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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오늘도 맑음

1학기 종료 여름 방학 시작

by 여름햇살 2017.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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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디어 징글징글 맞은 첫번째 기말고사가 끝이 났다. 6월 18일에는 2학년 과목 시험을 치는 날이라 '대학수학'과 '엑셀 데이터 분석'을 치르었고, 오늘인 6월 25일은 3학년 과목 시험을 치르는 날이라 '통계학개론', '통계패키지', '통계조사방법론'을 쳤다. 아, 사실 오늘 한과목 더 있긴 했다... '데이터 시각화'라고 프로그램 R을 써서 그래프등을 만드는 것인데, 이건 정말 도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 것이다. 사실 인터넷 강의도 보지 않았지만(...) 텍스트 조차 이해 불가능이라 중간과제물도 제출하지 않았다. 그냥 쿨하게 F를 받기로 했기에 오늘 시험도 치지 않은 것이다. (이 결심을 지인에게 말했었는데, 4개월전 입학할때에 장학금 받겠다는 그 야심찬 패기는 어디갔냐고 비웃었다. .... 제가 그렇죠 뭐.. 예.. ) 보아하니 2학년 2학기에 개설되는 R의 이해를 들어야 3학년 1학기의 데이터 시각화를 알아 들을 수 있는 커리큘럼인 것 같았는데, 3학년으로 편입한 내가 용감하게 신청한 듯 했다. -_- 교수님 죄송합니다.. 다음 학기에는 좀 더 성실한 학생이 되겠습니다. ㅠ_ㅠ


시험을 한 번 쳐보니 절대적 수준으로 따지면 어려운 것은 아닌 듯 했다. 그렇다고 내가 다 맞았다는 것은 아니다. 커리큘럼대로 착실히 공부를 했다면, 아니 기말고사 공부를 한 달 전에만 시작했다면 -_-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모든 과목을 인터넷 강의를 1,2강만 수강하고(심지어 통계패키지와 엑셀 데이터 분석은 한 번도 안 봤..) 시험 직전까지 공부를 거의 안해서 진짜 피똥쌌다. 그나마 첫째주에는 과목이 2과목이고 대학수학은 수능공부 하면서 축적한 실력(이 있긴 했나요.. ) 으로 퉁치려고 했기에 엑셀데이터의 분석만 공부를 하면 되었다.  그리고 6월 18일에 시험을 치르고 나서나머지 과목을 정말 열심히해야겠다-_-는 투지를 불태웠다. 어차피 평점이니 남은 시험을 잘치면 되는 것 아니냐고.(전형적으로 공부 안하고 못하는 인간의 사고) 하지만 이번주 월,화는 아파서 공부를 못하고(간만에 벼락치기 하느라 몸살.. 아니 뇌살 난듯), 수,목,금,은  9 to 6 로 full training을 받느라 기빨려서(심지어 금요일에 시험도 있었...ㅠ_ㅠ나한테 왜이래) 아예 공부를 못했다. 집에 도착할때마다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할당된 시간은 토요일뿐이었는데(누가 들으면 1학기 내내 공부한 시간을 하루만 준 줄), 진짜 똥줄 타들어가서 죽을 뻔했다. 그리고 의외로 이번에 '하면 된다' 라는 정신을 배웠는데(?), 절대 두 번 볼 시간 없으니 이거 한 번 보자마자 바로 다 외워워야돼, 안 그러면  F 가 두개 이상이 된다고.. 낙제 하면 안된다구.. 라는 자기암시로 단단히 마음을 먹으니 3시간동안 자리에도 안 일어나고 집중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와.. 수능볼때 이랬으면 삼수 안했을텐데. 아, 물론 보는 족족 줄줄 다 외워서 만점 받았다는 이야기가 절대 절대 절대 아니다. 그냥 시험 시작시간까지 책 한 번 다 못보고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러지는 않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아아, 나란 인간은 왜이렇단 말인가. 4개월동안 착실히 공부했으면 됐을텐데, 이놈의 벼락치기 습관은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 -_- 첫 학기는 원래 시행착오의 기간이니깐 나에게 면죄부를 주고자 한다. 그래.. 나는 이런식으로 30년 넘게 나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지...-_-  

정치, 외교쪽이나 역사 쪽인 듯 했는데 진짜 어지간하다. 그냥 공부 안했으면 안한대로 칩시다. 나란 인간은 시험시간에 계산기가 허용 되는데도 안 가져와서 쿨하게 가내수공업으로 루트 계산까지 했는데... 아놔 쓰다보니 나 진짜 이번 시험 개판으로 준비했...ㅠ_ㅠ 정신차려야지. 



성수지역대학건물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 요 주변이 맘에 들어서 이리로 이사올까 했는데 집값 알아보고 식겁. 잘못했습니다. 그냥 관악구에 살께요.


그리고 오늘부터 여름방학 시작!! 앞으로 두달동안 씐나게 놀아주마. 우하하!!!!!! 알쓸신잡보니 교수님들이 더 방학을 기다린다고 하는데(이것 봐라.. 시험땜에 똥줄 타네 마네 해도 볼 건 다 보는 인간.. 이러니 점수가 그따위지..), 교수님들도 신나는 방학이 되시길! ㅋㅋㅋ


#2


오늘 점심을 먹고 엄마에게 사진을 보냈는데...

네? 온냉면이요?


#엄마그러지마요 #사람이실수할수도있지 #이것이주부의자존심


#3


다시 한 번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깨달은 반년이다. 나 개인적으로 올 상반기는 지옥의 연속이었다. 첫째로 1월 2일 스키장에서 사고가 났다. 내가 이걸 고소까지해서 영월검찰지청까지 갔다온 이야기를 블로그에 썼던가. 사실 나는 그때 다친 것이 아직 아프다. 다쳤을때 거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재채기 할때마다 오금이 지릴 정도로 통증이 오던 정도는 아니지만 현재 반 년동안 운동은 커녕 조금만 오래 앉아 있어도 엉치뼈가 아프고 허리가 굳어와서 바로 자리에 누워야 한다. 그 정도의 나름 큰 사고였는데, 나는 합의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사고낸 놈의 아빠라는 작자가 (난 아직도 이해 안되는게 대학생이면 성인인데 왜 그 아빠가 난리인지 이해가 안된다) 자기 가난하게 농사 짓는 사람이라고 큰 돈 못준다고 계속 그래서 나는 고작 180만원에 합의를 했다. 원래 내가 불렀던 금액도 사실 230만원 정도였는데(사실 나는 합의 당시에 내가 이렇게까지 오래 아플지 몰랐다), 그 건은 여태 내가 사용한 금액(영수증까지 다 첨부했다)+사용한 병가의 연차비 + 앞으로 8주 정도의 치료가 더 예상된다고 병원에서 말해줘서 그렇게 합산해서 이야길 해줬다. 내가 위로금을 바란 것도 아니고, 병원 오가며 들었던 시간을 연봉으로 계산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배째라는 식으로 나와서 되려 질려버린 내가 알겠다고 대충 합의를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합의를 한 것이 진짜 후회가 된다. 아직까지 낫지 않고 있으니, 그들에 대한 원망과 바보같았던 나의 원망이 더해져 속앓이를 더 많이 했다. 


솔직히 말하며 나는 그들이 똑같이 당하길 매일 기도했다. 너네도 어디 가다가 뒤에서 자전거에라도 치이는 뺑소니를 당해라, 그리고 그로 입은 부상으로 평생 고생해봐라 등등 나는 문자 그대로 저주를 퍼부었다. 그런데 그럴 수록 내 속만 타들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를 가져볼까도 잠시 생각했건만, 나란 인간은 태어나기를 절대자에 알러지를 갖고 태어나서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절대자에게 그를 벌해 달라고 징징 거리며 내 마음의 화를 풀 수도 없었다. 대신에 나는 불교의 업보는 믿는 편이다. 사람은 꼭 주는 대로 받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 것이 이 우주와 만물을 통하는 유일한 법칙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을 미워 하는 것을 멈추기로 했다. 내가 미워하는 것과 관계 없이 그들은 댓가를 받을테니. 하지만 나는 이 간단한 원리를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여태까지 타인을 원망하는데 사용한 시간들이 너무나 아깝지만, 깨달음의 댓가로 여겨야겠다.


둘재로 유방초음파로 발견된 혹. possibly malignant 라는 단어가 나를 패닉으로 몰고가서 당일에 biopsy까지 받았던 사건. 양성이라는 것을 알게되기까지 나는 정말 지옥을 오간 기분이었다. 그때 또 한 번 죽음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5월에 검사 받은 자궁경부암 검사결과가 상당히 좋지 못했다. 자궁경부 이형성증으로 정밀 검사를 요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자궁경부촬영술로 확인도 해주셨는데 이형성증에는 1,2,3 단계 가 있는데 이 중 가장 경미한 단계인 1단계로 염증 치료만 하면 될 것같으니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 후. 결과가 나왔으니 내원하라는 문자를 받고 병원에 갔다. 항상 웃으시던 의사 선생님이 굳은 얼굴로 결과가 좀 많이 좋지 않다고 하셨다. 3단계의 끝이 자궁경부암 stage 0기라고 한다. 이때부터 자궁경부암의 시작으로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2단계가 나왔는데 2단계와 3단계의 경계에 걸쳐 있는 것으로 지금 당장 수술 및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바로 당일에 원추절제술이라는 수술을 받았다. 요즘은 시술에 가까운 수술이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수술을 받을 정도라는 사실이 무서웠다. 


수술로 도려낸 부위는 다시 정밀 검사가 들어갔고(표면외에 내부에 침윤 세포가 있을 가능성이 있었기에), 그 결과는 정상이었다. 그리고 4주가 지났고, 수술 전과 동일하게 살이 다시 차올랐다.  역시 젊음이 좋다며 신기해하시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 달 뒤에 다시 한 번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 단계가 남았는데, 이미 시간이 지나서 이제 3주 뒤에 재검을 받는다. 


사실 사람은 언제든지 죽을 수도 있다. 그 것이 운좋게 나이가 든 노인의 시기일 수도 있지만, 갓 태어난 영아의 시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상시에 그 사실을 너무 잊고 살고 있었다는 것을 여러 계기들로 깨달았다. 삶에 미련이 있어서 나는 무조건 오래오래 살꺼야 이런 마인드는 아니었는데, 막상 죽음을 생각하니 무섭다. 다시 한 번 나라는 존재의 미약함을 깨닫게 되었는데, 좀 더 겸손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먹는 것에 더욱 신경을 써볼까 한다. 사실 작년에는 먹는 것에 신경을 좀 많이 써서 건강검진 결과도 깜짝 놀랄 만큼 좋게 나왔었는데, 올 해에는 진짜 엉망이었다. 거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편의점 음식도 많이 먹고 야채와 과일도 넉넉하게 챙겨 먹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먹는 것에 신경 써 보려고 한다. 암이 당질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듣고 거기에 꽂혀서 오늘은 당질제한식을 주장하는 일본 의사의 책을 2권이나 빌려왔다. 열심히 공부해서 식습관 좀 개선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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