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부터 보고 싶었던(제가 그런 경우는 잘 없는데 말이죠 ^^) 영화 아메리칸 허슬을 최근에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71회 골든글로브 최다 수상작, 86회 아카메디 10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라는 타이틀에 혹하고, 크리스찬 베일에 혹하고, 브래들리 쿠퍼와 제니퍼 로렌스에 마지막으로 혹했었거든요. ㅎㅎ 영화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감독조차 제가 작년에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감독이더군요. ^^
아메리칸 허슬은 감독의 위트가 여과없이 드러나는 영화로, 첫 시작부터 "어느 정도는 실화"라는 자막과 함께 관객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냅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계속 웃음이 터져나오게 만드는 장면들을 곳곳에 배치해놓고 감상하는 이들을 즐겁게 만듭니다.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연기 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 되었을텐데 말이죠. ^^
영화는 1970년대 후반에 일어난 "업스캠" 부패 스캔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실화라는 말이 사실인거죠 ^^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사기극이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게 만듭니다. "사람은 믿고 싶은 걸 믿는다" 아, 이토록 사기꾼에게 어울리는 대사가 또 있을까요? 모든 대사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대사로, 이 영화의 주제를 나타내기도 하는 대사였습니다.
사실 어느 누가 현상을 객관적으로 본다고 감히 말 할 수 있을까요. 객관적인 학문으로 보이는 과학 또는 의학 조차도 실제로 관찰자가 믿는대로 혹은 상상하는 대로 결론을 추론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물며, 일상의 편린들은 모두 본인이 믿고 싶은 대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이 영화 속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어빙과 시드니 역시 서로에게 보고자 하는 점만을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 어빙이 시드니를 만나던 장면에서 이미 말을 하고 있습니다. 시드니를 처음 마주하게 된 어빙은 자신과 같은 여자를 만났다고 말을 합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믿고 싶은대로 믿고 보고 싶은대로 보려는 사람이 있을까요? 어빙과 시드니에게 당한 리치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로잘린은 독특하게, 믿고 싶은 것을 믿는 캐릭터라기보다 믿게 만들고 싶은 모습을 꾸며내고 있는 역활이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습성들로 인해 우리의 삶은 예측 불가능한 다채로운 색으로 뒤덮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가 너무 인상적이라서, 오랜만에 리뷰를 찾아 보았습니다. 네이버영화홈에서 아메리칸 허슬로 리뷰를 쓰신 분의 글(현재 가장 많은 추천수로 베스트 글로 제일 위에 올라와있습니다.)을 읽게 되었는데, 그 분의 글을 읽고 나니 전 이 영화를 봤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놓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설명해주는 오브제(매니큐어)에 대한 이야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보다, 그분의 리뷰를 더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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