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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음식일기

신림 춘천골 숯불 닭갈비

by 여름햇살 2016.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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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돼지고기 쇠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친구는 아무것이나 먹어도 되는 놈이라 닭으로 종목을 정했다. 전날 삼계탕을 먹었으니 조금은 다른 닭요리를 먹이면 좋을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중에 발견한 춘천골 숯불 닭갈비. 블로그 평을 별로 믿지는 않는데, 신림역 근처에 아는 곳이 전무해서 그냥 속는셈치고 방문했다.

맛집이긴 한 모양인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30분은 기다려야 될 것이라고 하길래 지루해서 기다리는 중에 맥주 마셔도 되냐고 물었더니 종업원이 의심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는 기다리는 자리로 가 있으면 맥주와 잔을 준비해준다고 그런다. 그래서 다시 대기석으로 갔더니 잔과 맥주를 가져다 주면서 신분증을 달라고 그런다. 너무 당황해서 말을 더듬더듬 거리며 아 저 나이가 너무 많아서 신분증을 안 가지고 다닌다고(...) 라고 했더니 머뭇머뭇 거리며 신분증명이 필요하다고 그런다. 그래서 카드지갑을 뒤져보니 회사 사원증이 있길래 이거면 되냐고 물었더니 된다고 그런다. 내 생각에는 밖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도망갈까봐 신분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것 같다. 흠. ㅡ,.ㅡ 그렇게 신용없게 생긴 얼굴일까.

​엄청난 대기시간 끝에 자리에 착석. 어수선한 고기집 분위기에 외국인 친구는 어리둥절한 듯 했다. 내가 이게 전형적인 한국 스타일이라고 그랬더니 영 못미더운 눈으로 쳐다본다. 아놔........ 신용 없게 생긴 것이 맞나보다. (사진에 얼굴은 안비쳐서 다행이다 )

​지글지글한 숯불 위에 양념된 닭갈비가 올라온다. 미심쩍은 듯이 쳐다보던 친구는 한입 맛보고는 so good을 식사 끝날때까지 외쳤다. 닭고기가 어쩜 이렇게 부드럽냐며 계속 묻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만들 줄 알면 내가 닭갈비 집 하고 있겠지 이놈아.. 그냥 먹어........

​요런 계란요리는 못 먹어봤지? 라는 심정으로 주문한 계란찜. 이건 어케 한거냐고 so good을 계속 외치길래 안 가르쳐줬다. Korean secret이라고 ㅋㅋㅋㅋ 닭고기가 별로 먹고 싶지 않아서 이건 사실 나 먹으려고 주문한건데.. 이놈이 자꾸 탐내서 얼마 못 먹었다.

그리고 자몽에 이슬 한잔. 한국으로 넘어오기 전에 캄보디아에서 마셔보았다고 한다. 너무 부드럽고 순해서 좋았지만 자기한테는 조금 sweet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것과 병이 똑같이 생겼는데 sweet하지 않은 것이 더 좋다고. ㅋㅋ


폭발적인(?) 친구놈의 반응을 보니 맛집이긴 맛집인가보다. 역시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은 다 이유가 있구나. 요즘 갈수록 다수의 의견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변하고 있다. 다음에 또 놀러오는 친구들이 있다면 여기로 당당하게 데리고 와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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