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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France

[프랑스여행_2012/12/27] 5. 아비뇽, 그리고 고흐의 도시 아를

by 여름햇살 201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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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겨울밤 무엇을 할꼬, 블로그 업데이트나 하지요 ㅎㅎ




아침일찍 일어나 체크아웃. 무인자동시스템(?)의 호텔이라서, 사람이 없어도 기계에다 룸 키카드와 신용카드를 넣으면 자동으로 체크아웃을 해준다. 우오, 신세계 ㅎㅎㅎ 그리고 짐을 이끌고 파리의 리옹역에서 아비뇽으로 향하는 TGV를 탔다. 아비뇽까지는 약 2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


 



아비뇽 역에서 이틀 뒤에 마르세유로 향하는 떼제베를 예약했다. 예약을 도와 주었던 친절한 역직원덕에 기분 좋게 니스까지 가는 뗴제베를 일사천리로 예약. 그리고 가격은 프랑스철도패스덕 좀 봤다. 하하. 그리고 농담아니라 역에서 한 30분 헤매고,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역과 시내를 오가는 버스의 정류소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아비뇽에서 나를 제일 먼저 맞이 한 것은 노오란 우체통. 잘됐다 싶어 우표를 구매하고, 친구들, 그리고 나에게 쓴 엽서를 우체통에 쏘옥 집어 넣었다. 그리고 이 엽서는 무려 2,3개월 뒤에 한국으로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그 아비뇽. 역사적인 장소(?)의 방문에 그저 감개무량. 생각보다 시내 중심가는 색다를 것은 없었다. 여행을 처음 할때는 내가 지내는 곳과 다른 점만 보였는데, 여행의 경험치가 쌓이면 쌓일수록 동일한 점을 발견하게 되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일찍 나오느라 아침을 못 먹었다. 제일 처음 보이는 빵가게에서 따끈따끈한 바게뜨를 하나 구입. 외국에서는 빵이 참 맛있다. 밀이 달라서 그런 걸까?



호텔에 체크인을 마치고, 방을 안내받고, 짐을 풀고 인증샷 하나 찰칵.



엄청나게 조그마한 방. 요런 허접대기 방도 10만원이 넘는다니 ㅠ_ㅠ. 그래도 이번 여행은 조금 심심하더라도, 지칠대로 지친 나를 위해 독방에서 묶기로 했다. 사람에 치이는게 고달팠던 시기.




엄청 오래된 호텔 건물. 그래도 요렇게 호텔답게 군데 군데 장식이 있다. 낭만있구만.





그리고 동네 구경. 프랑스 어느 도시를 가도 노점상(?)이, 공터마다 가득가득 열려 있다. 그래도 지겨움이 없는 노점 구경. 가는 곳 마다 다들 다른 물건을 판매한다.




이번 아비뇽에서 특이했던 것은 유럽삘(?) 충만한 머플러들. 매우 독특한 패턴의 머플러들이 가게를 가득 채우고 있다.






역시, 걷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것은 아비뇽 역시 마찬가지.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들 사이에서 살아 간다면, 모두의 마음속에 낭만이 모락모락 피어 날 것 만 같다. ㅎㅎ



다시 도착한 아비뇽 역.





그리고 올라탄 열차 안에서 신나하며 셀카 한장. ㅎㅎ 기차는 언제 타도 두근두근하다. 열차 안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역을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타나는 허허벌판. 간간이 보이는 건물들. 그리고 열차가 달리는 소리 덜컹덜컹.




드디어 고흐의 도시 아를에 도착.



아를에서 나를 처음 반긴 것은 우리나라 삽살이 같이 생긴 강아지. ㅎㅎㅎ 귀엽다.



한산한 인파.





바람이 조금 차긴 했지만, 햇살 하나는 끝내주게 좋았다. 쨍쨍한 햇살 덕에 사진도 예쁘게 나오고, 내마음도 맑아지고 :)






예쁘기만 한 거리.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 외벽과 도로. 그 모든 것이 멋스럽게 느껴지기만 하다.




확실히 건물을 초기에 예쁘게 잘 지어놓으면(?) 시간이 흘러서 낡더라도 멋스럽게 된다. 이런거야 말로 리얼 명품. 우리나라의 닭장같은 공장식 아파트는 좀 반성 해야 하지 않을까? 



아를의 원형 투기장. 이 곳은 아를을 떠나기 직전 제일 마지막으로 방문하기로 하고 일단 패스~

















날씨가 추워서인지 길에 사람이 없다. 다들 따뜻한 커피숍에 들어가 앉아 따끈한 코코아라도 마시고 있는 걸까? ㅎㅎ



그리고 두둥, 드디어 나타난 그 곳. 고흐의 그림의 모델이 된 포롬 광장의 카페!






감격에 겨워 사진만 백만장 찰칵찰칵.



신나서 혼자 셀카도 한 장. 좋았던 기분과 달리 왜 내표정은 썩어 있는 것일까.




뻥 뚫린 포롬광장의 하늘. 기분좋게 맑기까지.





관광객을 후릴줄 아는(?) 가게 종업원에게 슈킹당하여 주문하게 된 메뉴. 오징어를 올리브오일을 발라 오븐에 구은 듯한 메뉴, 남부 프랑스라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싶어 주문했는데 맛에 비해 조금 비싼 가격. 자리값인가?! 메뉴보다 에스프레소가 훨~ 씬 맛있었던 카페 반 고흐.




그리고 시작된 아를의 거리 탐방. 여행을 하면 할 수록 관광명소보다 여행지의 골목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것이 너무 좋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골목들에서 자그마한 차이점을 발견할때의 묘미, 그리고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구나 라고 느끼는 똑같은 것에 대한 감정. 혹은 안도감.






선명한 파란색의 페인트. 눈웃음 지어 질정도로 색감이 예쁘다.



어마어마하게 낡은 건물들. 그조차 예쁘다니. 내 눈에 콩깍지가 씌인걸까? ㅎㅎ







작품명은 과거와 현재의 대비? 오른쪽 벽이 민망할 정도로 매끈한 왼쪽의 건물이다. ㅎㅎ






























아를의 시청. 관광객 안내서도 안에 있었다.




아를의 또 다른 명소, 생 트로핌 교회.






아를시의 중심에 있는 레뷔플리크 광장.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쬔 덕에, 햇살을 즐기며 있기로 결정.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감상하며 서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았다. 수상하게 생긴 동양인 여자가 혼자 서서 지나가는 사람을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으니, 사람들이 길을 가며 목이 돌아가라 나를 뒤돌아 본다. 종종 인사를 하고 말을 거는 사람들도 있고. 불어만 할 줄 알았더라면, 이거 몰래카메라 아니에요 라고 말해줬을텐데 ㅎㅎㅎㅎ

























원형 경기장 위에서 내려다 보는 아를의 전경. 아름답고 조용하다.







사이 좋은 노부부의 모습. 나도 저렇게 나이가 들때까지, 서로를 사랑으로 챙겨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훈훈한 노부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아를에서 아비뇽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해 떨어지기 전에 다시 돌아온 아비뇽. 어둑어둑해지는 아비뇽 거리로 상점들의 크리스마스 장식 전구들과 거리의 루미나리에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기 시작했다. 따뜻한 숙소에서 뒹굴뒹굴 잉여짓을 하다가 밤산책을 나섰다.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다가 들어간 곳은 Red sky라는 English pub. 기네스 pint 한 잔을 주문하고 목을 축이며 사람들을 구경했다. 정말 신기한 것이, 유럽인들은 이 추운 날씨에도 실내가 아닌 테라스 자리를 선호하고 있었다. 아마도 흡연때문에 그런 것이겠지? 


바에 앉아 맥주를 홀짝이며 구경도 하고, 혼자 생각도 하며 멍때리고 있는데, 귀엽게 생긴 프랑스 남자애가 불어로 말을 건다. 불어를 못한다고 하니깐, 잠시 고민하더니 영어로 맥주 한잔 더 마실래? 라고 물어본다. ㅎㅎ 평상시는 여행지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 떨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 여행에는 특이하게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었다.


고맙지만 숙소로 가봐야 겠다고 인사를 하고 집으로 총총 걸어왔다. 아무도 없는 겨울밤의 아비뇽 골목. 이유없이 그때가 기억에 오래 남았다.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파져서 베이커리에 들러 크로크무슈를 하나 샀다. 진짜 진짜 말도 안되게 짰다.......... 크로크무슈는 앞으로 먹지 않을테다.. 다짐하며 푹신한 호텔 이불에 쏘옥 들어가 꿀잠을 잤다. 역시 여행지에서는 술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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