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명작이라며 추천을 받아서 한번 보았다가 다시 본 영화입니다. 너무 어릴때 봐서 그랬었는지, 사실 그때는 아무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냥 별 재미 없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나이를 먹고 인생의 내공이 쌓이니 영화를 보는 관점도 달라지는군요. 얼마전에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가 이런 영화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t's not your fault.
과거 나의 인생에서도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이 달라졌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가 겪는 성장의 과정과 한 존재로서 삶을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인생의 대부분의 면들이, 개인의 의지가 아닌 불가항력적으로 다가와 작용한다는 것을 왜 일찍 깨닫지 못할까요. 그러면 저의 환경에 덜 투덜거리고,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종종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제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러한 것들을 이미 스스로 깨달아 버렸단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나이 먹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나이를 먹고, 티안나게 조금씩 성숙해져서 조금은 초연한 마음으로 삶을 즐길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래도 가끔은 이유 없이 앞이 막막해지기도 하고, 바뀌지 않고 또 바꿀 수 없는 현실의 장애물이 나타날때마다 좌절을 하게 됩니다. 그럴때 저에게도 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은 아니라고 다독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나타나겠죠?
이 영화에서는 여러 관계가 있습니다. 숀과 윌, 스카일라와 윌, 윌과 램보, 윌과 척키, 램보와 숀. 가장 부러웠던 관계가 숀과 윌이었다면 가장 와닿았던 관계는 스카일라와 윌입니다. 사랑에 관한 윌의 모습이 꼭 저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전 이상하게 독설(?)은 상대방을 가리지 않고(심지어 직장상사라도 말입니다!) 잘 말하는 편인데, 그와 반대로 제 속마음은 정말 잘 말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진짜로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을 말함으로써, 내가 어떤 사람인지 노출된다면 상대방이 날 혐오하고 떠나갈 것이라는 공포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 컴플렉스가 종종 저의 인간관계를 망치기도 하지만, 조금도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저의 거울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만큼 저와 똑같은 모습의 윌. 그는 결국 스카일라를 찾아 가지만, 그런 그의 결정은 제가 한 번도 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아마 저는 저만의 스카일라를 아직 만나지 못했나봅니다.
그리고 윌과 척키. 그들이 막노동을 중 맥주를 한잔 하면서 쉴 때, 척키가 윌에게 한 말이 참 인상에 깊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윌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친구가 있는 윌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사랑받을만한 사람이었음을 증명하는 장면이라 더 감동깊었습니다.
윌의 천재성에만 집착하는 램보와 윌 그자체를 염려하는 숀. 가치관이 다르지만 그들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친구입니다. 윌과 럭키와는 또 달리 공유해온 시간의 깊이가 느껴지는 그들의 모습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칭찬을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네요. 좋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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