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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7 Korea

평창 휘닉스파크 블루캐니언

by 여름햇살 2017.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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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의 세번째 스키장, 휘닉스파크. 나는 하이원에서 엉덩이 부상을 입어서 보드를 더 이상 즐길 수 없게 되었음에도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마냥 질질 끌려 따라가게 되었으니.............. ㅡ,.ㅡ 고마워..


휘닉스파크도 서울에서 거리가 좀 있어서인지 무료 셔틀 버스는 없고 여행사를 통해 셔틀버스를 예약해야했다. 신림역 기준으로 신림역 1번 출구 방향인 양지병원 앞에서 6:00 승차, 왕복 16,000원이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휘닉스 파크만 8:55 에 출발하는 버스가 하나 더 있다. 하이원이나 용평은 하루에 한 대 뿐이었는데 말이지. 그나마 조금 더 가까워서 그런가? 예약은 아래에서


http://phoenixhnr.co.kr/pyeongchang/intro/traffic_skibus

좀 좋은 것이, 버스를 예매할때 리프트권을 함께 예매하면 엄청나게 싸다. 주간권+왕복 버스비가 56,000원이니 왠만한 카드할인 및 렌탈샵 할인보다 낫다. 아마 할인율은 버스 패키지가 최고인 듯 하다. 친구를 예약해주느라 용평 리조트행 버스도 예약을 해줬는데, 이때도 버스+리프트권 버스 패키지가 엄청난 할인율을 보였다. 자차 아니고 버스로 가는 사람은 이걸 활용하면 가장 많이 할인 받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침만 삼키며 바라본 슬로프... 나도 엉덩이 빨리 나아서 신체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 쩝..



그리고 이날은 나의 분노가 폭발한 날이다. 원래 이날은 첫째날에는 같이 휘닉스 파크 내에 있는 블루캐니언에서 하루를 함께 놀고, 그 다음날에는 이놈은 보드를 나는 가져온 컴퓨터로 업무 정리를 조금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 날 흐리다고 한 날씨가 기가막히게도 쩅한 것이다. 보드에 열광하지 않는 나 조차도 이런 날씨에 보드 타면 딱이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놈의 얼굴이 지금 당장 보드타러 가고 싶어 죽겠다는 얼굴이다. 


블루 캐니언의 입장료는 종일권인 9시-9시, 오후권인 2시-9시, 심야권인 5시-9시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차피 12시간 내도록 있을 것은 아니니 오전에 보드 탈래? 라고 했더니 엄청 좋아하며 그래도 되냐고 그런다. 12시간 동안 물 안에서 뭘 하겠어, 라고 생각하면서 그러라고 그랬다. 그랬더니 좋다며 눈맞은 강아지마냥 신나서 장비를 챙긴다. 기뻐하는 얼굴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긴 했지만 그래도 약간 섭섭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나보고는 바로 워터파크 갈꺼냐고 묻길래 나도 12시간동안 있기는 싫다고 카페에서 밀린 일 좀 보다가 2시에 들어갈 것이라고 이야길 했다. 그리하여 워터파크 안에서 보기로 하고 빠빠이. 

​스키장 입구쪽에 있는 푸드코트들에는 맘에 드는 카페가 없어서(카페베네가 있는데 푸드코트 안에 있는 곳이라 푸드코트 자리에 앉아야 한다, 반대편에 작은 카페가 있긴 한데 오전에 커피를 마셔보았는데 그닥 맛이 없어서...) 블루캐니언이 있는 센터 플라자 쪽으로 이동했다. 다행히 푹신한 카페 의자가 잔뜩 있는 카페베네가 있다. 레몬허니티 한 잔 시켜놓고 열심히 블로그를 업데이트했다.


2시 쯤 연락이 어디냐며 연락이 온다 .아직 카페인데 지금 들어갈 거라고 했더니 이제 자기 잘못을 깨달았는지 스키타러 오는게 아니라 나랑 같이 있어야 했다며 후회의 문자가.. 어이쿠 이놈아... 늦게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영 바보를 고른 것은 아닌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 나도 좀 모자란 것 같기도 하고)어차피 리프트 티켓은 4시 30분까지니깐 다 놀고 5시 이후에 오라고, 그게 입장료도 싸니깐 문자를 보내놓고 나는 블루 캐니언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오후 권은 4만 얼마인데 국민카드 30% 할인 받아서 30,800원) 들어가지 말까 라는 생각을 1초 했다가, 암만 해도 할 게 없어서 그냥 들어갔다. 카드 할인만 있길래 멜번놈에게 내카드를 쓰게 하려고 입구에서 5시 30분에 보자는 메세지를 보내놓고. 


그리고 그냥 동네 수영장인 규모에 깜놀+실망, 온통 애들 밭인데에 또 깜놀. 그리고 더 식겁한 건 나만 덩그러니 비키니를 입고 갔... 다들 래쉬가드를 입고. 파도풀에서 놀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 나만 바닷가 온 것 마냥 비키니........... -_-..... 여긴 어디 나는 누군인가 라는 생각과 함께 후회가....


입장할때는 야심차게 오래 있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2시 30분 부터 3시 30분까지 1시간동안 풀장에 들어가 있다보니 마음이 바뀌었다. 멜번놈에게 나 도저히 여기에는 못 있겠다고 메세지를 보내고 그냥 호텔에서 보자고 이야길 했다. 그렇게 보내놓고 보니 1시간만에 나가려니 돈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아까운 것이다. 그래서 외부에 그리 덥지 않은 사우나(사우나라기보다 그냥 몸 녹이는 정도로 쓰이는 공간인 듯 했다)에 들어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락한 것이다. 한약재 냄새고 솔솔 나고.. 시끄러운 애들도 없고.. 그래서 그냥 한시간동안 그 안에서 낮잠을 잤다. 낮잠을 자고 나니, 이제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는 생각과 함께 아이들지옥-_- 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샤워를 하려고 샤워용품을 꺼내다가 핸드폰을 발견하는데 왠 뚱딴지 같은 문자가 와 있었다.


내가 분명 호텔앞에서 보자고 보내놓았는데, 이놈이 워터파크로 온 듯 했다. 와이파이가 없어서 메세지를 보낼 수 없었는지, 직원을 통해 자기 워터파크 안에 있다고 대신 문자를 보내 달라고 한 듯 했다. 메세지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더니, 자기는 남자 라커 직원인데, 어리버리한 외국인놈(물론 직원이 어리버리하다고 하진 않았음... 이건 내 생각...ㅋㅋㅋㅋ)이 워터파크로 내려갔다는 것이다. 아니 내가 분명 나간다고 했는데 왜 내 메시지 확인 하지도 않고 멋대로 들어온거야, 그럼 난 여기 더 있어야 되잖아 라는 생각과 함께 짜증이 났다. 그리고 놈을 찾기 시작. 


실내존이 엄청나게 작아서 한 번에 다 둘러 볼 수 있는 규모인데도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5시 30분까지 한시간을 이 망할 코알라를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그냥 나가버려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라커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떄마침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뭔가 해서 전화를 받았더니 이 망할놈이 아닌가! 어디냐고 소리를 빽 질렀더니, 5시 30분에 내가 입구로 나올까봐 입구에 와서 기다렸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내가 오지 않아서 직원한테 핸드폰 빌려서 전화하는거라고. 그리하여 다시 극적 상봉. -_- 하아 이건 뭐 이산 가족도 아니고. 보자마자 짜증을 냈더니, 자기는 스키 타다가 미안해져서 일부러 일찍 온건데 왜 자길 싫어하냐며 또 칭얼칭얼, 휴.......................머리야............ 여하튼 이번 여행동안 가장 빡침이 절정에 다다랐던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능구렁이같이 사과하는 놈의 모습에 그냥 더 화를 내지 않기로 했다. 이때 느낀 점이 나도 참 많이 인간다워 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남자친구들이 하나라도 잘 못을 하면 ㅆ ㅑㅇ ㄴ ㅕ ㄴ으로 변해서 그냥 아무 말 없이 바로 집에 가버리고 몇 일동안 잠수 타버리고 그랬었는데(암만 생각해도 진짜 최악의 미친년이었던 듯...), 이제는 그냥 화날 일이 있어도 화를 안내고 그래 이왕 벌어진 거 뭐 어쩌겠어 라고 체념하게 되는 것 같다. 회사 다니면서 애가 좀 그나마 사회화가 이루어진 것 같다. 예전에는 지 감정 밖에 모르는 망나니였는데 말이지... 휴. 


그래도 반성하고 나중에는 장난까지 치는 놈을 보니 나도 같이 아무렇지도 않게 되고 되려 추억의 하나가 되버렸다. 다음날 아침에는 오늘은 자기의 뭐때문에 화낼꺼냐고 물어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먹고 있는데 이런 문자도 보내고 ㅋㅋㅋㅋ 자기 올해의 new year's resolution은 be less asshole 이라고 농담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못살겠다.


여하튼 우리는 아이들 천국인 블루 캐니언에서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입욕을 좀 즐기다가 밖으로 나왔다. 애들만 탕에 들어오면 서로 못생긴 표정을 지으면서 이러고 있으면 쟤네들 무서워서 나갈거라고 자기암시(?)도 걸고. 가족단위로 방문해서 그런지 우리 빼고 정말 100%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였다. 스키 리프트 주간권이 끝나는 시간이 되자 스키어와 보더들이 라이딩을 마치고 하나둘씩 들어오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이들 천지였다. 후......... 두번 다시 방문하고 싶지 않다. 내게는 오션월드가 워터파크로서는 짱인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 곳은 워터파크 보다 목욕탕이 더 괜찮은 듯 했다. 작긴 하지만 시설이 깨끗했고, 목욕탕 안에 있는 사우나도 꽤 괜찮은 편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숙소였던 화이트케빈. 외국의 호스텔 분위기가 나는 호텔이었는데 의외로 시설이 너무 깨끗하고 잘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담에 오게 된다면 고민없이 이 곳에 머무르게 될 것 같다. 직원분도 넘나 친절하고 쓸데없이 감동 먹었던 숙소였다. 아고다 리뷰 만 점을 줘야겠어... 왜인지 모르게 한국인들보다 외국인들이 많이 머무르는 듯 했다. 그래서 호텔내 정보도 죄다 영어로 되어 있고, 한국인 손님을 보지는 못했다. 한국인들은 다 리조트에 머무는 것인가?




​저녁은 화이트 케빈 옆에 있는 식당 벨라 피노(화이트케빈과 연계 되어 있어서 아침 식사도 이 곳에서 먹는다) 에서 찜닭을 먹기로 했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기승전닭이다.


분위기가 꽤 괜찮은 음식점이었다.​



그리고 나온 찜닭. 주문 전에 놈이 미듐 사이즈 시켜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묻길래 스몰 사이즈가 2~3인분 먹는 거라고 미듐은 넘 많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나는 그 결정을 정말로 후회했다........................양이 많은 편이 아니기도 했고 우리가 너무 허기졌던 바람에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맥주로 허기를 좀 채우다가 결국 디저트로 허니브레드를 흡입하고 난 다음에야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살이 디룩디룩 찌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아침 메뉴는 황태 해장국. 식빵과 커피가 아니라 너무나 좋았다. 심지어 디저트로 과일까지 제공되었다. 아아, 화이트 케빈은 극찬해도 끝이 없는 듯 하다. 

밥 먹으며 찍어본 슬로프 사진. 밤 사이에 눈이 내려서 좀 더 하얗게 변한 산을 구경했다. 버스 예매할 때 함께 끊어 놓은 리프트권이 8시 30분~4시 30분 이었지만, 이 날은 아침에 둘다 빈둥빈둥 거리면서 10시에 다시 스키장으로 갔다. 점심때 보자고 하고 빠빠이를 하고 나는 다시 푸드코트 쪽으로. 


롯데리아의 라떼. 맛은 그냥그냥. 그리고 또 앉아서 열심히 블로그를 업데이트했다. 확실히 시간이 많으니, 포스팅에 많은 글을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 잉여력이 뒷받침되어줘야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 블로깅인가... 하핫. 


그리고 12시쯤에 만나서 함께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향했다. 곤돌라는 12,000원이었는데 하이원과 달리 휘닉스파크는 곤돌라는 카드 할인이 되지 않았다. ㅠ_ㅠ

그리고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꽤나 예뻤다. 약간 감동 받아서 산이 멋지다고 했더니, 유럽, 남미, 호주 여행 하지 말고 제발 너네 나라 좀 여행하라고 호통치는 놈 ㅋㅋㅋㅋ

그리고 마운틴 탑에서 비싼 점심. 아래 내려가서 먹을까 했는데, 나는 곤돌라를 타고 편히 내려가면 되지만, 이놈은 보드를 타고 내려가야 하니 에너지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위에서 먹었다. 맛은 그냥...... 그 와중에 육개장 고르시는 한국입맛. 가끔 보면 내가 호주인인지 얘가 호주인인지 헷갈린다...

멀뚱멀뚱 서 있길래 사진 한 장 찍어줬다. 곤돌라 타고 내려갈때 자기 보드 타는거 보라고 하길래 일부러 내려 가는 것을 맞춰서 곤돌라를 탔다. 매우 부드럽게 회전하면서 타는 것을 보고 움직임이 우아하다는 생각을 1초 했다. 그리고 곤돌라속도보다 빨라서 나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린놈. 아주 물만난 고기마냥 신나게 보드를 즐기고 있구나 아주 그냥. 

혼자 곤돌라 타고 내려가는데 조금 심심했다. 

그래서 셀카 찍으며 내려감. ㅋㅋㅋㅋ 풍경 구경도 한 두번이지 원. ㅋㅋㅋ

다시 내려와서는 1층에 있는 카페에서 핫초코를 먹었는데 라떼보다 맛이 괜츈한 듯 했다. 나중에 놈이 와서 한 모금 마시더니 맛있다며 ㅋㅋㅋㅋㅋㅋ 그냥 코코아 였는데 날이 추워서 따뜻+달달 이 입맛에 맞은 듯 하였다. 


그리고 5시 30분에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궁금한 것이 항상 버스에 10명 정도 밖에 타지 않는데, 이렇게 운행하는 것이 과연 수익이 날까 이다. 고속버스마냥 어디 지원을 받는 곳이 있는 것일까? 라는 쓸데없이 여행사 주머니 사정을 걱정해보았다.

중간에 들린 덕평 자연 휴게소. 내가 가본 휴게소 중 가장 좋았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휴게소였다. 

놈의 이번 방문에서 마지막 만찬은 숯불 닭갈비. 지난 번에 먹었던 것이 맛있었는지 여기에 또 오자고. ㅋㅋㅋ

2016/09/08 - [일상/음식일기] - 신림 춘천골 숯불 닭갈비

이 닭갈비 메뉴에는 함정이 있는데, 닭똥집이 두어점 함께 제공된다는 것이다. 장난이 치고 싶어진 나는 그 놈이 닭똥집을 가르키며 뭐냐고 물어도 그냥 먹어보라고 말만 하고 반을 다 먹을때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너무 chewy 해서 못 먹겠다고 이게 도대체 뭐냐고 그러길래 chicken's poo poo house (그놈이 먹고 있을 동안 검색해봄 ㅋㅋㅋㅋ) 라고 했더니 기겁을 하고 뱉어낸다. 하지만 이미 반은 먹었고 ㅋㅋㅋ asshole 이 asshole 을 먹었다고 대박 놀렸다. 입만 열면 똥냄새 나니깐 입 다물라고 그러고 ㅋㅋㅋ 이렇게 나의 복수는 성공.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는 막국수를 주문해보았다. 원래 한국에서는 이거랑 같이 먹어 라고 했더니 또 착실하게 먹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국적을 의심했다. 버스를 오래 타느라 물을 마시지 못해 갈증이 났던 우리는 반주로 병맥을 3병 해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아.. 알콜중독자는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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