서 요즘 영화를 많이 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나의 변을 늘어 놓자면, 첫번째 나는 생각보다 영화라는 컨텐츠를 읽어내는 능력이 없었다. 같은 것을 보고도 나보다 훨~씬 심오한 것까지 다 읽어내는 사람들을 보니, 이건 뭐 보는 재미가 반감되는 것이다. 원래 모든 분야가 해당 분야의 지식이 많아야 즐기는 재미가 있는 법인데, 나란 인간은 영화에 영자도 모르는 사람이라 줄거리 외의 사항에 대해 독해력이 떨어졌다. 


 두번째, 문화 컨텐츠가 아닌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영화에 대해서 조금 신물이 난 것도 있다. 잘 팔리는 영화에 초점을 두고 제작하는 제작자들도, 그리고 잘 팔린다는 이유만으로 그 영화에 가치를 두는 소비자가 된 관객들도 모두 질려버린 것이다. 물론 여전히 영화는 훌륭한 문화 컨텐츠이고 그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관객들이 더 많다. 이건 아마도 내가 주변에서 만난 그냥 아무 생각 없는 사람(다른 사람 다 봤으니 봐야해 등등의 발언을 하는 이)들을 보면서 괜스레 짜증이 났던 것 같다. 주변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하는데, 이 말을 생각해보면 나부터 반성을 해야겠지만.


 서론이 길었다. 여하튼 간만에 본 영화라 재미있게 봤다. 내용도 좋았다. 영상미나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문외한이니 패스. (블로그 카테고리 제목처럼 매우 불친절함 ㅋㅋ)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던 주제는 절대선과 절대악은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각자의 이해관계만이 얽혀 있을 뿐이고, 개개인의 관점에서는 그 모든 것들이 선으로 받아들여진다. 요즘 나오는 히어로물들이 재미있는 이유는, 어릴때 보던 만화영화처럼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내용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히어로들의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두고 줄거리를 풀어나가는 것 또한 매우 구미가 당긴다. 어렸을때 보았던 만화영화를 생각하면 주인공의 존재는 절대 신에 비유해도 좋을 만큼 항상 현명하고 옳은 결정을 내리고는 했는데, 요즘의 영웅들은 인간과 똑같다. 똑같은 고민과 번뇌를 안고 살아가며, 옳지 못한 결정을 내리고 행동한다. 단순한 영웅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이해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능력. 평범한 인간으로부터 구별짓는 그들의 특별한 능력으로 인해 그들은 더 많이 생각해야하고 더 많이 괴로워해야한다. 평범한 인간에게도 자아를 찾아가는 것은 어렵다, 하물며 남들과 다른 그들에겐 오죽하랴. 그들의 고충을 보며 나는 오늘도 멍청한 결정을 내리고 방황하는 내 삶을 위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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