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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4 Viet Nam & Cambodia

[캄보디아여행] 10. 앙코르 툼(Angkor Thom)

by 여름햇살 2014.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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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와트를 모두 보고 왔더니 Ratha가 날 기다리고 있다. 어땠냐고 물어본다. 정말 좋았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사실 '정말 좋았다'가 끝이 아니지만 한국어로도 설명하기 힘든 내 감동을 어찌 짧은 영어로 설명하랴. 뭐, 함축적이고 좋구만. ㅋㅋ Ratha가 나를 뚝뚝이에 태우고 다시 이동한다. 몇분 지나지 않아 멈춘다. 앙코르 툼에 도착했다.





바다 휘젓기(Churning of the Ocean Milk)라는 이름의 조각상이라고 한다. 54명의 악마와 54명의 신들이 둑길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몇명의 악마와 신들은 죽어 있었다.....ㅋㅋㅋㅋ



처음 온 곳은 바욘 Bayon. 



216개의 거대한 관세음보살의 얼굴로 54개의 고딕양식의 탑을 장식해두었다고 한다. 이 얼굴들은 왕들의 얼굴을 닮아 있다고 한다. 




앙코르 와트에 비해 훼손의 정도가 더 심했다. 앙코르 와트를 보고 와서 그런지 감흥은 덜 한편이었다.






하지만 곳곳에서 드러나는 섬세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크메르인들이야 말로 외계인이 아니었을까? 보면 볼수록 신기할 따름이다.





웅장한 얼굴 조각과 사원.



허술한 나무 계단도 계속 있고..




카메라의 이물질도 계속 있다..



하아.. 어떻게 이런 것을 만들어 놓을 수가 있을까.






두번째 방문지는 바푸온 Baphuon.








이 곳을 정말 그 옛날에 만든 것이 맞는 걸까? 자꾸 의심이 갈정도로 앙코르 유적지는 넓고 완벽했다. 






그 아름다움에 말이 나오지 않는다. 정말 신기한 것이, 이런 곳을 건설할 정도의 수준인 크메르인의 후손인 캄보디아는 왜 이토록 가난할까. 아이러니다.









아찔한 높이와 더 아찔한 허술한 계단. 내 앞에서 엉금엉금 올라가는 여자분과 같은 자세로, 나도 울면서 엉금엉금 올라갔다. 올라간 것이 아깝지 않은 풍경들을 선물받았다.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자라면 이렇게 자라날 수 있을까? 기묘한 나무들.








묘한 숲. 때마침 아무도 없어서 혼자 숲의 한적함을 즐겼다. 아무리 둘러봐도 앙코르 유적지는 흠잡을 곳이 한 곳도 없다. 완벽했다.






애기들이 참 해맑다. 자기들끼리 무슨 놀이를 하면서 노는데, 그 해맑음이 부러웠다.






코끼리 테라스로 불리는 곳. 진짜 앞에 코끼리들이 조각되어 있다. 뭔가 귀엽다. ㅎㅎ



부처님 옷도 입혀 드리고, 착한 캄보디아인들.



앙코르와트처럼, 관광의 끝에는 이렇게 관광객들을 노리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다.



아줌마가 코코넛 $1이라며 날 향해 손짓을 한다. 그래 $1이면 싸네 하면서 아줌마가 안내하는 자리에 앉아 코코넛을 받아먹었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옷가지를 가지고 와서 옷을 팔려고 한다. 캬,, 아줌마 영업 능력 쩌는구만. 옷도 별로고 가격도 싼 것 같지 않아서 안사려고 했는데 끈질기게 달라 붙는다. 옆집 아줌마는 스카프까지 들고 와서 영업을 한다. 모두 내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사고 싶었다. 결국 원피스 하나 바지 하나 스카프 2개를 사고야 말았다. 하.. 난 그냥 코코넛이 마시고 싶었을 뿐인데.. 


다시 입구로 돌아왔더니, Ratha가 마지막 석양을 보러 가자고 한다. 웬 산입구에다가 나를 내려 놓는다. 그러면서 올라가라고 한다. 하루 종일 땡볕에 걷고 또 걸어서 맘 같아서는 석양을 보지 않고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다. 진짜로 입구에서 갈까 말까 고민을 했다. 이상하게 올라가기가 싫었다. 사람의 촉이란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 사진을 보고서야 이물질을 발견했다. 그 이전에는 햇살이 너무 강해서 카메라 액정으로 이물질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물질이 빠지지 않아서 속상했다. 나에게 여행지에서의 카메라는 나의 목숨과 동급이다. 그런데 그 이물질이 지금까지 빠지지 않을 줄이야..





석양을 보는 정상.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석양을 기다리고 있었다. 늦게 올라간 덕택에 앉을 자리가 없어서 그냥 서 있었다. 그런데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정도 비야 견디지 뭐라는 마음가짐으로 계속 서 있었는데, 빗방울이 굵어진다. 하늘을 보니 까만 구름들이 몰려 오고 있었다. 비가 그치지 않을 것 같아서 하산을 결심했다.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었다. 허허.. 무서운 사람들일세.


비가 갈수록 심해지길래 카메라를 오기 전에 샀던 옷과 스카프로 둘둘 둘렀다. 어째 이 것들이 사고 싶더라니.. 그런데 아이폰과 똑딱이는 나도 모르게 깜빡했다. 목숨같은 6D만 침수를 걱정하고 나머지 두개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하산을 하는데.. 내 인생 최고의 폭우를 경험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등산로의 흙이 같이 떠내려 갈 정도로 비가 많이 왔다. 나중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쏟아졌다. 무서웠다. 여행와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는 볼리비아 데스로드 이후 처음이었다. 어떻게 내려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몇번이나 미끄러질뻔했지만 다행히 다친 곳 없이 무사히 내려왔다. 그리고 끝없이 늘어서 있는 뚝뚝이들. Ratha의 뚝뚝이를 찾을 수 없었다. 두 바퀴 정도 돌고나서야 Ratha가 나를 발견하여 겨우 탑승 할 수 있었다.


숙소에 올때까지 비는 그치지 않았다. 숙소에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나서야 아이폰과 똑딱이의 침수상태를 발견했다. 하아.. 죽고 싶었다. 이런 멍청한 짓을 하다니. 그때 어찌나 아찔하던지, 정말 울고 싶었다. 한참을 방에서 멍 때리다가 밖으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아니 저녁은 옵션이고 술을 마시러 나갔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렇게 큰 일은 아닌데, 그땐 어찌나 내 자신 스스로를 탓하게 되던지. 허허. 그렇게 끔찍했던 씨엠립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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