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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책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

by 여름햇살 2016.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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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
국내도서
저자 : 미레유 길리아노(Mireille Guiliano) / 박미경역
출판 : 흐름출판 20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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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레유 길리아노의 전작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 와 '프랑스 스타일'을 몇 년 전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제목이 신선해서 읽게 되었던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는 단순한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습관과 삶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에세이였다.  그래서 그 후속작인 '프랑스 스타일' 역시 재미있게 읽었으며, 저자의 고상하고 우아한 삶의 철칙이 마음에 들었으며, 나 또한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녀의 세번째 책인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를 얼마 전에 읽게 되었고, 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했다.  처음부터 오만해 보이는 그녀의 말투가 거슬렸다. 싸구려로 화장한 나이 든 여자를 폄하하는 문장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서 싸구려만 걸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별로이지만, 그녀처럼 무조건 명품을 고집하는 것도 보기 싫기는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왜 이렇게 오만함과 독단적인 글들로 가득차있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절반 정도까지 읽었을 때였다. 읽는 내내 그녀의 전작들이 어땠는지 열심히 떠올리고 떠올려 보았는데(3,4년전에 읽었기에 내가 그때 당시 책을 읽고 느꼈던 감명만 기억날뿐 이었다),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이 것은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 단순히 내가 변해버린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녀의 책은 원래 이런식으로 쓰여 있었다. 그때의 나는 우아하고 고상하다고 여겨지는-달리 말해 있어 보이는- 삶과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남에게 보여지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썼고, 나름의 품위유지를 위해 삶의 80%의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그랬기에 그녀의 책들에 감명을 받았고, 재미있게 읽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겉만 번지르르한 삶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보석이라면 명품이 아니라 거적대기를 걸쳐도 빛날 것이다. 행여 내가 걸친 거적대기에 대해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또한 상관이 없다. 나의 거적대기에만 집중하고 관심가지는 천박한 사람은 나에게 무의미하기 떄문이다. 물론 외관을 백프로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내면이 더 알찬 사람이 되고 싶고, 내면을 가꾸는 방법에 더 관심이 많다. 내가 이다지도 변해버렸기에, 몇년 전에는 재미있었던 그녀의 생각이 지금은 패션잡지의 연애기술에 관한 기사마냥 내 흥미를 끌지 못했던 것이다. 


그와 동시에 타인을 무시하는 듯한 그녀의 문장-나는 적어도 그 구절에서 그렇게 느꼈다-에서, 아무리 자기가 잘났어도 남을 이렇게 비하할 수 있을까.. 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녀는 자기가 생각하는 어떤 것도 말할 자유가 있다. 나 또한 내가 생각하고 느낀바를 여과 없이 블로그에 쓰곤 한다. 나는 되면서 왜 그녀가 쓰는 것은 부적절하단 말인가? 우리 모두는 다른 생각과 다른 사상을 갖고 있으며, 그 것들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 내용이 흥미가 없으니, 결국 이런식의 엉뚱한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고작 한권의 책으로 몇년 사이 변해버린 나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게 되어 조금은 반가웠고,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또 한 번 생각해보았다. 그럼 나름 좋은 책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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