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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4 Viet Nam & Cambodia

[캄보디아여행] 13. 툼레이더 촬영지, 타푸롬 (Ta Prohm)

by 여름햇살 2014.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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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Oct 2014


선라이즈를 보기로 한 날. 4시30분에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고 4시 50분부터 호텔 앞에서 Ratha를 기다렸다. 그런데 5시가 지나고 5시 10분이 지나도 그가 나타나지 않았다. 전날 놀러 갈 것이라고 그러더니 술마시고 못 일어났나? 라는 생각을 했다. 5시 20분 정도가 되었을때 호텔 리셉션 직원이 뚝뚝 기사의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한다. 자기가 전화를 하겠다고.


그러고 보니 나는 핸드폰이 망가지는 바람에 그를 소개시켜준 프놈펜의 그의 친구의 번호조차 알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기가 그래서 번호가 없다고 했더니, 원래 뚝뚝기사의 번호를 호텔에서 받아 놓고 늦을 시에 전화를 해주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고 직원이 말을 해준다. 그러고보니 내가 참 호구 관광객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5시 30분이 지났을 무렵 뚝뚝이가 내 앞에 섰다. Ratha가 아니었다. 그 남자는 나보고 한국인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오늘은 자기가 뚝뚝 기사라고 한다. Ratha는? 이라고 물었더니, 그는 자기 고향인 바땀봉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뭔가 집에 일이 생긴걸까? 그때까지는 아직 이 상황이 어떤지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일단 뚝뚝에 올라 앙코르 왓으로 일출을 보러 갔다. 이미 그가 호텔에 왔을때 날이 밝아 오고 있어서 해가 떴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해가 뜨기 전이었을 뿐더러, 날이 흐려서 결국 일출 광경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둑어둑한 새벽의 광경. 맞은 편에 앉아서 어둠에서 깨어나고 있는 앙코르 왓을 바라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 든다. 현실감각이 없어진다.



새벽같이 관광을 시작하는 커플. 부지런하다.












끝끝내 태양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떴고,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나는 거의 마지막까지 앉아 있었다.



뚝뚝이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Ratha가 내 돈을 들고 도망을 간 것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친구에게도 거짓말을 했다. 내가 아직 관광비를 지불하지 않았으니, 나에게 이날의 관광비를 받으라면서 본인은 본인의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말 화가 났다. 나의 선의를 이용해 먹을 것이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순진했다, 아니 멍청했다. 모든 것이 싫어졌다.


그의 친구는(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에 그의 이름을 헤어질때까지 물어보지 않았다... 바보..) 일단 어쩔 수 없다며 아침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다시 한번 전화해서 상황을 알아보겠다고 한다.




비가 미친듯이 왔다. 꼼짝도 못하게 음식점에 관광객들을 붙들어둔다. 하아, 비만봐도 진절머리가 났다.



그리고 주문한 샌드위치와 커피. 이 것이 나오자마자 옆테이블에 앉아 있던 프랑스남자 네명이 내것과 똑같은 것을 주문했다. 맛은 그냥 그랬는데, 외관은 정말 맛있게 보였던 샌드위치였다.


그리고 유명한 타푸롬 (Ta Prohm)으로 향했다. 이 곳은 툼레이더 촬영지로 유명한 사원이다. 일명 툼레이더 템플이라고 불리는 곳.



비가와서 우산을 쓰고 돌아다녔다. 불편했지만, 비덕택에 관광객이 적었다. 조용히 혼자서 사원을 구경했다. 그 전에 방문 했던 곳과 또 다른 분위기다. 왜 다들 앙코르 유적지의 모든 곳이 매력적이라고 하는지 수긍이 갔다.



엄청나게 큰 나무들. 나무 뿌리가 행여나 사원을 무너지게 하지는 않을까? 구경 도중에 어떤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면서 이것 저것 설명을 해준다. 안내원인가? 




코끼리 나무라고 한다. 나무의 뿌리가 코끼리 코를 닮았다. 이런식으로 뿌리의 힘으로 돌을 감싼 나무들이 정말 많다. 나무들의 모습때문에 타푸롬은 더욱 신비롭다.




이 곳은 예전에 도서관 건물이었다고 한다. 설명을 들으면서 구경을 하니 조금 더 재미있었다.








훼손이 생각보다 심했다. 처음 완공되었을때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분명 말도 안되게 아름다웠겠지? 




구경이 끝날때 쯤 남자가 나에게 돈을 구걸한다. 하아.. 그럼 그렇지. 니들은 관광객들이 그저 다 돈으로 보이겠지. 지갑에서 1불을 꺼내서 주었더니 1불을 더 달라고 한다. 허허, 날강도들. 그래도 설명해줬으니 아깝지는 않다.




조용하고 묘한 사원.



관광을 끝내고 나왔더니, 그는 해먹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도 아침 일찍 일어나야해서 피곤했겠지. 친구에게 뒷통수 맞은 그도 안쓰러워서 그냥 자게 냅뒀다. 딱히 할 것이 없어서 주위를 서성였다.



그러던 찰나에 발견된 강아지들.



캄보디아의 생명체는 전부 다 말랐다. 사람도, 강아지도. 날씬하군, 부럽다. 



발발발. 발발발. 카메라가 좋으면 뭐하나, 찍는 사람은 이따위임.



카메라 드밀자, 부끄러웠는지 나를 피해서 도망간다. 귀여운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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