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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Review] 연극 일곱집매

by 여름햇살 2013.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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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집매

장소
연우 소극장(대학로)
기간
2012.08.30(목) ~ 2012.09.09(일)
가격
자유석 (일반) 15,000원, 자유석 (중,고등학생) 10,000원
글쓴이 평점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연극을 관람했습니다.


줄거리는 평택 기지촌 여성들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다룬 이야기로, 전쟁이 일어났던 한반도의 아픔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던 연극이었습니다. 연기자분들의 연기가 좋아서 몰입도 하였고, 연극 자체도 재미있게 잘 감상하였습니다.


사실 기지존에서 살아왔던 여성에 대한 삶과 그 상황에 대해 옳다 그르다, 바뀌어야한다 이런 등등의 이야기는 제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없고(무엇보다 그들을 위해 나의 일상을 희생하며 뭘 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는 인간이고..) 해서 인지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화자 할머니의 경우에는 사실 자신의 삶을 그렇게 끔찍하게 여기는 인물이 아닙니다. 사실 순영 할머니의 경우도 자신의 과거를 긍정하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구요. 그들이 아닌 연극을 보고 있고, 또 기지촌의 이야기를 경험하지 못하고 전해로만 들은 우리같은 제 3자의 입장에서나 그들의 삶이 끔찍하고, 애처로워보이고, 마음이 아프지 사실 그들은 우리가 느끼는 만큼 자신들의 삶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먹고 살기 위해 다 그랬어, 라는 대사가 그들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스스로 그러한 삶의 아픔을 감추고 치유해주기 위한 방편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자, 되려 그들을 위한답시고 우리들이 행하는 시위등이 그렇게 자기 스스로롤 합리화하며 자아가 다치지 않게 살아온 그들에게 또 다른 폭력이 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삶을 그대로 방치하고, 그들의 인권을 내팽겨쳐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것들도 물론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와 더불어 그들을 관찰과 보호의 대상으로 생각하기만 하는 태도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중 등장인물의 대사처럼, 그들은 동물원 원숭이가 아니니까요. 


여튼,  기지촌 여성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연극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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