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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4 Korea

[제주여행_2014/03/14] 4. 월정리 해변에서 잉여짓하기

by 여름햇살 2014.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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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에서 제주시 방향으로 향하는 동일주 버스를 타면, 오래 지나지 않아 월정리에 갈 수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나 월정리 해변, 월정리 해변, 하길래 얼마나 좋길래 다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지 궁금해져서 방문하게 되었다! 


 

월정리 정류장에 도착!


 

월정리 정류장 바로 뒤편에 소낭 게스트하우스가 위치해있었다. 소낭게스트하우스도 꽤나 유명한 게스트하우스라고 하던데 어떨지 궁금하다. 다음에 하룻밤 묶어보아야 겠구만 ㅎㅎ


 

여울목 게스트 하우스, 달에 물들다 게스트 하우스. 이름도 참 예쁘고 표지판도 참 예쁘다. 딱 여심을 흔드는 마케팅이구만? ㅎㅎ월정리 해변의 인기로 인해, 근처에 게스트 하우스가 많이 생겨났나 보다.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싱그러운 밭.

 


월정리 정류장에서 월정리 해변까지는 나름 거리가 있었다. 잘못 내렸나 싶어, 스마트폰으로 몇번이나 지도를 확인하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해변을 찾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었는데, 우도에서 자전거를 탄 피로감이 몰려와서 조금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그래도 길가다가 만난 올레길 표지는 꼬박 꼬박 찍어 주고 ㅎㅎ 제주에서 길을 걷다가 요놈들만 발견하면 왠지 모르게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인생에서는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알려주는 표지들이 존재하지 않아(혹은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걸지도..) 종종 불안하고 외로울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제주에서 길을 걷다가 빨강 파랑 화살표만 발견하면 안도감이 든다. 

 


그리고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월정리 해변, 깨끗한 모래사장이 제일 먼저 나를 반긴다.

 


총, 총, 총, 총, 나의 걸음따라 생겨난 발자국. 오늘 이 곳을 방문한 이가 내가 처음인가 보다. 새하얀 도화지 위에 발자국을 새겨 넣었다. :)

 

 

 

제주에서는 해안가에서 종종 이렇게 새하얀 풍력발전기를 볼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 마주하면 그 높이에 약간의 위압감도 느껴지는데, 이렇게 멀리서 볼때면 제주의 파란 하늘과 바다와 잘 어울러져 참 예쁘다.



거센 바람에 무섭게 밀려오고 있는 파도들. ㅎㅎ

 

 

 


물에 반사되는 풍경들. 2년전에 다녀왔던 유우니 소금 사막이 생각난다.

 

 

 


깨끗하기 그지 없는 모래 해변. 개인적으로는 제주에서 협재 해변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지만, 한적한 월정리 해변도 마음에 든다. 고요하고 적막한 월정리.

 


해변이 참 마음에 들어서 모래사장을 배경으로 셀카를 찰칵 찰칵.

 


행복해보이는 커플 배경으로 셀카.........아놔 쟤네 왜 내 뒤에 있는 거지 -ㅁ- 지워버리게 누가 포토샵 좀 알려주세요...

 


하늘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바다를 배경으로 또 찰칵찰칵. ^^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신비한 분위기의 월정리 해변.

 


햇빛과 바람에 일렁이는 바다.

 

 


파도가 모래에 새겨 놓은 오묘한 분위기의 무늬들.

 

 

 


제주 바다에서는 돌에 끼인 이까마저도 예쁘다. 어쩜 이럴수가 :)





월정리 해변은 카페도 유명하다고 한다. 유명해진 계기가 된 것은 이렇게 길을 따라 놓아져 있는 아기자기한 의자때문이라고 하는데, 막상 처음 이 의자를 전시해둔 커피숍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어느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다. 

 

 

 


가보고 싶은 커피숍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만석이다. 그리하여 조금 덜어진 곳에 위치한 TEMPUS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독특한 인테리어. 세련미는 없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

 


셀프로 운영되는 가게. 이런 분위기는 보통 서빙을 해주는 곳이 많은데 독특하다. 카페인 섭취를 하지 않기 위해 메뉴를 한참을 고민했다.(메뉴가 엄청나게 많다) 과일쥬스를 마시기에는 너무 추워서 블루베리 라떼를 주문했다. 



주인 아저씨가 연주를 하시는 걸까? 드럼과 기타가 있다.

 



그리고 완성된 블루베리 라떼. 색이 참 불량식품 색깔이네 라고 생각하며 한모금 마셨는데.. 맛도 불량이다. 무슨 이런 음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ㅠ_ㅠ 악, 그냥 안전하게 커피 시킬껄. 흑흑. 몸을 위해 카페인을 멀리하려고 주문한 것인데, 되려 온갖 식용색소와 화학물질을 몸에 투하했다. 



5,500원을 슈킹당한 기분에, 책이라도 한권 읽고 가야 기분을 망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_- 카페 벽면에 꽂혀 있던 홍차에 관한 책을 읽었다. 책에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홍차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국가는 네덜란드라는 것이었다. 영국의 티타임 문화때문에 영국에서 가장 먼저, 홍차를 마셨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의외였다.


추가적으로, 영국의 티타임이 생겨난 배경도 알게 되었는데 꽤나 재미있었다. 티타임이 생겨나게 된 것은 영국 귀족들의 식사 패턴 때문이라고 한다. 아침을 거하게 먹고, 점심은 야외로 피크닉을 나가서 빵에 햄이나 치즈를 끼워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고, 저녁에 오페라나 연극과 같은 공연이 끝난 뒤에 만찬을 즐기는 것이 그들의 문화였는데, 그렇게 되면 오후 8시나 9시 정도에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점심과 저녁사이의 공복시간을 견디기 힘들어서, 달달한 핑거푸드(스콘이나 쿠키, 샌드위치 등등)와 함께 티를 즐기며 허기를 달래면서 티타임이 생겨났다고 한다. 조금 궁금했던 것이, 왜 점심을 굳이 가볍게 먹어야 했을까? ㅎㅎ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그네들의 식생활이었다.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작은 구멍가게.

 


그리고 약국, 혹은 드럭 스토어가 아닌 약방.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기분이다.

 

 


해가 지면서 풍경이 더 예쁘게 변한다. 괜히 감성샷. ㅎㅎㅎㅎ

 

 


다시 월정리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와서 버스를 기다렸다. 꽤 많은 이들과 함께,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버스를 기다렸다. 추위에 오돌오돌 떨며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가 그냥 지나친다. 만석이라는 뜻인지 기사 아저씨께서 손을 절레 절레 흔들면서 사라지신다. 

 

 



 

 


저녁이 올수록 추위는 더해가고, 다음 버스는 언제 올지 가늠할 수 없고, 그런 상황에서 해가지고 있는 제주의 하늘은 얄밉게도 너무 예쁘다.

 

 


버스를 타고 다시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동복리에 내렸다. 바로 숙소에 들어가기 싫어, 1년전에 일몰을 감상했던 해안으로 내려왔다.

 

 

 

 

 

석양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바다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평상시에도 일몰을 즐기는 여유로운 삶을 살면 좋으련만. 그렇게 살지 못해서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여행에 다들 열광하나보다. 이렇게 제주에서 또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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