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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4 Korea

[제주여행_2014/03/15] 5. 설레이게 아름다운 청보리밭이 있는 가파도

by 여름햇살 2014.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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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컨셉은 없었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어째 제주속의 섬투어가 되어 버렸다. 제주에는 아름다운 섬이 많다. 가장 큰 우도부터, 가장 아래에 있는 마라도, 추자도, 비양도, 외돌개 등등. 전날은 우도를 다녀왔는데, 이 날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섬에 가보고 싶었다. 어떤 섬이 좋을까 하고 열심히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였더니, 마라도와 제주도 사이에 위치한 가파도라는 섬이 있었다.


섬을 가득 덮는 청보리로 인해 4월에는 축제도 벌어진다는 가파도는, 그 시기가 가장 예쁘긴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되려 내가 방문한 3월이 여행하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다 하며 즉흥적으로 전날 밤 여행지로 선정된 가파도. 마라도로 향하는 배는 많이 있는 편인데 가파도로 들어가는 배는 많지가 않았다. 어떻게 될지 몰라 일단 최대한 빨리 일어나는 대로 가파도를 탈 수 있는 선착장으로 가기로 했다.


 


새벽같이 나왔더니, 떠오르는 해를 보는 기회까지. 역시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동복리 정류장에서의 아침은 이제 사진을 보지 않더라도 머리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원래도 기억력이 좋긴 하지만, 제주에서의 하루하루는 정말 뇌에 각인 되는 기분이다. 그만큼 내가 제주를 좋아하고, 순간 순간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걸까?


가파도로 가는 배는 모슬포항(가거도, 마라도 둘다 갈 수 있다.)에서 탈 수 있다. 안녕프로젝트게스트하우스에서 모슬포항은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기에는 너무나도 먼 거리였다. 3시간 정도 걸린다는 네이버지도로 인해, 다음 번 서귀포시에 숙소를 잡을때 방문할까 고민을 했지만, 청보리밭을 또 언제 보게 될지도 모르니,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모슬포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그리고 도착한 모슬포항. 모슬포항 근처에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길을 따라 횟집이 늘어서 있다.

 


이용원, 그리고 벽면에 그려진 해녀그림. 이런 것이 리얼 빈티지풍? ㅎㅎ 

 


벽면에 그림이 꽤나 많이 있다. 선착장 까지 걸어가면서 그림을 하나하나 보는 재미도 있다.

 


운치를 더 해주는 만국기.

 

 


원래는 이 곳에 시장이 들어서는데, 너무 일찍 와서 썰렁하다.

 

 

 


하늘, 바다, 배 단 세가지만으로도 훌륭한 피사체가 된다.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며 서 있다. 안내해주시는 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마라도행 배라고 한다. 가파도행 배 표는 어디서 구입하냐니깐, 대합실을 안내를 해주면서 한 마디 하신다. 가파도 배는 방금전(9시)에 떠나서 11시에나 있을텐데 라고 말하신다. 흑, 좌절모드. 시간을 보니 9시 15분... 아 너무나도 먼 동복리와 모슬포여.


대합실에서 표를 구매하고, 뭘 해야 하나 고민을 하며 항구를 걸었다. 뭔가 읽을 거리가 있으면 좋겠는데, 하고 검색을 해봤더니 근처에 서점이 있다고 한다. 좋아, 제주에서 서점구경이다 하며 다시 항구에서 시내(?)로 향했다.

 

 

 


항구 근처가 생각보다 붐비지 않고 조용하다.

 


문자 그대로 단란주점 ㅋㅋㅋ

 

 

반찬 가게 '촐래'. 촐래는 제주어로 반찬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신기하다. 오늘 도시락은 개구리 촐래, 이렇게 말하는 걸까? ㅎㅎ



스타벅스가 아닌 다방.

 

 

그리고 대형 체인 서점이 아닌, 소규모의 서점. 교보와 반디앤루니스가 아닌 서점에 온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서점을 발견했을때 더 기분이 좋았다. 예전에 남미를 여행할때 특히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한건물 건너 서점이 있었다. 그때 정말 부럽기도 하고, 책을 많이 읽는 그네들의 문화가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 아마도 그들이 멋있는건 뚜렷하고 잘생긴 이목구비와 화려한 건물들이 아니라, 책을 자주 읽으며 교양을 쌓는 그들의 생활이 멋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것은 2014 이상문학상. 매년 꼬박꼬박 구입해서 읽고 있는 책. 



특별한 추억 하나는 확실히 만들어주고 있는 모슬포항 ㅎㅎ


 

 

대합실로 돌아오는 길에 시장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 보인다. 농수산물부터 담근 직접 젓갈까지,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소울(!)제품들. ㅎㅎ  

 

 

 

반짝반짝, 파도와 함께 같이 일렁이는 햇살. 이런 것과 마주하면 미소가 지어진다.


 

 

대합실의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데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기 시작한다. 배가 출발할 시간이 되서 사람들이 선착장으로 나가서 가파도행 배를 기다린다. 그리고 타라는 안내와 함께 배에 탑승!


 

 

배의 벽이 유리가 아닌 비닐로 되어 있다. 이렇게 열악(!)한 배는 간만이다.



그리고 20분 정도의 짧은 항해를 마치고 가파도에 도착했다. 배안으로 바닷물이 튀어 들어와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다. ㅎㅎ

 



전날 보다 날씨가 좋아져서 사진도 훨씬 예쁘게 나온다. 사진이 예쁘게 나오면 기분이 참 좋다 :)

 

 


생각보다는 컸던 가파도. 한바퀴 천천히 돌아서 구경 하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곳도 있었는데, 우도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돌았으니, 가파도에서는 도보로 천천히 한바퀴를 돌기로 했다.

 

 

올레길 도장에 줄 서 있는 사람들. 나도 다음에 올레 도장을 모두 찍는 것을 목표로 제주 여행을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ㅎㅎ 그럼 한달은 맘 잡고 제주에 내려와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안내판 덕분에 30평생 처음으로 연자 방아가 뭔지 알게 되었다. ㅋㅋㅋ


 

 

이런 것을 볼때면 옛 사람들의 상상력에 놀라게 된다.


 

 

 가파도의 주택이 늘어서 있는 골목. 인기척이 전혀 없다. 집안을 들어다 보아도 사람이 살지 않은 빈집이었다. 관광객만 찾게 된 쓸쓸한 가파도의 모습. 

 

 

 

 

으스스하기까지한 가파도 폐가의 모습들.



 

 

 

폐가들의 골목이 끝나고 나타난 가파도의 청보리밭. 말로만 듣던 것보다 훨씬 아름답다. 초록물결을 처음 마주하자마자 입에서 "와~"라는 탄성이 저절로 흘러 나왔다.


 

 

 

맑은 하늘 아래 푸른 청보리밭. 그리고 때마침 사람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만 남았다. 가파도를 혼자 통째로 빌려서 산책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 더욱 좋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청보리밭, 그리고 들리는 것은 제주의 바람 소리 뿐이었다. 이 순간만큼은 간만에 집념으로부터 벗어나서,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


 

   

 

 

감동이 커서 그랬는지 유달리 찍은 사진이 많다. 블로그에 올린 것의 10배는 넘는 분량의 사진이 카메라에 담겨 있었다. ㅎㅎ


 

청보리밭 옆에 꼽사리 끼어 있는 갈대들. ㅎㅎ


 

   

 


부는 바람에, 나란히 누워 있는 청보리들. 

 

 

셀카도 한방 빠방!

 

 

 

 

 

 

 

 

 

  

 

가거도에서는 청보리뿐만 아니라, 해안가도 참 예쁘다.


 

 

 

 

 

이렇게 곳곳에 나무 안내판도 있다. 섬이 작기도 하지만, 이런 안내판 덕에 길 잃을 염려가 없다. 


 

 

섬의 중앙에 있는 청보리밭을 지나면, 다시 주택가가 나온다. 이집 마당을 보고, 주인이 궁금해졌다. ㅎㅎ


 

 

 

 

 

KT의 가파도분기국사 명예관리장님댁 ㅎㅎ



가파도의 경로당. 유리창을 살짝 엿보았더니 할아버지 한 분이 트레드밀에서 운동중이셨다.  


 

 

 

가파도에 있는 초등학교. 초등학교답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ㅎㅎ



가파도에는 독서하는 소녀상 대신 돌하르방이 뙇!

 

 

물론 독서하는 소녀상은 있었다. ㅎㅎ


 

 

섬의 유일한 의료기관 보건소.


 

 

자전거를 타고 가시는 가파도 주민 할아버지의 뒷모습 몰카. ㅎㅎ


 

 

가파도의 거의 모든 주택이 이렇게 태양력 발전을 이용하고 있었다. 전기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겠지만, 그래도 필요한 전력은 이렇게 가파도에서처럼 친환경적인 발전을 이용하면 지구가 좀 더 건강해질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점심을 해결하려고 들어온 용궁정식. 1인도 정식 식사가 가능한 식당이다.


 

 

 

고픈 배를 움켜 잡고 기다리고 있었더니, 드디어 아주머니께서 반찬을 가득 담은 커다란 쟁반을 들고 나타나신다. 그릇들을 하나하나 내려 놓으시는데 끝이 없다.



옥돔구이



이름 모를 재료 반찬.




해조류




상콤한 맛의 나물도 맛이 좋고



젓갈? 



너무 많아서 찍다가 포기하고 전체샷 ㅋㅋ 1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상다리가 부러지게 많은 반찬이 제공된다. 가격은 13000원으로 싼 편은 아니지만(반찬의 가짓수에 비하면 비싸지는 않지만) 맛이 참 좋았다. 밥한공기를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다. ㅎㅎ

 

 

 

 

돌로 담도 쌓고 계단도 만들었다. 누가봐도 나 해안가의 집이야 포스 뿜고 있는 중. ㅎㅎ


 

 

 

 

 

 

 

가파도 기념바위에서 사진도 한장. 원래 여행을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잘 하지 않는데, 가파도에서 만큼은 꼭 한장 남기고 싶었다. 전날 머리감아서 모자는 포옥 뒤집어 쓴 채 ㅎㅎㅎㅎ 예쁘지는 않지만 추억돋는 사진 한장 뿅.



가파도 한 구석에 가득 쌓여 있는 폐기물들. 이 아름다운 가파도를 해치는 건 결국 인간이다.

 

 

 

고사해버린 나무들.


 


가파도의 묘지.

 

 

 



파노라마로 찍은 6개의 섬. 잘 보이지가 않네 ㅠ_ㅠ

  

 



바람에 나부끼는 올레표지.










 

 

한적한 해안 산책길. 사진에는 없지만, 한무리의 대학생들과 근거리에서 걷고 있어서 사색에 잠기지는 못했지만, 꼬꼬마들의 이야기를 엿듣느라 재미있었다.

 

 

 

가파도 청보리밭의 마지막 모습.


 

 

짧지만 강렬한 가파도의 방문. 조만간에 또 한 번 다시 방문 하고 싶다.

 

 

 

 

 

 

다시 돌아온 모슬포항. 태양의 위치가 바껴서 모슬포항의 풍경이 묘하게 달라 보인다. 

 

아래는 가거도에서 찍은 동영상. 바람에 부대끼는 청보리밭의 풍경!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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