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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4 Poland

[폴란드여행_2014/06/04] 4. 바르샤바의 쇼팽 공항, 그리고 오키도키 호스텔

by 여름햇살 201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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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도착한 바르샤바의 쇼팽 공항. 공항 이름이 '쇼팽'이다. 타국인들이 처음 방문하게 되는 곳의 이름으로, 참 낭만적이다는 생각을 했다. 자국에서 배출해낸 천재 음악가의 이름을 딴 공항이라니 말이다. 특이하게도, 입국심사를 따로 하지 않는다. 아마, 같은 유럽연합 내부의 공항에서 넘어와서 그런 것 같다. 심지어, 그냥 일반 공항 내부로 들어오게 된 것이라서, 면세점도 이용할 수 있어 보였는데 이건 정확하지는 않다. 구매시에 비행기표를 보여주면, 출국하는 사람이 아니란걸 알게 되니깐 안된다고 할 것 같기도 하다.



짐을 기다리면서, 공항에서 바르샤바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공항 밖 버스정류소에서 175번. 그전에 환전 먼저. 까먹지 않도록 계속 중얼 거렸다.


이번 폴란드 여행을 준비 하면서, 론니 플래닛보다 이 분의 블로그(http://blog.naver.com/bradykinesia)의 도움이 정말 컸다. 정말이지 그 어떤 여행책자보다 자세하게 적혀 있으며, 정말 정성스러운 포스팅덕분에 여행준비를 하다가 역사공부까지 덤으로 했다.. :)



그렇게 열심히 중얼거렸는데, 막상 입국장으로 들어서면 머리가 하얘진다. 공항 특유의 부산스러움과 함께 낯선 언어. 익숙하지 않은 그 모든 것들이 조금은 나를 무섭게까지 만든다.



어딘지 모르겠어서 주위를 보다가 환전소를 발견했다. 공항의 환율은 좋지 않아서, 버스비와 숙소비 정도만 환전을 했다. 그리고 버스표를 구매해서 밖으로 나갔다. 



시내로 들어가는 175번 버스가 서는 정류소. 기다리다 보니깐 우리나라의 공항 리무진처럼 에어버스도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행책에서 추천하지 않는 걸로 보아 가격이나 시간적으로 메리트가 없는 것 같다. 



시간표와 노선도. 시내버스로 31분 정도면 내가 내릴 centrum에 도착하는걸로 봐서, 공항으로부터 시내가 가까운 것 같다. 버스는 칼같이 버스 시간표에 맞춰서 도착한다.



심심해서 버스표도 한 번 찍어보고.



버스정류장과 마주하고 있는 메리어트 호텔도 한 번 찍어보고. 같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금발의 여자가 나를 신기한듯이 자꾸 쳐다본다. 폴란드어는 못하니깐 씨익 웃어줬다. ^__^ 



기다리던 버스가 왔다. 예전에 오스트리아에서 탔던 버스랑 비슷하다. 유럽은 다 요런식의 버스인건가. 우리나라의 버스보다 긴 편인데(2개를 이어 붙인 길이 정도?), 방향을 바꿀때 용이하도록 가운데에는 회전판 같은 것이 있어서, 버스가 좌회전이나 우회전시에 'ㄱ" 과 같이 휘어지게 된다. 


버스표는 셀프로 버스 안에 있는 기계에 버스표를 넣으면, 버스표에 해당 날짜와 시간이 찍힌다. 나는 1일 이용권이라서, 24시간동안 이 티켓으로 버스나 지하철을 무제한으로 이용 할 수 있다. 예전 유럽여행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신기한 것이 표를 검사하는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무임승차를 하지 않는다. 이래서 선진국이라고 하는 걸까. 



시내에 도착해서는 조금 헤매였다. 처음 길 방향을 잘 못 들어서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다른 길로 한참을 갔다가, 다시 도착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와서 방향을 재정비하고 숙소로 향했다. 그 와중에 찍은 커피헤븐 사진. 한국엔 김밥천국이 있다면, 폴란드에는 커피천국이란 말인가. 혼자 키득거리며 사진을 찍었는데, 알고 봤더니 이 것이 김밥천국처럼 폴란드 내의 전국적인 체인망을 가진 프랜차이즈 커피숍이었다. 천국에 가기 참 쉽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ㅋㅋ



호스텔을 향해 가는 길. 한참 지도를 따라 숙소를 가는데, 앞에 누가봐도 나와 같은 숙소에 묶고 있을 것 같은, 여행자 차림의 여자 3명이 걷고 있다. 잘됐다 싶어서 따라가고 있는데,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이 쪽에는 호스텔이 내가 예약한 한 곳밖에 없는데 쟤네는 어디 가는걸까, 잠시 고민을하다가 그냥 내가 생각한 방향으로 걸었다.


뒤에서 요란한 웃음소리와 함께 수다스런 말이 나오길래 뒤를 돌아봤더니, 그녀들이 방향을 바꿔 나를 따라온다. 아마, 길이 익숙하지 않아서 착각을 했나보다. 후훗, 내가 가르쳐준거구만 하며 뿌듯해했다. 그리고 무거운 캐리어를 낑낑거리며 들어 올릴때 건물 입구에서 그 중 한 명이 문을 잡아 주었다. 상부상조 제대로 하는 날이구만.



내가 예약한 오키도키 호스텔. 론니 플래닛에서도 평가가 괜찮고, 호스텔월드에서도 평가가 꽤 좋았다. 추가적으로 여행시에 참조했던 블로거님도 여기서 하루를 묶었는데 평가가 좋았다. 그렇다면 고민할 필요 없지 라고 하며 예약을 했다. 4인 믹스룸에 예약했다. 


4인 믹스룸. 유럽배낭 여행시에 처음 믹스룸에서 묶을 때의 긴장감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오스트리아에서 여성 전용 방의 예약이 다 차서 어쩔 수 없이 믹스룸에서 묶었던 것이 처음이었는데, 룸메이트들이 나타나기 직전까지 공포(?)에 떨었기 때문이다. 7월이라서 추운날씨도 아닌데 굳이 아래위로 긴팔, 긴바지를 입고 4인 믹스룸에서 룸메들이 나타날때까지 기다렸는데, 처음 나타난 콜롬비아에서 온 남자는 너무나도 친절했다. 자신의 침대 위 2층에 앉아 있는 나를 보며, 어디서 왔니 이름은 뭐니, 오늘은 뭘했니 등등을 물으며 경계심에 가득찬 나를 귀여워라 하며 말하는 것이 느껴졌었다.


사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나머지 룸메 영국 여자 2명이었다. 팬티바람으로 돌아다니는 콜롬비아 남자에 뒤질새라 팬티 바람으로 방안을 돌아다니며 짐을 정리하고, 침대에 누웠다. 아 쇼킹했던 추억들이여~ ㅋㅋㅋ



호스텔의 와이파이 비밀번호와, 출입문 비밀번호. 폴란드식 영어 발음이라 정확히 알아 들을 수는 없었는데, 10시 이후에는 건물 출입이 잠기니깐 이 번호가 필요할꺼라고 알아들었다. 근데 막상 내려가서 확인해보니 건물 밖에는 키패드가 없었다. 인터폰으로 연결시에 저 비밀번호를 누르라는건가........ 아직까지 저 번호의 용도를 알지 못하겠다. ㅋㅋㅋㅋ



그리고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바르샤바정보. 항상 느끼는 거지만,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시내 지도는 정말 유용한 것 같다. 시내 도로의 자세한 묘사는 물론이거니와, 여행책에서는 반영하지 않는 최신 트렌드(맛집, 전시회 등등)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스텔의 입구. 샤워를 하자마자 라커에 짐을 넣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호스텔이 있는 건물 앞에는 작은 공원이 있었는데, 동네 주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바르샤바 시내에 있는 문화과학궁전 건물. 근처의 다른 건물들을 초라하게 만들정도로 크고 웅장하다. 9시가 넘었는데 해가 지지 않는다. 10시가 넘도록 해가 지지 않던 암스테르담이 기억이 났다.



환전하려고 환전소를 찾았는데 문이 닫혀있다. 내일 아침에 다시오마 발길을 돌렸다.





다시 호스텔로 돌아갔다. 이대로라면 날밤 샐 것이 뻔해서, 호스텔에 있는 바에서 맥주를 한잔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는 이미 만원이다. 테이블은 물론이거니와, 발디딜틈도 없이 사람들이 가득하다. 아, 호스텔의 재미는 바인데, 라는 생각과 함께 아쉬워하며 밖으로 나왔다. ㅎㅎ


어디 만만하게 맥주 마실 만한 데가 없나, 동네를 쏘다녀봤는데 관광지와 조금 떨어진(그래봤자 도보로 15분) 곳이라 그런지, 딱히 만만한 곳이 없다. 이에 그냥 가게에서 캔맥주를 하나 사왔다.



폴란드 맥주는 아는 것이 없어서 그냥 마음에 드는 걸로 꺼냈다. 맛은 보통이다.



그리고 구매한 생수 한 통. 외국에서는 탄산수가 저렴해서 참 좋다. 


방으로 돌아왔는데 아직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방안에 테이블에 앉아서 바르샤바 관광정보를 읽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 명이 들어온다. 반가워서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는데 폴란드만 여행하러 왔다고 하니, 흔치 않은 여행이라며 좋다고 칭찬해준다. 호주에서 온 할아버지의 이름은 프랭크, 직업은 사진작가였다. 3개월에 한 번씩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한다고 한다. 


왜 사진을 찍게 되었냐고 물으니깐 아들 때문이라고 한다. 아들이 한 명있는데, 20년 전에 뇌에 손상을 입었다고 한다. 이에 병원에만 있어야하는 아들을 위해서 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찍어 보여주게 된 것이 그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카메라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이번에 여행오면서 카메라를 샀다고 하니깐 한 번 보자고 그런다. 카메라를 내밀었더니, 감탄하며 "five D?"라고 물어본다. 번듯이 6D라고 적혀 있는데 왜 5D냐고 물어볼까 싶어서 6D라고 말하며 카메라의 모델명을 가르키니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노안이라서 글자가 잘 안보이시는듯....ㅠㅠ


그러면서 매우 좋은 카메라라고 말을 한다. 그래서 5D가 더 좋잖아요~ 라고 했더니, 자기는 그걸 쓴다며 말한다. 그리고 2개 있다고... 뭐지 이 건. 장비자랑은 세계공통인가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ㅋㅋㅋ 그러면서 나보고 good photographer냐고 물어보길래 웃으면서 아니라고 했더니, 잘찍을 것 같다고 하면서 아마추어에게 좋은 카메라라며 이야길 한다.


자신의 전문분야가 나와서 신이 났는지 파일은 raw가 아닌 jpg로 저장해서 쓰면 된다는 둥 카메라 왕초보인 나도 아는 이갸리를 한다. 아놔.. 그래도 5년동안 450d 써서 그 정도는 알아요.. 라고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노인은 공경해야지. ㅋㅋㅋㅋ 이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호주 생활도 함께 물어 보았다. 요즘 사직을 하고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잘됐다 싶어서 이것 저것 물어봤다.


그렇게 수다를 떠는 데 또 다른 룸메가 들어왔다. 그 룸메의 얼굴을 보자마자 프랭크가 쟤도 한국인이라며 나한테 말해준다. 헉, 한국인을 보기 힘들꺼라고 생각한 폴란드에서 당일에 바로 한국인이라니. 군대 복무를 마치고, 3주 정도의 여유가 생겨서 여행을 오게 되었다고 한다. 흐, 옛날 추억이 생각나서, 젊어서 좋겠다는 말을 했다.


한참 수다를 떨어서인지, 맥주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인지 긴장이 풀리면서 졸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2층인 내 침대로 올라가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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