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 꽃시장 방문하기

드디어 양재 꽃시장을 방문했다. 사실 2월부터 이 곳을 너무나 방문하고 싶었는데, 년초 주말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게으름을 피워댔기에 방문하지 못하고 드디어 이번 토요일에 다녀왔다. 양재 꽃시장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만 오픈하기 때문에 나같은 직장인은 토요일을 노려야 한다! 도매로 구매하는 것 아니면 새벽같이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지인과 10시에 양재 AT 센터 앞에서 보기로 했다. 

그런데 카페에 들러 이놈의 커피 주문하고 가느라.. 약속 시간에 늦었다. 이런 무개념... 하지만 아침에 시원한 아이스라떼가 너무나도 고팠기에...ㅠ_ㅠ

비 오는 것 마냥 하늘이 꾸리꾸리. 시장 쪽으로 가는데 부지런한 사람들이 팔 한가득 신문지에 둘둘 말린 꽃다발을 안고 돌아가는 것을 보고 나의 마음은 더 설레이기 시작했다. 봄이긴 봄인지 요즘 갑자기 꽃이 너무나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게으른 내가 꽃시장을 방문할 정도였으니 뭐, 말 다했지. 하하. ㅡ,.ㅡ

양재 꽃 시장은 크게 3군데로 나뉘는데, 저 비닐하우스 같은 공간에는 선인장, 다육, 화분용 꽃들, 난 등등을 판매하고 있었고 그 옆 외부에는 화분등 원예관련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이곳은 규모가 좀 작다) 그리고 그 뒤로 건물이 하나 있는데, 생화는 그 쪽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우리는 먼저 화분용 식물을 판매하는 곳으로 향했다. 미세먼지를 먹으며(?) 산다는 스투키를 구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화분들이 한 가득. 앙증맞은 모습에 꺅소리가 절로 나왔다. 선인장은 한 번도 키워보지 않았을 만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풍경에 선인장을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간혹 촬영금지인 곳이 있어서 조심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카메라 가지고 오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쪽은 꽃화분. 으악 너무 예쁘다. ㅠ_ㅠ 순간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꿈을 1초 정도 가졌으나, 식물들의 꽃을 피우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닌 것을 알기에 바로 마음을 접었다. 나는 꽃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구매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ㅋㅋㅋㅋ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파리지옥을 발견했다. 이거 사서 집에 두면 여름에 모기는 거냐고 지인에게 물었더니, 모기가 파리지옥 근처에 가야 얘가 잡아 먹는거지 안가면 말짱 꽝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

예쁜 난들. 그 전까지 한 번도 난꽃을 보며 예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뭐랄까 너무나도 노골적이랄까?) 이 날 처음 그 화려함에 탄성을 질렀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난에 열광하는구나 라는 생각도 하고. 나이가 들었나보다. ㅋㅋ

그래도 나는 아직 이런 아기자기한 풀꽃들이 더 좋다. 처음보는 꽃인데 예뻐서 사진을 한 번 찍어보았다.

생각보다 꽤 비싼 데이지. 이 옆으로는 케일이나 상추 같은 것이 있어서 신기해하며 구경했다. 지인의 어머님이 상추를 키우는데 진짜 잘 자라더라고 이야길 해줘서 상추 하나 사갈까 살짝 고민을 했다. ㅋㅋㅋ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허브도 심어서 요리도 해먹었는데(바질페스토도 만들어 먹고 루꼴라파스타도 해먹고), 요즘에 그런 재미를 못 느끼고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제 좀 부지런 떨어야지. 수국이 하나에 3,000원짜리가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화분을 사서 오면 1,000원에 분갈이를 해주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화분을 사려고 들여다 보는데, 아무리봐도 집에까지 들고가기에는 무거울 것 같아서 포기했다. 대신 수국은 생화쪽으로 가서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생화 중에서 가장 예뻐보였던 안개꽃. 지나가다 어떤 손님이 안개꽃에 어떻게 색을 입혔냐고 어느 꽃집 아저씨에게 물어보는 것을 들었는데, 식용색소를 위에 뿌려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오, 신기하다. 안개꽃을 살까 했는데 너무 비싸서(30,000원) 가격을 보고 얼른 마음을 고쳐먹었다. ㅋㅋㅋ 아오 깜짝이야. 

희색 후리지아. 맞나?

많이 붐비지 않아서 구경하기도 좋고, 가격도 다들 저렴해서 꽤나 재미있는 구경이었다. 지인에게 매주 토요일 아침에 방문하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과연 게으른 내가 할 수 있을지.........흠흠, 그래도 최근 방문한 그 어떤 곳보다 나를 기분 좋게 해준 곳이었다. :-)

하얀색 수국. 내눈엔 이게 가장 예뻐 보여서 구매했다. 이렇게 3,000원 밖에 하지 않는다. 주인 아저씨가 시크하게 신문지에 둘둘 말아주셨다. XD 그리고 다육이 하나와 선인장을 하나를 각각 2,000원에 구매했다. 지갑에 현금이 분명 20,000원이 있다고 생각하고 출금하지 않고 그냥 왔는데, 지갑을 열어보았더니 7,000원 밖에 없어서 스투키는 못샀다. (내 돈 어디갔지...) 이렇게 다음주는 스투키를 구매하러 무조건 와야된다. 

그리고 양재천 쪽으로 이동. 외관이 예뻐보여서 들어가려고 했는데, 점심으로 먹을 만한 메뉴가 없는 것 같아 다시 나왔다. 죄송합니다... 담에 다시 방문할께요..._(__)_

그러다 발견한 카페. 너무나 반가워서 다시 한번 꺅소리. 사실 양재에는 처음 다녔던 회사가 있었기에 지리를 좀 알고 있는 편인데, 그 때 당시 동료들과 구내식당이 맛이 없으면 종종 가곤 했던 카페가 아직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심지어 그 때 있던 메뉴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진짜 더 신기했다! 하지만 우리는 딱히 땡기는 것은 없어서 ㅡ,.ㅡ 둘 다 레몬티를 한 잔 하며 쉬어갔다. 

나의 귀여운 아이들. 우리 집에 가면 햇빛 많이 못 볼테니 많이 보라며, 카페에서 태닝(?) 시켜주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예전에 회사 다닐 때는 없던 쌀국수집에서 쌀국수집을 발견하여, 지인에게 쌀국수 먹고 가자며 꼬셨다. 아, 멜번에 있을 때는 그렇게나 카페의 메뉴들이 맛이 좋더니, 이젠 밥이나 국이 더 좋다. 암암, 끼니는 국으로 해야지 암암. 양재천 주변에는 예쁜 카페와 분위기 있는 와인바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다음 번에는 기분 내며 한 번 방문해보도록 해야겠다. :-)

그리고 집에 와서 바로 수국에게 수분을 공급(?) 해주었다. 다이소에 꽃병을 사러 갔는데 없길래 그냥 집에 있던 생수통을 잘라서 꽂아 두었다. 이게 더 예쁜 것 같다. 

네? 1,000원이요? 전 아침에 일어나 저 멀리 지하철타고 2,000원 주고 사왔는뎁쇼? ㅡ,.ㅡ

그리고 화분 두개와 흙을 하나 구매하여 분갈이 시작. 

그러면서 꽃은 방으로 옮겨 놓았고,

요 다육이를 주방에 남겨 두었다.

그리고 이 빨간 아이는 전자렌지 위에다가. 너무 높은 위치에 분갈이를 해서 그런지 애가 살짝 기울었다. ㅡ,.ㅡ 역시 난 플로리스트는 안 되겠어...

다음 주에 가면 스투키와 후리지아를 구매해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다음주 토요일이여. 그리고 이런다고 오늘 학교에 가질 못했다. 아... 빨리 레포트 끝내야되는데 망해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