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위대합니다. 가족은 작은 하나의 국가일수도 있고, 가족은 생명을 가진 하나의 유기체이기도 하고, 가족은 또 다른 나이기도 합니다. 나의 존재 이유이고, 나의 삶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그 영화가 아무리 허접한 줄거리와 구성을 갖추고 있더라도, 애잔한 감동을 가져다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의 약속'은 그 메인 줄거리인 신과 같은 권력을 가진 대기업과 가난하고 평범한 한 가족의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떼놓고서라도 충분히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평범한 가족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상과 갈등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동과는 별개로 구성과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것을 단점으로 듭니다. 하지만 그 점이 제게는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여과없이 영화에 반영한다면, 그런 영화는 과연 완성도가 높은 영화가 될까요? 우리네 삶이란 그런 잘짜여진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 영화는 더욱 매력적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위대합니다. 가장으로서의 생계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돌봅니다. 단순히 생계만을 책임지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는 그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아버지이기에 위대합니다. 아마도 우리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의 슬픈 줄거리에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니라, 딸의 억울함을 위해 승리를 쟁취해내는 아버지의 위대함에 눈물을 흘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막막하게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 희망을 잃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은 삶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에서 차가운 눈이 내려와서, 나의 주변을 차갑고 딱딱하게 얼려 버리는 상황에서도 뜨끈뜨끈한 두부 한덩이로 웃어 넘길 수 있는 그런 삶의 태도 말입니다. 제 아무리 거대한 자본이 꼼짝달싹 못하도록 발을 꽁꽁 묶어 놓더라도,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이 결국에는 진실이 승리하게 될꺼라는 그런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여담으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여지껏 '혼자인게 속편하지 않을까' 라는 어렴풋한 생각과 함께 친독신주의 경향으로 살아왔던 저는 꼭 결혼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향의 가족들과 즐거운 구정 연휴를 보내고 돌아와서 헛헛한 기분에 이 영화를 보게 되어서 그랬을까요. 영화에서처럼 내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때 내 주변의 누군가가 이와 같이 싸워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은 싸워주지 못하더라도 누가 나를 다독이고 위로해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답은 가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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