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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20 Korea

[군산여행] 처음 가본 군산, 그리고 먹부림 작렬

by 여름햇살 202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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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녀석들을 보며 한일옥의 소고기뭇국에 꽂힌 신랑은 한달전쯤 군산 여행을 계획했고, 환불불가의 호텔을 예약을 했다. 시국이 시국이라 다른 지역에 가는 것이 민폐라 끝끝내 고민했지만, 식당과 호텔에서만 지내자 싶어서 결국 1박 2일로 군산에 다녀왔다! 

 

12.19

군산은 짬뽕이 그렇게 맛있다고 한다. 어떤지 싶어서 집에서 출발할때 애시당초 우리는 네비게이션에 지린성을 목적지로 설정해두었고... QR코드 및 열체크를 모두 한 뒤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진짜 맛집인가보다..우월.. 이거 얼마만의 외식이냐.

메뉴가 간단하다. 짬뽕과 짜장. 맵찔이인 우리지만, 사람들이 극찬하는 고추짜장과 고추짬뽕을 겁도 없이 주문했다. 

비주얼은 일단 합격! 그러나 고추가 너무 많았다. 먹기 전부터 고추를 50개는 골라냈는데(특히 짬뽕) 그럼에도 끝이 나지 않았다. 첫 맛은 그리 맵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매운 맛은 그 뒤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이거 원 사람이 먹으라고 만든 것인가 싶을 정도로 의심스러운 맵기였다. 지옥불이 존재한다면 이런 맛이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신랑과 나는 울면서 식당을 떠났다.

그리고 이동한 에이본호텔. 넓지는 않았지만 새로 지어져서 그런지 깔끔했다. 그리고 모든 호텔이 그렇듯이 공기가 답답했는데..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니 금새 괜찮아졌다.

 

군산에서 무언가를 딱히 하고 싶었던 것이 없었던 우리는 호텔에 누워서 집에서도 잘 보지 않는 TV를 보며 쉬다가.. 해지기 전에 경암동철길마을이라도 한번 가보자 싶어서 차를 타고 쫄쫄쫄 가보았다.

이 곳은 교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사진관으로 추측) 하지만 내가 갔을때에는 날씨는 추웠고 사람 자체도 거의 없어서, 사진촬영을 하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다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사진을 찍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그런건지 꽤나 황량했다. 그래서인지 왜 이곳이 유명한지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초스피드로 구경하고 즉석사진기에서 기념으로 신랑과 나는 사진을 찍고(생각해보니 2010년 처음 첫직장에 입사했을때 입사 동기들과 찍었던 것이 마지막인듯....), 군산 은파호수로 향했다.

풍경이 꽤나 좋은 은파 호수. 점심에 먹었던 지옥불 고추짜장과 고추짬뽕 덕에 배가 고프지 않았기에 (되려 아팠 ㅠㅠ) 우리는 맛있는 저녁을 위해 산책을 하며 소화를 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많은 방문객들이 향하는 시계반대방향이 아닌 시계 방향으로 산책을 했던 우리는 걷다가 걷다가 택시를 부를뻔했으니... ㅋㅋ

호수를 세로로 긴 타원형으로 둔다면 위에서 1/3지점에 호수를 가로지르는 저 예쁜 다리가 있는데.. 주차장 기준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향했으면 20분이면 갔을텐데 멍청하게 시계 방향으로 향했던 우리는 쉬지 않고 2시간 가까이 걷고 나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ㅠㅠ 이래서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 흐어엉. 어쩐지 사람이 너무 없더라.

아직도 머나먼 다리. 살려주세요.

여기에 손대고 목적지를 외치면 텔레포트 시켜주는 요술돌인줄 알았는데.. 사랑의 체험볼?봉?이었다. 여기에 손을 대고 사랑을 고백한다나..? 다 필요없고 당장 주차장으로 보내주세요..

걸어도 걸어도 주차장은 나오질 않고.. 이리로 가면 갈수록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고.. 역시 우리는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걸었구나 싶었다. (더 충격적인건 그렇게 걷고나서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무서운 고추짜장과 고추짬뽕;;)

그리고 저녁은 친구가 추천해준 12동파수산. 자연산광어라 회가 맛있어서, 시댁(군산)에 내려 올때 가족들과 종종 외식 하는 곳이라며 추천해주었다. 

오홍 대통령님께서 다녀가셨군요. 그렇다면 맛이 없을 수 없겠군요... 흐흐흐.

냠냠냠. 맛집 포스군요.

기본반찬과 광어회. 소사이즈가 3만원인데, 이렇게 많이 주셔도 되는 겁니까?

후덜덜한 횟감 두께. 말도 안되게 맛있어서 깜짝 놀랬다. 그리고 우리가 여태 서울에서 먹었던 양식 광어는 쓰레기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12동파때문에 입맛만 올라갔어 힝.. ㅠㅠ 

 

순식간에 해치우고(입장할때 방명록을 작성했을 무렵이 6시 47분이었는데, 매운탕을 시킬때가 7시 15분이었...쿨럭;;), 매운탕을 주문했다. 그런데 회보다 매운탕이 더 맛있었다. 살이 너무 고소해서 뼈에 있는 살마저 쪽쪽 빨아먹는 날 보며 신랑은 폭소를 하였고,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한점이라도 뺏기지 않기 위해 열심히 입에 쏙쏙 밀어 넣었다. 다음날 서울 올라갈때 포장해갈까말까 엄청 고민한 12동파수산.. 우어어.. 여기 광어 때문에 매달 군산에 내려와야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번 여행에 보드게임을 바리바리 싸들고 온 나는 기대에 들떴으나.. 신랑이 축구를 본다고 인시 한판만 하고 다시 가방에 그대로 넣어야만했다. 흐어엉. 보드게임 하고 싶어서 크리스마스 홈파티를 계획했었는데, 5인 이상 집합금지 되어 크리스마스 파티도 취소하고, 나는 누구랑 보드 게임을 해야하나. ㅠㅠ

 

추운 날씨에 은파호수에서 본의아니게 유격훈련을 한 나는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원래 낯선 곳에서는 잠을 못자서 곤욕이었는데, 고생(?)을 했더니 저절로 잠이 왔다. 

 

12.20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신랑은 한일옥에 간다고 노래를 불렀다. 신랑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소고기무국인데, 내가 해주지 않는다고 군산까지 여행을 잡은 것을 보면 그의 소고기뭇국을 향한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그래도 안해줄꺼지롱..

맛집포스 두둥.

심플한 메뉴. 이다지도 투명한 소고기뭇국은 처음 보았다. 그리고 외관처럼 맛도 매우 깔끔했다. 감동의 맛. 약간 짜긴 했지만 그래도 매우 깔끔했다. 군산 여행 후기를 찾아보면 이 한일옥에서 꼭 아침을 먹는다는 분이 계셨는데..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었다. 전날 먹었던 고추짬뽕과 고추짜장에 데인 위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쌍엄지척!

한일옥 맞은 편에 있는 초원사진관. 코로나 때문에 운영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주변을 걸으며 커피를 마실 곳을 찾다가 발견한 커피공방. 장인의 느낌이 물씬 났기 때문이다. 

커피와 함께 자기를 만드시는 듯 했다. 역시 장인의 카페였군..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없다고 한탄하시던 사장님과 커피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하고 나서 아침마다 내리는 커피를 요즘은 신랑이 담당하고 있는데, 신랑에게 사장님이 어떻게 내리시는지 잘 보라며 트레이닝(?) 시켰다.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들고 군산에서 그 유명하다는 이성당을 향했다. 역시 사람은 거의 없었고,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한다는 이성당은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빵을 후다닥 사서 나온 우리는 선유도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뷰포인트에서 내려서 바다와 섬 구경. 그리고 선유도 해수욕장에서는 너무 추워서 20분만에 산책 종료. 역시 우리는 구경이 아니라 먹으러 온것이었다..

 

친구가 추천해준 민물새우탕을 먹으러 삼거리매운탕집을 갔지만 일요일 휴무, 지린성만큼 유명한 복성루도 일요일 휴무, 그리고 그 외에 찾아본 것도 전부 일요일 휴무라... 그냥 아는 곳이 없어서 다시 지린성으로 갔다.

이번에는 일반 짜장과 일반 짬뽕을 시켰다. 해물의 실하기는 고추짜장과 고추짬뽕이 우세했지만, 맛은 이 쪽이 훨씬 맛있었다. 이번에는 맛있다며 신랑은 공기밥까지 추가해서 드셨으니.. 다음번에 간다면 일반짬뽕과 고추짜장을 주문한 후, 고추짜장의 양념을 2/3만 써서 짜장을 먹고 공기밥을 남은 1/3에 비벼 먹는 것이 좋겠다고 우리 둘은 결론을 내렸다. 먹는 것에는 항상 진심인편.. 

 

밥을 먹자마자 서울로 다시 향했다. 그덕에 5시 전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고, 남은 시간은 안락하게(?) 보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우리는 우리의 호불호를 다시 한번 알게 되었는데

 

1. 여행은 먹는게 전부다.

2. 우리는 맵찔이 of 맵찔이다.

 

코로나덕에 연말연시 모임은 물건너갔고, 1월 3일까지는 이제 다시 얌전하게 지내보도록 해야지... 우어어 빨리 코로나가 사그라들고 12동파에서 꼬소한 자연산 광어를 맛보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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