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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4/21] 20. 라 보까(La boca), Cafe Tortoni

by 여름햇살 201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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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DSLR를 아예 가지고 가지 않은 듯 하다. 모든 사진이 아이폰으로 찍혔다. 심지어 사진도 몇 장없다. 그렇다고 내가 여행기를 쓰지 못할 소냐~




오전에 H와 탱고가 탄생한 곳, 라 보까(La boca) 지역을 가기로 했다. 이탈리아 이민자들에 의해 지어진 최초의 항구. 숙소에서 산뗄모 지역으로 걸어가서 버스를 탄다. 정확한 버스 번호가 기억이 나진 않는데, "41, 43" 이런 모양....이었던 것 같다. 이미지로만 기억이 남아서, 그 때 탔던 버스를 떠 올리면 버스 앞에 적혀 있던 숫자 모양이 41, 43이었던 것 같다. ...........이런 무책임한 포스팅을 보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를 따라가기만 해서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타기전에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라보까 가냐고 물어보면 되니깐 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꽤나 한 참을 간다. 어제까지만 해도 날씨가 더웠는데, 이날은 꽤나 쌀쌀했다. 핫팬츠에 반팔티를 입고 나온 내 모습에 H가 춥지 않냐고 계속 물어본다. 당연히 춥지 이 사람아......ㅋㅋㅋㅋㅋㅋㅋ 어제만 해도 더워서 오늘은 더 시원하게 입었건만 ㅋㅋㅋ


그리고 도착한, 라 보까. 말로만 듣던 것보다 더 화려하다. 우범지대인 이 곳의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Benito Quinquela Martin 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집을 밝게 칠한 것을 시작으로 이렇게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되었다고 한다. 한 건물이 이렇게 여라가지 색으로 칠해진 이유는, 남는 페인트로 칠한 것이라서, 한 건물을 한가지 색으로 칠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알록달록한 건물들은 예쁘기만 하다. 이렇게 화려한 라 보까는 이민자들의 가난과 회환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여기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최고의 우범지대. 길에 경찰도 많고, 실제로 위험한 일도 많이 일어 난다고 한다.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두려움이란 없다~ ㅎㅎ



관광으로 먹고 사는 지역이기에, 가게마다 테이블을 늘어 놓고, 탱고쇼를 보여 준다는 둥, 가격이 저렴하다는 둥, 관광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벌인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가게들. H와 나는 즐겁게 쇼핑을~ 나는 마그네틱을 샀고 H는 그림과 또 무언 가를 샀던 것 같다. 가죽 지갑을 사고싶어 했는데 맘에 드는게 없어서 결국엔 사지 않았......나? ㅋㅋ 휴 그때그때 일기 좀 써 둘껄. 나도 그림이 사고 싶었지만, 여행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아서, 살 수가 없었다. 흑 아쉬워. 그래도 난 탱고쇼 보면서 억지로 사게 된 사진이 있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셀카 아닌 사진이라서 좋기는 한데, 머리도 덜 마르고, 나 너무 거지 꼴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끄럽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가게 입구에서 탱고를 추고 있다.




우범지대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발랄한 분위기. 두번 째 방문인 H 말에 따르면 점심시간이 지나면, 관광객들이 다 빠져나가고 진짜 라 보까의 본 모습이 나타난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3인. 마라도나, 에비따, 까를로스 가르델.



Caminito. 기념품 가게를 판매 하는 건물. 안에 들어가 구경을 했었는데, 살만한 것은 없었다.





그렇게 오전의 라보까 관광을 마치고, 라 보까로 갈때와 똑같은 버스를 타고 다시 산 뗄모 지역으로 돌아왔다.



운치 있는 산 뗼모. 몇 번을 거닐어도 기분이 좋다. 과거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한참을 산뗄모를 둘이서 돌아다녔다. 가방 구경을 하기도 하고, 악세서리도 구경을 하고. 그리고 역시나 서점은 이 산 뗼모 지역에도 많았다. 그리고 배가 고파져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처음엔 이 근처에 어떤 맛집이 있을까 고민을 찾아 보려고도 하다가, 결국에는 그냥 눈앞에 보이는 곳으로 바로 들어갔다.ㅋㅋ




샐러드와 스테이크, 그리고 말벡 한 병을 시켰다. 샐러드 꼴을 보고 있으니, 상파울루 미술관 관람을 끝내고 먹었던 음식이 생각났다. 얘네는 다 이렇구나? ㅋㅋㅋㅋㅋㅋ 스테이크도 맛있고, 함께 나온 감자칩도 맛있다. 무엇보다 이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상대가 있으니 더 맛있었던 것 같다. 허기가 가시자, 와인잔을 기울이며 인생이야기가 시작됐다. 꿈많고 열정많은 H. 그녀를 보고 있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상대마저도 열정을 갖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야기하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 여행은 운도 좋지. H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다.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 가는 길에 벼룩시장이 열린 것을 발견했다. 정말 각종 물건을 다 판다. 고장난 시계, 망가진 인형, 이빠진 접시 등등, 이런걸 정말 사갈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내 놓았단 말이야?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물건들이 한가득 쌓여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만 나온다.누가 여자 아니랄까봐 나와 H는 악세서리 판매상 앞에 섰다. 칠레에서 채취한 산호로 만든 귀걸이라고 하는데, 예쁘다. 나와 H 둘다 귀걸이를 한 쌍식 구매했다. 요런 재미지.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조금 쉬다가, 다음 관광을 준비했다. 일단 옷 부터 갈아 입었다. 반팔과 핫팬츠는 너무 추웠다. ㅠㅠㅋㅋㅋ H는 다른 일정이 있었고 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명소 cafe tortoni에 가기로 했다. 



벌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헉, 오늘 중으로 들어 갈수는 있겠지?



저녁에 시간에 맞추어 오면 tortoni에서 탱고쇼도 볼 수 있다. 요일이 정해져 있으므로, 관람을 하고 싶으면 일정과 시간 확인은 필수~



헉소리가 난다. 문밖의 대기줄이 다인 줄 알았는데, 안에서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오 마이 갓.





짜잔, 그리고 들어왔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있다.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오래된 곳 답게 실내장식이 고풍스럽다. 수많은 예술가들의 단골 카페였던 tortoni. 지금은 그러한 운치와는 거리가 먼, 그저 그 명성을 찾아 듣고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가 되어버렸다.








카페와 알파호르와 츄러스를 주문했다. 커피는 몸서리치게 만들 정도로 진했다. 그것이 좋았다. 간식들은 몸서리치게 달았다. 성격 나오시네 아르헨티나 분들 ㅋㅋㅋㅋ 확실한걸 좋아하시구만~? 그리고 간만에 느긋하게 휴식을 취했다. 내일 새벽에 날아가게 될 깔라파데에 대해서도 공부 좀 해보고, 여행책자에 나온 간단한 스페인어 회화도 좀 공부를 했다. 따뜻한 실내에서 카페인과 설탕에 취해 그렇게 여유로운 오후를 보냈다.



햇살이 비치는 평화로운 오후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거리. 떠나려니깐 더 아름답고 더 좋아보인다. 간사한 내 마음 ㅋㅋ



그리고 도착한 아바스또 백화점. 겨울옷을 사기 위해서 왔다. 


전날부터 H가 깔라파데는 엄청 춥다며 겁을 주었다. 절대 내가 가지고 온 옷으로 버틸 수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tortoni에서 여행책자를 봤더니....... 읭? 빙하가 있네??? 대책없이 와도 너무 대책 없이 왔다. 마지막 출근일은 금요일이었고, 출국 비행기는 월요일이었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변명하자면 이틀간 여행물품 준비만으로도 너무너무 바빴다. 그랬더니 내가 여행하는 곳의 날씨가 어느 지경인지도 모르는 사태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떠나기 전에 알았으니 됐다며 ㅋㅋㅋㅋ



그런데,, 옷을 사려고 카드를 내밀었더니 여권이 있어야 된단다. 이런 왓더뻑~ 하필 여권을 숙소에 두고 온 날이다. 비 맞은 중마냥 궁시렁 거리며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가서 여권을 가지고 왔다. 숙소로 돌아가는 지하철 환승 구간에서 정말 우연히도 H를 만났다. 우린 운명인가요? ㅎㅎ 뮤지컬을 보러 간다고 했다. 아, H는 스페인어를 매우 잘한다. 그래서 매우 부러웠다. ㅠ_ㅠ 나도 좀 배워 올껄.


여권까지 가지고 와서 나의 쇼핑을 막을 자 아무도 없었다. 우드버리에서의 만행 후 죄책감따위는 잊어 버리고, 지름신에 굴복하여 나도 모르게 미친듯이 질러버렸다. 어마어마하게 써버렸다. 1500페소를 질렀다. 아놔, 애가 왜 이모양이지 ㅜㅜ 여행에 필요도 없는 그놈의 구두와 가방. 여자는 어쩔 수 없다, 라며 비겁한 변명을 해본다. 사실 똑딱이가 제일 사고 싶었는데, 같은 기종이 한국에 비해 너무 비싸서 살 수가 없었다.


양 손 가득, 종이백을 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신나게 쇼핑을 했는데 진이 빠진다. 늦은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음식점은 숙소에서 4블럭 정도만 걸어가면 나타나는 곳으로, 엠빠나다와 피자 같은 간단한 음식을 판다. H가 먹어 봤는데 맛있다며 추천 했던 곳이다.





늦은 시간인데도 식사도 많이 하고 있고, 사람들이 끊임 없이 피자를 사간다. 맛집이 맞긴 맞는 것 같군. ㅎㅎ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하고, 어린 여자 종업원에게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스페인어로 말을 한다. 숫자 인것 같은데 너무 빠르다. ㅎㅎ 그냥 아이폰을 내밀고 대신 쳐달라는 행동을 보이자, 수줍게 웃으면서 대신 비밀번호를 눌러준다. 그리고는 도망치듯이 사라진다. 너무 귀엽다.



복숭아 밀크 쉐이크. 달랑 유리 컵 한잔에 나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피처로 가져다 준다. 농담 아니라 밀크세이크만 마셔도 배가 부를 정도로 양이 많았다. 역시 대륙의 마인드는 다르구만?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문한 피자 한조각과 엠빠나다. 첫 날 먹었던 엠빠나다랑은 또 다른 맛인데 이것도 나쁘진 않다 .첫 날 먹은 엠빠나다는 패스츄리에 가까운 맛이었으며, 이번에 먹은 것은 튀김만두에 가까웠다. 피자와 엠빠나다 둘다 좀 짜긴 했지만 그래도 맛있는 식사였다.(아.. 사진 보니깐 지금 또 먹구 싶구만. ㅜㅜ 한국에서는 저런식의 피자를 찾기 힘드니 얼른 오븐을 사서 내가 만들어 먹어야겠다며 ㅋㅋㅋㅋㅋㅋㅋ)


식사를 마치고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지막 밤 산책을 즐겼다. 다른 때와 달리 바람이 쌀쌀하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H와 마지막 수다를 떨었다. 나는 새벽 6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야했고, H도 관광으로 지쳐서 일찍 잔다고 한다. 그래, 우리는 어차피 한국에서 다시 볼 사람들이니깐 나머지 이야기는 고국에서 하기로 하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하지만 아직까지도 한 번 만나지 못했다.) 새벽 3시에 택시를 예약해두었다. 처음에는 잠깐 눈을 붙이고 2시에 일어나려고 했었는데, 긴장이 되서 잠이 오지 않는다. 그냥 밤을 새기로 했다. 짐을 다 싸고 로비에서 택시가 올때까지 미드를 보며 밤을 샜다. 그것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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