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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Review] 연극 채권자들

by 여름햇살 2013.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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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일요일에 보았던 연극 채권자들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감상문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매우 어려운 연극'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대사(심지어 철학적이고 난해하기까지한 대사들)에 뇌를 얻어 맞으며 1시간 30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어렵기는 했지만, 주인공들의 연기력때문에 지루하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정말 표현그대로 눈깜짝할 사이에 연극이 시작되고 끝났던 기분이었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젊은 아돌프에게로 간 전 부인 테클라를 향한 구스타프의 복수라는 내용으로 연극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만 표현하면 매우 식상한 내용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대화를 통해 아돌프와 테클라의 심리를 미묘하게 조정하는 구스타프의 역할이 꽤나 인상적이었던 연극이었습니다.


특정 인물만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테클라의 모습을 보면서 그럼 넌 연예인을 하면 되겠네 라는 말이 튀어나올뻔했지만(ㅎㅎ) 사실 그건 그 어떤 누구라도 경험해본 적 있는 인간 기본적인 욕구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 더 포괄적으로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불안에 근거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극 중 대사를 통해 테클라는 본인의 존재 이유나 가치에 대한 불안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 라는 나름의 소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부유했던 구스타프의 아내로서, 값비싼 목걸이를 선물 받으면 기쁘게 그것들로 치장하고 즐기는 역할이었던 테클라는 정말 자신의 삶에 만족 했던 것일까요? 아돌프와 구스타프의 대화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아돌프와 함께 하는 삶에서 테클라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꼈기에 더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기에 아돌프를 택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스타프의 옆에서는 그저 구스타프의 삶의 조연과도 같을 뿐이니깐요.


제가 여자라서 그런지 테클라의 캐릭터에 대해서만 많이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돌프는 그저 사랑의 달콤함에 빠진 젊은 남자 라는 인상밖에 들지 못했거든요. 여튼 좋은 기회로 감상하게 된 좋은 연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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