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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4/16] 15. 천국에 폭포가 있다면 꼭 이구아수이기를!

by 여름햇살 201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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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것 또한, 작년에 작성했던 글이다. 그나저나 슬프다. 써두었던 글들이 거의 남지 않았다. 이젠 진짜 하루에 한개씩 포스팅을 해도 많이 하는게 되겠구나. ㅎㅎ

 


 

 

 

새벽에 또 다른 휴게소에 도착했다. 운전사 아저씨가 또 밥먹으라고 깨웠다. ㅋㅋ 아놔, 너무 VIP야. 그렇게 배가 고프지는 않았는데 휴게소에 들어갔더니 살짝 배가 고픈것 같기도 했다. 커피와 빵을 하나 골랐다. 커피의 양이 너무 감질난다. 하지만 진해서 용서하기로 했다. 절대 바리스타 남자가 잘생겨서가 아니다... ㅋㅋ 휴게소에 앉아 있는 내내 종업원들의 뜨거운 시선이 느껴진다. 이젠 그러려니한다. 암, 남미에서라도 연예인으로 살아봐야지 ㅋㅋ

 

커피를 마시지 말 걸 그랬다. 정신이 말똥말똥해지자 버스 여행이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너무 길다., 잠이라도 자면 시간이 빨리 지나갈 것을. 앞으로의 여행은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리고 나를 더욱 초조하게 만든 것은 차창밖의 황홀한 풍경. 날씨가 너무 좋다. 버스에서 시간을 보내기엔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빨리 나가서 뛰놀고(!) 싶다. 하늘만 쳐다봐도 설레인다. 나를 두근거리게 만드는 쾌청한 하늘이었다.

 

 

 

이런 날씨를 본것이 얼마만인지, 그리고 하늘을 쳐다본지가 얼마만인지. 역시 오길 잘했다. 버스는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다.

 

 

포스두 이구아수의 터미널은 조금 독특했다. 터미널이 건물이라기보다 그냥 오픈된 버스정류장이다. 그리고 각각의 도로마다 발착 버스가 다르다.

 

터미널 직원에게 물어서 호텔 방향을 물어보았다. 직진이 아닌 둘러가는 길을 알려줘서 더운 날씨에 무거운 짐을 이끌고 삽질을 하게 되었다. 아놔, 돌직구 몰라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호텔에 도착했다. 시간이 너무 빠듯하여, 체크인을 하고 샤워도 하지 못하고 다시 터미널로 달려 나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물어서 포스두 이구아수로 향하는 버스에 무사히 탑승했다.

 

포스두 이구아수로 가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숨을 가다듬으며 창밖 풍경을 구경한다. 내 앞에는 배낭여행자로 보이는 금발 여자 한명이 앉아 있다. 얼굴로 보니 완전 앳디다. 걔가 뒤돌아서 나를 보더니 인사를 하며 어디서 왔냐고 물어본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깐 자기는 뉴욕에서 왔단다. 그리고 남미 여행중이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했더니 스페인어를 잘 하냐고 물어본다. 전혀 못한다고 하니깐 갑자기 대뜸 "you are crazy!" 라고 이야기를 한다. 황당해서 왜냐고 물었더니, 스페인어도 못하는 한국 여자애가 남미 여행하는 걸 처음 봤단다. 그래서 쿨하게 "not any more"이라고 날려줬다. ㅋㅋㅋㅋ 포스두 이구아수에 가기 전에 자기가 묶게될 호스텔에 도착했다며  여자애가 먼저 내렸다.

 

그녀의 "you are crazy!" 라는 멘트가 귀에 맴돈다. 생각이 많아진다. 그 짧은 시간동안 별의 별 생각을 다 하게 된다. 그래, 어쩌면 미쳤는지도 모르지. 아무 의미 없는 그 말에 묘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포스두 이구아수는 마을에서 버스로 30분을 달려서야 도착했다. 입장료는 41.1로 꽤나 비싸다. 다행히 카드결제 가능 ( 참고로 아르헨티나쪽 이구아수는 현금만 가능하다.)

 

 

 

 

뷰포인트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하고 신나서 셀카. 30시간이 넘어 가도록 씻지도 못해서 머리 상태가 말이 아니지만 표정은 완전 즐겁다. :)

 

 

어머, 사진을 찍는데도 쿨하게 지나가신덕에 본의 아니게 사진촬영..ㅋㅋㅋㅋㅋ

 

 

열차에서 내리면 조성된 공원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첫 뷰포인트 장소에 도달하게 된다.

 

 

길을 걷다 보면 5초마다 한번씩 보이는 도마뱀들.

 

 

그리고 너구리를 닮은 완전 귀여운 동물, 꾸아띠. 먹이를 달라고 사람들 주위를 어슬렁 거린다.진짜 귀여워서 보자마자 꺅 소리가 나온다 ㅜㅜ

 

 

내가 걸으면 걸을수록, 이구아수는 서서희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계속 보이는 귀여운 꾸아띠. 볼때마다 이녀석들은 뭘 먹고 있다. 나 같네~ ㅋㅋ

 

 

어마어마한 규모에 깜짝 놀라게 된다.

 

 

다들 놀라운 이구아수 앞에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이구아수는 파라과이의 원주민인 과라니 인디언 말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는 물 '구아수'는 크다는 의미로, 거대한 물이란 의미다. 진짜 크다. 말도 안나올만큼 말이다. 여행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즈벨트는 이구아수를 보며 Poor Niagara!(가엾은 나이아가라!)라고 했다고 한다. 

 

 

 

 

덩치 큰 외국인들을 미니미로 만드는 이구아수의 위용.

  

 

수증기와 화창한 햇빛으로 만들어진 무지개. 정말 사진이 10000배는 구리게 나왔는데, 실제로 보면 여기가 지상인지 천국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천국에 폭포가 있다면 꼭 이구아수가 있기를 바라게 되었던 모습이었다. 내일 보게 될 뿌에뜨로 이구아수의 모습도 매우 기대가 되었다.

 

 

 

어마어마한 낙수로 안개처럼 보이는 물방울들.

 

 

혼자 온 어떤 여성 관곽객이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한다. 흔쾌히 사진을 찍어 줬더니, 나도 찍어준단다. 아름다운 상부상조 품앗이의 정신은 머나먼 브라질 땅에서까지 이어진다. ㅋㅋㅋㅋ

 

 

 

 

전망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게 된다. 포스두 이구아수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위치이다. 여행책자 추천대로 올라갔다가... 고소공포증인 나는 올라갔다가 죽을뻔했다. 폭포의 규모가 더 크게 다가왔으며, 무엇보다 바닥이 숭숭 구멍 뚫린 철판들 ㅠㅠ 후덜 거리며 사진만 몇장 찍고 얼른 내려왔다. 무서워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발을 떼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며 경비원이 웃었다.

 

 

 

숲이 아닌 이곳에까지 귀여운 녀석들이 올라와있다. +_+ 아웅 귀여워. 음료 캔을 돌려 가며 핥아 먹고 있다. 한마리 몰래 훔쳐다가 키우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쟤네를 먹여 살리려면 빌게이츠라도 파산이 날것 같으니 포기해야지. ㅋㅋㅋㅋㅋ

 

 

 

위에서 보니깐 정말 더 어마어마하다.

 

 

돌아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길. 관광을 마친 사람들이 도로를 따라 걷고 있다. 도로의 끝에 입구로 돌아가는 셔틀버스가 3대 정도 서 있었다.

 

 

 

끝내주게 맑은 하늘이다. 폭포의 모습도 믿기지 않았는데, 하늘의 구름도 믿기지 않는다.

 

 

점심을 못먹어서 허기져서 입구 매점에 나왔더니 샌드위치가 다 팔렸다.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는 디저트 종류에서만 골라야 했다. 그나마 맛있어 보이는 푸딩을 하나 골랐 끔찍하게 달다. 근데 혈당이 떨어져서인지 맛있다. 싹싹 긁어 먹었다. ㅋㅋㅋㅋㅋ 돌아 갈때는 올떄와 똑같은 루트로 돌아왔다.

 

 

작은 마을이라서 그런지 이동네는 집은 다 크고 넓다. 모든 집들이 정원도 갖추고 있다. 내가 묶은 곳은 백배 즐기기에 있는 호스텔이었는데 호텔스닷컴에서 예약을 했다. 호텔과 호스텔이 함께 되어 있는 숙소인듯하다. 건물 안에 수영장도 있고 나름 있을 것은 다 있는데 시설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가격은 49헤알. 역시, 제일 인기 없는 상파울루가 숙소 비용이 가장 싸다. ㅋㅋ

 

날이 더워서 저녁 생각도 없고 호스텔 카운터에서 맥주를 사서 저녁시간을 느긋하게 보냈다. 나는 3인실을 썼는데 오늘은 룸메가 없다. 간만에 혼자 방을 쓰게 되었다. 비좁아 터지던 이빠네마 호스텔이 생각났다. 휴 ㅋㅋ 다신 그곳에서 묶지 못할 것 같다. 가방을 다 열고 짐이란 짐은 다 꺼내서 짐을 정리했다. 그런데!!!!!!! 화장품 파우치가 없다. 화장품보다 커다란 거울때문에 여행때마다 챙겨들던, 내가 아끼던 랑콤 트래블 팔레트가 사라졌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선크림까지. 헉! 생각해보니 막판에 그 정신 사나운 9명 도미토리룸에서 짐을 챙기다가 라커위에 두고 온 것 같다. 아 맙소사 완전 멘붕.

 

하지만 어쩌랴. 이미 나는 히우에서 버스로 24시간 걸리는 곳에 도착해버렸다. 생각해봤자 나만 속상할뿐이다. 쿨하게 잊어버리고 주섬주섬 맥북을 꺼내들고 사람들과 네이트온 채팅을 즐겼다. 분노의 채팅을 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랜시간 버스를 타서인지, 알콜 탓인지 금방 잠에 빠졌다.

 

 

* 동영상은 포스두 이구아수에서 촬영한 것! 절대 그 위용을 느낄 수 없지만 맛보기용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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