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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3 Laos

[라오스여행_2013/07/10] 5. 버림받았지만, 악착같이 찾아간 루앙프라방

by 여름햇살 201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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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간만에 심심한 토요일.




카약킹으로 몸살은 앓은 그날 밤. 어제 날씨가 좋아서 바짝 말랐던 옷들을 개지 않고 그대로 테라스에 널부러 뜨려 놓았더니.. 밤새 내린 비에 다시 옷들이 흠뻑 물에 젖어 있었다. i0i 이래서 사람은 부지런해야 된다. 




게으른 나를 자책하고 황급히 짐을 꾸리고 로비로 내려갔다. 9시에 차가 오기로 했기에 40분부터 내려가서 의자에 앉아서 미니버스를 기다렸다. 한 두대의 차가 오갔지만 폰트래블의 차량은 아니었다.



기다리면서 화끈화끈 거리는 다리를 보았더니 한쪽만 빨갛게 익었다. 카약킹 할떄의 다리 자세 때문에 각각의 종아리가 반쪽씩만 빨갛게 익었다. 맙소사 





9시가 넘어도 차가 오지 않았다. 조금 늦게 출발하나 싶어서 옆의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포장 주문했다. 가면서 먹어야지 라는 심정이었는데... 버스가 기다리다 기다리다 오지 않아서 결국 30분쯤에 샌드위치를 먹었다. 먹고 나서 조금씩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30분이나 늦다니, 다른 차들은 모두 출발했는데. 조금 불안해져서 로비에 여행사에 전화해서 차가 언제 오는지 물어봐달라고 했다. 전화를 해보더니 지금 통화중이라고 조금 있다가 해본다고 한다. 그리고 10분이 더 지났다. 9시 전부터 내가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걸 봤었던 주인 아저씨가 나타났다. 날 보더니 왜 아직 안갔냐며, 예약 영수증을 달라고 한다. 전화를 하더니 라오어로 뭐라고 이야길 한다. 그러면서 바로 데리러 올꺼라고 말해준다.


얏호, 드디어 출발하는구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트럭이 나를 데리러 온다. 그러면서 무조건 빨리 타라고 한다. 영문도 모른채 짐을 싣고 트럭에 올랐다, 나름 속력을 내어 질주하는 트럭. 날 두고 가서 먼저 출발한 버스를 따라 잡으려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야심찬(?) 나만의 착각이었다.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더니, VIP 버스 티켓을 끊어 날 주면서 이 버스를 타고 가라고 한다. 아, 이렇게 황당할데가. 난 미니버스를 예약했다고 하니깐 미니버스는 이미 출발했기 때문에 내일 출발하는 미니버스를 타야 된다고 한다.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고 화도 나서 그럼 20,000 K을 돌려달라고 했더니, 자기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게 없단다. 여기 데려다 주고 티켓을 끊어 주라는 말밖에 들은게 없단다. 그러면서 이걸 타고 가던가 아님 말던가 라고 말을 한다. 우어어어어어, 이놈의 폰트래블. 너무 화가 났지만 내일 가기는 싫어서 짐을 버스에 싣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 안에서 비엔티엔에서 방비엥까지 인연이 지속되었던 여자 2분을 만났다. 나의 사기 사건(?)을 폭풍 늘어 놓았더니,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기냐며 위로해주시고 또 웃는다. 분개하며 자리에 앉았는데 이놈의 버스는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멀뚱히 앉아 있다가 버스 안이 덥기도 하고 냄새도 나는 것 같아 출발하기 전까지 밖에 있기로 했다.



출발을 안해도 너무 안한다. 기사에게 물어봤더니 10시 반에 출발한다고 한다. 하지만 11시가 지나도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도대체 루앙프라방에는 언제 도착하겠다는 건지....9시간은 족히 걸린다는데.. 정말 꼬이고 꼬이는 날.



오랜 버스 여행이 될 것 같아서 과자를 하나 샀다. 샌드위치보다 더 비싼 프링글스. 그리고 반가운 한국어. 그리고 버스는 12시가 좀 되지 않아 마침내, 출발했다.



책을 읽다가, 미드를 보다가, 자다가, 바깥 풍경을 구경하다가, 어떻게든 지루한 버스 여행의 시간을 죽이며, 도착한 첫 휴게소. 날씨하나는 좋은 날이었다. 버스 여행하기에 아쉬울 정도!






과자같은 것 외에 파는 식사류는 요 쌀국수 단일 메뉴다. 처음엔 그냥 서서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는데 동양인 서양인 현지인 가리지 않고 다들 자리에 앉아 이 쌀국수룰 먹는다. 왠지 맛이 궁금해져서 나도 주문을 했는데, 꽤나 맛있었다. 전날 먹은 쌀국수보다 더 맛이 좋았다.



그리고 도착한 두번째 휴게소. 주차되어 있는 벤이 한대 보인다. 한국분들이 만일 버림(?) 받지 않았더라면 저렇게 편한 벤을 타고 빠르게 갔을텐데.. 라며 대신 아쉬워해준다. 근데 또 막상 버스를 타고 가게 된 것이 결정되고 나니 아무 생각이 없다. 돈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라오스에서 사기 당하기는 쉽지 않겠지................. 아마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내가 첨일지도 몰라 라며 애써 위로했다. ㅜㅜ




팔자 좋은 강아지. 라오인처럼 서글서글 착하게 생겼다.






과일을 깎고 작게 잘라 포장해둔 것이 있길래 하나를 골랐다. 파인애플과 망고였는데 맛이 좋았다. +_+ 지루하니깐 자꾸 먹는 것만 찾게 된다.




루앙프라방으로  향하는 길에는 사실 풍경이 좋지가 않다. 신기한 풍경도, 예쁜 풍경도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루앙프라방의 버스터미널. 안면을 익힌 여자분들과 뚝뚝이를 같이 타고 시내로 갔다. 그분들이 예약한 숙소와, 내가 묶으려는 곳이 정반대 방향이라 내가 먼저 내리게 되었다. 이에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만나자고 헤어졌는데... 그분들의 마지막 여행날까지 매일 만났다. ㅎㅎㅎㅎ



내가 도착한 곳은 사까린 거리.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들이 늘어서있는 거리로, 지나만 가면 주인들이 나와서 길에서 호객행위를 벌인다. 1박에 100,000 K  하는 곳을 처음으로 들어가보았다. 생각보다 좋지 않아 나왔는데 어떤 순둥이 같이 생긴 남자가 1박에 80,000 K 이라며 조용히 말을 한다. 그의 모습을 보니 왠지 바가지의 가격이 아닐 것 같아 따라 가봤는데 100,000 K 방보다 훨~씬 좋다. 내 눈치를 보는 그 남자에게 바로 여기에 묶겠다고 했다.



시설이 막 좋은 것은 아니지만, 청결했던 NITTAYA 게스트 하우스. 짐은 내팽겨 치고 샤워를 하고 바로 내일 할 투어를 예약하러 밖으로 나갔다. 즐비해 있는 야시장을 지나면 여행사들이 많은 거리가 나타난다. 어디로 가서 예약을 할까 차근차근 내부를 들여다 보며 지나가고 있는데 폰트래블 사무소에 앉아 있는 한국인 여자 두명이 보였다. 그들은 바로! 나와 계속 만나고 있는 운명의 그녀들! ㅋㅋㅋㅋ 안녕하세요 하며 안으로 들어가니 그분들도 빵터지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무슨 투어가 괜찮냐고 물어보았더니, 꽝시 폭포 투어가 있는데 거기에 코끼리 투어를 넣을까 말까 고민중이라고 한다. 폰트래블에 대한 안좋은 추억(추억이라고 하기엔 너무 당일 아침일)이 있었지만, 이왕이면 그분들과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서 나도 상품을 훑어 보았다. 코끼리를 타본 적이 없어서 코끼리 투어를 포함한걸 하고 싶다고 했더니, 직원이 3명이 모두 그 투어에 신청하면 330,000 K인 그 투어를 300,000 K에 해준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분들을 꼬드겨(?) 코끼리도 타자며 같은 투어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렇게 내일도 보는 것에 당첨. ㅎㅎㅎㅎ 


그리고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엔으로 가는 비행기도 함께 예약했다. 가격은 100불이었는데, 카드 수수료를 포함하여 104불. 공항까지 픽업도 되고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그리고 그분들과 내일을 기약하며 바이바이 한 뒤, 저녁식사를 먹으러 야시장 쪽으로 향했다.




시장쪽에 예쁜 물건들이 많았다. 여기서 모든 기념품을 해결할 수 있겠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ㅎㅎ





야시장의 음식을 파는 노점상이  즐비한 거리로 들어갔더니 뷔페식으로 파는 음식점이 가장 많았다. 10,000 K 에 건네주는 접시에 먹고 싶은 음식을 원하는 만큼 담아서 먹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까지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대비 꽤나 괜찮은 음식점이라고 생각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많은 여행자들이 그곳에서 북적이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디저트로는 상큼한 과일쥬스. 한끼 식사와 과일쥬스의 가격이 같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지인들에게 쓸 엽서를 샀다. 그리고 숙소에 빨래거리를 맡겼다. 이제 뽀송뽀송한 옷을 입을 수 있겠지? 짐을 풀고 버스덕에 새우등이 된 나의 등을 침대에서 일자로 쭈욱 펴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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