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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Review] 공항에서 일주일을- My travel mate

by 여름햇살 201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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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일주일을(히드로 다이어리)

저자
알랭 드 보통 지음
출판사
청미래 | 2009-12-2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일상성의 발명가 알랭 드 보통, 그가 전하는 히드로 공항 이야기...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review written Feb.02.2012 and rewritten Mar.03.2013

 

여행 다닐때마다 자신이 꼭 챙긴다는 책이 있다는 사람들이 나는 항상 부러웠다.물론 여행을(1박 2일의 짧은 여정일지더라도) 갈 때면, 으레 나도 책을 한권씩 챙기지만, 그것은 항상 그 당시 읽고 있던 책일 가능성이 높았다. 내 현실을 벗어나 가슴 설레이는 낯선 장소에 가지고 갈 꼭 내 맘에 드는 책을 여태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가장 좋아하는 책 1위로 꼽곤 하지만, 뭐랄까, 소설 전반적에 깔린 마이너들의 이야기가 나까지도 울적하게 만들어 여행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랬던 나에게, 이번 태국 여행때 가져 가게된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을 : 히드로 다이어리'는 앞으로 영원히 나의 여행짐꾸러미 1순위가 될 것 같다.

 

나는 원래도 알랭 드 보통을 매우 좋아한다. '불안'이 그와 나의 첫 만남이었고, 책을 아끼고 아끼며 읽을 정도로 나는 그 책을 사랑했다. 그만의 삶을 바라보는 독특한 방식은 내게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으며, 그의 책은 읽을때마다 나의 지적욕구를 기분좋게 충족시켜주었다. '공항에서 일주일을 : 히드로 다이어리'를 읽기 전부터 그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아, 더 큰 감동을 주지 못하는 상태였다는 걸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알랭 드 보통!" 이라고 외치게 만든 이 책. 히드로 공항에서 최신 탑승객 허브인 터미널 5에 일주일간 상주하며 글을 쓰게 된 작가의 이야기이다. 서술어와 마침표에 다가가기까지 너무 많은 수식어구가 붙은(아마 그가 바라보는 사물, 또는 사람에 대해 매우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특유의 글을 한문장씩 한문장씩 마주할 때마다 나의 척박한 상상력과, 황량한 지적 수준에 야유를 보내게 된다.

 

가끔은 그가 바라보는 관점에 번인이 나로서는 깜짝깜짝 놀랄 때도 있다. 이 작가, 정말 사람이 맞는 걸까 라는 식의 의구심도 든다. 내재된 지식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문장에서는 불공평함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글에 집중하기보다는 되려 작가가 누구고, 작가에게 관심이 가게 만드는 책도 드물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너무 좋다. 몇번을 읽어도 알랭 드 보통, 보통내기가 아닌 그 남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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