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 249


18Apr2018


병가를 냈다. 원래는 병원 검진을 받으러 가려고 했는데 결국에는 가지 않았다. 원래도 물만 마시면 화장실에 달려가는 인간이긴 했지만, 요즘 그 강도가 너무 심해져서 지난주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김에 초음파 검사를 받았었다. 의사 선생님은 방광에 혹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자기의 전문분야가 아니기에 자연스러운것인지 이상이 있는건지 판단내릴 수 없으니 다른 병원에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주셨다. 그래서 이 날 가려고 했는데 결국에는 가지 않았다. 1주일간 지켜보니 화장실을 자주가는 것 외에 딱히 이상반응이 없어​서였다. 또 이러다가 건강염려증이 도지면 소견서를 들고 잽싸게 병원으로 달려가겠지만. 

​아침 요가를 다녀와서 작은 방에서 빈둥거렸다. 요즘 나는 소파를 창가로 끌고와서 차를 마시며 햇살을 좀 쐬고 책을 읽는 것에 빠져있다. 저 사이드테이블을 살까말까 엄청 고민했는데 사길 진짜 잘했다!!!! 이렇게도 쓰고 손님 왔을때는 식탁에 붙이면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쓸 수 있다. 최근 돈 쓴 아이템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집에서 간만에 밥을 먹었다. 된장국을 끓이고 고등어를 굽고. 엄마가 주신 반찬을 최근 손도 대지 않고 있었다. 이것들 아직까지 먹어도 되나?

​선물받은 휴지들. 센스없는 집들이 선물. 내가 코끼리마냥 하루에 똥을 200kg씩 싸는 것도 아니고, 뭔 놈의 휴지가 이리도 많이 필요하단 말인가. 지난 2년간 써보니 저 24롤을 나는 1년 반을 넘게 사용한다. 그래서 작년에 샀던 휴지를 아직도 쓰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휴지를 5년간 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미용실에서 염색을 했다. 사실은 탈색하고 싶었는데, 두피에서 피가 날지도 모른다는 디자이너 동생의 조언, 그리고 탈색한 상태로 다른 시술을 할 경우 머리가 녹을 수도 있다는 미용실 언니의 말에 그냥 레드오렌지로 염색을 했다. 사실은 퇴사하겠습니다의 이나가키 에미코처럼 반항적인 머리스타일을 하고 출근을 해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애쉬핑크는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5년만의 염색이다. 색깔은 어색하지 않는데 머리를 다듬으면서 앞머리를 좀 더 내버린 것이 영 거슬린다. 앞머리가 없는 쪽이 좋은데. 그나저나 스노우카메라는 뽀샤시 위력이 짱이다. 보이는 나이를 10년을 줄여준다. 테크놀로지여 영원하라! 


친구를 기다리며 근처 카페에서 마신 페퍼민트. 이런 머그는 개인 카페에서만이 만날 수 있다. 기분이 좋았다. 정면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아침에 다 읽지 못한 책을 읽었다.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웠다.


문득 내가 삶에서 항상 '재미'만을 좇으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랬기에 나는 성숙의 과정 없이 이것저것 일만 잔뜩 벌여놓은 것이다. 나이가 들 수록 '재미'보다는 '편안함'과 '행복' 이라는 감정에 더 끌린다. 여태 재미만 추구하며 살았으니, 앞으로는 무르익어 가는 시간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사람이 한 번에 바뀌진 않겠지만. :D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BlogIcon 고고와디디 2018.04.19 08: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사이드 테이블 느낌 있다~^^* (저건 내가 포기한 소설 이성과 감성?!)



D + 247

16Apr2018

벌써 4년이나 지났다. 그리고 밝혀진 것은 없다. 살아남은 이들은 4년동안 무엇을 했을까. 열심히는 했지만 충분하진 않았나보다. 4월 한달간은 나름의 추모 방식으로 노란색 팔찌를 항상 착용하고 있으려 한다. 


그리고 3일만에 또 다시 이어진 폭음. 요즘은 신기한 것이 술을 많이 마셔도 머리가 아프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많이 마시고 싶지는 않다. 내가 술을 주도 해야지 술이 나를 주도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28일에 오래간만에 보는 지인들과 술약속이 있으니, 그 전까지는 술을 마시지 않아야겠다. 술을 마시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술을 마신 뒤에 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잘못이다. 


D + 248

17Apr2018


지인에게 최근에 생긴 고민거리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금방 해결책이 나왔다. 속이 후련하다. 항상 이런 류의 대화에서는 '그래 내가 틀린 것이 아니야' 라는 위안을 받으며 행복해한다. 근데 진짜 틀리지 않은 것은 맞나.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다. 근데 그 간사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려 하니 피곤하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마음에 근거하여 살지 말라고 충고해주었는데, 체화되기에는 어려운 말씀이구나.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이 영화를 추천해준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았는데 꿈쩍도 하지 않던 내가 효리네민박 때문에 드디어 보게 되었다. (역시나 위대한 효리님의 빠워) 요즘 들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시큰둥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서 좋았다. 그리고 오랜만에 고 이은주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또 좋았다. 이 영화는 스토리도 스토리인데 배우들을 정말 잘 고른 듯 하다.


나는 사랑과 관련된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에 크게 휘둘리는 일이 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원래 이랬던 사람은 아니다. 분명 나도 좋아하는 사람의 눈만 쳐다봐도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며 말을 더듬던 시기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갈수록 그런 감정에 조금씩 무뎌져간다. 왜그런지 생각해보니 사랑은 술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는 그 당시에는 그 들뜨는 분위기가 참 좋지만 다음날 기분이 가라 앉는다. 과음이라도 한 경우에는 다음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 혹은 이틀을 무기력하게 허비하기도 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이라는 그 감정에 탐닉되어 혼자 롤러코스터를 신나게 탈때에는 다른 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고 그때의 순간에만 집중하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롤러코스터를 내릴때에는 현기증과 구토감같은 불쾌감 그리고 무기력감 만이 남는다. 아마 내가 롤러코스터를 잘 타지 못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 일지도 모르지. 여하튼 그놈의 지긋지긋한 숙취의 기억이 쌓여감에 따라 술에 대한 갈망이 줄어들듯, 사랑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슴 절절한 사랑이 언제였더라 생각해보게 된다. 어릴 때일수록 그런 감정을 강하게 느꼈다.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 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그 생각들이 온전히 감정에 집중하려하는 나 자신을 방해한다. 간섭으로 인해 그 감정을 약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나이가 들수록 쉽게 가슴 설레이거나 혹은 불같이 타오르는 사랑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계산을 그만하고 순간에 집중한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불같을 수 있을텐데 쉽지는 않다. 그래서 사랑에 미쳐있는 20대를 항상 응원하다. 

'일상 > 불친절한 감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2) 2018.04.15
영화 그날, 바다  (0) 2018.04.13
책 차의 세계사  (2) 2018.04.08
책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  (2) 2018.04.01
책 장자  (0) 2018.03.18
책 정유정의 종의 기원  (4) 2018.03.14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BlogIcon TheK2017 2018.04.16 1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에 미쳐있는 20대를 항상 응원한다.
    공감
    누르고 갑니다. ^^*




아마도 내 인생에서 의미있는 행위 중 Top 3에 들것같은 모발기부. 2년간 미용실 한 번 가지 않고 애지중지 길러서 얼마전 드디어 모발기부를 했다. 


탐스러운 머리카락. 제일 긴 것은 30cm 정도 되는 듯 했다. 중학생 이후로 이렇게 좋은 머릿결을 가져본 적이 없다. 역시 펌과 염색은 머리에 절대악인 듯 하다. 머리가 너무 길고 은근 숱도 많아서 나중에는 감당이 되지 않았는데, 그래서 짧게 자르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유일한 단점은 저녁에 머리 감는 습관을 갖고 있기에, 아침이면 항상 새집같이 뻗쳐있는 머리를 매일 아침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처럼 게으른 인간에게는 질끈 묶어버릴 수 있는 긴머리가 가장 좋은데 말이다. 


2년간 펌도 염색도 하지 않아서 조만간 화끈하게 염색해볼 생각이다. 애쉬핑크에 꽂혀서 매일같이 사진을 보고 있는데, 탈색을 너무 많이 해야 할 것 같아 고민이 된다. 


여하튼 아래의 모발기부 경험을 공유해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래의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된다.

http://www.soaam.or.kr/donation/hair.php?PHPSESSID=94cad540bc9e9a2c55a3e25141847a70


해당 홈페이지에 모발기부에 관련된 정보가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 

가발 하나를 만들기 위해 200명 이상의 머리카락 양이 필요하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그렇게 어렵게 만들어 지는 것이기에, 모발기부의 행위가 좀 더 의미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자른 모발은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한 후 위와 같은 바코드가 있는 문서를 출력해서 우편에 붙여야 한다. 


요금은 선납이다. 


그리고 발송 한 뒤에는 아래와 같이 문자가 온다. 잘 도착했다는 것이다.




고럼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이름과 전화번호로 해당 내역을 조회하면 아래와 같이 모발기부증서가 발행된다. 


2년간의 시간을 증명해주는 것이 이 증서 하나라는 것이 조금 허탈하지만, 그렇다고 큰 것을 바란 것도 아니었으니 만족한다. 종종 사람들이 머리기른 것이 아깝지 않느냐고 묻곤 했지만, 그냥 시간이 지나면 자라나는 머리가 딱히 아깝지는 않은 것 같다. 머리카락은 여자의 좋은 악세서리 중 하나라는 말도 있는데, 그것도 얼굴이 예쁠때나 해당 되는 말이지, 예쁘지 않으면 무슨 머리를 해도 도찐개찐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ㅋㅋㅋㅋ 


다음 번에 다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이번주 내에 염색을 할 예정이고 그렇게 되면 기부를 하더라도 최소 4년 뒤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내가 뭔가 나은 사람이 되는 경험을 했기에,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기는 하다. 느낌 말고 진짜로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말이지.  

'일상 > 오늘도 맑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아암환자에 모발기부  (0) 2018.04.15
티스토리 결산 이벤트 선물 도착!  (6) 2018.03.22
[미니멀리즘] 20. 이사가며 처분한 것들  (4) 2018.02.07
정신승리  (0) 2018.01.13
2017 티스토리 결산  (3) 2018.01.06
[구글애드센스] 여덟 번째 수익  (12) 2018.01.04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D + 244


13Apr2018​


회사에 화분들을 가져다 놓은 뒤로 나는 출근을 하자마자 항상 이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최근 외근이 잦아져서 아이들을 거의 돌보지 못하다가 특이한 점을 발견하였으니! 

꽃이 피어난 이후에 이 부분에서 새로운 아이가 2개 더 자란다고만 생각했는데, 알고봤더니 숨겨진 녀석(?)은 따로 있었다. ​

​바깥에 있는 아이들은 처음과 그 크기가 동일한데, 이 안의 녀석은 내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완전 신기해!! 동물들이 자라나는 것보다 식물들이 자라나는게 더 신기하고 경이롭게 느껴진다. 동물인 내가 하는 식사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필수요소들을 섭취하여 생장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간만에 김식당이 오픈되었다. 3월 한달간 집들이를 3번 했던 터라 한동안 집에 사람을 초대하지 않다가 이번 금요일에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기로 했다.  

​전날 영화보고 수다 떠느라 집에 늦게 들어와서 집들이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만만한 밀푀유나베. 꺄악. 그와 함께 생에 처음 김치전을 만들어 보았다. 윤식당 레시피가 있길래 찾아서 만들었는데 완전 맛있었다!! 김치+참치+부침가루+참치+옥수수캔이면 끝! 

​김치전을 한 이유는 친구가 가져다 준 동동주 때문이었다. 하지만 동동주는 맛이 살짝 간 상태였고(...) 되려 이 녀석이 맛있었으니!! 뭐 들어갔나 하고 뒤에 봤더니 과당이. 역시 당이 들어가야 맛있구나. ㅋㅋ


친구와의 수다는 흥미로웠다. 나는 항상 나의 ' 삶을 바라보는 작은 눈'을 확대시키는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친구의 인생은 나와 교집합이 적은 편이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눈을 가진 듯한 기분이었다. 그와 함께 작년까지의 나는 내 삶의 가치나 주관을 강화시키는 방식으로만 사람을 만나왔다는 생각을 했다.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조금 더 강하게 내 틀을 깨부술 필요를 느꼈다. 올해에는 책도 책이지만 사람도 많이 만나야겠다고 다시 다짐했다. 


D + 245


14Apr2018​

​그리고 2명이서 마신 술..... 동동주, 감와인, 산사춘 2, 매화수, 복분자, 덕산약주. ㅎ ㅏ 사실 여기에 백세주도 땄는데 그건 1/3 정도 마시다가 말았다. 그래, 백세주까지 마셨으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금수의 영역이다....... 


그 덕에 만취상태로 영어 스터디에 참석했고, 나는 거의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남들이 뭐라고 하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그리고 뒷풀이 없이 그대로 집에 와서 다시 앓아 누웠다. 28일에 술약속이 있으니 그 전까지는 술은 입에도 대지 않으리라.


D + 246


15Apr2018​

​아침에 일어나니 몸 상태가 괜찮아져서 관악산에 다녀왔다. 몸이 조금 피곤해도 1주를 빼먹으면 2주만에 가게 되고, 그러면 몸이 너무 찌뿌둥하기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부지런 떨며 가게 되는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그런지 요즘 관악산에 사람이 엄청 많다. 갑자기 고요했던 겨울산이 그리워질지경이다. 

​그렇게나 관악산을 왔건만 처음 만난 소와 호랑이! 완전 귀여워 ㅎㅎ


​아름다운 벚꽃이여~~ 아마도 이 광경이 올해의 마지막 벚꽃이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 다시 봄의 흥겨움을 벚꽃과 좋은 사람들과 술과 만끽해야지. 


나를 신경쓰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속해서 상대를 탓하고 있었다. 누가봐도, 객관적으로, 상식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쟤가 잘못한거지 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그래서 산만한 정신으로 등산을 하는데 찬찬히 내 생각의 논리를 따져보니 잘못된 것은 나였다. 그 상황에 괴로워 하는 것도 나이고, 거슬려 하는 것도 나였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나에게 그런 것 가지고 괴로워하거나 신경쓰어라 라고 강요하지 않았는데, 굳이 그러고 있는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것을 알게 된 계기는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계속해서 내면에서 상대를 탓하는 소리를 듣고 있다가, 산세가 험한 구간이 나타나자 집중해서 산을 올라가게 되었다. 한참 정신없이 헥헥 거리며 산을 오르다가 문득 내가 그 것을 더이상 신경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숨이 턱밑에 차오르고 힘들어 죽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자 몇일째 나를 괴롭히던 번뇌는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생각하고 싶어서 그러고 있었다는 깨달음이 왔다. 힘들어 하면서 다시 나의 번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의 사고의 회로는 떠올랐지만 그것이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잘못되게 집착하고 있었다. 어이쿠. 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더니, 진짜로구나. 


요즘 핸드폰을 손에 쥐고 있는 시간이 급증했다. 그덕에 맨날 시덥잖은 기사들을 읽고 카톡으로 몇시간씩 채팅을 한다. 핸드폰을 멀리하고, 책 좀 읽으며 마음 공부 해야지 안되겠다.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2018.04.15 23: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여름햇살 2018.04.16 08: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밀푀유나베 5살짜리도 할 수 있습니다 ㅋㅋㅋ 이런걸로 띄워주지 마세요 ㅋㅋㅋㅋㅋ
      만취스터디.... ㅠㅠ 스터디원에게 제대로 민폐 끼치고 왔어요.



D + 242


11Apr2018

일본 컬링팀이 맛있다고 했다는 그 딸기 설향! ​지인이 가져다 줘서 맛을 보게 되었다. 맛있다! 밭에서 딴지 3일째 되어서 약간 뭉개지긴 했지만 그 탄탄한 과육이 느껴질 정도였다. 알이 크고 달았다. 감탄할만하구만!


날씨가 좋았던 날. 간만에 재택근무를 했다. 전날의 대구 출장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하는 날은 계속 집에만 있게 되는데, 이런 날 집에만 있게 되어 아쉬웠다. 


D + 243


12Apr2018


할수만 있다면 스위치를 꺼버려 내면의 소리를 잠재우고 싶다. 고요한 마음을 갖기란 이다지도 힘들구나. 요즘 회사 일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 밤에 잠도 설친다. 그랬더니 몸이 함께 쇠약해졌다. 간만에 본 지인은 얼굴살이 빠졌다고 했다. 젠장, 맘고생하면 몸뚱아리 살은 안 빠지고 얼굴살만 빠진다. 이래서 맘고생하면 안되는데.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보면서 눈물을 터뜨리게 만들었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했는데, 영화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담백한 배우 정우성의 내이션이 차분함을 증폭시켰다. 영화는 2014년 4월 15일 밤 인천항을 출발하여 다음날 병풍도 부근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일정을 과학적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 논리적인 탄탄함 흥미진진하게 구성되어가는 스토리에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지루함이 없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물론 함께 본 지인은 초반에 살짝 졸렸다고 했지만)


이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아니 진실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에 조금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김어준 총수가 3년간의 조사가 아이들을 애도하는 자신의 방법이라고 나지막이 읊조렸다. 그 말을 들었을때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어떤 방법으로 아이들을 애도하였을까? 말도 안되는 정부의 발표가 나올때마다, 세월호 유가족에 정치적인 프레임을 만들며 국민적인 갈등을 조장해나가는 사회를 볼 때마다 나는 단지 화만 냈다. 옳지 못한 일에 분노하는 것으로 나는 애도를 충분히 했다고 여겼던 것은 아닐까. 그 분노가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을 씻을 수 있는 면죄부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4년 간의 나의 생각과 행동을 돌이켜봤다. 아직은 너무 늦지 않길 바라며, 좀 더 성숙된 애도의 방법을 찾아보고싶다. 

      


'일상 > 불친절한 감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2) 2018.04.15
영화 그날, 바다  (0) 2018.04.13
책 차의 세계사  (2) 2018.04.08
책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  (2) 2018.04.01
책 장자  (0) 2018.03.18
책 정유정의 종의 기원  (4) 2018.03.14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D + 241


10Apr2018 

​대구로 출장을 다녀왔다. 서울역에만 가면 항상 맥도날드에 들러서 맥모닝세트를 먹었는데, 오늘은 텀블러에 얼그레이를 가득챙겨왔다. 일회용컵을 사용하기 싫어서 옆 파리크라상에서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그런데 이렇게 또 비닐은 사용하게 되었네? 생각해보니 외국에서는 빵을 만들더라도 포장해놓지 않고, 고객이 주문을 하면 그제서야 종이에 포장을 해주었던 것이 기억났다. 한국도 좀 그러면 안될까? 편리함이란 이름으로 우리는 환경을 얼마나 망치고 있는 것일까.  

​전날 막걸리 1병을 깔끔하게 비운 죄로(?) 잠을 설쳤다. 5시에는 일어나야하는데 혹시 꾸물거리고 7시 열차를 놓칠까봐 긴장해서 잠을 거의 자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대구로 내려가는 열차안에서는 열심히 헤드뱅잉을 했다. 

​병원 지하 푸드코트. 네프킨. 묘하게 그릭풍이야?????

​병원 앞 분수대가 시원해보여 사진을 찍었다. 

​역에서는 청도반시로 만들었다는 감와인을 하나 구매했다. 이젠 출장가면 지역술을 구매해오는 중년이 되버린 느낌이다. 맛이 좋다고 하니 기대된다. 얏호! 


인스타그램을 계정을 삭제했다. 사실 그전부터 사진들을 조금씩 지우고 있었는데, 너무 귀찮아서 그냥 삭제해버렸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의 게시물도 꽤 많이 삭제해나가고 있다. 나는 이미 블로그에 TMI 뿌려대고 있으면서 뭘 더 뿌려댄단 말인가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추가로 접하고 싶지 않은 정보의 과잉도 거슬렸다. 필요한 정보들은 블로그에서만 찾아봐야겠다. SNS는 정보와 광고의 영역이 모호하다.

집에서 창밖 바라보며 잠시 한숨 돌리기. 요즘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이 주체가 되지 않는다. 내 통제를 벗어나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요즘 눈뜨고 있을때마다 노래를 듣고 있는 것이 그 원인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여태까지의 나는 통제가능할 정도의 상황에만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마음이 일렁이는 사람이나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 아직도 무방비상태와 다름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내 감정을 지켜보는 것이니, 아침 저녁으로 명상을 하며 내 마음을 관찰해야겠다.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2018.04.11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D+240

09Apr2017

​​


월요일은 월래 술마시는 날.

지인이 보성 막걸리와 동동주를 집앞까지 가져다 주어서(고향인듯) 시음해보았다. 아니 시음이 아니라 사실 한 병 다 마셨다. 맛이 좋다. 쓴맛이 덜하다. 남은 동동주는 금요일에 마셔야지.




노을이 예뻐서 찍은 사진이다. 사실 별 것 없는 풍경이지만 굳이 찍은 이유는 이 풍경이 멜번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노을지는 무렵 집으로 돌아갈 때, La trobe 도로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그 짧은 찰나에 바라보던 노을, 그 노을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월요일 퇴근길, 나는 노을을 바라보며 멜번을 추억했다. 그때가 그리운 것은 아니다. 단지 그 순간이 생각났을 뿐이다. 어쩌면 그때와 지금의 나 사이의 3년의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 시간동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살아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왜 노을을 바라보며 쓸데없이 무기력감을 느꼈을까.



집에 도착해서는 간만에 창밖을 내다보았다. 이 고요한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 전까지의 한시간 반 정도 내 마음에서 일어났던 감정들에 대해 생각했다. 반년전부터 명상을 시작했다며 나대고다녔는데,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난 반년간 의미없는 즐거움에 도취되어있었던 것은 아닐까.

감성적인 것을 싫어한다. 감정은 주관적일따름이고, 주관적이고 자기관점대로만 내뱉는 말은 유아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 비난하는 내 마음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오늘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가보다.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2018.04.12 1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2018.04.12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여름햇살 2018.04.13 10: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명상전문가 아니에요! ㅋㅋㅋㅋ
      그리고 명상이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해봐야 아는 것이니 한 번 시도해보셔요. 해보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안해보면 아무 효과가 없는 것은 확실해요!




차의 세계사
국내도서
저자 : 베아트리스 호헤네거 / 조미라,김라현 역
출판 : 열린세상 2012.04.15
상세보기


작년부터 차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되어 읽게 된 책. 차의 역사와 함께 시작한 이 책은 우리가 한 잔의 차를 마시기 위해 희생당하고 있는 존재에 대한 언급으로 이야기를 몰고 간다. 그와 함께 마지막 장에는  차 명상에 대해 짧게 언급하고 끝이 나는데, 그 여운이 쌉싸름한 차 한 모금과 같다. 퇴근 후 저녁에 따뜻한 차를 한 잔씩 들이키며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그 시간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차의 역사를 읽는 부분에는 나름 정리를 하고 싶어서 인덱스를 마구마구 붙여 놓았지만, 그 것은 내 욕심일 뿐이었다. 반납하는 그 순간까지 정리를 하지 못했고, 궁금할때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쪽을 택해야겠다. 


차 한잔에서 시작된 인간의 끝없는 욕망, 그로 인한 또 다른 인간의 희생을 읽으며 삶은 무엇이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우주에서 보면 먼지도 되지 않을 작디 작은 존재들의 아우성이 다른 존재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상상해본다. 


다도에 대해 읽으며 차를 마실 때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을 할 때 나의 내면의 소리를 끄고 온전히 현재에 집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책 초반부에 있었던 인용구. 이 도덕경의 구절이 결국 저자가 차의 역사를 돌이켜본 뒤 깨달은 것이리라.



생각으로 가득 찬 마음을 비우라.

가슴을 평화롭게 하라.

모든 현상들이 소란스러워졌다가 다시 조용해지는 것을

그저 지그시 바라보라.

우주에 있는 모든 사물들은

결국 존재의 근원으로 돌아가며,

그 돌아감은 평온하다.

존재의 근원을 알지 못할 때

그대는 혼란과 슬픔 속에 괴로워한다.

그대가 어디에서 왔는지 깨달을 때,

그대는 자연스레 친절해지며 분별심이 사라져

매사에 기뻐하게 되고, 할머니처럼 너그러워지며,

왕 같은 위엄을 얻게 된다.

현실의 놀라움과 아름다움을 즐기게 될 때,

그대 인생에 무슨 일이 벌어지든 이를 받아 들이게 되고,

죽음이 찾아올 때도 반겨 맞이하게 된다.


노자 '도덕경'




'일상 > 불친절한 감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2) 2018.04.15
영화 그날, 바다  (0) 2018.04.13
책 차의 세계사  (2) 2018.04.08
책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  (2) 2018.04.01
책 장자  (0) 2018.03.18
책 정유정의 종의 기원  (4) 2018.03.14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2018.04.09 2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여름햇살 2018.04.10 0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잘 안취하다니!! 전 나이가 드니 정말 주량이 확 줄어서 맥주 한잔도 알딸딸해지기
      시작했답니다... 연비가 좋아졌지만 뭔가 씁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