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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5 Thailand

[태국여행] 11. Somtam Nua and express train to Chiang Mai

by 여름햇살 2015.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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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Nov 2015


마사지를 받았으니 이제는 배를 채울 차례. BHAWA SPA에 너무 만족 해서 이번에도 블로그에서 씨암 맛집을 검색하였다. 쏨땀누아라는 쏨땀 맛집이 나와서 거기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마사지샵에서 씨암까지는 구글맵을 확인해보니 도보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BTS 역으로는 2-3정거장이었던가? 할일도 없고 시간은 많고 걸어가면서 구경하기로 했다. 방콕에 와서는 너무 안 걸어 다녀서 다리가 퇴화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딘앤델루카에 이어 폴까지.. 없는게 없는 방콕. 



길가다가 이 것 발견! 그래 너네는 자전거 좀 타고 다녀 ㅠ_ㅠ 여행객들 왔다가 폐병걸려서 가겠어 ㅠㅠ





그리고  노란 꽃이 눈에 보이길래 뭔가 해서 봤더니 절이었다. 절 앞에는 꽃을 파는 노점들이 잔뜩 늘어서있었고, 그 곳에서 꽃을 산 사람들이 헌화하고 있었다. 무슨 날인가.. 라고 생각해봤는데 일요일이었다. 휴일을 맞아 다들 절을 찾은 것 같았다. 태국인들의 불교사랑을 맛본 경험이었다. 나도 꽃을 하나 사서 헌화할까.. 싶었는데 무섭게 생긴 경찰아저씨가 입구에서서 나를 노려보고(물론 그러지 않으셨겠지만) 있길래 잘못한것도 없는데 움찔해서 그냥 들어가지 않았다. 겁은 많아가지고... ㅋㅋㅋ



구글맵이 잘 못 알려줘서 좀 헤매다가 발견. 진짜 맛집인지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관광객이었다... 유명한 곳이긴 한가보구나.



보아하니 CNN에 맛집으로 선정된 곳이었다. 오, 이정도면 맛이 궁금해서라도 줄서서 먹어볼만하지 하며 기다리기로 했다. 가자마자 주문부터 하라고 직원이 불친절하게 메뉴판을 내민다. 쏨땀하나와 볶음면을 주문했다. 보아하니 외국인들이 받는 메뉴판과 현지인들이 받는 메뉴판이 달랐다. 현지인들이 받는 메뉴판의 메뉴 가지수가 훨씬 많았다. ㅡ,.ㅡ 뭐지 이건.. 살짝 빈정상했다. 




그냥그냥. 임팩트 없는 맛. 



그리고 그 유명한 쏨땀. 그리고 난 이걸 먹고 엄청나게 울었다. 쏨땀이 너무 슬퍼서... ㅋㅋㅋㅋ


이게.. 정말이지 내가 먹어본 쏨땀중에 가장 매웠다. 거의 불닭수준이었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나는, 옆 테이블과 앞 테이블사람들이 자꾸 고개 돌려 쳐다볼정도로 엉엉 울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러다가 병원에 실려가는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무리 망고 쥬스를 마시고 마셔도 입과 혀의 화끈거림이 사라지지 않았다. 울려고 한게 아니라 자꾸 눈에서 눈물이 새어나옴 엉엉 눈물샘이 고장났나봐 ㅋㅋㅋㅋㅋ 이별하고도 이렇게 울어본적 없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망고쉐이크. 그냥 망고맛. 


기대치가 너무 컸던 걸까. 생각보다 그냥 그렇고, 쏨땀도 그냥 맵기만 매울뿐 맛있지는 않았다. 이때부터였다, 맛집에 대한 불신이 치솟아 오른 것이. ㅋㅋ 배고플때 내가 맛있게 먹었던 집이 맛집이지, 뭐 다른 맛집이 있어 라고 생각한 것이. 그리고 그 이후로 깨닫게 되었는데 이런데 말고 허름한 노점이 훨~~씬 더 맛있다.




방콕의 스타벅스(?) 트루커피. 시그니처 커피가 있다고 입구에 포스터를 붙여 놓았길래 주문해봤다. 그냥 달달한 밀크커피. 불난 내 입과 위장을 달래느라 거의 한 번에 원샷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잉여를 즐기다가 짐을 가지러 호스텔로 다시 향했다.



그래도 시간이 남길래 여기서 핸드폰 충전하면서 와이파이 쓰면서 시간을 보냄. 하하.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서 좋았다. ㅋㅋㅋㅋ 그리고 우버 택시 불러서 훨람퐁 역으로 이동. 우버택시는 탈때마다 감동이다. 기사아저씨들(여성분도 있었다!)이 참 친절하다. 다시 한번 우버택시 광고를. 방콕에서는 우버택시를!!!


역에 도착했는데 시간은 많이 남고, 치앙마이 역에 도착하는 다음날 7시까지 쫄쫄 굶어야 하니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역 입구에 위치한 허름한 누들집. 




비프 누들을 주문했는데 와... 이거 40밧 밖에 안하는데 진짜 진짜 맛있었다. 점심때 먹은 것보다 더 맛있어서 감동먹었다. 



현지인들처럼 나도 바닥에 훌러덩 앉아 킨들로 책을 읽으며 기다렸다. 


태국으로 여행간다고 했을때 아드리아나가 거기서 뭐할꺼냐고 물었었다. 아무것도 안 할꺼야, 힐링여행이야라고 농담으로 말했더니 아드리아나가 웃으면서 "Eat, Pray, Love"를 추천해줬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영화로는 봤었는데 책으로는 읽지 않아서 멜번에서의 마지막날에 킨들에 담아두었었다. 그리고 여행하면서 조금씩 읽고 있었는데.. 나로 하여금 생각에 잠기게 한 구절이 있었다.


책 처음 부분에 글쓴이가 자기는 이 책에서 편의상 '신'을 'him'이라고 쓰겠다고 기재한 구절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한국어의 특성상 '신'은 성별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하느님아버지' 혹은 '성모마리아'가 되면 성별이 생기지만 그냥 '신' 이라고 표현하면 사실 영어로 치면 'him' 'her'이 아닌 '

it'에 가까운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인격을 부여하니깐 영어식 표현은 'him' 혹은 'her' 이 되지만, 한국어 네이티브 그리고 무교인 내게 신은 성별이 있는 존재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냥 절대적인 무언가. 그걸 보면서 언어란 것이 참 신기하다는 것이 생각했다. 언어체계가 사고를 만드는 것을 경험했으니 말이다.  


여튼 재미있게 책을 읽...고 싶었는데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았다. ㅠ_ㅠ 한 문장 읽을때마다 모르는 단어 터치(킨들의 장점이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바로 사전으로 확인 할 수 있어서 참 좋다)해서 뜻 알아보고.. 속도가 안나서 속터질뻔. 내가 진짜 한국 가면 영어 공부 코피터지게 하고 만다 진짜 아오. 



영어로 열불터진 속을 파인애플로 가라 앉혔다. 단돈 20밧. 그리고 감동했다. 여태 내가 먹어본 파인애플 중에 가장 맛있었다. 색이 찐~한 노란색이었는데 진짜.. 너무나도 달콤했다. 태국에서는 망고가 아니라 파인애플을 먹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진짜 어쩜 이렇게 맛있지? 꿀파인애플이었다.




그리고 치앙마이 행 기차에 드디어 탑승. 짐 끌고 빨빨 거리며 갔더니 승무원이 표를 보여 달라고 한다. 표를 보여줬더니 여자칸은 요거라며 알려준다. (표 예매할때 여자와 아이들 전용 칸을 선택할 수 있다, 예매할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가격은 같은 듯?) 



처음에 탈때는 침대가 셋팅되어 있지 않아서 요렇게 좌석으로 되어 있다. 이건 1층.



그리고 2층은 요것.



충전기까지 있다. 장난아니다. 



몰랐는데 기차에서 식사도 할 수 있었다. 옆 좌석을 보니 기차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나무판을 꺼내서 식탁도 만들어 주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랬다. 굉장하구만..  식사 시간이 끝나고 8시 쯤 되자 승무원이 돌아 다니며 일일이 시트를 깔아 준다.  1층 침대가 2층 침대보다 훨씬 넓고 쾌적해보였는데, 2층 침대에 누으니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데 좀 안 좋은 것이.. 이때부터 계속 누워 있어야 되니깐.. 위산이 역류해서 식도가 활활 타오르는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탑승 직전에는 음식을 안 먹는게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요렇게 독서등도 있다. 일기를 끄적이고 책을 읽고, 친구들과 카톡과 페이스북 메신저로 연락을 하다가 잠들었다. 침대칸 열차는 유럽 여행 이후로 처음인데, 그때 생각이 나고 괜히 좋았다. 불편함을 떠나서 나에게 낭만과 추억을 안겨다 주는 열차여행. 


괜히 추억에 젖어서 이것 저것 잡생각이 많았는데, 문득 멜번이 잊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머리속에 문신마냥 새겨졌던 멜번이었는데, 사실 그림에 소질만 좀 더 있었더라면 멜번 시티는 똑같이 그릴 수까지 있을 정도로 기억하지만, 1주일동안 멜번에 대해 꽤 잊고 지냈던 것을 느꼈다.


현실에서 추억이 되버렸다. 삶이라 그런 것이지 라고 애써 어른인척 노력하지 않아도 덤덤해졌다. 나란 사람이 원래 이렇게 감수성이 없었던가 라며 스스로에게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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