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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일기

종로 토속촌삼계탕

by 여름햇살 2016.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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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친구랑 경복궁역 근처에서 만나기로 한 금요일 저녁. 어딜 데려가야 되나 고민하다가 사람들에게 추천 받은 토속촌 삼계탕. 얼마나 맛집이길래 사람들마다 이 곳을 추천하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사실 나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호기심이 동하여 작가 친구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이곳으로 데리고 갔다. 어차피 내가 사주는 것이니 지 따위에게 메뉴 권한 결정권은 없다며. ㅋㅋ




​원래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 하는 날인데, 이 날은 마가 끼었는지 진짜 미친 듯이 바빠서 6시 30분에 겨우 사무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의도치않게 바쁜 사람인 것처럼 코스프레.......... 뭐 이 주에는 진짜 바쁘긴 했지만 ㅠㅠ

그리고 나온 삼계탕. 국물이 뽀얗지 않고 아이보리 색으로 변할만큼 뭔가 진한 것이 우러나와 있는 비주얼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국물 한입 떠 먹는데 이것은 진짜 요즘 말로 존맛!!!!!!!!!!!!!!!! 아니 삼계탕이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지난번에 코엑스 미인삼계탕에서 녹두 삼계탕 진짜 맛있다고 칭찬했었는데 비교도 안된다. 이게 베스트다 진짜. 아아, 세상은 넓고 맛있는 삼계탕은 다양하구나. 역시 난 우물안 개구리였어. 


내가 진짜 장난 아니라고 난리치자 의심스럽게 이 보글보글 거리는 삼계탕을(뚝배기에 담아 나왔기에 계속 보글보글 거리고 있었다. 외국인들은 이런 모습을 처음 볼테니 꽤 괜찮은 눈요깃 거리였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 쳐다보더니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다 가져 넣는다. 그리고 눈이 똥그랗게 변하며 이거 진짜 맛있다고 great를 계속 외침. 훗, 니놈들이 치킨이라고는 튀겨 먹거나 오븐에 구어 먹을 줄만 알지, 어찌 이런 섬세한 삼계탕을 만드는 법을 알았겠냐며 속으로만 생각하고(난 very kind한 한국인 이니깐 ㅋㅋㅋㅋ) 신나게 삼계탕 먹는 법을 설명해주었다. 


치킨이 원형 그대로 담겨 있어서 조금 그로테스크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치킨은 전세계적으로 그냥 통으로 많이 즐기는 것 같다. 배를 갈랏 안에 찹쌀과 대추, 밤, 인삼, 은행 등을 꺼내면서 설명해주고, 이 삼계탕은 깍두기랑 김치랑 먹어야 제맛이라며 단지에 담겨 있던 깍두기랑 김치도 잔뜩 덜어서 반찬 접시에 퍼날랐다. 의외로 깍두기를 좋아해서(근데 깍두기가 진짜 맛있게 잘 익긴 했음) 놀랐다. 그래 니들이 먹는 발효 음식이라고는 베지마이트 밖에 없을텐데, 이참에 맘껏 한국의 발효 음식을 즐기라며 속으로만 생각하고 떨어질때마다 계속 깍두기를 날라 주었다.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은 이놈을 보며 진짜 맛있긴 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서울에 오기 전에 제주도에서 맨날 사시미나 스시랑 돼지고기나 먹다가 간만에 좀 정성들어간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감동한 눈치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맛집 인정. 담에 부모님 오시면 모시고 와야겠단 생각을 했다. 별표 도장 백만개 꽝꽝꽝. 


그리고 이건 그 근처에 있던 골목. 뭔가 불빛이 화려해서 걸어보았는데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그냥 귀찮........... 늙었나보다. 그래도 간만에 강남이 아닌 다른 곳에 방문해서 나 나름대로는 리프레쉬가 되었다. 하하. 아니면 그냥 맛있는 삼계탕 때문이었거나. 걷는 내내 삼계탕 너무 맛있었다고 아직도 생각난다고 5분 간격으로 말했다가 한대 떨굼 당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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