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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4/20] 19. 빨레르모(Palermo), 뿌에르또 마데로(Puerto Madero)

by 여름햇살 2013.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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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네이트 블로그에 써 두었던 것도 없다. 일기도 제대로 써두질 않았다. 휴, 이제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제발 기억아 되살아 나라! 주문을 외우는 수 밖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날도 아침에 일찍 눈을 떴다. 카메라 때문에 꿀꿀하긴 하지만, 그것이 나의 여행을 망칠 수는 없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고 아침식사를 하러 로비로 나갔다. 평소와 다르게 아침이 8시 전에 준비되어 있었으며, 누군가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뒷모습을 보아하니 여자다. 빵이랑 우유와 커피를 가지고 다른 테이블에 앉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동양인 여자다. 혼자서 여행을 온 것 같다. 가만히 생김새와 얼굴을 살펴보니 한국인이다. (서양애들은 죽어도 분간을 못하지만, 동양인은 한중일 분간을 엄청나게 잘한다. ㅎㅎ) 장난기가 돌았다. 밥을 먹다 말고, 얼굴을 쳐다보며 "where're you from?" 이라고 대뜸 물었다. 그러자 여자가 이 병신은 뭐지 라는 표정으로 얼떨떨해하며 "Korea..."라고 말한다. 역쉬 한국인이었어! ㅋㅋㅋ 나도 모르게 웃음이 얼굴에 번지며 "Me too" 라고 이야길 했다. 그러자 여자가 잠시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이내 반가운 표정으로 한국말로 한국에서 오셨냐고 물어본다. 그렇게 H를 만났다.

 

간만에 한국말을 하려니 어색하지만, 한 번 말문이 트자 미친듯이 폭풍수다. 이렇게 한국인 발견하기 귀한 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어찌나 반갑던지. 거기에, 말도 잘 통한다. 아침 식사는 내팽겨 치고, 수다 떨기 바쁘다. 아 효율적인 모국어. ㅎㅎ 그리고, 저녁에, Puerto Madero의 야경을 같이 구경하기로 했다. 이 곳은 어제 탱고쇼를 함께 본, 나타샤도 추천했던 곳! 번호를 교환하고, 각자 시간을 보낸 뒤(H는 밤비행기로 넘어 와서, 좀 쉬겠다고 했었다.) 산 마르띤 광장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기분이 좋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ㅎㅎ 딱 그속담이 떠올랐다.

 

오늘의 관광 일정은 동물원(Jardin Zoologico) 를 시작으로, 빨레르모(Palermo) 지역을 구경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동물원을 가기 위해 subte를 타고 Plaza Ialia 역으로 향했다. 지하에서 올라오자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높은 빌딩과 정신없이 많은 차. 하긴 BA에 사는 사람들이 전부 탱고나 추는 것은 아닌데, 왜 꼭 이련 면모를 보면 놀라는지 모르겠다. ㅎㅎ 또 한 무리의 남자들이 나를 보며 휘파람을 불고, 손을 흔든다. 휴,,, 사인은 나중에 해줄께, 누나 동물원 구경이 더 하고 싶어.... ㅋㅋㅋㅋㅋㅋㅋㅋ

 

동물원 입구에서 입장료(40페소)를 구매하고, 입장했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탁 트인 곳에 커다란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시원하게 뿜어지는 물줄기에 내 기분도 같이 시원해진다.

 

 

 

동물들이 우리에 갖혀 있지만 않고, 이렇게 길에 돌아 다닌다. 뒤뚱뒤뚱 걷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꺄~ 소리가 나오는데, 옆을 보니 엄마 따라 온 아기도 나와 똑같은 반응이다. ㅋㅋㅋㅋ 내가 딱 저 수준인거구만~

 

 

 

특히나 귀여운 것은 요 놈!!!!! ㅋㅋ 생긴 것도 귀여운데, 빨빨 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더 귀엽다. 정말 문자 그대로 귀여워서 미쳐버릴것 같은 아이!!! 아직도 이름을 모르겠다. (이렇게 달아 놓으면 파파야 때처럼 누가 댓글에다가 동물 이름을 적어 주려나? ㅎㅎㅎㅎㅎ) 길가는 놈 앞을 막고 쭈구리고 앉아서 빤히 쳐다보면, 이 덩치 큰 놈은 뭐지 살짝 고민하다가 날 피해서 간다. ㅎㅎㅎ 너무너무 귀여워 >_< 한 마리 훔쳐오고 싶을 정도였다.

 

 

 

요 것은 아르헨티나의 초코파이, 아르헨티나의 국민 간식 알파호르(Alfajor)!. 아침에 만난 H가 간식으로 먹어 보라고 준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행 책자에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이 과자를 매우 좋아한다고 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맛을 보게 되었다. 암암, 동물원 구경할때는 알파호르 정도는 먹어줘야지. 맛은...흠... 엄청 달다..... ㅎㅎ

 

 

 

 

동물이 참 많다. 물개쇼 안내 간판을 보고 물개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시간이 정해져 있다. 다음 쇼는 3시에 한다고 한다. 흑, 그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데. 아쉽게도 물개쇼는 바이바이~ ㅎㅎ

 

 

물개가 있는 곳 옆의 단층 건물을 들어 갔더니, 온통 뱀 천지이다. 한 두개까지 보다가, 너무 무섭고 징그러워서 뛰쳐나와버렸다. 어둡고 습한 것이, 귀신의 집 체험한 기분이었다. ㅋㅋㅋㅋ 그리고 계속 되는 동물 구경.

 

 

북극곰. 엄~청 크다. ㅎㅎ 그리고 귀여울줄 알았는데 전혀 귀엽지 않다. 되려 무섭다. 왜곡된 코카콜라 광고같으니라고......ㅋㅋㅋㅋㅋ

 

 

흑곰. ㅋㅋㅋㅋ 심술 맞아 보인다. ㅋㅋㅋㅋㅋㅋ 한놈만 걸려봐라 표정이다.

 

 

그리고 벽에다 대고 뻘짓 하고 있는 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내가 온걸 아는지 애들이 다 개그본능 뿜어내는 듯 ㅋㅋㅋㅋㅋㅋ 야수들이 전혀 무서워 보이지 않아. ㅋㅋㅋㅋ

 

 

우리 밀림의 왕자님께서 이렇게 우리에 갖혀서 구경거리나 되고 있다니 ㅜㅜ 불쌍하기도 하다.

 

 

표범. 특이하게도 애들이 다 날씬하다. 우리에 갖혀서 뚱뚱할 줄 알았는데. 역시 요즘은 자기관리 시대구만~~~~

 

 

그리고 코끼리. 덩치에 안 어울리게 얼굴이 너무 귀엽게 생겼다 >_<

 

 

 

그리고 또 만난 요녀석. 히, 너무 귀여워 ^^

 

 

왜이렇게 멍청해 보이는 걸까 이 아이는. 진짜 표정때문에 빵터졌다. ㅋㅋㅋㅋㅋㅋ내가 갈때까지 저 표정이었다.

 

 

또 만났다. 귀여운데 섹쉬하기까지 ㅋㅋㅋㅋㅋ

 

 

 

 

그리고 Carpincho! 너무 귀엽다. 만화캐릭터로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ㅎㅎ 여기 동물들은 어찌나 하나 같이 다 귀여운 놈들로만 모아 놓았는지. ㅎㅎㅎ

 

 

들소. 움직여 달라구~~

 

 

 

 

 

 

 

그리고 역시나, 인기가 가장 많은 라마!!!!!!!!!!!!(llama) 우리나라 말로는 분명 라마라고 표기하는 것 같은데, 사람들 말하는 걸 들어보니 발음이 야마에 더 가깝다. 기다란 목과 얇은 다리가 우아하다. 얼굴도 너무 귀엽다. 어른이고 아이고 야마 우리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ㅎㅎ 나도 한참 동안 서서 녀석들을 구경했다. 귀요미들.

 

 

 

 

 

 

이놈이 보이질 않았어 ㅜㅜ 어흑. 우리 어딘가에 짱박혀 있는 것 같았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조경을 위한 연못인줄 알았다. 근데 뭔가 슬금슬금 움직이길래 봤더니 악어가! ㅎㅎ 진짜 통나무인줄 알았는데. 몸도 드러내지 않고 콧구멍만 드러내놓고 있는 놈들도 있었다. 음흉한 것들!!!!!!!!!!! ㅋㅋㅋㅋㅋㅋ

 

 

코뿔소!!! 나도 너처럼 태양을 피하고 싶다 정말 ㅋㅋ 동물원은 탁트인 공간이라서, 그늘진 곳이 많이 없었다.

 

 

말로만 듣던 하이에나 ㅋㅋㅋㅋㅋㅋㅋ 앞모습을 찍고 싶었는데 얌체같은 놈이 끝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무대체질일세 고놈~

 

 

또 만났다. ㅎㅎㅎㅎㅎ 귀요미

 

 

 

 

동물원의 모습. 햇살이 참 좋은 날이었다. 날이 더워서 갈증이 났다. 생수를 한 병 사서,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휴식을 취했다. 사람들이 자꾸 날 쳐다본다. 휴,  내 옆에 내 이름 파서 간판이라도 하나 세울까? ㅋㅋㅋㅋㅋㅋㅋ 동전 바구니 가져다 놓고, 여행경비 좀 벌어봐야겠는데? ㅋㅋㅋㅋㅋ 이제는 사람들에게 주목 받는게 기분이 좋기도 하다. 내 존재감이 마구마구 솟아나는 기분! 누릴 수 있을 때 누려 주겠어! ㅋㅋㅋㅋㅋ

 

생각보다 동물원이 너무 재미 있어서 오래 구경했다.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동물원을 나섰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동물원 반대 편에 있는 Palermo soho 지역.

 

 

 

사람이 한산하고, 거리도 예쁘다. 어제 플로렌시아가 완전 추천해주었던 지역이다. 클럽이 많은 지역이라고 나같이 젊은 사람이 재미 있을 거라고 추천했던 곳이다. ㅋㅋㅋㅋ

 

 

 

 

 

 

 

 

그 느낌이 똑같지는 않지만(하긴 어떻게 다른 두 장소의 분위기가 똑같이 일치 할 수 있겠냐만은 ㅎㅎ) 사람이 한산한 한국의 가로수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인테리어 소품이 예쁜 가게도 많고, 독특한 옷가게도 많고.

 

 

배는 고프지 않았는데,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다. 아이스크림 가게가 눈에 띄이길래 가게 안으로 얼른 들어갔다. ㅎㅎ

 

 

 

라즈베리 맛으로 골랐다. 깔끔하게 맛있는 그 맛. 아르헨티나 아이스크림이 맛있다더니, 진짜 맛있네.

 

 

 

 

 

걷다보니 술집과 클럽이 즐비한 거리가 나타난다. 플로렌시아가 말한 곳이 여기구나 싶었다. 이 거리는 젊은이들의 광란의 밤(ㅋㅋㅋㅋ)으로 유명하다며, 나보고도 꼭 가보라고 했다. 이 날이 금요일이었기 때문이다. 클럽을 보니 마음이 동했다. 진짜 갈까~? ㅎㅎ H를 꼬드겨 봐야겠군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시장이 서있다. 물건은 대부분 판매자가 직접 만든 수공예품. 신기한 것이 많다. 지갑이나 가방, 스카프 같은 잡화 종류가 많다. 나는 물건들을 구경하고, 판매자들은 나를 구경한다. ㅎㅎ 그리고 계속 되는 거리 구경.

 

 

서점 건물이 참 예쁘다. BA 너무 맘에 든다. 거리에 서점이 참 많다. 그만큼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는다는 증거겠지? 사람들이 달라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책을 좀 많이 읽으면 좋을텐데.(그나저나, 남들을 판단하기 전에 나부터나 많이 읽어야겠다. 요즘 책을 너무 안 읽고 있다.)

 

그리고 다시 공원쪽으로 가려는데, 어떤 젊은 여자가 말을 건다. DSLR를 어깨에 걸치고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꼭 가방에 넣으라고 그런다. 그러면서 자기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여기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알겠다고 고맙다고 하고 그냥 갈길을 가려는데, 여자의 얼굴이 단호해진다. 지금 당장 자기가 보는 눈 앞에서 가방에 카메라를 넣으라고 그런다. 그리고 혼자서 여행하는 것 같은데 소지품과 특히 여권을 조심하라고 그런다. 나도 모르게 무서워지면서 그자리에서 가방에 카메라를 넣었다. 그 모습을 보더니 여행 잘하라며 여자가 갈 길을 간다.

 

처음에는 오지랖 넓은 여자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길을 걸으면 걸을 수록, 그 때 당시 누군가가 나의 소지품을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걸 본 그 여자가 난에게 위험을 알려 주었던 것 같다. 무서운 동네다. 똑딱이에 이어 DSLR까지 가져간다면 난 정말 멘탈붕괴 되었을지도.

 

 

 

Parque 3 de Febrero. 가는 길에 우리나라의 코엑스 같은 곳에서 도서 박람회 같은 것이 열리고 있었다. 완전 혹해서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가지 않았다. 나중에 H를 통해 들었는데 규모가 엄청 큰 세계 박람회였다고. 살짝 아쉽기도 했는데, 어차피 난 스페인어를 모른다.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여행하면 할수록 스페인어를 배울껄 하는 후회가 들었다.

 

 

공원의 규모가 넓다. 그래도 센트럴 파크 만큼 멋있지는 않다. 역시 공원은 센트럴파크지, 암. ㅋㅋㅋㅋㅋ 누가 보면 뉴욕에서 몇십년 산줄 알겠네 ㅋㅋㅋㅋ

 

 

 

끝없이 펼쳐진 공원. Museo de Arte LAtinoamericano BA(Av Presidente Figuero Alcorta 3415)로 가는 길은 참 공원이 많다. 이 근처에 일본인의 정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원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 굳이 BA에서 일본풍의 것을 봐야 되나 싶은 생각에 가볍게 패스. 일본풍의 정원은 일본가서 봐야 제맛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도착한 Malba 미술관! 입장료는 25페소로 현금만 받는다.

 

 

현대미술관 다운 깔끔한 외관. 걸어 가는데 자꾸 어떤 여자가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며 날 쳐다보고 있다. DSLR를 가지고 있었는데 뷰파인더를 통해 날 보는 것 같은데 셔터를 누르지는 않는다. 괜히 주변 풍경을 찍기도 한다. 왠지 날 찍으려는 것 같았다.. 내가 그 여자의 옆을 지나칠때까지 날 쳐다본다. 왠지 느낌이 이상해서 뒤를 돌아본 순간 찰칵. 뒷모습만이라도 찍으려던 그 여자도 흠칫, 사진 찍힌 나도 흠칫. ㅋㅋㅋㅋ 아놔, 이건 뭐 연예인이 따로 없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생에 파파라치를 경험해보다니. 갑자기 웃음이 터진다.

 

 

고등학생쯤 되었을까? 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와서 저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때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에 짱 박혀서 국영수 위주의 공부만 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모습에 살짝 질투도 났다.

 

 

기획전이 열렸다. 삼성을 좋아하진 않는데 외국에서 보면 어찌나 반갑던지. 이렇게 인증샷까지 찍게 만든다.

 

 

 

미술관의 내부구경을 하고 작품 관람에 나섰는데.. (사진 촬영 금지라 사진은 없다.) 정말이지 나는 현대미술과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 이해 되지 않는 작품 속에 둘러쌓여, 이해되지 않는 세계관들을 구경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도 어떤 작품이던간에, 미술 작품 관람은 신선한 자극이 된다.

 

 

그리고 Recoleta 지역으로 가는 길. 참고로 malba에서 recoleta 까지는 걸어갈만한 거리가 아니다, 네버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난 원래 외국을 나오면 길을 걸어다니며 구경하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관광지를 구경하는 것도 좋은데, 내가 가장 그날 하루 잘 구경했다고 느낄때는 정처 없이 길을 걸으며 이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구경하고, 그것에 대해 계속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 좋다. 아니면 테라스가 있는 음식점이나 커피숍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한명 한명 관찰하고 구경하거나.

 

 

 

 

 

나 엄청 비싼 집이에요~ 포스를 풀풀 풍기는 집들이 즐비한다. 이 길에는 대사관도 많다. 예쁜 집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우오오, 이집이 가장 좋아 보였다. ㅋㅋ 나도 철창 안으로 들여 보내줘~~

 

 

 

 

태양에 따라 지고 피는 Floraris generica. 구경을 하느라 나갔던 정신이 허기와 함께 되돌아왔다. 몇시길래 하고 시간을 보니 5시다. H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6시. 얼른 전화를 했다. 연결이 안된다. 뭐지, 하고 다시 연락한다. 연결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전화를 안 받는것도 아니고, 그냥 잘못된 번호를 누른 것 처럼 연결이 안된다. 문자를 보냈다. 답이 없다. 만날 방법이 없다. 오마이갓 ㅋㅋㅋㅋ(알고 봤더니, 외국에 있는 상태로 새 연락처를 등록하면 그 나라 국가번호가 따라 붙었다. 이름을 저장해둬서 어떤 번호로 연결 되는지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바보! ㅋㅋㅋㅋㅋ)  전화가 오겠거니, 일단 식사를 하기로 했다. 레콜레타 맞은 편에는 식당이 즐비했는데,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가게 웨이터는 영어를 못한다. 웃으면서 영어를 잘 못한다고 말한다. 상관 없어, 그래도 난 여기서 먹을꺼야 라고 자리에 앉았더니 웨이터가 웃으면서 메뉴판을 가져다준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아르헨티나 스테이크를 먹어보기로 한다. 도대체 어떻길래! 생수와 말벡 와인 한 잔도 주문하는데 와인 한잔이 20페소인데 생수가 15페소이다. ㅋㅋㅋㅋㅋㅋ 어메이징한 가격.

 

앉아 있는데 웨이터와 친구 인 것 같은 흑인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영어로 말을 건다. 이름이 뭐냐, 어디서 왔느냐, 휴가냐 출장이냐 엄청 꼬치꼬치 캐묻는다. 그러면서 오늘 금요일이고 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싶지만,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가 화낼 것 같아서 신청하지 못하겠단다. ㅋㅋㅋ 요놈봐라 선수일세 ㅋㅋㅋ 웃으면서 남자친구 없다고 하자, 너같이 예쁜애가 왜 남자친구가 없냐며 말도 안된다 등등의 말을 늘어 놓는다. 내 마음은 이 속보이는 놈 꺼져 ㅋㅋㅋㅋ 의 상태이지만, 어차피 혼자고 말상대나 할 겸 옆에서 이야기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막판에 오늘 저녁에 꼭 연락하라며 핸드폰 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적어준다. 꼭 연락할께 하며 작별인사를 했다. 휴, 뉴욕에서도 그러고 여기서도 그러고, 난 흑형들한테 인기 있는 스타일인가봐~? ㅋㅋㅋㅋㅋ

 

 

아르헨티나에서 브라질 국기가! ㅋㅋㅋㅋㅋ

 

 

 

나의 저녁식사.(사진이 날아가서, 네이트 블로그에 임시 저장 되어 있는 아이를 퍼왔다. ㅋㅋ 아놔, 내 사진들.) 스테이크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나는 맛있었다. 담백한 스타일 :) 와인은 역시 끝내주시고~

 

 

그리고 6시면 문을 닫는 recoleta. 6시가 되지 않았는데, 입장조차 안된다. 10분만 보고 오겠다고 사정해도 안 먹힌다. 아놔, 직업의식 투철하신 분을 만났네 오늘..내일다시 와야겠다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수 밖에.

 

 

Recoleta 앞에 있는 작은 공원. 가족들이 나와서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부러웠다. 나도 어렸을 때 엄마,아빠, 동생이랑 집 앞 공원에서 이렇게 어둑해질때까지 피크닉을 즐기곤 했었는데.

 

 

날은 덥고, 몸은 피로한지 자꾸 시원하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다.

 

 

 

 

방금 식사를 해놓고 또 이만큼 아이스크림을 주문한다. ㅎㅎ 먹어도 먹어도 맛있구만. 과식했다. Puerto Madero까지 걸어가기로 결심했다. 참고로 여기서부터 Puetro Madero도 어마어마한 거리다. 꼭 택시를 타도록 ㅋㅋ 여행책자에서 언급조차 안하는 길을 걷는 재미는 매우 쏠쏠하다. Recoleta에서 처음 마주 한 것은 명품매장이 늘어선 길. 명품가게들이 끝이 나질 않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청담이란 말인가? ㅎㅎ

 

 

걷다보니 어제 먹었던 음식점 GATO가 보인다. 여기에도 있는 걸 보니 체인점인가 보군, 하는 생각이 든다.

 

 

 

 

 

해가 지고 있는 Av 9 de julio. 어제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저녁 무렵만해도 팔색조의 매력이 있는 도시구만? ㅋㅋㅋㅋㅋㅋ 낭만적인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석양 빛에 더 낭만적으로 변한다.

 

그리고 도착한 Puerto Madero.

 

 

 

노출을 늘리자니, 이놈의 수전증으로 귀신 나올것 같은 사진이 되고, 수전증 떔에 노출을 줄이자니 야경이 예쁘게 담기지 않는다. 어제 도둑 맞은 똑딱이가 더더욱 아쉬워지는 순간이다.

 

 

 

 

 

물가를 마주보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늘어서있다. 점심을 제때 먹었더라면 저녁 식사를 여기서 했을텐데! 살짝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억울하진 않다. 여행을 하다보면, 계획을 아무리 제대로 해도 꼭 어긋나게 마련이고, 놓치는 것도 매우 많다. 반면 serendipity 도 공존하는 것이 여행 아닐까? 로맨틱한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지는 못했지만, 나를 예쁘다고 추켜세워주는 남자와 시시덕 거리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 어떤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오고 싶었던 5월의 광장.

 

 

 

밤에 보니 더 예쁘다. 내가 BA에서 산다면, 이 곳에 매일 오고 싶을 만큼 로맨틱한 장소였다. 파리의 루브르가 생각났다. 물론 비교 할 수 없는 두 장소이긴 하지만, 갑자기 떠 올랐다. 바람이 선선하게 불고, 거리의 악사들이 멋진 음악을 연주해준다. 항상 지금 순간만 같으면 인생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지금의 기분을 잊지 않고, 삶의 무게에 찌들리지 않고 로맨틱함을 잊지 않고 살아야지, 라고 마음 먹었다. (그랬었는데,, 지금에서라도 그 마음 떠올랐으니 됐다! ㅎㅎㅎㅎㅎㅎ)

 

 

시위 현장 같았다. 피켓을 들고 소리를 질렀다. 스페인어를 몰라서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 5월의 광장에서 좀 더 낭만을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H와 모르는 여자 두명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한명은 브라질, 한명은 캐나다에서 온 여자였다. 여자 넷이서 둘러 앉아 수다를 떨었다. 오늘 금요일이니 클럽을 간단다. 내게도 동행을 권유했는데, 행군 수준의 도보 여행으로 꼼짝도 못할 지경이라 아쉽게도 거절했다. 그렇게 힘은 들었지만, 너무나도 즐거웠던 하루가 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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