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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3 Laos

[라오스여행_2013/07/09] 4. 진격의 카약킹

by 여름햇살 201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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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라오스에 오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다 보니 얼마 있지 않았던 것 같다. ㅜㅜ 다시 가서 힐링하고 싶네.




한 밤중에 비가 내렸다. 테라스를 사정없이 때리는 빗방울 소리에 놀라서 잠에서 깼다. 그러나 잠들고 다시 새벽 6시쯤에 눈을 떴을 때에는 다시 비가 그쳐있었다. 변덕스러운 날씨.





테라스에서 메콩강을 바라보는데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분위기가 묘했다. 고요의 나라 라는 명칭 답게 매우 조용한 새벽이었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고요함인지. 항상 만성 소음에 시달리는 현대인, 라오스에서 제대로 힐링을 받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ㅋ



테라스에서 옆 건물을 바라본다. 위층을 짓고 있는 호텔. 묶고 있는 숙소에 들어오기 전에 저 호텔의 주인이 자기네 숙소에서 묶으라고 호객행위를 했었다. 건물이나 다 짓고 장사하라구 ㅋㅋ




술먹은 다음 날 아침은 미칠듯한 허기에 시달린다. 기어이 숙소에서 기어나와 간단한 샌드위치를 팔고 있는 음식점에 자리를 틀었다. 이제 막 문을 여는지, 주인 아저씨가 가게정리 중이시다. 손님이 앉더라도 서두르는 법이 없다. 느긋이 본인 할일을 다 하고서 웃는 얼굴로 메뉴판을 가져다 준다. 파인애플쥬스와 오믈렛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음식을 기다리는데 다시 미친듯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 정말이지 가늠할수가 없는 날씨구만~~




무섭게 칼이 꽂혀 나온 오믈렛 샌드위치. ㅎㅎ 잘라 먹으라는 뜻인 것 같지만 왠지 살벌한 플레이팅이다. 샌드위치를 반으로 잘라 한입 베어 먹는데... 진짜 맛있다! 왜 샌드위치가 방비엥의 명물인지 느껴지는 맛이었다. 정말 부드러운 바게뜨. 솔직히 샌드위치 속은 평범했는데 빵은 프랑스의 바게뜨 뺨치게 부드롭고 고소한 맛이었다.(이렇게 쓰면 프랑스인이 항의하려나? 한글을 아는 프랑스 인이 볼일은 없겠지? ^^ ㅎㅎ)



식사를 끝내고, 아무리 기다려도 비가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결국엔 비를 맞으며 숙소로 뛰어 갔다. 



숙소로 돌아 와서는 픽업 트럭을 기다렸다. 와이파이를 잡고 핸드폰으로 시간을 떼우고 있는데, 좀비처럼 어슬렁 어슬렁 서양 남자 두명이 나타난다. 그리고 픽업 트럭이 올때까지 정수기 앞을 떠날 줄을 모른다. 누가 봐도 어제 과음하신 모습이다. ㅎㅎ 약속된 시간에서 20분 정도 지나서 픽업 버스가 나를 데리러 왔다. 트럭에는 아무도 없다. 내가 제일 처음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폰트래블 사무소로 나를 데려간다. 그곳에 갔더니 오늘 투어를 신청한 참가자들이 서성이고 있다. 물어보니 다들 그냥 걸어 왔단다. 나도 걸어갈만한 거리였는데 왜 데리고 온거지? ㅎㅎ 어제 만났던 여자 두분과 남자 한 명. 그리고 조금 뒤에 어제 숙소를 찾아 헤매던 여자 두분이 나타난다. 모두 한국인이다. ㅎㅎ 이래서 다들 폰트래블에서 신청하는 걸까?


트럭을 타고 카약킹에 대해서 말을 해준다. 일행이 있는 여자 분들은 가이드와 함께 각각 세명이서 카약킹을 즐기고, 나는 처음보는 남자 분과 함께 둘이서만 카약을 타기로 했다. 흑, 나도 열심히 저어주는 가이드와 타고 싶었는데... 혼자 간 죄로 어쩔 수 없지.





30분을 이동했을까? 마을을 벗어나 외곽 길을 따라 달린 뒤 어느 강가에 도착했다. 짐을 아쿠아백에 담고,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노를 젓는 법을 배웠다. 코끼리동굴까지 잠깐 탔을떄는 재미있었다. (대신 그 뒤에 정말 죽을뻔 했다.......)  


처음 도착한 곳은 코끼리 동굴. 역사적인 의의가 있는 곳이라고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해주었지만, 사실 전혀 와닿지 않는다. 확실히 난 역사적인 장소는 별로 재미있지가 않다. ㅜㅜ 교양없는 인간이다.




열심히 시골길을 걷는 중. 길이 진흙이라 걷기가 힘들었다. 



가이드가 모내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가르키며 공짜로 일하는 중이라는 설명을 한다. 일행들이 무보수로 일을 한다고? 라며 깜짝 놀라 자세한 이야기를 캐물었다. 다시 자세한 설명을 듣고 보니 우리나라의 품앗이 같은 것이었다. 돈을 받지 않고 서로서로의 농사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갑자기 초등학교 시절 품앗이라는 미풍양속을 배울때 우리나라 사람만의 특징이라는 듯한 느낌이 강한 교육을 받았던 것이 기억났다. 농업을 하는 곳에서는 기본적으로 다 그러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살짝 허탈해졌다.(!)


그리고 다음에는 동굴 투어. 튜브에 올라타고는 설치해놓은 밧줄을 따라 어두컴컴한 동굴을 구경하는 것인데, 강물이 생각보다 차가워 매우 추웠으며 무엇보다........ 정말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의 가이드는 정말 신나지 않냐는 표정으로 우리들에게 계속 설명해주고 말을 건넸다. 되려 그의 투철한 영업정신이 더 재미있었다. ㅎㅎㅎ 우리만 재미 없다고 느끼는건가 했는데, 튜브를 타고 동굴 밖을 빠져나오는 다른 사람들의 표정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ㅎㅎ


물놀이 끝에 드디어 온 점심시간.



바게뜨와 볶음밥과 꼬치, 그리고 바나나. 아침에 샌드위치를 먹었기에 빵은 별로 먹고 싶지 않아 꼬치와 밥을 열심히 먹구 있는데 밥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 구역감과 함께 입맛이 뚝 떨어져서 음식을 남겼더니 나보고 왤케 적게 먹냐고 가이드가 한마디 한다. 다른 사람들의 비위까지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웃고 말았다. ㅜㅜ



정말 허술한 관광지. ㅎㅎ 하지만 싫거나 하진 않았다. 왠지 시간탐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세련되지 못한 그런 모습 모두 사랑스러운 라오스. 그리고 이어진 진격의 카약킹. 처음보는 남자분에게 미안해서 나도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노를 저었다. 그덕에 우리팀이 선두에 섰다.... 이대로 선수로 뛰어도 될 듯한 나의 카약킹.



햇살도 강하고 노젓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휴게소 같은 곳에서 쉬었다가 갔다. 비어라오를 하나 사서 드링킹 한 뒤 그대로 대자로 뻗어서 한숨을 잤다. 눈 떠서 보니 해먹에 누워 낮잠을 자거나, 수다를 떨거나 등의 방식으로 각자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그래도 30분 뒤면 도착한다고 한다. 30분이나 더 노를 저어야 한다는 사실이 절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끝이 보인다. 얏호!




죽어라 노를 저어 도착한 방비엥.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밖을 바라보니 날씨가 정말 좋다. 햇살이 너무 강해서 팔과 다리가 빨갛게 익었다. 근데 골고루 탄 것이 아니라, 카약킹 자세 떄문에 각자 한면씩만 탔다. 아 꼴사나운 내 다리.... 5시에 폰트래블 사무실로 다시 오라고 했지만, 이대로 침대에 뻗어 잠을 자고 싶었다. 그래도 딱히 일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지친 몸을 겨우 일으켜 사무실로 향했다. 그 사람들과 이대로 헤어지는 것도 싫었기 떄문이다.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정말 쨍쩅한 날씨. 5시라도 자외선이 강했다.



폰트래블에 갔더니 칵테일을 하나 만들어서 한잔씩 돌린다. 스카치와 또 다른 뭔가가 들어 갔던 것 같은데 꽤나 독했다.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지 못했기에 폰트래블에서 예약을 했다. 버스의 종류는 두가지 있었다. VIP bus 와 미니버스가 있었는데 VIP 버스는 비엔티엔에서 방비엥으로 올떄 탔던 그런 버스를 의미했고, 미니 버스는 벤으로 훨씬 더 쾌적하고 빠르게 갈 수 있었기에 가격이 더 비쌌다. VIP bus는 90,000 K, 미니 버스는 110,000K 이었다. 당연히 미니 버스로 택했다.


칵테일을 다 마신 뒤엔, 카약킹을 함꼐 했던 사람들과 식사를 하러 갔다. 마음에 드는 음식점 아무 곳이나 들어갔는데, 이 곳은 정말 어느 음식점을 들어가도 릴렉스함이 느껴졌다. 거의 모든 것이 좌식 테이블이었는데, 다들 술을 마시며 거의 누워 있는 상태로 식사를 하고 있었기 떄문이다.



우리도 좌식 테이블에 자리를 차지 하고 음식을 주문했다! 가장 즐거운 운동 후 식사 시간!




내가 주문한 것은 쌀국수와 민트레몬세이크. 쌀국수에 왠지..MSG의 맛이 나는 것 같다고 사람들에게 말했더니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라오스에서는 MSG를 요리에 정말 아낌없이 사용한다는 것. 아, 라오스에 온다고 유기농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그래도 배가 고파서 싹싹 비워먹었다. 사람들이 하나 더 시키라며 ㅋㅋㅋㅋㅋ 민트레몬세이크에서는 확실히 MSG가 들어있지 않았다. ㅎㅎ 맛있었다.


식사를 하기전에는, 식사 끝낸 후 맥주나 한잔 하러 가자고 하려고 했는데 급격한 피로가 몰려왔다. 그대로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남자분이 내 사진을 몇장 찍어 주셨던 것 같은데.. 이메일 주소 교환도 하지 않고 그대로 헤어졌다. 에잉, 저작권(?)은 이대로 포기. ㅋㅋㅋ



그리고 숙소로 돌아오는 곳에 슈퍼에 들러서 산 비어라오와 프링글스 씨위드맛!!!!!!!!!!!! 김이 영어로 뭔지 몰라서 해초맛이라고 생각해서 골랐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김맛.. 프링글스 특유의 자극적인 맛이었지만 매우 맛있었다. 표시라벨을 보니 판매원이 한국프링글스였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시위드 맛을 팔고 있지 않는건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자주 사먹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동굴에서 강제로 선물 받은(?) 돌. 동굴투어에 갔었을때 가이드가 거기의 돌을 하나씩 주워서 투어 참가자들에게 주었다. 전혀 아무 쓸모  없고 의미도 없는 돌이라며 궁시렁 거렸는데 지금까지 내 방 화장대 위에 보관되어 있다. 볼떄마다 그 가이드의 순수하고 해맑음이 생각나서 기분이 좋다. 


그리고 맥주의 힘을 빌어 그대로 침대위에서 숙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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